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으로 읽는 한국사 1 - 전근대
역사비평 편집위원회 엮음 / 역사비평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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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시•고대
1) 원시공동체와 고대 국가 사이의 과도기의 성격 규정 문제는 계급과 혈연, 지연 같은 요소를 기준으로 부족국가나 부족연맹, 성읍국가론, chiefdom론 등이 전개된다.
2) 고조선의 요동과 만주 제국론은 '단군민족주의'의 목적론적 주장에 불과하며, 요동 지역에서 발생한 느슨하고 왕권이 공동체에 여전히 예속된 부족 연맹 체제로 판단된다.
3) 임나일본부설은 가야 지방의 일본적 요소가 거의 없는 독자적인 문물 출토를 감안하면, 외교 및 무역 교류 거점이 후대의 과장과 첨삭을 거쳐 정복지로 윤색된 것이다. 
 
2 고려•조선
1) 중세기점 논쟁은 토지 이용방식의 상경화와 조세의 기준이 되는 토지의 사유화 여부, 농촌공동체의 친족적 자연호/군현제 전환 등에 따라 나말여초/여말선초로 나뉜다.
2) 고려는 음서제와 폐쇄적 통혼권을 형성한 귀족제, 상당한 지배세력이 과거 출신이라는 관료제, 다양한 종교와 문화, 신분이동 시도가 공존한 다원사회라는 주장이 있다.
3) 고려 성립에서 호족의 역할에 대해 왕권과의 연합으로 통일을 달성하고, 지방 분권을 유지했다는 호족연합설에, 형식적 배려와 실질적 왕권 우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4) 고려 사회의 신분제는 전통적 지배체제가 온존한 4신분제론(귀족,중간층,양인,천민)과 천인을 제외한 나머지 신분의 개인적 성취를 강조한 양천제론(양인,천민)이 있다.
5) 사병은 무인 정권을 지탱하는 근간이었지만 공적 활동과 향촌사회 지배에는 삼별초가 동원되었고, 대몽항쟁 역시 민족적 성격보다는 권력 상실에 기인한 반발이었다.
6) 원 간섭기의 개혁 정치는 내부 권력투쟁의 산물이자 계급 갈등을 미봉책으로 해소하려 했지만, 신진 개혁 세력을 중심으로 원의 영향을 벗어나려는 시도도 공존했다.
7) 조선왕조 성립을 보는 관점은 신분•토지개혁을 이룬 새로운 사회의 성립, 농업생산력 발전이 일군 신흥사대부의 성장, 성리학적 지배질서를 전제한 봉건국가론이 있다.
8) 훈구가 국가적 부를 축적하여 사림의 거점인 향촌 기반을 위협하자, 사림은 공론 형성과 정책 반영에 힘을 기울였고, 매서운 사화를 이겨내고 붕당정치 체제를 수립했다.
9) 인조반정은 쿠데타이자 공신세력(서인-노론)의 권력 독점, 대청 외교 실패라는 부정과 광해군대 북인 정권의 전횡을 타파하고 붕당정치를 회복했다는 긍정이 공존한다.
10) 실학은 일제 식민지 시기의 민족주의자들이 한민족의 주체성과 독자성을 강조하면서 발명한 개념으로, 조선 후기의 개혁안은 주자 성리학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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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철학
로버트 솔로몬 외 지음, 박창호 옮김 / 이론과실천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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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세계질서에 대한 탐구_고대철학
1) 기원전 6~4세기 사이에 세계 곳곳에서 통속적이고 신화적인 이야기를 자양분 삼아 인간과 자연의 본성에 대한 탐구가 자생적으로 피어났으며, 다양한 방식을 취했다.
2) 신화에서 철학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의 사색은 조잡한 신적 유희와 섭리를 배제하는 대신, 의도적인 애매함과 상상력을 받아들여 시적 언어를 산문 언어로 전환하였다.
3) 경이로운 자연 현상에 대한 물음들은 있음에서 시작하는 우주창조론으로 이어졌고, 우주의 기원과 목적에 대한 고민을 인간 행위에 대한 탐구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4) 고대 인도 철학은 창조와 무에 대한 질문이 공허하기 때문에 세계 자체도 환영이라고 보며, 이성보다는 직관으로 단 하나의 실재인 브라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5) 최초의 그리스 철학자는 자연주의적 조망을 제시한 탈레스, 실재의 본성을 논증한 파르메니데스, 심오한 모호함의 헤라클레이토스, 지혜를 사랑한 피타고라스가 있다.
6)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은 과학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세계의 근본 범주를 신에서 로고스나 물질로 전환하면서 일과 다의 관계, 실재와 현상 문제 등을 제기했다.
7) 소피스트들은 철학을 실재(physis)의 탐구에서 삶의 규범(nomos)에 대한 고찰로 바꿨고, 지식의 가능성을 긍정하고 진리 탐구를 한계짓지 않는 상대적 진리관을 보였다.
8) 소크라테스는 논박술로 상대의 무지를 폭로하고 스스로 앎을 찾아나서도록 격려한 소피스트였고, 선대의 철학적 물음에서 벗어나 형상을 닮은 실천적 삶을 추구했다. 
9) 플라톤의 '두 세계론'은 올바른 정치철학의 기반이고, 형상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아름다움(향연)과 질서에 대한 사랑(국가), 즉 미학적인 관심을 포함한다.
10)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을 개체의 가능성을 인도하는 내적 원리로 간주하여 개별자만을 실체로 봤고, 이 원리는 사물의 운동이 제1원인(신)으로 이어지는 목적이다.
11) 도시국가의 붕괴와 제국의 성립은 정치철학의 종말을 가져왔고, 합리적 이성에 집착한 스토아, 평정심의 에피쿠로스, 모든 신념을 거부하는 회의주의의 입장을 낳았다.
12) 인도 사상은 신비주의와 논리의 결합이라는 역설의 동반 강화인데, 논증으로 상식의 미혹을 밝혀내려는 시도와, 역설로서 지성적 이해를 거부하는 시도가 공존했다. 
 
