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
스티븐 J. 굴드 지음, 이명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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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보수적인 사람이라도 '인류문명의 위대한 진보'라는 개념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진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생략된 이 거대하고 완고한 '진보'의 도그마에 의심의 씨앗을 던져넣는다.

그리고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다'라는 주장을 한치의 빈틈도 없는 논리전개와 웬만한 문학작품보다 아름다운 서사구조로 그려낸다.

도킨스만을 알고 굴드를 모르는 사람은 진화를 논할 수 없다.

아, 이 찬란한 텍스트의 즐거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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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과 전체 - 개정신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김용준 옮김 / 지식산업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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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의 위치와 속도는 동시에 측정될 수 없다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수립하여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천재라 불리운 하이젠베르크의 철학적 대화편.

그는 자신의 주장대로 나치의 핵무기 개발에 참여는 하되 소극적 연구로 저항한 지식인일까, 아니면 보더니스의 주장처럼 적극적인 개발의지를 가졌으나 패배하고 만, 그래서 종전 후 변명으로 자기 합리화에 일관한 비겁자일까?

한 가지 의아스러운 건 이토록 정교한 사색을 펼치는 저자가 그의 불가피한 실수(?)에 대한 자아성찰과 반성을 담은 언행이나 행적을 책에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간의 합리적 이성조차도 극단적 계발에 이르면 순식간에 비합리의 영역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物極必反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언제나 인간은 천사이며 동시에 악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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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의 물리학 - 플라톤에서 끈이론까지... 고차원세계의 찬란한 유혹
로렌스 M. 크라우스 지음, 곽영직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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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과학사를 접목한 초반 서술은 매력적이나, 후반부 끈이론 서술로 넘어가면서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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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3분 - 우주의 기원에 관한 현대적 견해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신상진 옮김 / 양문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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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나 문학과 달리 과학의 세계에는 고전이라는 개념이 희박하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 그의 100년 전 논문을 굳이 뒤져 볼 필요는 없다.

'최초의 3분'은 그런 점에서 환경운동의 고전인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과 비슷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낡은 상황과 논리의 전개를 지켜보는 일은 때때로 지루한 일이다(물론 그의 주요 논점은 지금도 살아 숨쉰다. 단지 몇 가지 수정 또는 검증이 이루어졌을 뿐이다).

그러나 이 당혹감은 또한 그만큼의 경이로움을 수반한다. 그렇게 열정적이고 확신을 불러일으켰던 최신이론이 불과 20~30년 만에 낡은 축음기처럼 덜거덕거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놀라운 지적 진보의 속도를 반증해주기 때문이다.

아마 20~30년이 다시 지나고 나면 우리가 지금 최선이라 믿는 수많은 이론들도 유물의 창고 앞에 줄서서 대기하는 운명을 맞을 것이다.

고정된 완벽함이란 없으며, 이 우주의 넓이만큼 지식의 세계 또한 무한하다는 사실, 그 사실 아래서 지적 겸손함을 갖는 것이 무뎌진 세월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현재화된 감동으로 다가오는 본 저작의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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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구조 -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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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이 우주의 신비에 접근할수록 오묘하게 설계된 신의 섭리는 더 크고 멀어지기만 한다.

고래로 수많은 지성들이 단순한 상상력에서부터 엄밀한 실험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 비밀을 밝히려 노력했고, 노력하는 중이다.

어찌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일테지만,

기껏해야 100년도 못사는 초미세 개체가 눈을 감고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이 무한한 섭리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황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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