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 수업 -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정영훈 엮음, 김익성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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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면 직장인의 행복, 징검다리 퐁당퐁당 연휴다. 회사 사람들도 이미 하루씩 휴가를 올려두었다. 나도 하루 정도 연차를 쓸까 했지만, 아직 경평 보고서 작성 초안은 시작도 못해서 그때 좀 프레임을 잡아보기로 했다. 매일 아침 전년도 보고서와 각종 자료를 펼쳐두고 제목과 분량을 잡아보려고 하면 항상 다른 일들이 생긴다. 다음 주 월요일과 수요일은 분명 대부분 직장인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평소보다는 조금 더 조용하지 않을까 싶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생 수업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직접 쓴 건 아니고, 그의 철학서인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메이트 북스에서 엮어서 펴낸 책이다. 어렵고 낯선 고전을 읽을 때는 이렇게 한 단계 걸쳐서 들어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래 봬도 책이 두껍기 때문에 쉽게 보는 것은 금물이다.

일단 이 책이 뭐에 대한 것이냐고 묻는다면 행복에 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더 거창하게 그리고 포장해서 말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은 행복을 향해 살아가야 한다는 거다. 만족스러움과 즐거움은 행복한 삶에 뒤따르는 것이므로 이를 목적으로 살아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란 자신이 타고난 기능을 목적에 맞게 탁월하게 수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며칠 전에 읽은 니체의 행동하는 삶과도 연결되는 듯한데,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의 덕을 중요한 요소로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유덕한 성품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타고나는 것보다는 꾸준히 실천해서 습관화하여 자연스레 나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극단에 서 있는 사람들은 중도에 있는 사람을 서로 상대편 극단으로 몰아붙인다고 한다. 비겁한 사람은 용기 있는 자를 무모하다고 하고, 무모한 사람은 용기 있는 자를 비겁하다고 폄하한다. 진정한 성품은 자연스러움에 있다고 한다. 과함을 경계하고, 절제할 줄 알아야 진짜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정의로움, 인색함과 헤픔 사이에서의 중도, 과함과 부족함도 아닌 중간을 선택할 줄 아는 올바른 이성. 생각보다 철학적인 조언들이 일반적인 책들보다 한 단계 더 깊게 들어가서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모두 한 번 이상은 곱씹어 볼 말인 듯했다. 무엇보다도 나부터 과연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실천할 수 있는지를 자문하게 했고.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지는 조언들도 보인다. 자제력을 갖는 것과 인내심이 깊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 또 무절제함과 자제력이 없는 것도 다르다. 전자는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있기에 후회를 모르며, 후자는 보통 술과 함께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무절제는 악덕에 가까우며, 스스로 나쁘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말이다. 자제력을 잃었다고 하여 나쁘거나 정의롭지 못한 것은 아니기에, 이는 습관을 바꾸면 되는 문제이지 본성에 대해 언급할 문제까지는 아닌 것이다. 스스로의 본성을 파악할 수 있다면, 결국 우리에게는 습관, 즉 오랜 시간 쌓아온 훈련의 과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게 바로 우리의 본성이 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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