2 신과 철학자들_종교적인 중세 철학
1) 종교는 정신성의 추구 아래 세계 내 다른 존재들과의 교감과 삶의 행위에 대한 정의로운 보상 체계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한 각종 설명들을 엮어 현재 삶을 변화시킨다.
2) 인도 종교들은 삶의 고통과 그로부터의 '해탈'을 주제로 삼아, 자아의 실체성의 자각과 수양, 세속의 누림과 집착의 구분, 카르마로 대변되는 업보의 순환이 담겨있다.
3) 유교는 하늘의 뜻과 공동체의 질서의 조화라는 주제 아래 개인의 인격 도야를 편입시켜 유기체적 사회를 강조했고, 이를 위해 언어 규정의 의의나 예법 준수를 강조했다.
4) 도교는 자연에 순응하는 지혜를 이성의 가르침보다 우위에 두었고, 이러한 도는 시간 안에 머무는 '항상성'에 대한 깨달음으로서 영원을 추구하는 신적 관조와 다르다. 
5) 유일신 종교는 악이 신의 전능과 자비를 훼손하는 문제와, 신의 계시를 담은 성서 해석의 관점에서 이성의 역할을 고민하고, 존재와 생성을 사유의 주된 주제로 삼았다.
6) 히브리 철학의 3대 개념은 유일신과 선택된 민족 의식, 신의 율법이며, 죄는 신의 율법을 위반한 행위이고, 악은 인간(아담)의 선택으로 이 세계에 들어왔다고 본다.
7) 필론은 이성과 신앙의 조화를 꾀하여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 형성에 기여했고, 예수는 사랑의 율법을 역설하고, 원죄의 대속과 부활로서 죽음에 대한 승리를 약속했다.
8) 사도 바울은 예수를 신의 아들로 자리매김하고, 대속의 죽음과 재림 후의 선별적인 구원 사상을 역설했으며, 보편주의를 설파하여 유대교에서 그리스도교를 분리하였다.

