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클래식 - 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안우성 지음 / 몽스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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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의 클래식

 : 안우성

 : 몽스북

 : 2021/09/18 - 2021/09/23


바리톤인 저자가 쓴 음악 에세이..

에세이라고는 하지만 음악가들의 이야기로 엮여 있어 음악가 에피소드 모음집으로 봐도 될 듯하다. 각 장마다 끝에는 음악가와 연관있는 앨범이 유투브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요즘은 유투브 없으면 책만들기도 쉽지 않을것 같다

저자가 성악가라서 그런지 작곡가 뿐만 아니라 성악가에 대한 내용도 많이 나온다.

사실 작곡가들은 조금 알아도 성악가까지 알만한 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유명한 분들인지 나는 잘 모른다. 

베토벤 소나타면 나에겐 그냥 베토벤 소나타지, 손열음이 했든, 임동혁이 앴든, 짐머만이 했든 다 잘하는 연주일 뿐이다. 하지만 연주가에 따라 같은 음악이라도 꽤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하루빨리 연주자까지도 골라서 듣는 수준이 됐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는 여러 성악가들이 나오는데 저자가 너무 칭찬을 많이 해서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려서 집에서 들은 음악이 결국 그의 인생을 바꾼것 같다. 역시 어릴 때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도 음악을 즐기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1% 음악은 소름이고 오글거림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결국 소름끼치고 오글거리는 순간을 만나기 위해 예술을 찾는다

4% 디스카우는 독일 가곡의 딕션, 정확하고 유창한 발음 하나하나에 예술의 숨을 불어넣어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독일어의 아름다움을 끌어냈다

4%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는 1828년 작곡되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 겨울나그네와 함께 슈베르트의 3대 가곡집으로 일컬어진다

7% 영감의 표현은 균형과 조화가 어우러진 형식 안에서 세련미와 우아미를 자아낼 때 비로소 의미 있는 것이며, 그럴 때 비로소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고 믿었다

8% 난 아직 매일, 조금씩 실력이 좋아지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당시 그의 나이는 95세였다

9% 1947년 스페인 내전이 결국 프랑코의 승리로 끝나자 카살스는 "프랑코가 스페인을 지배하는 한 공개 연주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프랑코 정권을 승인한 모든 나라에서도 연주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한다

10% 아침에 일어나면 피아노로 가 바흐의 프렐류드(전주곡), 짧은 소곡의 푸가(하나의 주제가 나타나면 다른 성부가 모방하며 대위법에 따라 쫓아가는 악곡형식) 중 두 곡을 골라 연주하는 것이다. 이런 행위는 집에 내리는 감사와 축복의 표현이었으며 매일매일 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문과도 같은 것이었다

20% 겨울엔 겨울 그대로의 쓸쓸함에 온전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 1시간 20분 동안 쓸쓸한 겨울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곡이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다

21% 이방인으로 와서 이방인으로 떠나가네로 시작하는 가사는 그 소녀는 내게 사랑을 얘기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결혼을 얘기했었지로 이어지며 사랑을 잃고 먼 길을 떠나는 남자의 애잔한 마음을 표현했는데, 아리게 아픈 겨울날의 풍경과 처절하게 혼자가 된 한 남자의 마음 상태가 저절로 그려진다

25% 사람의 음악적 취향은 33세 이전에 결정된다고 한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는 좀체 새로운 음악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쉽게 흘려버리고 만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였다

26% 음악은 관대하다. 시간문제일 뿐 끊임없이 두드리면 마음을 열어준다. 좀처럼 친해질 것 같지 않은 아주 낯선 음악이었지만 훈련을 반복하자 어느새 친숙해졌고 극과 음악의 흐름에 익숙해지자 보편적이지 않아 어렵게만 보였던 리듬과 화성이 어느새 아름답게 들리기 시작했다

