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여지지 않은 철학
F.M.콘퍼드 지음, 이명훈 옮김 / 라티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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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학과 철학에 깃든 무의식적 요소
문학의 순수 창작이나 철학의 비판 개념들은 개인의 정신적 산물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시작과 함께 무의식층에 스며들어 시공간을 가르고 공통적으로 솟아나는 상징과 이미지의 선先관념을 근저에 깔고 있다. 
 
2 천체의 음악
우주의 조화(하모니아)는 천체의 운행 원리를 분할하는 과학적 지식만으로도, 강렬한 감정의 분출을 동반하는 사변적 직관만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진리와 아름다움은 결코 떨어져서 존재하지 않는다. 
 
3 쓰여지지 않은 철학
삶의 근원을 탐구하는 고대의 추상적 사유는 상징과 이미지의 혼융체를 시적 압착기로 찍어낸 표현들이 개개인의 기질처럼 당연한 전제로 스며들어 있으므로 우리는 그들이 말하지 않은 영역부터 탐색해야 한다. 
 
4 플라톤의 국가
지혜는 가르칠 수 없으므로 스승이 지향한 '모든 개인의 완성'에 기반한 이상사회보다는 본성에 걸맞는 직분을 주고, 거기서 탁월함을 구현하도록 추동하여 공동체 전체의 삶에 공헌하는 것이 <국가>의 목표다. 


5 플라톤의 <향연>에 나타난 에로스
영혼의 욕망은 이성적, 열정적, 탐욕적인 부분들의 총합이자 조화로서, 물질적 대상에서 정신적, 지적인 대상을 거쳐 아름다움 자체에 대한 '직관'으로 올라서는데, 영원속의 불멸에 대한 욕망이 바로 에로스이다. 
 
6 희랍의 자연철학과 근대의 자연과학
희랍의 자연 탐구는 실험과 관찰이 아니라 전통적인 해석에 의거한 추론을 활용하였고, 기계적 인과관계 너머의 운運을 중시하였으며, '실체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얼마나 유용한가'의 그늘 밑에 두지 않았다. 
 
7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서 제의(祭儀)의 기반
1) <신들의 계보>는 여러 출처에서 끌어모은 이야기들의 잡동사니가 아니라 제의에 기반을 둔 오래된 창조신화를 원형으로 삼아 신들의 여러 세대, 우주 생성론 혹은 세계 질서 그리고 제우스 찬미로 꾸려져있다.
2) 우주생성론은 자연 관찰과 이성적 사유로 보이는-실제로는 신화적 상상의 산물인-산문체의 생성론을 거쳐 인간의 형상을 한 신들의 계보가 이어지는데, 비유적 의인화라는 점을 빼면 창세기 서사도 동일하다.
3)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하늘과 땅을 주관하는 질서를 정립하는 신의 위력과 정의는 제의에서 낭송되는 서사시(찬미가)를 통해 현재의 왕에게 투영되고, 왕은 신의 대리인의 자격으로 해마다 창조 서사를 반복한다. 


8 고대철학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
1) 원자론을 주장한 이오니아 학파와 인류에게 문명을 전수해 준 프로메테우스를 계급투쟁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견해는 과학적 해석과 물질적 개선 욕구, 박애주의라는 19세기의 유물론적 전제의 소급 적용이다.
2) 반동적 과두체제를 옹호했다고 비판받는 플라톤은 능력의 차별을 긍정했지만, 진리에 이르는 길을 막은 것이 아니라 그 길이 좁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국가'의 지도자들에게 특혜가 전무한 헌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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