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 발굴에 근거해 각 시대의 복장을 풀컬러로 보여준다. 그러니 ‘중국 복식에 관한 체계적이고 포괄적이며 직감적인 서적’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춘추 2쪽, 진대 역시, 그나마 긴 한대 5쪽 등 각 시대에 할애된 분량이 너무 적다.판형도 작고 전체 길이가 200쪽도 안 된다. 상세하지 않아 아쉽다.
“오양간 당나귀아-ㅇ 외마디 울음울고,당나귀 소리에으-아 아 애기 소스라쳐 깨고,등잔에 불을 다오.아버지는 당나귀에게짚을 한키 담아 주고,어머니는 애기에게젖을 한모금 먹이고,밤은 다시 고요히 잠드오.” 94-5, <밤> 은 잔잔한 이야기가 흐른다. 그 과정이 너무 순하고 자연스럽다. 천진하며, 마지막 구절도 산뜻하다.“만상을굽어 보기란무릎이오들오들 떨린다.백화어려서 늙었다.새가 나비가 된다.정말 구름이비가 된다.옷 자락이 칩다.” 82-3, <비로봉> 은 윤동주의 다른 시와는 빛깔이 다르다. 금강산 비로봉을 다녀와 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정지용의 <비로봉>이 떠오른다. 윤동주가 정지용의 시를 의식하고 쓴 듯하다. 백화는 자작나무다. 비로봉에 올라가 세상을 굽어보는 모습이 아기자기하면서도 깔끔하게 드러나 있다. 툭툭 내뱉는 듯하지만 잘 이어지고. 여운 가득한 마무리가 참 좋다.
주로 차이를 용납하지 않는 세상을 풍자하고 비판하는짧은 우화들을 만화로 그렸다.이런저런 생각을 블러 일으키는 얘기가 있다.최저임금 두고 임노동자와 자영업자를 싸우게 만들고 우아하게 웃는 지주들의 얘기 같은 것.
정희진 선생이 어느 강좌에서 3주 개근한 이들에게 선물로 주셨는데, 아내가 받아 읽기 시작한다. 나는 마지막 주 강의만 들어서 받지 못했다. 개인적 사정으로 해제를 쓰지 못했다면서 책에 관해서 재미있는 말씀도 해 주셨다. 저자가 오바마의 옛 연인이었다고. 한국 사회를 ‘젠더화된 민족주의의 계보’로 훑어본다고 한다. 신채호 편을 읽었다. “후손을 위해 한국의 찬란한 과거를 회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그는 ”을지문덕주의“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을지문덕주의는 무엇일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제국주의이다“” 46 흥미롭다.
그저 평범한 도록인 줄 알고 구해 읽기 시작했다.아니다.동아시아 해상 실크로드와 산동, 고대 한반도와의 교류에 관한 역사를 상세히 풀어낸 역사책이면서, 그것을 도와주는 전시품의 도록이 곁들여진 책이다.애초에 전시 기획이 알토란같이 충실했다. 얼마 전인데, 여기는 또 왜 안 갔나.산동에는 청주 용흥사지 출토 불상들이 있다. 박흥 용화사지에서도 불상이 많이 나왔다. 북주 시절 폐불 덕분에 고스란히 묻혔다가 20세기에 납시었다. 그 대강을 백제 불상과의 관계까지 짚어주며 보여준다.훌륭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