33% 오페라 극장에서 신입 전속 가수는 그야말로 을 중의 을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맞는 역할이나 원하는 역할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34% 이탈리아 스타일의 시원시원한 테너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카우프만에 대해 "목소리가 성대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다"라며 비아냥대고, 또 그의 잘못된 발성 때문에 성악가로서의 수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우프만은 보통의 오페라 가수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 내며 1위 테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36% 문화의 일은 장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다리로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라 말하는 그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야말로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47% 한 작곡가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현악 사중주를 이해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의 말이다

50% 수십 년간 노래해 온 성악가가 도레미파솔파미레도를 30분이나 반복하며 웜업을 하는 일은 흔치 않다.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지루한 발성 연습도 초심자의 마음으로 성실하게 반복했던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다

54% 이탈리아 전역의 주요 장소에는 독재자의 초상화가 걸렸지만 "저 더러운 자식의 사진으로 스칼라 극장을 더럽힐 수 없다"며 용감히 저항하기도 했다

58% 1897년 카루소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의 로돌포 역을 위한 오디션을 받으러 골도나 극장을 찾았다. 이때 피아노에는 오페라 나비부인, 투란도트로 유명한 위대한 작곡가 푸치니가 앉아 있었다. 직접 반주를 한 푸치니는 카루소의 노래를 듣고 난 후 피아노에서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누가 당신을 나에게 보냈소? 신께서 보냈소?"

60% 사랑하는 연인에게 부르는 듯한 애절한 뉘앙스의 이 곡은 실은 '총리님께서 부디 나폴리를 다시 찾아주시기를 바란다'는 아부의 마음을 담은 곡인 것이다

64% 생상스는 작곡가로서의 명성만큼이나 천재 오르가니스트로도 유명했는데, 기교파 피아니스트 리스트는 생상스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오르가니스트다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널리 알려진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결혼 행진곡을 오르간으로 편곡한 사람이 바로 생상스다

67% 시간이 지나면서 그렇게 격의없고 옆집 아저씨 같은 거장의 모습이 이들 문화권에선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이런 사람들 덕분에 내가 공부하는 교정이 진정한 예술의 전당처럼 여겨졌다

71% 슈만은 낭만주의 음악의 선구자이고 그 최정점에 자리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 자신이 낭만주의 음악의 문을 연 주인고일 뿐만 아니라 대표 작곡가이며 그의 일생 또한 낭만주의적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78%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함께 4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꼽힌다

85% 성악가처럼 진지한 기량을 뽐내고 싶다면 강 건너 봄이 오듯을 추천한다. 이 곡은 KBS라디오 FM 신작가곡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앨범으로 발표하면서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87% 대식가로도 알려져있는 바흐는 외향적이고 친화력도 좋아 늘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며 춤추기를 좋아했다

87% 날씨가 좋은 계절엔 야외 광장에서, 추운 겨울엔 커피 하우스에서 모두에게 개방된 열린 음악회를 약 600회나 열었다고 한다

90% 전 세계 공통으로 음대생이라면 누구나 화성법을 배워야 한다. 화성법이란 이상적인 음의 조합과 배열을 공부하는 것인데 드뷔시는 화성법의 규칙에서 벗어난 화음과 조합을 좋아했다

91% 드뷔시는 인상주의 회화의 작법이 음악에서 더 아름답고 깊이 있게 표현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신비스러운 무의식의 시계,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찰나의 순간들을 꿈을 꾸는 듯한 음악으로 그려낸다

93% 작은 무대라도 초라하지 않게, 무대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더 세련된 접근법이 필요하고, 관객들은 연주자를 향한 격려와 함께 관람매너도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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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0년, 열하로 간 정조의 사신들 - 대청 외교와 『열하일기』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 서가명강 시리즈 16
구범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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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80년 열하로 간 정조의 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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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북스

 : 2021/09/15 - 2021/09/20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제목만 들어봤지 실제로 읽어본 적은 없다.

