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4
헤르만 헤세 지음, 전영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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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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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없이 타자를 향한다. 교감한다. 발언한다. 그리고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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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교육의 파시즘 - 노예도덕을 넘어서 프런티어21 1
김상봉 지음 / 길(도서출판)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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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정치인들의 부패나 연예인의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그럴 줄 알았다'면서 냉소를 날린다. 여기서 '그럴 거 같은데'라는 추정과 '그럴 줄 알았다'는 사실확인은 엄연히 다르다.

자기 강화 중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바로 직접 체험하는 것이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다. '혹시나'와 '역시나'는 그렇게 함께 다니지만 동일개념이 아닌 일란성 쌍둥이와 같은 관계이다.

도덕 교육이 개인과 국가 사이의 절대적 상하관계를 기초로 국가 이데올로기의 대변자 역할을 하며, 자아 결정권에서 비롯한 적극적 실천보다는 상위 권력에 복종하는 수동적 행위를 가르친다는 사실이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어 명확하게 규정짓지 않고 흘려버리는 개념과 사태를 정초하여 특정 언어에 담긴 본질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도덕'이라는 구태의연한 말을 자신의 사유와 언어를 통해 정의할 수 있는 힘, 다시 말해, 'maybe'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사유를 'certainly'의 영역으로 옮기고자 하는 각성과 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성에서 개별성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기초한 개별성에서 보편성을 구현하는 여정을 멈추지 않는 일, 이것이 현실 제도를 변혁하는 방법론 이전에 그 구조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탄탄히 받쳐주는 사유의 힘이며, 저자가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성찰의 존재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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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진화 - 자기정당화의 심리학
엘리엇 애런슨.캐럴 태브리스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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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지 부조화 현상이 자기 정당화라는 방어 체계와 결합했을 때 사실을 보는 관점을 얼마나 흐리는지를 친절하게 분석한 저서.

피라미드 꼭대기라는 출발점은 같아도 자기 정당화를 거칠수록 우리는 서로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며 그 간극을 메우기는 한결 어려워진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자기정당화는 신이 되지 못한 인간의 변명이다. 누구나 갖고 있으며 수시로 작동하는 경보체계다. 그러므로 실수와 잘못을 인지했다면 그것을 솔직히 인정하라. 더 먼 곳으로 미끄러지기 전에 말이다.

말은 티끌처럼 한없이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태산처럼 무겁다.

(자기정당화에 집착하다 돌이킬 수 없는 경계선을 넘은 사례로 한국의 한 과학자를 거론하는데 이 유명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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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龍)과 춤을 추자 - 한국의 눈으로 중국 읽기
조영남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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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반도에서 아시아 및 세계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아울러, 국방비 감축 압력에 처한 미국은 한일 안보 협력 강화를 강력히 요구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할 것을 원한 것이다.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처럼 성격과 역할이 변화되어 한국이 미국 주도의 반중국 안보 연합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와 같은 중견국가에게 외교란 언제나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며, 섣부르게 입장을 선포하고 앞으로 나서는 행동은 어리석음일 뿐이다.

안보협정 추진에도 불구하고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일본과의 독도 분쟁 기류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선명성은 외교분야의 최대 적이다.

평이한 문체와 굵직한 분류로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본 중국의 현재를 대중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대중교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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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환 - 우리 시대의 정치.경제적 기원 코기토 총서 : 세계 사상의 고전 18
칼 폴라니 지음, 홍기빈 옮김 / 길(도서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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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별에 사는 우리는 자기가 딛고 선 대지의 단단함만 느끼기에 이 광대한 우주가 얼마나 텅 비어있는지 알지 못하고,

'강남 스타일'에 흥겨워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시리아에서 폭격으로 죽어나가는 청년과 어떠한 동시대적 감성도 갖지 못하며,

금융1번지 여의도의 번듯한 직장인은 학자금대출을 갚기 위해 최저임금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는 20대의 고단함을 알지 못한다.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라던 마리 앙뜨와네트를 비웃는 우리의 자화상이 혹 그녀를 닮지는 않았을까?

우리는 임금을 받고 노동을 하며, 집값이 오르기를 희망하며 아파트를 사고, 사회적 위신을 높이기 위해 돈을 모은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본래적으로 그러한 인간의 본성이라고 당연시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실제로는 불과 200년에 출현한 '자기 조정 시장'의 인위적인 작품이라는 사실을 갈파한다.

결코 상품인 적이 없었던 인간, 토지, 화폐의 허구적 상품화는 그렇게 지금 우리의 세상을 만들었고 여전히 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세상의 진리라 믿는 열혈 자본주의자라 하더라도, 퇴근 후에 돌아가는 집에서는 경제적 타산과 무관한 온기를 바라고 꿈꾼다.

경제란 사회의 일부분이므로, 사회적 관계를 모두 대체할 수는 없는 법이다.

산업혁명이 탄생시킨 놀라운 시장 경제의 최종 목적지가 왜 파시즘의 발흥과 1,2차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비극일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이 마르도록' 지난한 고민을 통해 파헤친 저자의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간의 영혼을 경시하고 과학적 원리만을 추구하는 맑스와 하이예크의 신봉자들에게 죽비를 내리치는 탁월한 고전이자 명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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