9)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로티노스의 유출설과 악이 선의 결여라는 관점 위에 이성적인 신앙의 해석과 신의 은총을 받는 내면을 중시했고, 죄를 자유의지의 산물로 설명했다.
10) 이슬람은 개인의 일상을 규율하여 사회•경제적 정의를 중시하고, 세계의 실재성을 긍정하여 자연과학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종교적 인식을 위한 내면 투쟁을 강조한다.
11) 스콜라 철학은 신에게 받은 이성이 계시에 담긴 진리를 확장하는 수단이라고 보았고, 아퀴나스는 자연을 신의 의지가 관철된 세계로 간주하여 과학 연구를 긍정했다.
12) 스코투스와 오컴은 언어에 대한 논리적 분석으로 실재론과 유명론을 대표하며, 이성적 신앙을 해체하고, 현재와 다른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신의 의지를 강조했다.
13) 루터는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의지적인 부정이 죄이며, 신앙만이 구원을 정당화한다고 보고, 칼뱅은 강력한 원죄설과 예정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회 조직을 꿈꿨다.
14) 르네상스는 전 분야에 걸친 아리스토텔레스적 상식에 대한 물음과 변경이며, 과학적 탐구와 기계론적 세계관 등이 등장했지만, 이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진 않았다.
15) 유럽이 교역과 모험, 종교적 열정 등으로 탐험한 문명들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편입 여부를 정체성의 기준으로 삼았고, 인간과 자연을 상호연관의 장으로 보았다. 
 
3 과학과 종교 사이_근대 철학과 계몽사상
1) 근대 철학은 객관성의 강조에서 비롯한 과학의 발전을 계기 삼아 자신의 논거를 강화하는 순환체계이고, 주관적 진리를 객관적 실험으로 증명하려는 야심찬 시도였다.
2) 몽테뉴는 절대적 진리를 거부하는 관용의 정신을 원했고, 데카르트는 주관적 내면에 대한 철저한 회의-생각함에서 진리를 연역하는-를 통해 객관적 확실성을 확보했다.
3) 필연적 인과성이라는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의 합리론과 경험의 다발이라는 로크, 버클리, 흄의 경험론의 이분법적 분류는 오류-확신과 정리-에 기인한다.
4) 만물은 신의 부분이므로 모든 사태는 필연적인 이유의 연쇄에 얽혀 있고(스피노자), 모든 이유는 신의 선택이므로 가장 좋은 가능성이다.(라이프니츠의 '충족이유율')
5) 추론적 이성과 경험적 이성 간의 논쟁은 비합리적인 현실을 개선하는 방법적 우위에 대한 주장이며, 지식의 탐구를 옹호하는 계몽주의를 긍정하면서도 한계를 성찰했다.
6) 미국은 로크를 받아들여 자립적인 국민들의 동의라는 국가이념을 실현했고, 프랑스는 루소의 선한 자연상태를 모방한 '일반 의지'의 사회실험을 폭력적으로 구현했다.
7) 칸트는 경험과 초월 영역을 현상계와 선험계로 구분하고, 세계를 직관과 오성이 내린 판단의 종합이라고 정의하여 과학적 인과율을 구출하고 도덕 원리를 가능케 한다.
8) 헤겔은 의식이 이해와 관찰이 아니라 대립과 투쟁으로 발전하며, 사회 관계를 통해 자아를 자각한 의지가 대립자들을 역사 안에서 포용하여 절대정신에 이른다고 말한다.
9) 낭만주의는 질풍노도의 예술적 감정을 통해 세계의 생명력을 인지하고 그와 하나가 되고자 하며, 칸트 미학의 충동적인 천재를 동경하고 영감어린 상상력을 추구했다.
10) 키에르케고르는 객관적 확실성을 거부하고 '이것 또는 저것' 사이에서 주관적인 삶을 선택하는 '실존'을 강조했고,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은 정치적 격변을 예비했다.
11) 니체는 현세를 부정하고 죄의식을 강조하는 그리스도교를 거부하고 고통을 삶의 근본적인 비극으로 본 그리스인들을 찬미했으며, 영겁 회귀하는 현재를 중시했다. 
 