열하는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장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여름별장이라고 하지만 사실 여러달동안 이곳에 청나라 황제가 머물렀기 때문에 북경에 이어 제2의 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이다.

저자는 조선 정조때 파견된 사신들이 북경에서 열하로 변경된 일정을 소화하며 변화된 조선과 청나라의 관계와 국제정세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영조때까지 남아있던 명나라 숭배와 청나라 배척의 모습이 1780년 정조의 사신파견을 기점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광해군의 명나라,청나라 등거리 외교나 강홍립장군의 항복등에 대해서 현대 역사가들은 광해군의 통찰력을 높이 사고 있는데 반해, 저자는 이런 시각을 부정한다. 

강홍립의 항복도 군사들이 상당히 죽고 나서 어쩔 수 없는 항복이었다고 주장하고, 광해군도 통찰력이 있어 등거리 외교를 한 것이 아니고 청나라가 조선까지 신경을 쓰지 않아서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석을 하는 것이 더 정확한지는 좀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국뽕에 취해서인지 아직은 광해군의 통찰력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청나라의 최대 전성기 시절과 조선의 르네상스 시절을 알려주면서 티벳등 국제관계까지 두루 살펴보는 책은 드물었는데 당시 국제정세까지 알 수 있어 재미있었다.



p14 열하일기 속의 열하 이야기가 사실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는 나의 발견과 1780년을 분수령으로 조선과 청의 관계가 크게 달라졌다는 나의 핵심 주장만은, 조선 후기 사신의 외교 활동 및 여행에 관한 한 다른 책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깨알 같은 지식들과 더불어 독자 여러분께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39 인조는 조선 사람들이 금수와 다름이 없다고 무시하던 오랑캐의 우두머리 홍타이지에게 오랑캐의 방식으로 절을 하면서 오랑캐의 신하가 되었다

p68 입관 전 시기 서울과 선양을 왕래하던 조선 사신들의 입장에서 청나라의 베이징 천도는 여행 거리와 기간, 그리고 여행으로 인한 노고가 대폭 증가함을 의미했다. 압록강을 건너 선양까지는 옛날 거리 단위로 540리에 불과했다.

p84 17세기 전반 후금-청을 둘러싼 세계에서 조선은 사실 명에 다음가는 큰 나라였기 때문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것만으로도 조선의 위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터이지만, 1637년 2월 24일 삼전도의 항복 의식이 끝난 뒤에 열린 연회에서 인조에게 주어졌던 의전상 지위를 소개하는 것으로 조선의 위상에 대한 설명을 대신하고자 한다

p104 이제 열하는 황제가 매년 거의 다섯 달을 머무는 장소가 된 셈이니, 사실상 베이징에 버금가는 청나라의 두 번째 수도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115 머나먼 이역에서 찾아와 자리를 함께한 특별 하객들은 바로 건륭 자신의 손으로 이룩한 제국의 각 부분을 대표하는 존재였으니, 그날 하례의 광경은 모르긴 몰라도 그 자신이 일군 제국의 축도로 비치지 않았을까?

p126 건륭제 즉위 당시 조선의 국왕이었던 영조는 52년의 재위 기간 내내 건륭의 생일을 이듬해 정월에야 뒤늦게 축하하는 관행을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지켰다

p139 1780년 진하 특사 박명원에게 주어진 주된 임무는 물론 팔월 13일의 칠순 만수절을 축하하는 것이었지만, 공식 명칭이 성절겸사은사가 아니라 진하겸사은사였다는 점도 주의를 요한다

p157 당시의 기록물들이 제도적,사회적, 이데올로기적 제약을 받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열하일기는 시대를 앞서가던 자유로운 인간 박지원이 쓴 책이기에 그러한 제약에 구속되지 않을 수 있었다

p165 청의 최하급 9품 관원들보다도 아래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그러니 조선의 정사,부사를 청의 2품,3품 관원들과 나란히 서게 한 것은 파격적인 우대라고 할 만했다

p170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조선 사신 일행이 황제와 함께 공연을 관람했으며, 이러한 종류의 궁정 행사에 조선 사신이 참석한 것은 이때가 역사상 처음이었다는 점이다.

