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브레인 - 삶에서 뇌는 얼마나 중요한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나답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YOLO LIFE를 말하는 사람들도, KINFOLK Style과 미니멈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의 대답도 비슷하다. 자주 즐겨보는 영화감독의 주연 배우들도, 소설 속의 주인공들도 그렇게 대답하고 있다. 심지어, 내 친구들이나 후배들도 그렇게 말하곤 한다.

2. 그런데 나답게 사는 게 뭘까? 내가 정한 삶의 Rule을 따르면서, 타인의 생각과 간섭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고, 바라고 싶던 것들을 행하며 사는 것. 또 그러면서도 주변과 함께 어울리고, 좋은 기운을 나눠주고 받는 것. 그리고, 자신이 꿈꾸는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는 것 정도가 해당되지 않을까? 가끔씩은 여유를 느끼면서, 조용한 시간을 갖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신나고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함께 어울리는 일들도 함께 곁들이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다투기도 하겠지만, 다시 이해하고 친해지면서 말이다.

3.  <브레인>의 저자인 "데이비드 이글먼"은 우리의 삶과 인생을 뇌과학(신경과학)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1.4킬로그램짜리인 쭈글쭈글한 뇌 덩어리 속에 우리의 기억들과 꿈, 경험이 모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당신의 경험들은 유일무이하므로, 당신의 신경 연결망의 광역적/세부적 패턴들도 유일무이하다. 그 패턴들은 평생 동안 변화를 멈추지 않으므로, 당신의 정체성은 움직이는 표적과도 같다. 당신의 정체성은 절대로 종착점에 이르지 않는다..." 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주름도 많아지고, 쭈글쭈글해지는데, 각각의 공간들이 모두 다 중요한 무언가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어릴 적 경험들과 삶에 있어서 반복된 무언가가 당신의 뇌에 지워지지 않는 미시적 각인들을 남기고, 이것이 당신을 만들고 당신의 미래를 제약하게 된다고 말한다.

4. 인지능력을 발휘하는 십자말풀이, 독서, 운전, 새로운 솜씨 학습, 책임감 보유는 뇌를 활발하게 유지시키는 활동의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 또 사회 활동과 신체 활동도 마찬가지이고. 바이올린을 꾸준히 연주한 아인슈타인 뇌의 피질 부분은 오메가 기호라 불리는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고 한다. 그의 천재성이 바로 이 부분과 관련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뇌는 시각과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 기관과 연계되어 복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판단하며, 저장한다고 한다. 아직까지 이 총체적인 메커니즘은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어릴 적에 부모님의 사랑 대신 무관심과 감정적 방치 속에서 길러진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성격적 결함과, 치료를 위해 뇌의 일부분을 제거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감각과 사고 기능 일부의 상실은, 인간의 신경계가 유년기의 학습 시간을 거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작동하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는 있겠다.

5. 저자는 책 속에서 많은 질문들을 던진다. 그중에서도 쉽게 답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누군가가 범죄를 저질렀지만, 그것에 분열된 자아에 의한 것이거나, 통제되지 못한 또 다른 뇌에 의한 것이라면. 그리고, 우리가 평소 자각하지 못한 무의식에 의한 결과라면. 반대로 우리는 이러한 무의식을 발현하여, 새로운 능력과 기회를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다. 앞의 사례들이 부정적인 무언가라면, 후자는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긍정적인 영향을 보고자 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겠다.

6. 영화를 보면 우리의 의식을 업로드하여 영원히 보관할 수 있고, 이를 컴퓨터에 이식하여 계속된 자아(?)로 남겨놓는 경우도 있다. 또, 어쩌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뇌에 의해 속고 있는, 시뮬레이션 속, 매트릭스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 저자는 - 이야기한다. 리처드 도킨스가 말한 유전자(여기서는 뇌)의 확장된 표현형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우리가 누가 될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결국 나답게 산다는 건, 자신의 뇌를 유일무이한 무언가를 각인할지를 결정하는 게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슈퍼아시아 - 세계경제를 뒤흔드는 아시아의 힘
KBS <슈퍼아시아>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아시아에는 전 세계 74억 인구 중에서, 절반 이상인 약 44억 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아프리카 인구수(약 12억)의 약 3.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무엇보다 30세 이하의 젊은 인구가 10억이 넘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우에는 인구 증가 속도가 낮아지고, 노년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아시아는 이 부분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생산 능력과 소비 시장 둘 다 말이다.)

