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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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는 다른 여성들이 감히 밟을 수 없는 곳으로 찾아가도 좋다는 통행권과 같았다. 치욕, 절망, 고독! 이런 것들이 그녀에게는 스승이었다. 비록 준엄하고 무모한 스승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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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범우사상신서 19
콜린 윌슨 지음 / 범우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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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은 해석보다는 공감을 바라며, 설명보다는 이해를 구한다. 선명한 햇빛 아래 서기보다는 안개 속에 파묻혀 너와 나의 구별을 무화하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시와 소설이 추구하는 묘사는 반동이다. 그것은 불투명성을 확장할 뿐이다. 가장 천한 것으로부터 가장 고귀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석을 포용한다.

우열을 지우고 기준을 무너뜨리니, 문학의 자리는 자주 비었으나 결코 폐쇄되지 않는 도피처이다.

그러나 문화를 생각해보라. 'ㄱ'이 떨어져 나가면서 딱딱하게 굳었던 얼음이 풀린다.

흡사 꽉 묶여있던 자루의 밑이 터진 듯하다. 내용물이 쏟아져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이것은 일견 많은 혼돈을 유발한 것 같지만, 이전에 누구도 분명히 볼 수 없도록-비록 느끼고, 기억하고, 추론할 수는 있었지만- 감추어져 있던 조각들이 외부로 노출되는 '사건'이다. 햇빛 아래 드러나는 '사건'이다.

이 많은 조각을, 모양을 구상하고 배열하고 흩어버리고 재창조하는 과정은 아마도 끝나지 않는 여정이겠지만 숨김이 없다.

이제 저 엄청난 더미를 향한 시지프스의 도전은 질서를 갈구하면서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역설적으로 문학의 존재이유이며-자루를 만들어내는- 또한 문학만으로 세상을, 그리고 자신을 구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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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 시대 - 종교의 탄생과 철학의 시작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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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 시대'란 무수한 폭력으로 집단을 유지, 발전시켜 나가던 고래의 관습을 타개하기 위해 기원전 400년을 전후로 시작된, 영적인 진리에 대한 갈망의 시기를 가리킨다.

그 흐름의 중심에 있는 선구자들이 바로 소크라테스와 공자, 붓다와 사제 P(이 사랑의 가르침을 완성한 이가 바로 예수)와 같은 현자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제각각의 조건 아래에서 조금씩 다른 사유 과정을 거쳤지만 한가지 공통된 황금률에 도달했으니 그것이 바로 '자신을 귀하게 여기듯이 타인을 대하라'는 명제이다.

이 사랑의 공동체를 완성하기 위해서 소크라테스는 그치지 않는 이성의 물음을 강조했고, 공자는 고대의 이상적인 주공의 예를 되살려 다듬었다.

붓다는 스스로 깨달음의 반열에 올라 중생에게 길을 열어주었으며, 예수는 메시아라는 원천적인 징표 아래 고달픈 백성의 마음을 그러모았다.

많은 시간이 흘러 종교의 교리가 우상화되고 서로가 절대적 우위성을 주장하게 된 지금, '축의 시대'가 지향한 사랑의 가치는 잊혀져가고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이 '말씀'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기 때문이리라.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마태복음 5: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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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군, 인민군, 국군이었다 - 시베리아 억류자, 일제와 분단과 냉전에 짓밟힌 사람들
김효순 지음 / 서해문집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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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이 임박하여 일제에 의해 강제징집.
관동군으로 배치되어 소련군에게 포로로 잡힘.
시베리아에서 강제 노역.
꿈에 그리던 귀환.
그러나,
한국전쟁 때 남북 모두에게 충성을 요구받음.

지금까지 일본도 소련도 대한민국도 피해보상 거부.

김광희는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단지 시베리아에 끌려갔던 것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노기자가 묵은 세월을 더듬어 쓴 역사 증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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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950 전쟁과 평화 나남신서 759
박명림 지음 / 나남출판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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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세에의 의존, 권력에의 추구, 극단적 이념의지, 전쟁, 파멸, 학살에 이르기까지 남북은 쌍생아처럼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면서 서로에 대한 증오를 키웠다.

상호절멸을 전제로 한 한국전쟁의 기억을 넘어서지 않는 한 화해와 평화는 도래하지 않는다.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평화의 방벽이 구축되어야 할 곳은 바로 우리들 마음속인 것이다.
- 유네스코 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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