p191 정조는 판첸과의 만남 및 불상 수수와 관련하여 상주내용통지자문 외에 별도의 추가 정보를 확보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박명원이 올린 별단에서 찾을 수 있다

p232 박명원은 줄곧 머리를 곧추 치켜들고 있었다. 박지원에 따르자면, 박명원의 배고 거부는 예부상서나 군기대신 등의 강요를 이겨내고 성취한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p260 열하일기에서 적어도 직,간접적으로 판첸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충실히 전달한 것이라고 무작정 믿지 말아야 한다

p292 1780년대 초 청의 조선 사신 접대에 일어난 변화는 정조와 건륭이 성의와 은혜를 주고받는 우호 행위를 상승적으로 반복한 결과로 나타난 양국 관계의 증진 또는 격상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p302 조선은 분명 외국으로 인식되었고, 또 그렇게 분류되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조선의 경우와 대조적으로, 청나라에는 절대로 외국이라고 부르지 않는 외번이 존재하였다

p319 건륭제는 원래 연반조근을 하러 온 외번 왕공 등을 접대하는 자리에 조선 사신 등을 초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p321 그들은 모두 건륭 연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청에 완전히 복속한 집단이나 지역의 수장들이었다. 고희천자 건륭에게 그들을 대거 한자리에 모은 칠순 만수절의 하례는 곧 자신이 그때까지 평생 이룩한 업적을 상징하는 이벤트였다

p333 홍경모의 친청 언설은 1780년대 이후 조선 사인들의 청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고 보아도 큰 잘못은 아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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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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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 매트 헤이그

 : 인플루엔셜

 : 2021/09/14 - 2021/09/18


인기 많은 소설.

주인공인 여성은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된다. 또한, 기르고 있던 고양이가 길거리에서 차에 치여 죽게 된다. 자신이 피아노를 가르치던 사람의 교습시간을 잊어버려 부업도 못하게 된다.

항상 남의 눈치만 보며 살던 주인공은 자살을 결심하고 약을 먹는다.

깨어보니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이상한 공간에 던져진다. 

이곳에서 자신의 후회의 책을 보며 주인공은 과거 선택할 수도 있었던 여러 삶을 살아본다. 

예전에 보던 코미디 프로그램의 '그래 결심했어'의 외국 소설 버전같다. 

그녀는 다양한 삶을 살아본다. 수영 국가대표로 성공했던 삶도 살아보고, 북극 환경생태가로서도 살아본다. 

'그래 결심했어'의 프로그램과는 달리 주인공은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빨리 죽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도 결국엔 또 다른 삶의 책을 펴보고 삶을 살아본다.

살기 싫어도 삶은 살아진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죽고 싶다면서 계속 다른 삶을 살아보고 있는 주인공이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결국 주인공은 죽음으로 가지 않고 기존의 삶을 변화시켜 사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된다. 

평행우주론이라는 양자역학의 상상력을 이용하여 수많은 삶을 살아본다는 발상은 양자역학이 없을때에도 종종 나오던 스토리다.

아마도 살아보지 않은 삶에 대해 후회때문이 아닐까 싶다. 

과거보다는, 미래보다는 지금 선택에 집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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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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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의 미래

 : 유현준

 : 지식서재

 : 2021/09/06 - 2021/09/13


건축설계를 하는 분이 건축에 대해서 글을 써서 그런지 실무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서 참 좋다.

동대문 DPP를 보면서 저렇게 괴상하게 건물을 짓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한다. 또 건축 설계로 유명한 분이라고 하니 무언가 의미가 있게 지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괴상하다는 생각이 바뀐건 아니다.. ^^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자기집뿐만 아니라 카페, 영화관등도 자신의 공간으로 생각하며 현대인들은 살아간다고 저자는 이야기하는데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생각이다. 

