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노래 두드림그림책 1
도경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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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책 한 권을 신청해 받아보았다. 제목은 <루시의 노래>. 임상 음악치료 등을 공부하고 현재는 세대 간을 아우르는 감정 교육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고 하는 도경희님이 지은 책이다. 참고로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그림 때문이었는데, 교과서에도 수록되고 국제 대회 수상 경력도 보유한 한담희 작가님의 그림들이라고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양이 친구 한 마리와 하늘을 떠돌던 - 스스로 빛을 잃었다고 믿고 있는 - 별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고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따뜻한 친절함과 다정한 응원이 관계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리고 이름이 갖는 중요성까지도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색연필이나 크레파스 또는 파스텔을 사용해 그린 그림 같아 보이는데 각 페이지별로 다른 색감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녀에게 읽어주면서 부모 역시 그림을 감상하면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인 만큼 금방 그리고 쉽게 읽을 수 있다. 아직 순수한(?) 아이들에게는 얼마 되지 않는 텍스트가 하나하나씩 의미로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다. 부모님이 읽어주고 나서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하기에도 좋겠다 싶었다.

새해 첫날이라 새벽부터 산에 다녀왔다. 일출 시간까지 기다리느라 몹시 추웠지만 - 가져간 물이 다 얼어 있었다... - 그래도 좋았다. 집에 돌아오니 택배가 와 있길래 뜯어서 펼쳐보니 바로 이 책이었다. 가벼워서 금방 읽었더랬다. 책을 읽을 아이들이나 함께 볼 어른들에게도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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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삶은 보통의 날들로 이루어진다 - 리추얼이 만드는 일상의 회복력
펄 카츠 지음, 정영은 옮김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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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의 중요성은 요즘에 하도 많이 언급되고 있어서 따로 설명하는 건 불필요할 듯싶다. 반복된 일상의 루틴을 습관화하여 삶에 정착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말이다. 저자는 여기에 일상의 틀과 규칙으로서의 리추얼을 추가한다. 많은 사람들은 리추얼을 의례적인 행사나 의식으로 떠올리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는 대부분 자신만의 리추얼 안에서 움직다. 규제로 인해 우리는 자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며, 일상과 비일상을,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령 가족과 직장에서의 위치, 승진 전후로 동료와 직장 상사의 역할과 같은 것들을 잘 분리하게 되고 그 안에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게 된다고 말이다.

가족의 의미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리추얼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함께하는 식사와 대화의 시간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면 되겠다.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 그리고 결혼식과 장례식에 함께 모여 규율 -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게 좋겠다 - 을 지키면서 행동하는 것의 장점과 긍정적인 효과를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된다.

다른 방향에서의 리추얼도 있다. 먼저 케이준 문화라는 게 있는데 미국 남부를 중심으로 발달한 문화로 전통적으로 근면한 노동과 독실한 신앙, 비폭력과 보수적인 가족과 공동체 책임을 강조한다고 한다. 하지만 매년 뉴올리언스에서는 마르디 그라라는 행사에서는 반대로 금지된 행동을 하며 일탈을 즐긴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무언가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나름의 규칙을 지키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일탈은 금지한다고 한다. 케이준 문화가 중시하는 모든 가치는 경계 안에서 한정된 자유를 허용하는 리추얼을 통해 유지된다(99page)고 말이다.

이 외에도 출산과 죽음 그리고 기타 다양한 환경 - 심지어 훅업 문화에서조차 -에서의 리추얼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우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끝으로 완전한 몰입 상태는 걷기, 달리기, 운동, 샤워, 고속도로에서의 운전, 명상, 종교의식 참여 등 루틴한 리추얼을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고 한다. 긍정적이면서도 창의적이며 일상을 더욱더 건강하고 여유롭게 - 천천히가 아니라 차분하고 침착하게 - 만들어가는 나만의 루틴과 리추얼을 만들어가는 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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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에티카』 해설서
황진규 지음 / 철학흥신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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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유럽의 철학자 스피노자가 쓴 <에티카>는 인간과 신 그리고 이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일반적인 전개가 아닌 수학적인 구조로 된 책이라 이해하기에 쉽지 않고, 무엇보다도 다루고 있는 주제 역시 평범하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요약해서 말해보자면 <에티카>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감정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에 우리는 자연과 우주의 법칙을 따를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고 말하는 책이다.

황진규 님이 지은 <스피노자 자연스러운 삶을 위한 철학>은 바로 이렇게 어려운 에티카와 스피노자의 철학을 저자의 시각과 경험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다만 누군가의 사고방식에 따른 해설을 읽는 것이므로 독자는 반드시 자신의 판단하에 - 무조건 그렇구나라고 해석하지 말고 - 읽어야 함을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각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폄훼하지 않으면서도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

첫 장은 더 나은 나를 위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려고 노력하고 진정한 기쁨을 주는 생활 규칙을 마련하여 나만의 특정한 삶의 규칙과 체계를 반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 편안한 마음을 위해서는 실존적 경험이 중요하다.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신 것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저자는 이를 통해 정신으로 과도하게 쏠리려는 에너지를 신체로 되돌려 긍정의 힘을 채워두는 걸 강조한다.

기억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다. 일반적으로 깊게 새겨진 기억이란 내 몸의 변화를 초래할 정도로 강렬했던 무언가를 의미하는데 그래서 대부분은 안 좋았던 순간들을 많이 떠올린다. 그래서 어쩌면 좋았고 평안했음에도 이런 나쁜 기억들에 의해 과거가 퇴색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그래서 이미 없는 것을 자꾸 보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것을 보라고 말한다. 현재를 살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존재를 끈질기게 지속하려고 노력하는 코나투스의 중요성도 잘 새겨둘 필요가 있겠다. 또 스피노자의 심신평행론도 마음 돌봄 측면에서 의미 있는 담론 같아 보이므로 꼼꼼하게 읽어보면 좋을 듯싶다.