4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_20세기
1) 프로이트는 문명화가 본능적 욕구를 억압하여 신경증의 가능성을 높였고, 막스 베버는 이성적 합리성의 개념이 관료제에서 효율적인 도구 형태로 전락했음을 밝혔다.
2) 듀이는 정신과 육체, 초월과 세속의 이원론이 경험을 분열시킨다고 보고, 기능적인 이해를 우선하여 학문의 도구적 실용성과 학교의 민주적인 사회화 교육을 강조했다.
3) 푸코는 현실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역할에 주목하여 지식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작 도구이며, 역사 역시 가상의 사실로 짜맞춘 허구나 담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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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철학과 헬라스 종교 대우학술총서 신간 - 문학/인문(번역) 604
칼 알버츠 지음, 이강서 옮김 / 아카넷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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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들어가는 말
신화가 인간 행위의 규준으로 작동하던 시절은 퇴색했지만 시인과 철학자는 각자의 방식으로 신과의 합일을 복원하려 노력했으며, 이것은 존재 전체를 해명하는 일자의 근본 범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를 뜻한다. 
 
1 아폴론
아폴론은 타자와 거리를 두고 고요함을 유지하는 신으로서, 멀리서 모든 것을 굽어보면서 개별자의 형상을 드러내지만, 그의 시선은 영원한 존재를 지향하며, 존재와 개별을 나누는 이원성은 플라톤에게 스며든다. 
 
2 이데아
고대인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본(보기)는 신화의 신과 인간들이며 제의에서 현재화되어 재현되었는데 신화 속의 이야기는 올바름의 정의가 올바로 구현되지 않았으므로, 올바름 자체의 이데아를 요구하게 되었다. 
 
3 헨
세계가 생성되는 틈인 카오스는 일자(一者)의 분할에서 생겨나는데, 이것은 일자로부터 존재자 전체가 생겨나고, 세계 전체는 다시금 일자로 통일되는 사유의 반영이며, 철학은 일자를 인식하고 합일되고자 한다. 
 
4 아나바시스
샤먼의 무아지경은 혼이 육체를 떠나 피안의 세계로 '올라섬'이며, 신과 인간의 중간 존재가 일자를 직관하는 행위인데, 이 '상승'은 자신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어서 인식하지 못했던 진리를 향한 '고개 돌림'이다. 
 
5 에로스
에로스는 지혜를 가진 신도 아니고, 지혜를 추구하지 않는 무지한 인간도 아니며, 지혜에 대한 궁핍한 심정과 충만한 열정을 동시에 지니고 진리를 향해 달려가는 중간 존재로서 앎은 성취보다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 
 
6 타우마제인
철학은 인식 주관을 둘러싼 만물의 섭리를 마주 대할 때 떠오르는 놀라움에서 출발하며, 이것은 무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고 앎의 본질을 바라보려는 성찰로 이어지는데, '관조'(테오리아)란 이 바라봄을 의미한다. 
 
7 아타나시아
존재의 불멸성을 획득하는 인간의 방식은 정신적 유산을 출산(남김)하는 것이며, 영속하는 신의 불멸성을 닮거나 잠시라도 체화하는 것은 혼의 특성이자 가능성으로써 영원의 존재에 대한 물음이 시작과 끝이다. 
 
8 미스테리온
혼을 육체에서 분리하는 의식적인 바라봄에서 철학적 '정화'를 얻게 되는데, 이는 비교에서 제의를 통해 신과 함께 하는 체험에 상응하며, 양자 모두 성찰과 믿음의 단련 과정에서 '갑자기' 참된 실재를 발견한다. 
 
9 디오니소스
플라톤의 철학함은 거리를 둔 추상화의 방식이 아니라 디오니소스적 열정에 몰입하여 원초적 세계에 참여하는 방식이며, 개념화에 앞선 개념의 대상에 대한 물음으로서, 바로 일과 다의 결합이며 일자의 철학이다. 
 
맺는 말
일자 형이상학(플라톤)과 존재 형이상학(어리스토텔레스)의 구분은 유효하지만, 역사적으로 사유(논증)와 경험(직관)이 명확히 분리되어 전개된 것은 아니며, 헤겔에 이르면 학문적 탐구와 인식은 역사에 통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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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 서양철학의 기원과 토대, 개정판
남경희 지음 / 아카넷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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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플라톤은 이성적 사유에 의한 진리 탐구를 대중 속으로 넓혔으며, 최상급이자 추상적인 실재의 세계를 상정하고 인간의 정신이 접근할 수 있는 토대를 세워 언어와 사유의 통약 가능성을 부단히 고찰하도록 이끈다. 
 