나의 공간이란 결국 내가 활동하는 곳을 모두 포함한다는 이야기인데 내가 다니며 활동하는 곳이 결국 내 정체성과 연결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산을 다니는 사람들은 산과 자기의 정체성을 연결시킬 것이고, 산을 다니며 호연지기를 키웠다는 선조들은 이미 그런 사실을 간파했다는 이야기니 군자는 요산요수라는게 옛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후반부에 가면 서울집값이야기와 집값잡는 법에 대해서 나오는데, 하나의 방법이고 고려할만한 사항이긴 하지만 사실 공감이 되지는 않는다.

규제를 줄이고 민간에게 맡기라는 건데, 탐욕과 탐욕이 만나 선을 이룬다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하는 문제일 것 같다.

책은 참 재미있다. 교양으로든, 공부를 위하든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3% 본능적인 요소의 힘들이 어느 정도로 어떻게 작용할지 잘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통 과학자들이 미래가 12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하면 대부분 2시나 11시 방향으로 가게 된다

10% 침대는 공간적으로 하루 8시간만 사용하지만 자리는 24시간 차지하는 장치다. 치대는 공간을 낭비하는 공간적 사치다

16% 가장 친환경적인 건축물은 태양광 발전 장치가 많거나 친환경 건축 자재로 지어진 건축물이 아닌, 기둥식 구조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이 건축물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살아남을 수 있고, 신축을 안해도 된다. 신축을 안해도 되면 콘크리트나 철의 소비를 줄일 수 있다

20% 제사장은 호화로운 옷을 차려입고, 복잡한 제사 의식에 따라서 퍼포몬스를 펼친다. 평지에 있는 사람은 제사장을 올려다본다. 반대로 제사장은 수천 명의 사람을 내려다본다. 이때 내려다보는 동시에 시선의 집중을 받는 제사장에게 권력이 집중된다

28% 온라인 강의가 아무 때나 필요할 때 들을 수 있느냐, 아니면 생방송이냐에 따라서 선생님의 권위는 차이가 난다

28% 교육은 지식 전달이 전부가 아니다. 선생님은 지식 전달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해답은 대화에 있다. 교육이라는 것이 선생님에서 학생으로 일방향으로 전수되는 흐름이 아닌, 학생과 대화를 통해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41% 입을 가리는 것은 부정적이기 때문에 베트맨, 그린 랜턴, 조로 같은 얼굴을 가려야 하는 히어로 캐릭터들도 입을 가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논만 가리고 나온다

42%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키가 작은 두목은 상대방을 올려다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뒤로 젖힌다. 그래야만 눈을 내리깔며 상대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내려다보는 시점을 만들 수 있고 이는 곧 자신이 더 강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43% 조화로운 재즈 팀은 한 개의 음에 다른 연주자들이 같은 느낌을 받고 같은 종류의 반응을 결정하기 때문에 조화로운 협주가 나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마음이 되어야 제대로 된 재즈 공연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45% 전염병이 있으면 모여 살 수가 없고, 물이 없어도 사람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가 만들어지기 좋은 조건은 건조한 기후대에 물이 풍부한 곳이다. 그 두 개의 조건을 만족시켜 주는 곳이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다

45% 사람은 그냥 자연만 보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끌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인간이 다른 인간과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 사피엔스만의 본능 때문일 것이다

53% 사람은 지상으로 다니고 물건이 지하로 다니는 세상이 물건이 지상으로 다니고 사람이 지하로 다니는 세상보다 나은 세상이다

65% 플렉스란 과시를 뜻하는 말인데 일반적으로 과시는 낭비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은 사치스러운 공짜 공간을 선보이는 공간 플렉스를 통해 그 공간이 얼마나 차별화된 상업 공간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66% 이러한 미래 사회의 공간이 디스토피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 것은 이러한 진화의 방향이 이기적인 인간에게 나타날 자연스러운 결과이기 때문이다