끝으로 <에티카>를 다룬 그림책이 하나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훑어보니 그림보다 글이 더 많은 책인듯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쉽게 <에티카>에 대해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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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시사이슈 2026 - 현직 기자들이 직접 쓴 대입 논구술과 면접 대비 필독서
강병철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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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토요일 수업을 마지막으로 지속가능경영 MBA 3학기 과정이 끝났다. 이제 내년에 한 학기만 더 다니면 졸업이고 석사 학위도 취득한다. 올해는 이제 약 십일 정도 남았고 운 좋게도 한동안 바닥을 기고 있던 보유 주식 대부분도 붉은색 플러스로 돌아섰다. ADsP를 포함해 자격증 4개도 취득했고, 국제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금상도 받았다. 헌혈은 70회, 영남알프스 완등과 금정산 챌린지도 기억에 남는다.

쉬는 시간 동안 틈틈이 시사 이슈 도서를 한 권 읽었다. 책 제목은 청소년을 위한 도서라고 하지만 사실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오히려 시사 이슈에서 많이 멀어진 직장인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한 명의 저자들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었고 내년에도 여전히 이슈가 되거나 영향을 미칠 열한 가지의 콘텐츠를 이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관세 전쟁과 상법 개정 그리고 AI 패권 경쟁과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관세 전쟁과 AI 패권 전쟁은 대학원 수업과 과제와도 연관되는 주제여서 주의 깊게 읽었던 부분인데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주식 시장 전망에 대한 언급이 인상 깊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이슈도 논의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AI 패권전쟁과 스테이블 코인 부분도 해당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을 숙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지니어스 법안(미국 스테이블 코인 국가 혁신 지침 및 수립)과 테더와 서클과 같은 법정화폐 담보의 비수익형 스테이블 코인의 구조 등은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정보였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도입에 대한 논의도 뜨거운데 중국식 중앙 집중 통제형으로 갈까 봐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있고 무엇보다도 통화 시스템 질서를 무너뜨릴지도 모르다는 불안감도 크다고 한다. 또 실제 사용 여부에 대한 논의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이 외에도 정치적 이슈들도 많았다. 언론인들답게 계엄과 내란을 구분한 것처럼 보이는 워딩이 인상 깊었다. 계엄은 사실이고 내란은 주장이자 판단이기 때문이다. 또 개헌과 노동 개혁에 대한 이야기도 직장인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콘텐츠라 생각된다. 끝으로 케이던 열풍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과연 K-콘텐츠로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도 읽어보면 좋겠다란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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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뜬구름
찬쉐 지음, 김태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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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함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매번 서두르고 시간에 쫓기는 일상이 반복된다면, 그건 바쁘다기보다는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 인원(투입량)이 늘어나도 비효율성은 더 커지고 친절함이나 따스함과는 거리가 더 멀어진다면 반드시 일상과 루틴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게 쉽지 않다면 더더욱 마음가짐과 행동을 단정하게 그리고 꾸준히 다스리는 게 중요하다. 때로는 상황과 환경을 조율하고 바꿔보는 게 변화를 가져오는 지름길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로테스크하고 초현실적인 느낌을 강하게 풍기는 공간에서는 자연스레 공허함과 불안감 그리고 소외와 혐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자리 잡는다. 중국 특유의 감시사회의 냄새가 스며들어있는 중국 여성 작가 찬쉐의 소설 <오래된 뜬구름>에서는 향기보다는 냄새가, 화려함과 다채로움보다는 얼룩진 자국과 같은 이미지가 책을 가득 채운다. 감각적인 소재들과 표현이 가득하나 그 안에는 불안감과 파편화된 일상만이 자리 잡고 있다.

감정은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의심과 감시만이 남아 서로의 감정선을 건드린다. 거울이나 짓밟힌 꽃가지, 쇠꼬챙이와 같은 소재가 그런 느낌을 더욱 증폭시킨다. 두둥실 떠다니는 꿈결같은 구름, 햇살 좋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그런 날의 구름이 아니라 미세먼지가 잔뜩 끼어있는, 실체가 없고 마치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구름이다.

실험적이고 난해하며, 그로테스크한 반서사로 표현되는 소설이라고 국내외 평론에서는 말한다. 나는 여기에다가 뒤틀린 가족들과 이웃 간의 관계와 상호 염탐을 넘어선 감시에 대한 불안감이 저변에 깔려있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불완전하고 불분명한 무언가로 가득 차 있고, 줄거리가 있다기보다는 단절된 감각의 이동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서 - 솔직히 말해서 - 쉽게 읽히지는 않았던 소설이다.

2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사탄 탱고' - 어제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렀다가 책 상태가 너무 좋아 바로 한 권을 구매했다 -처럼 묵시록적 분위기가 가득 찬 책들이 서점과 평단에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열린책들의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추醜의 미학, 불안한 풍경 속 뒤틀린 형상들의 몽환적 스케치라는 표현이 너무나 와닿는 작품이다. 라슬로는 그래도 과거보다는 미래를, 지옥에서 희망을 꿈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찬쉐는 악몽 같은 현실의 무한 루프(서울신문 기사 제목 인용)를 이야기하면서 독자들에게 그 어떤 결말도 단정 짓지는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은 책을 다 읽고 난 독자들의 몫을 테고, 무언가를 선택하고 움직이는 것 역시 바로 자기 자신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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