1 플라톤의 생애와 철학의 개관
1) 자연철학자들이 계시나 비의의 형식으로 진리의 독점권을 주장한 반면, 소크라테스는 일상적인 삶의 공간에서 대중들과의 문답을 통해 이성적 사유의 보편 가능성을 긍정하고, 플라톤은 이를 더욱 확장하였다.
2) 대화편은 철학적 문제들을 이성을 활용하여 진리에 이르려는 해답 추구 과정이며, 지혜에 대한 에로스적인 사랑의 표현인 바, 현실의 구체적인 문제에서 출발하여 이론적 탐구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3) 진리의 세계로 영혼을 180도 전향시키려면 철학자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가난하고 결여된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에 지혜와 아름다움을 실현하고자 하는 피교육자의 주체적인 노력이 절대적이다.
4) 형상은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는 실재 세계이자 철학적 인식의 선험적 조건으로서 사회 일반이 시공간적으로 공유하는 추상적이고 가치있는 공통의 의미들이 언어를 통해 전파/누적되면서 학문의 기반이 된다. 
 
2 윤리적 삶에서 인식과 이익
1) 윤리학의 핵심은 주지주의적 인식과 정의 및 도덕적인 행위의 근거가 공동체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며, 현재와 미래의 좋음의 가치를 정확하게 비교, 판단하는 측정의 기술(앎)이 필요하다.
2) 현대의 앎이 명제적, 정의적 지식이라면 플라톤이 강조하는 앎은 정신이나 영혼의 변화를 수반하는 윤리적인 앎이며, 이러한 존재론적 인식이 추상적 보편자에 대한 물음으로 발전하면서 이데아론을 예비했다.
3) 강자와 탁월한 자가 더 많이 가져야 할 것은 재화가 아니라 절제와 정의를 갖춘 통치력이며, 정치가의 절제된 정신은 시민들의 정신에도 질서를 부여하여 기하학적 형평성이 달성된 공동체의 이익을 가져온다. 
 