67% 시장 경제에만 맡겨 놓게 되면 향후 온라인 공간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점점 더 저렴해지는 반면 오프라인 공간은 점점 더 비싸져서 일반 대중은 온라인 공간에서 주로 생활하고 오프라인 공간은 부자만의 전유물이 될 수도 있다

72% 정부가 규제를 줄였더니 알아서 잘됐다는 이야기다. 시대에 뒤떨어진 원칙을 고집하면 공무원은 열심히 일하고도 도시의 진화의 발전을 방해하게 된다

80% 획일화가 되면 가치 판단의 기준은 정량화된다

82% 높이도 천편일률적이다. 12층이 제한이면 12층으로, 35층이 제한이면 모두 35층으로 짓는다. 만들어진 풍경이 깎두기 머리 같다. 지루하고 아름답지 않게 느낄 수 밖에 없다

83% 대부분의 신도시들은 LH에서 도시 설계를 하고 엔지니어 회사에서 토지 이용 계획도를 그리는데, 같은 방식으로 계속 반복해서 일을 하다 보니 똑같은 도시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84% 재능 기부는 사회 발전을 위해서 없어져야 한다. 재능은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기부해야 하는 것이다

85% 성수동은 미디움 사이즈라는 또 다른 공간 체험을 제공해 준 것이다. 이렇듯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찾는 곳은 특별한 공간적 체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89% 건축은 다른 예술과는 달리 한 번 지어지면 공공의 공간 속에 오랫동안 남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영향을 주는 일이다라는 내용으로 기억한다

92% 초등학교 시절에 나는 장난감 미니카를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부를 미니카를 몇 대 살 수 있는지로 측정했다. 가장 사랑하는 것이 세상을 보는 기준이 된다

92% 현대인 한 명의 공간은 사는 집 외에도 이용하는 각종 카페, 레스토랑, 영화관, 미술관, 경기장, 공연장, 여행지 등으로 구성된다. 역사상 최대의 크기다

96% 일론 머스크의 인공위성 인터넷망이 완성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측은 중국 공산당일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인터넷 통제가 더이상 불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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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이야기 - 신들과 전쟁, 기사들의 시대
안인희 지음 / 지식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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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이야기

 : 안인희

 : 지식서재

 : 2021/08/07 - 2021/09/15


시대를 구분해서 역사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사실 시대를 구분하는게 쉽지는 않다.

보통은 시대의 특징이 서로 오버랩되면서 시대가 바뀌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세라고 부르는 시대는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476년부터 동로마제국이 멸망한 1453년으로 나는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발견인 1492년까지로 보고 있다.

시대를 어떻게 나누든 중세는 중세만의 특징이 있다.

기독교 중심이라는 것.

기독교가 어떻게 유럽의 중심이 되었고, 그 안에서 삶과 문학, 그리고 전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 저자의 필력이 대단함을 느낀다.

특히 그동안 잘 몰랐던 중세 문학, 특히 기사문학에 대해서 배웠다.

롤랑의 노래도 말만 들어봤지 내용이나 그 배경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는데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어서 도움이 됐다.

유럽에 여행을 가게 되면 작은 시골 마을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설명이 중세를 그대로 간직한 동네라는 말이다.

막상 가보면 이게 중세마을인가 싶기도 하지만 내가 보고싶은 유럽은 사실 그런 모습이긴 하다.

지금이야 낭만적으로 보이는 중세시대지만 당시 살던 사람들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책을 읽으며 낭만만 생각한 내가 조금은 부끄러워진다.

