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금요일 아침.
집을 나서 전철역으로 걸어가더니 20m 앞을 고등학교 남학생이 걸어가고 있었다.
최근 젊은이들에 흔히 볼 수 있는, 바지를 허리보다 훨씬 밑에 흘러내리듯이 입은, 그러니까 팬티와 엉덩이가 드러난 복장이다(요즘 이런 걸 일본말로도 우리말로도 딱 한마디로 말 못한다. ^^;;)
왼쪽 애, 고추 등장까지 나머지 1cm(?!). (^-^;)
그런데 그 복장은 이해못한다.
단정하지 않은 것이 뭐가 그리도 좋은지...
더구나 속옷은 왜 남에게 보이는지... 정말 이해가 못한다. 셔츠도 밖으로 비어져 나올텐데...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내가 나이 먹었단 말인가? 나이 먹어서 젊은 것들의 마음을 이해 하지 못하게 되었던가?
사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의 복장도 당시 어른들 눈에겐 괴상한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당시 "조선학교" 고등학생들의 일반적인 복장이 마치 아래 사진.
학생복을 "가쿠랑"이라고 했다.
"가쿠랑"은 "學生(가쿠새이:학생)"이 입을 "蘭服(랑후쿠:네덜란드를 일본에선 "오랑다"라고 했고 생략해서 "랑"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랑후쿠"는 네덜란드식 복장이란 뜻.)"란 말이다.
무릎까지 다다르는 긴 학생복을, 단추는 하나도 끄르지 말고, 좀 숨이 답답하지만 옷깃(collar)도 매고 입어, 가방도 없이 가슴 펴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이 당시로썬 멋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금 45살이 된 내가 상상해 보아도 촌스럽고 부끄럽다. ( ̄▽ ̄;)
그저께 아침의 학생은 헤어 스타일만은 단정했다. 아래 사진처럼.
이걸 단정하다는 건 잘 이해 되지 않지만, 그러나 현대 많은 젊은이들의 헤어스타일에 비하면 단정한 편이었다.
그러고 보니 한때 유행했던 "롱게(일본어 속어 : Long 毛[게...머리털] = 긴 머리 모양이라는 뜻)"는 어디 갔나? 모르는 새 사라졌구나.
남학생들 헤어 스타일도 다양하게 되었다. 하나같이 똑같은, 유행을 추구하는 일은 없어졌나 보다.
요즘은 사내아이도 머리에 액세서리를 다는 경우도 많고. 그러나 그것 역시 난 이해 못한다.
그저께 아침의 학생도 뒤통수에 흰 리본 같은 걸 달고 있었다.
설마 남애가 리본은 아니겠지, 다른 무슨 액세서리일까, 혹시 영화 "Star Wars"에서 나오는 제다이(JEDI)의 파다완(견습생)의 상징 같은 것일까?
확인하고 싶어서 다가갔다.
...?
... 티슈 조각이었다. (≧▽≦)
그런데 왜 뒤통수에 티슈가 붙어?
신기하네.
코를 풀고 그냥 뒤통수의 땀도 닦았나?
"야, 학생, 뒤통수에 티슈 붙었소! "
알려 줄까, 말까 망설이고 있자 학생이 달리기 시작했다.
전철이 거의 도착했나 보다.
그 학생, 언제쯤에 알아 차릴까?
학교 가면 친구가 알려 주겠지.
참 내가, 자기가 나이 많이 먹었다고 지레 짐작했네.
아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