3 정신의 지향성
1) 에로스는 진선미를 지향하는 자연과 인간의 동일한 목적을 위해 학문과 기예를 연마하는 힘이며, 완전성에 대한 갈망이자 불완전한 상기와 간접적인 체험의 활동으로서 결여를 의식하고 반성하기에 아름답다.
2) 에로스는 모순을 품은 중간자로서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존재이자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원동력이고, 에로스의 사다리를올라간 인간이 아름다움 자체를 닮은 영혼의 산물을 출산하고자 욕망하는 힘이다.
3) 우리는 현상계의 동일한 사물들을 보고 '동일함'을 인식할 수 있는데, 감각으로 경험한 사물들은 완전히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동일함'을 인식했던 영혼의 선험적 경험이 있으며 이것을 상기해내는 것이다.
4) 상기설은 이데아의 실재성이 선행되어야 하고, 사물들의 속성과 불완전성을 인지하기 위해서 형상과의 비교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며, 형상의 인식이 필요하더라도 비교하는 순간에 있으면 된다는 약점이 있다.
5) 좋음의 이데아는 존재 자체가 지향하는 목표이고, 사물의 인식근거이며, 모든 것들의 존재 근거로서, 우리의 욕망이나 가치를 정의하고 행동으로 연결시킬 때 지침이나 기준으로 삼는 개념이자 실재하는 것이다.
6) 칸트는 플라톤의 형상 개념을 계승하여 자체적 선과 선의지 개념을 상정하면서, 이것들이 플라톤의 견해와 달리 인식의 영역 바깥에 존재하지만 믿음의 대상으로서 우리의 실천의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4 형상의 존재론
1) 형상론은 어휘들의 의미 근거이고 사물의 존재론적 원인이자 규정성의 근거이며, 윤리적 절대 규범을 제시하고, 객관적 인식의 기초를 제공하면서 언어와 정신을 확립하여 사유와 대화의 근원적 토대를 이룬다.
2) 형상들은 언어의 의미 근거를 마련하여 대화의 가능성을 설명하려는 전제인데, 고유한 형상들끼리 서로 특성을 공유할 수 없다는 특징은 어휘를 배열하여 명제(logos)를 만들지 못한다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3) 형상은 자기동일성에 갇혀 홀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본질에 더하여 타자와 결합할 수 있는 존재론적 기반을 갖고 있는데, 이를 잠재력(dynamis)이라 하며, 논리적 사고의 세계와 경험적 행위의 세계를 잇는다.
4) 중세의 보편자 문제는 보편성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신의 존재 문제와 개별 교회는 신국의 일부인 보편 교회의 현상적 외현이라는 관점, 그리고 아담이라는 보편자로부터 분유된 원죄를 해명하는 근거가 되었다.
5) 특수자는 시공간 내에서 연장성을 가지므로 이것을 지칭할 때 두는 일정한 거리와 대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인식론적 의미들, 그리고 지칭하는 대상의 사념이 주체의 내면에 근거한다는 점이 모호성을 야기한다.
6) 보편자는 개체의 특정 행위의 활동을 야기하거나 집단 전체의 심성을 조직하여 역사적 사건을 이끌어내는 실재성을 띄지만 개체 간에 보편자의 합치를 확인할 방법이 없으므로 신의 계시와 같은 사밀성이 있다.
7) 언어적 규정성은 경험적 지칭의 불투명성이나 내적 지시의 주관성이라는 딜레마를 벗어나게 해주며, 어휘 의미의 공유성과 일정한 한정성을 통해 공동체 일반이 객관적인 의미를 갖고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5 국가에서 정의와 이성
1) 국가와 개인의 정의는 영혼의 각 부분들이 각자의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는 직분을 행하고 세 요소(이성, 기개, 욕구)를 조화시켜 다(多)에서 일자로 나아감이며, 각 부분이 서로의 기능에 간섭하는 것은 불의이다.
2) 정의의 근거를 대자적 인식에 두고 내면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주관적 판단과 사회적 합의간의 괴리가 문제 되는데, 이는 통치자의 정의와 법과 제도의 올바름,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합리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3) 각 집단이 자신의 본분에만 충실하지 않고 국가 안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해하고 상호 조정할 때 국가 전체의 정의가 실현되며, 개인 홀로서는 충족할 수 없는 영혼의 결여를 타자와의 사회적 관계에서 채운다.
4) 폴리스의 개인들은 서로의 기능을 분유하여 존재론적 완성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동시대뿐 아니라 시간적 타인들과도 교육과정과 제도를 통해 만남으로써, 철학적 지혜와 윤리적인 삶을 영혼에 심을 수 있다.
5) 인간의 영혼(혹은 시민들)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공존하고 있어서 항상 갈등과 분열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다(多)의 세계이며, 정의의 원리를 통해 다(多)의 현존을 수용하고 조화시키는 일자적 통합을 모색한다.
6) 서구의 이상국론은 1.고대 그리스의 존재론적, 윤리적 이상국론 2.중세의 기독교적 신국론 3.근대의 자연법적 국가론 4.현대의 자유주의적 메타 유토피아론이 있으며, 국가란 인간에게 무엇인가의 물음이다.
7) 서구 이상국론은 1.국가와 자연을 대립관계로 파악하고 2.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며 3.이상국의 실현을 이성의 실현과 동일시하고 4.인간은 추구해야 할 이상을 실현할 잠재력을 지닌 존재라고 본다.
8) 이상은 완성된 미래를 향한 활동을 자극하고 개체의 내재적 목적과 집단의 외재적 목적 모두를 구현하려는 반성과 시도들의 총체적 구성물이기 때문에 실현된 상태가 아니라 실현하기 위한 과정의 최적화이다.


