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3 세트 - 전3권
이라하 지음, 하지현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월
평점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병동에서 일해온 간호사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창작해낸 웹툰이다. 비밀유지의무가 중요한 곳인 만큼, 환자들은 동물로 표현되고 있으며(사실 주인공과 주인공 엄마를 제외하고 모두 동물이다) 이야기는 모두 작가가 지어낸 허구임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두껍지 않은 만화책이니 만큼 잠들기 전에 한 권씩 가볍게 읽기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정신병동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고치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기에 꽤 재미난 독서였다.
가장 첫 에피소드인 오리나 씨의 이야기는 조증에 대한 이야기다. 오리나 씨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정신병동으로 오게 된다. 꽤나 부유해 보이는 그녀의 어머니는 절대 이혼만은 안된다며 사위에게 오리나 씨의 입원을 알리는 것을 차일피일 미룬다. 그녀의 어머니가 입원 면담을 하는 도중 오리나 씨는 격리실에서 한 시간 동안 발가벗고 춤을 추는데... 오리나 씨 이야기를 통해 정신병동의 입원과 퇴원이 어떤 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지, 조증이 어떤 병인지 알 수 있었다. 오리나 씨처럼 옷을 벗고 뛰어다니고 그대로 소변을 보는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옛날의 나는 그 사람을 그리 좋게 보지 못했었다. 그 때는 그 행동이 조증 증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오리나 씨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같은 사람도 얼마든지 보는 시각을 달리 할 수 있음을 깨닫고 마음의 공간이 넓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리나 씨 다음 에피소드는 병희 씨 에피소드였다. 이 책을 읽게 만들었던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내가 읽었던 리뷰가 병희 씨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쓰여진 글이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린 병희 씨는 자기 나름대로 그 사람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하며 진정한 친구인지 테스트한다. 병희 씨는 특수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퇴원을 하고 다시 병원에 오지 않는데... 내용을 모두 알고 있긴 했지만 책으로 차근차근 보니 병희 씨가 얄밉지 않고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내 리뷰에서는 스포일러는 하지 않겠다 ㅎㅎ
환자들의 이야기 외에도 병원 의료진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 있는 부분이었다. (만화 속에서 사람으로 표현되지만) 주인공 정시나 간호사도 마음이 튼튼한 사람은 아니다. 교대로 일하는 만큼 주인공 정시나가 한 행동이 다음 타임의 간호사를 힘들게 할 수도 있고, 주인공 앞의 간호사의 행동으로 주인공이 곤란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만화 속 인물들이 환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 따뜻한 사람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3권의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 두 가지
1. 3권에서 완결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인 다람 씨(다람쥐)의 이야기는 흐지부지 끝난 느낌이다. 인터넷으로 가볍게 찾아보니 연재 중 출판되다가 3권 이후 권이 출간되지 않은 듯하다. 웹툰은 네이버에서 볼 수 있는데, 아직 연재중이며 올해 10월 달에 200화가 올라왔다. 드라마 영상화가 곧 된다고 하니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면 출간되지 않은 분량도 추후 출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 각 에피소드별 분량이 들쭉날쭉하다.
1권의 가장 첫 시작인 오리나 씨 에피소드는 9화나 된다. 인물 소개를 겸해서라고는 하지만 1권 마지막 에피소드인 마법사 님 에피소드는 2화로 분량차이가 타 인물들에 비해 너무 적다고 느꼈다. 2~3권에 걸쳐서 나오는 원미 씨 에피소드도 주인공의 이야기와 합쳐지면서 길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