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 10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전문의가 말하는
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우리 교회에 다니시는 교인의 남편 되는 분을 떠나보내고 왔다.
아내인 할머니는 열심히 교회에 다니셨지만 할아버지는 문중과 동네사람의 시선들, 말년에는 작은 배로 생계를 이어갔기에 뱃사람 특유의 무속적인 것 때문에 신앙이 제대로,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고 황망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할아버지도 갑자기 복통을 일으켜 응급실로 갔었는데 수술 도중에 사망하셨다.
그리고 3일장을 치렀는데, 화장장에 도착하여 잠시 예배를 드리고 저편의 세상 속으로 사라지기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한 생명이 이 세상으로 오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린다.  우선 성인이 되기까지 자라나야 하고, 남녀가 만나야 하고, 사랑해야 하고, 결혼해야 하고, 생명을 잉태해야 하고, 그리고 열 달을 기다려야 한다.
한 생명이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죽음은 순식간의 일이다.
그리고 그 가족과 이웃에게는 치명적인 상처가 된다.
삶은 연습이 없다. 마찬가지로 삶의 마지막 과정인 죽음도 연습이 없다.
우리는 2박 3일의 여행을 떠나도 며칠 동안 준비를 한다. 하물며 인생의 마지막을 살고 나면 긴 여행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는 1000명이 넘는 말기 환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쓴 책이다.
죽음 앞에 선 환자들의 마지막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후회’들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인생을 살았더라도 주어진 시간의 마지막에 서면 후회가 없을 수는 없다.
그 누구의 삶도 크고 작던 간에 후회의 조각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삶의 굽이굽이에서 가끔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지나온 삶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래서 앞으로의 삶에의 지표를 마련할 수 있다면, 정말 인생의 끝자락에서 다른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다 하는 후회를 어느 정도 줄일 수는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스물다섯 가지의 ‘후회’들은 물론 우리들이 다 아는 사실들이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이 아는 것만으로는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점검하고 그래서 그것이 나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죽음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
그 죽음을 염두에 둔다면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좀 더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교회의 할아버지도 그리 짧지 않은 75세의 삶을 사셨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가 없었기에 남은 가족의 슬픔은 클 수밖에 없어 보였다.
할머니도 참 열심히 세상을 살아오셨고 남편에게, 자녀들에게, 친지들에게, 이웃에게 덕을 끼치며 사셨다. 남편에게도 참 잘 하신 분이다.
그런데도 화장장 벽에 머리를 찧으시며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갑자기 갈 줄 알았으면 좀 더 잘할 걸, 좀 더 잘할 걸.” 하며 안타깝게 우셨다.

작가가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사람은 반드시 죽습니다. 죽을 때 후회할 것 같은 모든 일을 지금하세요.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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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2-18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멘토 모리!! 저도 지금까지 인생은 되는대로 살았어서 앞으로 남은 반평생을 잘 준비하고 싶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하지만 작가가 쓴 마지막 쳅터처럼 신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다면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그 안에 그가 말하는 다른 24가지가 다 포함되는 듯 해서요~.^^;;;

gimssim 2010-02-18 17:21   좋아요 0 | URL
지난 연말 동창 모임에 갔더니 제 옆에 앉은 한 친구가 말했어요.
"얘, 우린 재수없으면 백 살까지 산다!"
모두들 우리가 살아야 할 백살에 동의하는 얼굴들이었어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이들도 다키웠고, 남편도 더 키울 것 없고...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운전하고 돌아오면서 좀 마음이 무거웠어요.
앞으로 생각 좀 해봐야겠어요.

2010-02-18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18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