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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대한 자유 ㅣ 아포리즘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4년 8월
평점 :
프리드리히 니체가 쓰고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라는 분이 엮은 <니체의 위대한 자유>를 읽었다. 이 책의 띠지에는 오직 나로서 존재할 자유를 얻고 나만의 힘으로 위대해지기 위한 니체의 352가지 아포리즘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참고로 아포리즘이란 금언, 격언, 잠언, 경구 등을 뜻하는 말로 삶의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글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좋은 문구, 세상을 관통하는 짧은 무언가인 셈이다.
원래 제목은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편집자들은 스트레스라는 단어의 사용이 니체의 사상을 온전히 나타내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외부로부터의 일상적인 압박,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더 높은 행동 기준과 성과에 대한 요구,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긴장감들을 하나의 무언가로 표현할 만한 단어를 찾기가 어려웠을까.
엮은이는 삶의 짐과 같은 인생의 모든 역경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을 편하게 만들려는 습관적인 충동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가끔씩의 휴식을 즐기며 과도한 긴장감을 해소해 가면서 '살아가며 행동하라'라고 독자들에 조언한다.
니체는 늘 새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고의 신진대사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자기 자신을 원하며, 자기 자신이 되라고 말한다. 또 많은 사람들은 통찰력을 배우려 하기보다는 가치 판단을 하기에 바쁜데, 그런 연유로 진정한 식견에 다가갈 수 없다고 말한다. 주변에 귀 기울이며,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자신의 견해가 틀림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 대신에 애써 자책하지도 말고 스스로를 멸시하지도 말아야 한다. 자신과 친구에게는 성실하고 적에게는 용기를 가지며, 패자에게는 관용을 베풀며 그 밖의 모든 경우에는 예의를 지킬 것!
명랑함, 과거를 깨뜨리고 해체할 힘, 강하고 원만하며 균형 잡힌 정신, 내적인 충만함, 자신의 안녕과 자기 긍정도 니체가, 그리고 역자가 강조하는 가치이자 덕목들이다. 우리들은 그리고 나는 과연 이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많을 텐데, 스스로를 이러한 가치와 기준에 재단하면 과연 몇 점이나 받을 수 있을까. 다행이라면 이를 측정할 계량적인 도구가 없다는 사실 정도.
항상 사물의 논증을 파고들고자 하면 그 끝은 언제나 파멸에 이른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집에 와서는 우울함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는 하루와 삶이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피로 때문일 수도 있다. 괜히 건강이 중요한 게 아닌 셈. 꾸준한 운동으로,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이를 극복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좋은 평판을 위해 때론 자신을 희생한다, 고독은 때로 자신의 인격을 향상시킨다, 행복은 약속된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방식으로 살아가고 행위 할 때 비로소 찾아오는 것이라는 문구도 눈에 들어온다.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니체의 삶과 글에 대한 해설을 마저 다 읽으니 그의 사상이 조금 더 친근하게(?) 그리고 가깝게 다가온다. 잠깐 쉬었다가 마저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