2. 이번에 읽은 <슈퍼 아시아>는 이처럼 세계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중국, 인도,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값싼(경쟁력 있는) 노동력과 막대한 지하자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소비 시장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신흥 국가들의 모습은 약 백 년 전 제국주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로저스 홀딩스의 회장, 짐 로저스는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슈퍼"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3. 먼저 중국을 보자. 무려 5개의 시차가 존재하는 넓은 영토를 고속철로 촘촘히 연결한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막대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제 첨단 산업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비야디(BYD), 드론 산업의 DJI, IoT 분야의 샤오미, 전자상거래 분야의 알리바바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이 외에도 태양전지/풍력발전/세탁기/냉장고/에어컨/CCTV 등 총 8개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길거리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한 신용카드 거래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모든 기술과 변화 양상은 이미 중국에서는 일상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만 같다.

4. 인도 역시 무섭게 변화하고 있는 나라이다. 서서히 생산 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중국과는 달리, 2030년을 기준으로 생산 가능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곧 인구수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또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이지만 IT/바이오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서서히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제도 개선과 빈민층 구제를 통한 중산층의 증가도 인도 경제에 있어 청신호라 할 수 있다.

5. 인도차이나 반도 국가들도  중국의 막대한 지원과 아시안 하이웨이와 같은 교통 인프라 구축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인건비가 상승한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생산 공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의 지원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LG와 삼성 역시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입주시켰고.

6. 이외에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물류/유통에 있어서의 지리적 이점과 막대한 지하자원과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관련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투자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도 이 지역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중국의 막대한 투자 자본이 이미 상당수 국가를 잠식(?) 한 상태라고 한다.

7. 미국 CSIS 선임고문 앤드루 시어러는 <슈퍼 아시아>의 시대는 이미 왔으며, 앞으로 많은 리더십이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도와 중국간 국경 갈등과 북한발 미사일 문제 등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경제성장과 함께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도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
마이클 케이시.폴 비냐 지음, 유현재.김지연 옮김 / 미래의창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1. 비트코인은 - 아직까지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  사토시 나카모토란 사람이 2009년에 처음 창안한 디지털 화폐이다. 디지털 화폐, 가상 화폐, 암호화 화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물리적 형체가 없으며, 분산 원장 또는 공공 거래 장부라 불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만 있으면, 익명으로 거래가 가능하며,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개입 없이 작동한다는데 큰 특징이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크게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와 기존 금융 거래 시스템의 수수료 수입 구조에 대해 반발을 가진 사람들의 지지를 얻게 된다.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키프로스 금융 위기 당시, 정부가 일괄적으로 은행 고객들의 예금을 동결시키자, 이에 반발한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렸다는 일화는 유명하고. 특히,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동유럽과 남미에서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가상통화가 더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2.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 개로 한정되어 있다. 사람들은 분산 원장의 거래를 서로 확인하고, 복잡한 수학 연산자를 푸는 방식을 통해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채굴한다고 표현한다. 채굴하는 데는 엄청난 양의 그래픽 카드와 전기를 소모해야 하는데, (이미 중국에서는 공장 규모로 채굴장을 운영한다고 하니, 일반인들은 채굴보다는 매매를 통해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에 대한 보상 메커니즘이라 보면 되겠다. 참고로, 채굴은 무한정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2100만 개로 한정된 수량 안에서, 21만 개가 발행될 때마다 반감되어, 최종적으로 "0"에 수렴한다고 한다. 이는 통화 공급을 중앙정부의 재량에 따라 마구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과도 맞물려 있고, 금과 같은 귀금속이 화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유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조금 더 나아가서, 태평양 지역의 섬나라에서 거대한 돌을 화폐로 사용했다는 (그게 바다 안에 가라앉아 있든, 산에 쌓여 있든 관계없이 말이다) 이야기와도 연결될 수 있다. 게다가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통해 그것을 증명할 수 있게 만들었고.

