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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그릇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3
마츠모토 세이조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평점 :
마츠모토 세이초의 가장 유명한 소설중의 하나다.
과거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었고(1974년), TV드라마는 1962년, 1977년, 1991년, 2004년, 계 4번이나 제작되었다.
특히 2004년의 드라마는 나도 봤던데, 출연자의 높은 연기력 덕분에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단, 첫 사건의 동기[動機]와도 관련되는 과거의 “문제”가 원작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원작보다 더 설득력이 있었는 듯)
일본에서 마츠모토 세이초의 소설은 “사회파(社會派) 미스터리”라고 불리우는 경우가 많다.
그의 소설은 많은 경우 사건의 트릭이나 그 추리과정만이 아니라 사건에 이르는 배경, 사회적 환경까지 언급하기도 한다.
이 소설 역시 그러하다.
토쿄 가장자리에서 한 남성이 살해된다.
사건 수사 첫 단계에서 알아낸, 남성이 말했다던 사투리가 사건의 배경을 더 복잡하게 한다.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 되지 않는 채, 수사는 성과 없이 엉터리 방향을 헤메게 된다.
결국 형사의 끈질긴 노력에 의해, 사투리의 수수께끼, 피해자의 사건 이전의 행동의 수수께끼, 그리고 사건 동기와 직접 관련되는 과거의 일들이 해명 되어간다.
중반의 다른 살인사건은 방법이 SF와 같아서 이질감을 느끼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수사 과정이 착실해서 마음에 든다.
특히 사투리의 수수께끼 해명 과정은 마츠모토 세이초의 착실하고 정확한 조사 자세를 잘 보여주는 재밌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한 수수께끼 풀기에서 얻게 되는 달성감과는 전혀 다른, “인간의 카르마”와 운명의 깊은 슬픔으로 인한 “마음의 앙금”을 남게 한다.
그것이 바로 제목의 “모래 그릇” 그 자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