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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교육의 파시즘 - 노예도덕을 넘어서 ㅣ 프런티어21 1
김상봉 지음 / 길(도서출판)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흔히 우리는 정치인들의 부패나 연예인의 스캔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그럴 줄 알았다'면서 냉소를 날린다. 여기서 '그럴 거 같은데'라는 추정과 '그럴 줄 알았다'는 사실확인은 엄연히 다르다.
자기 강화 중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이 바로 직접 체험하는 것이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다. '혹시나'와 '역시나'는 그렇게 함께 다니지만 동일개념이 아닌 일란성 쌍둥이와 같은 관계이다.
도덕 교육이 개인과 국가 사이의 절대적 상하관계를 기초로 국가 이데올로기의 대변자 역할을 하며, 자아 결정권에서 비롯한 적극적 실천보다는 상위 권력에 복종하는 수동적 행위를 가르친다는 사실이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어 명확하게 규정짓지 않고 흘려버리는 개념과 사태를 정초하여 특정 언어에 담긴 본질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준다.
예컨대, '도덕'이라는 구태의연한 말을 자신의 사유와 언어를 통해 정의할 수 있는 힘, 다시 말해, 'maybe'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사유를 'certainly'의 영역으로 옮기고자 하는 각성과 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성에서 개별성을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기초한 개별성에서 보편성을 구현하는 여정을 멈추지 않는 일, 이것이 현실 제도를 변혁하는 방법론 이전에 그 구조가 허물어지지 않도록 탄탄히 받쳐주는 사유의 힘이며, 저자가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성찰의 존재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