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불가능의 시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회 기획, 엮음 / 교육공동체벗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교육 불가능을 초래하는 문제 항목은 과거와 비슷하나 현재가 유별난 이유는 강도와 빈도가 임계치를 넘어섰다는 점에 있다. 무엇보다 생명을 내던지는 일이 잦아졌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다만 공감할 수 있는 저자들의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와 교사에게 요구되는 책임과 반성의 무게 중에서 학생들의 몫은 무엇인가라는 논의가 생략되어 있다.

오히려 이런 태도가 학생들을 수동적으로 제도에 노출된 대상으로 고정시키고 동등한 발언자로서의 위치를 소거하여 대안 수립을 더디게 하는건 아닐지 자문해본다.

IMF가 불러들인 신자유주의의 땡볕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좀 더 따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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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현대 사회 - 인간과 철학
찰스 테일러 지음, 송영배 옮김 / 이학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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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특정 현상에 대한 진단과 해법은 대개 변증법의 여과기를 통과한다.

본 저서 또한 개인주의의 나르시즘 경향과 문화 비관론 사이에서 자기 진실성 확대라는 통합적 사고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을 극복하고자 나서는 중도는 종종 자신이 발 딛고 서 있는 기반을 잊어버리거나 무시하곤 한다.

정면을 바라보며 나는 새는 자기 몸을 창공에 띄우는 힘이 좌우의 날개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애초에 치우침이 없으면 균형 또한 존재할 수가 없으니 질서의 장막 아래는 언제나 혼돈이 잠들어 있다.

중용이란 그처럼 한순간도 소홀하지 않는 '부단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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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 생물학.이념.인간의본성
리처드 르원틴 외 지음, 이상원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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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안에는 뭐가 없을까요?

그건 바로 무한경쟁 체제를 정당화하는 생물학결정론이랍니다.

그들은 현재의 사회가 (자연선택으로 걸러진 도태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최선의 체제라고 강변합니다.

그렇기에 일부 멍충이들의 변혁시도도, 불만표출도, 모두 헛된 시도일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토록 삐딱하게 구는 건 다 유전자가 망가졌기 때문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망가진 유전자를 바로잡기 위해서 약물도 주입하고, 교정도 행하고, 정 안되면 단종을 시켜버린답니다(하이, 히틀러?).

그런데 참 놀라운 사실은 그토록 힘주어 말하는 특정 행동 유전자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니,

도킨슨씨, 이기적 유전자는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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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규 2022-01-08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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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한 여행 - 생명의 여정과 꿈꾸는 동물의 탄생
로렌 아이슬리 지음, 김현구 옮김 / 강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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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름다운 문장은 마음을 흔들어놓지만,
정확한 분석은 마음의 눈을 뜨게 해준다.

사실의 힘을 안 이후에는 아포리즘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것은 개인의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불완전성에서 유래하는 근원적인 벽이다.

에세이의 매력이자 한계를 잘 보여주는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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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 - 과학자들은 왜 세상을 잘못 보는 것일까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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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쪼개는 것은 과학의 영역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이란 인문학의 영역이다.

분자생물학자인 저자는 두 분야를 결합하여 깊이 있고 대중적인 과학서를 꾸준히 써냈다(그 중에서도 첫 번역서인 '생물과 무생물 사이'와 '동적 평형'이 뛰어나다).

이런 매력은 저자 한 개인의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각 분야마다 엄청난 번역과 재해석을 통해 자신들만의 학문 영역을 탄탄히 구축한 일본 학계의 저력 덕분이다.

창작만을 우등 가치로 놓고 모방은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한 역설적으로 새로움은 탄생하지 못한다.

생명이란 언제나 모방과 변형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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