3. 비트코인은 이후 수많은 자유주의자, 무정부주의자, 기술 전문가, 그리고 사업가들에게 의해 받아들여지고 발전해 왔으며, 현재는 달러 이후의 대안 화폐로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차익 추구를 노리는 투자자들과 현금 없는 사회(?)를 꿈꾸는 기존 금융산업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 마운트곡스의 해킹 사례와 급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비트코인의 가치 변화 등도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고.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빗썸, 코빗과 같은 디지털 화폐 거래소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실제로 투자하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중앙 통제가 없다는 점, 실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지나친 변동성 등을 이유로 들어 여전히 사용을 꺼리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통화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거부하는 사람들은 역사가 진행되는 반대 방향에 서 있다고 말하며, 이것이 큰 흐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반복된 세계의 금융위기와 지불시스템의 오류 때마다 사람들이 계속 비트코인으로 몰려들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4. 저자들 역시 책에서는 명확한 해답을 주진 않는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역사와 진행 방향, 그리고 관련된 배경 지식들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나 역시 앞으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어쩌면 단순히 비트코인의 투자 수익률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모든 것들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영작문 : 품사편 - 문장으로 완성하는 따라쓰기 누구나 영작문
오석태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누구나 문장으로 완성하는 영작문 따라 쓰기> 시리즈의 두 번째 책, 품사 편을 마저 읽었다. 첫 번째 책에는 다섯 가지 문장 형식별로 100개의 예문을 소개하고 있고, 이 책에서는 총 180개의 문장을 17개의 품사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각 품사별로 10개의 문장을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 특수 구문 파트가 추가되어 있으므로, 총 18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다) 각 문장을 필기체로 연습하도록 페이지 하단을 할애하고 있다든지, 들어가기 전에 접두사와 접미사를 간단히 소개하고 있는 부분은 전편과 동일하다. 또한 전체적인 편집 및 디자인 역시 동일하고. (다만 색상만 주황색 계열로 바뀌었다)

2.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각 품사 별로 10개의 예문을 소개하고 있는데, 명사 / 관사 / 대명사 / 관계대명사 / 의문 부사와 관계부사 / 형용사 / 부사 / 동사의 시제 / 조동사 / 수동태 / 부정사 / 동명사 / 분사 / 일치와 화법 / 가정법 / 접속사 / 전치사 / 특수 구문의 열여덟 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사실 모든 내용이 중고교 시절에 배운 내용이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고, 일부러라도 하나하나 읽어두었다. 또 몇몇 문장은 검색해보니 중요 예문으로 자주 검색되곤 하는 내용이었고.

3. 기본적인 시제와 수 일치, 문법 등은 억지로 외우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레, 당연하게 인식되도록 연습해 두라는 게, 많은 영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중요 조언 중의 하나다. 이는 나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고. 책 속에 등장하는 핵심 예문 백팔십 가지를 잘 외운다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표현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저자가 원하는 책의 활용법이 아닐까 생각되고. 아래의 사진은 시리즈 두 권을 훑어보고, 노트에 정리하는 모습인데, (사실 매우 간단한 내용들이라,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들만 제대로 외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4. 리뷰를 끝내기 전에, 한가지 궁금한 점은 저자인 오석태 씨가 쓴 또 다른 책, <다시, 영어를 보다>가 비슷한 시기에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는 사실. 두 권 다 5형식이라는 구성 속에서 대표 문장 형식을 암기하도록 하자는 콘셉트는 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는 필기체 습작용으로 100개의 문장을 암송하도록 되어 있고, 다른 한 권은 310개의 문장을 영화/소설 속의 문장과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다르지만. 시간이 된다면, 세권 다 같이 읽어보고, 학습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미즈노 가즈오 지음, 김정연 옮김 / 테이크원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1. 며칠 전 인터넷에서 「한은 기준금리 동결... 」이라는 기사를 봤다. 신정부 출범 이후로 주가 및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높은 편이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유럽중앙은행, 연준, 일본은행 등도 최근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을 보면 - 심지어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다 - 여전히 전 세계는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참고로 신문기사의 마지막에는 선진국 주도의 글로벌 긴축(양적완화 축소)과 미국 기준금리와의 역전을 통한 자금 유출을 고려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가계 부채 부담 및 성장세 등을 고려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기준 금리 동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 지난 주말에는 일본의 경제전문가 두 분이 지은 <자본주의의 종말, 그 너머의 세계>라는 책을 읽었다. 둘 다 국제금융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고, 대장성, 내각부 등에서 일했다고 한다. (참고로 일본 대장성은 재무 관련 총괄부서로 현재는 재무성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일본 내각부는 경제 기획청 및 북방영토 + 오키나와 개발 + 황실 + 영전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들은 자본주의의 역사, 특히 서구가 중심이 된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를 살펴보고,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며, 앞으로 일본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3.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 자본주의의 역사는 수집의 역사이며, 이제는 저성장 + 저금리가 일반화된 포스트모던 시기에 접근했다고 보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먼저, 현대 자본주의사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자. 1,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세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지만 1971년 8월 1일,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 정지 선언을 통해 첫 번째 위기를 맞게 된다. 그 이후, 오일 쇼크와 베트남전 패배 등으로 굳건했던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에 균열이 생기게 되고, 결국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합의에 이르게 된다. 이때가 바로 일본이 겪게 되는 잃어버린 20년의 시발점이 되고.

