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며 슬픔 다 잠자코 옆에 있어 줄 뿐.참 어려우나대화가 꼭 필요한데 더욱 중요한 것은 적절한 때.크게 두 사건이 짜여 흐른다.그해 다음 여름은 어땠을지 궁금하다.
20세기 중반 미국도 폭력의 시대였다.아들의 약한 부비강을 치료한다고 당시 처방대로 엑스선을 주기적으로 쏘인, 의사 아버지정신병을 앓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 신경질적이고,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어머니아래서 자라 목 부위에 암에 걸려 성대 반을 잘라내야 했던예민한 사람의 성장과 극복실로 웃음기 1도 없는, 그래서 온통 무채색으로 그려진무거운 이야기
잡초와 제초제에 관해 읽다 보면 식물에 관한 과학을 이해하는 것보다, 식물을 상대하는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 P11
식물계의 깡패인 잡초는 언제나 승리한다. 어떻게 이 럴 수가 있을까?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은, 그냥 두었으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하찮은 식물이 인간이라는 공범의 도움으로 잡초가 되기까지 거쳐온 길에 숨겨져 있다. 그 길은 잡초마다 다르지만 모두 식물의 진화가 인간의 행동과 뒤얽혀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잡초는 동반자인 인간처럼 다른 개체의 희생을 담보로 자원을 차지하는 기회주의자다. 잡초는 유전적 변화를 통해 인간에게 저항하고 인간은 잡초를 그럭저럭 견딜 만한 존재로 만들 기회에 저항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잡초와 인간 모두 서로에게 저항해왔다. 하지만 어리석음을 과시하는 것은 인간뿐이다. - P16
잡초는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종이 달라질 뿐 아니라, 그 종이 잡초인지 아닌지도 때와 장소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잡초’도 ‘잡초다움’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잡초’에 대한 고정된 정의가 없거나, 어느 식물이 미움을 받아 마땅한지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이 처치 곤란한 불한당을 만들고 파괴하는 일에 일조해왔다. - P29
다니구치 지로의 호평이 띠지에 있어 읽었습니다. 이야기가 좀 단순한게 아쉽습니다. 아기 백호가 가족의 원수 불곰을 끝내 이기는 이야기인데, 야수로의 성장이 자연과 더불어 나왔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족을 잃고 겪는 시련만 쭉 나오고 번개와 천둥 치는 한 장 이후 갑자기 최강자가 되어 복수를 휘리리. 그림은 수묵이라 만화로는 굉장히 낯설지만, 호랑이에는 잘 어울립니다.
초반에는 화자가 노인인 줄 몰랐다. 어찌나 담백한지 바싹 말라 이것이 시인가 일상의 기록을 행갈이만 한 것인가 헷갈릴 정도. “아득한 전생의 어느 가을날내 앞에 떨어진 나뭇잎들인가돌아가자고 이제그만 돌아가자고귓전에 속삭이는 듯”- 가랑잎 76쪽이 정도로 70대 후반과 80대 초반의 노년을 담박하게 그려내는 듯싶었는데, 4부에 몰려 있다. 외로움과 죽음과 슬픔이 즐비하다.“안국역에서 3호선 전철을 타고 떠나가는 늙은 친구들 배웅하고 돌아서니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그들을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아슬퍼진 것이 아니었다 내가혹시 앞서가게 되더라도 제각기살아남아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료에 시달리며지저분한 잔반殘飯을 치워야 할 그들이문득 불쌍해져서 남몰래홀리는 눈물이었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 90쪽그러나, 아마도 김광규는 ‘문이 없는 시간 속으로 사라져버’릴 그 순간까지 끝내 시를 쓸 것이다. 아래와 같은 사람이니까
바로 그런 사람맞아방금 떠올랐던 생각귓전을 스쳐 간 소리혀끝에 감돌던 한 마디그것이 과연 무엇이던가그래그것이 맞아틀림없어참으로 기막히지 않은가하지만 그것을 뭐라고 해야 할지달리 바꾸어 말할 수도 없고글로 옮겨 쓸 수도 없는바로그것을어떻게 되살려낼까궁리하다가 평생을 보낸 사람 - P32
기억은 언제나 혼자서 펴보는 앨범홀가분하게 가을철 맞고 싶어자디잔 걱정거리 씻어버리려 해도마음은 뜻대로 비우기 힘든 그릇 - P18
가물거리는 그저께 기억수첩을 꺼내 보지 않으면 누구를만났는지 얼른 떠오르지 않네손을 뻗치면 곧장 닿을 듯 가까운어제의 하루 전날안타깝게도 되돌릴 수 없네그저께 보낸 메일 - P31
온 세상 모든 사물에 스며들어혼자서 귀 기울이고 중얼거리며그 속에 숨은 뜻 가까스로 불러내는그런 친구가 곧 시인 아닌가 -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