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실린 두 번째 단편 <비가 오나 해가 뜨나> 강추.그 부분에서 몇 번을 울었네, 웃다가.소심하고 말 많고 예민하면서도 징징대는 인물이 어떤 지점을 향한다. 그러고도 일상은 계속될 것이고.세 번째 단편 <말번힐스>까지 세 단편의 공통점. 1인칭 서술자 주변에 관계가 끝나가는 부부가 등장. 책 제목처럼 음악이 가득 흐르고.
역시 변역된 산문은 읽기가 거북하다.47살짜리 오래된 친구 남자애들이 상대를 부르는데 ‘자네’???어떤 지엽은 낯선 것이라 풍기는 유혹이 아니라 맥락 전체에 똥을 끼얹기도 한다.그럼에도 사뭇 예민한 사람들의 조심스러운 사귐과 거기에 깔린 음악이 있어 책을 놓지 않는다.
좋아하는 시인은 전작을 읽는다.돌아보니 이문재인 줄 알고 이재무를 읽었다.아내가 도서관에서 훑어 보고 괜찮다고 가져온 이 시집을 보고 알았다.일지를 훑어보니 10년 사이에 이문재를 읽은 적이 없었다.금세 다 읽었다. 언어 형식의 난삽함이 없다는 소리.올바르거나 내 취향의 내용. 김종철, 전태열, 기본소득, 문명 비판 등등.밥 한 번 같이 먹은 이홍섭 시인에게 취하면 전화하는 사이라고 한다. 부럽다.시덥지 않더라도 시답게 표현한 시들이 좋았다.이문재가 궁금해졌다.
탄수화물, 소금, 지방, 술, 맛있는 음식을 인류가 어째서 필요하게 진화했는지 과학적이고 인류학적으로 설명한다.그것만으로도 재미와 의미가 있는데,각 장의 뒤에 실천편이 있다. 매우 상세하고 체계적이다.밥은 좀 고민인데, 소금은 더 줄여야겠다는 생각, 오메가3를 당장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술은흠. 아직 읽고 싶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