4. 그 이후의 사건들은 1991년 소련의 해체, 1994년 멕시코 통화위기,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1998년 러시아 위기, 그리고 2001년 9.11테러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등이 있다, 이처럼 세계 경제와 금융에 지속적인 타격을 주는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는데, 저자들은 이를 예상외 시대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이는 서구의 수집의 역사가 식민지 개척을 지나 실물 투자 공간이 모두 사라지자, 전자 + 금융 공간을 개척(?) 해 보다 높은 레버리지를 추구한 결과라고 말한다.

5. 과거 비잔틴 제국과 로마 제국에 위기가 온 다음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바로 초저금리였다고 한다. 더 이상 투자 수단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유럽만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지속적으로 식민지를 만들면서, 공간 혁명(그들이 주장하는 신대륙 발견)을 이룩했고, 이제는 전자+금융공간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매매회전율을 높이는 등의 과거 전략 답습을 아직까지도 계속하고 있다는 게 바로 저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건 이제 한계점에 다다랐고.

6. 수집하는 사람(중심)이 만든 시스템에는 반드시 수집되는 사람(주변)이 있다고 한다. 문득 영화 <주피터 어센딩>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이는 서구 중심의 기술 만능주의를 떠오르게 하는 개념이다. 저자들은 이 같은 기술진보와 규제 개혁만을 외치는 ONLY 성장주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저성장이라는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중산층의 붕괴와 자본주의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수많은 비인간적인 사건들도 비일비재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7. 재미있는 분석도 하나 있다. 바로, 자본 스톡이 과잉/포만/과다 상태에 있고, 더 이상의 신규 투자가 불필요하다는 것은 어쩌면 현재 우리가 바람직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의미라고 말이다. 저자들은 일본은 이미 투자할 필요가 없는 사회라고 말하며, 이 경우 기업이 낳는 부가가치는 자본 유지비인 고정자본 감모와 고용자에게 지불하는 임금으로만 분배되면 된다고 말한다. (GDP 상승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 성장주의자가 들으면 깜짝 놀랄 주장이겠지만) 어쩌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 소득에 대한 논쟁, 이전에 있었던 무상급식에 대한 논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배경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서가 아닐까란 생각도 했다.

8. 전 세계가 프런티어를 상실한 이때, 더 이상 고속 성장 만능주의는 정답이 아니다. 관용성과 슬로 라이프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 중심 경제가 필요하며, 고용자 소득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일부 사람들이 정신 승리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는 현재에 대한 만족감과 자부심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다만, 취업을 위한 인문학 1주일 코스.. 뭐 이런 걸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이 모든 것들이 저자들이 주장하는 솔루션들이다.

9. 피케티는 20세기 최대 발명이 중산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은 사라지고, 극소수의 부자(일반적인 통계에서는 보이지조차 않는...)와 나머지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저자 중의 한 사람인 미즈노 가즈오는 정신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21세기의 셰익스피어나 홉스가 될 수 있는 기회의 시기라고 말한다. 저성장 패러다임은 단순히 신문의 경제성장률 곡선 그 이상의 사회적 현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