6 세계 구성의 원리
1) 플라톤은 세계가 우연적으로 생성됐다고 가정하면 인간 사회도 우연의 산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질서와 규정성의 근원인 비물질적인 힘을 주관하는 세계 지성(데미우르고스)을 상정하여 세계 구성론을 펼친다.
2) 사유란 개념적 활동이며 사유 대상을 전체적이고 일반적인 개념으로 파악하면서 보편타당성을 지향하므로 특수자들간의 국지적 인과관계로 구성된 현상계 너머의 차원에 설 수 있으며 언어로 이를 표현한다.
3) 세계 질서를 자신 안에 거울처럼 반영하는 인간의 지성(인식)은 세계 지성의 불완전한 모사물에 불과하지만 가치(선의지) 지향적이므로 윤리적 선택을 지향하며, 악덕은 이상적 질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다.
4) 플라톤의 법칙은 보편자들 사이의 관계로 표현되는 특성이기 때문에, 시공적인 단독성과 시간적인 비자기동일성이 특징인, 특수자들이 흘러다니는 자연세계의 필연은 인과율에 따르더라도 인과법칙이 아니다.
5) 플라톤에게 필연은 우연과 같은 것으로서, 기독교의 신처럼 무로부터의 생성을 의미하는, 원인의 부재가 아니라 당위와 가치의 반대, 규칙성의 반대를 말하며 법칙이나 의도가 반영되지 않는 무법칙적 사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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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여지지 않은 철학
F.M.콘퍼드 지음, 이명훈 옮김 / 라티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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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과 철학에 깃든 무의식적 요소
문학의 순수 창작이나 철학의 비판 개념들은 개인의 정신적 산물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무의식층에 스며들어 시공간을 가르고 공통적으로 솟아나는 상징과 이미지의 선先관념을 근저에 깔고 있다. 
 
2 천체의 음악
우주의 조화(하모니아)는 천체의 운행 원리를 분할하는 과학적 지식만으로도, 강렬한 감정의 분출을 동반하는 사변적 직관만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진리와 아름다움은 결코 떨어져서 존재하지 않는다. 
 
3 쓰여지지 않은 철학
삶의 근원을 탐구하는 고대의 추상적 사유는 상징과 이미지의 혼융체를 시적 압착기로 찍어낸 표현들이 개개인의 기질처럼 당연한 전제로 스며들어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이 말하지 않은 영역부터 탐색해야 한다. 
 
4 플라톤의 국가
지혜는 가르칠 수 없으므로 스승이 지향한 '모든 개인의 완성'에 기반한 이상사회보다는 본성에 걸맞는 직분을 주고, 거기서 탁월함을 구현하도록 추동하여 공동체 전체의 삶에 공헌하는 것이 <국가>의 목표다. 


5 플라톤의 <향연>에 나타난 에로스
영혼의 욕망은 이성적, 열정적, 탐욕적인 부분들의 총합이자 조화로서, 물질적 대상에서 정신적, 지적인 대상을 거쳐 아름다움 자체에 대한 '직관'으로 올라서는데, 영원속의 불멸에 대한 욕망이 바로 에로스이다. 
 
6 희랍의 자연철학과 근대의 자연과학
희랍의 자연 탐구는 실험과 관찰이 아니라 전통적인 해석에 의거한 추론을 활용하였고, 기계적 인과관계 너머의 운運을 중시하였으며,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얼마나 유용한가'의 그늘 밑에 두지 않았다. 
 
7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 제의(祭儀)의 기반
1) <신들의 계보>는 여러 출처에서 끌어모은 이야기들의 잡동사니가 아니라 제의에 기반을 둔 오래된 창조신화를 원형으로 삼아 신들의 여러 세대, 우주 생성론 혹은 세계 질서 그리고 제우스 찬미로 꾸려져있다.
2) 우주생성론은 자연 관찰과 이성적 사유로 보이는-실제로는 신화적 상상의 산물인-산문체의 생성론을 거쳐 인간의 형상을 한 신들의 계보가 이어지는데, 비유적 의인화라는 점을 빼면 창세기 서사도 동일하다.
3)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하늘과 땅을 주관하는 질서를 정립하는 신의 위력과 정의는 제의에서 낭송되는 서사시(찬미가)를 통해 현재의 왕에게 투영되고, 왕은 신의 대리인의 자격으로 해마다 창조 서사를 반복한다. 


8 고대철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
1) 원자론을 주장한 이오니아 학파와 인류에게 문명을 전수해 준 프로메테우스를 계급투쟁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견해는 과학적 해석과 물질적 개선 욕구, 박애주의라는 19세기의 유물론적 전제의 소급 적용이다.
2) 반동적 과두체제를 옹호했다고 비판받는 플라톤은 능력의 차별을 긍정했지만, 진리에 이르는 길을 막은 것이 아니라 그 길이 좁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특혜가 전무한 헌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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