그래도 중세가 이뻐보이고 그런 유럽을 가보고 싶은 맘은 더 커지기만 한다. 


p16 르네상스가 시작할 때에는 중세의 많은 요소가 아직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그 마지막 국민인 미술적 전성기인 16세기는 이미 중세가 끝나고 근대가 시작된 다음이었다

p22 인류의 4대 문명 발상지에 속하는 (호전적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평화로운) 나일 문명이 만나는 동부 지중해의 크레타 섬이 바로 고대 유럽 문명의 시작 지점이다(기원전 3000년경). 서로 이질적인 두 문명권이 만나는 곳이니, 고대 크레타 문명은 처음부터 매우 역동적이고 이동과 왕래가 빈번하고 활기에 넘쳤다

p34 그동안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이 문명인으로서 유럽 역사의 주역이었다면, 이제 새로 펼쳐지는 중세에는 로마 사람들이 "야만인"이라 불렀던 유럽 북방의 게르만 사람들이 주역으로 등장했다

p38 이베리아반도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파죽지세로 북쪽으로 올라가던 아랍 세력을 막아낸 사람이 카를 대제(독일에서는 카를 대제, 프랑스에서는 샤를마뉴, 라틴어로는 카롤루스 대제)의 할아버지 카를 마르텔이다. 800년에 그의 손자 카를 대제가 황제가 되면서 서유럽은 조금 정신을 차리게 된다(이 시기를 카를 대제 시대의 르네상스라는 뜻으로 카롤링 왕조 르네상스라 한다)

p45 최근 연구자들은 주로 언어를 기준으로 문화를 가르고 있다. '프랑스 문화'란 프랑스어 문화를 뜻하는 것으로 본다

p55 메로빙 왕가가 힘없이 끝나고 카롤링 왕가가 시작되었다(751). 따져보면 피핀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왕권을 찬탈한 인물인데, 유럽 종교 지도자인 로마 주교가 재빨리 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현실 정치에서 도덕성이 뒤로 밀리는 일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p65 프랑크 왕국의 카를 대왕은 이탈리아의 북부를 비잔틴 제국보다는 서유럽의 북부와 결합시켰다. 그리고 이 대관식은 비잔틴 제국과는 별개로 새로운 유럽의 시작을 알린 일이었다

p66 800년 카를 대제의 대관식은 이것을 상징하는 사건으로서, 이 해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기억하기에 편하고, 기억하면 매우 쓸모가 있는 연도이기도 하다

p68 하룬 알-라시드는 아바스 왕조의 황제로서, 이베리아반도에 자리 잡은 우마이야 왕조와 대립하고 있었다. 또한 이베리아반도의 이슬람 왕국은 앞에서 보았듯이 카를 대제가 정복하지 못한 적이었다

p81 이 문서는 위조의 시대이던 중세에 나타난 가장 유명한 위조문서의 하나다. 신앙심 깊은 수도사 한 명 도는 여러 명이 750~850년 사이에 교회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서를 천연덕스럽게 위조했던 것이다.

p83 강력한 통치권을 기반으로 한 왕이 황제가 될 경우에만 황제의 지위도 튼튼했는데, 이 경우에도 그의 힘은 황제라는 지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실질적으로 지닌 영통의 통치권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p84 8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서유럽에 출몰하기 시작한 북쪽의 해적들은 해안 지역에서 주로 수도원과 교회들을 약탈했다. 9세기가 되면서 그들의 출몰 횟수가 더욱 늘었고, 10세기가 되자 그들 중 일부가 약탈하던 지역에 차츰 눌러앉기 시작했다.

p108 1060년까지 14년동안 그는 거의 끊임없이 온갖 전쟁을 겪었다. 프랑스 왕과 앙주 백작의 합작 공격까지 막아내고 나서야 마침내 윌리엄은 확고한 승리를 거두었다

p117 이 전투에서 해럴드 왕과 두 형제가 노르만 기사들의 손에 전사했다. 윌리엄은 나중에 해럴드 왕이 쓰려져 죽은 바로 그 자리에 거대한 기념교회를 건설하게 했다. 이것이 배틀 수도원이다.

p122 그의 시대에 잉글랜드의 인구 및 재산 상태에 대한 상세한 기록이 나왔다. 이 기록은 원래는 왕의 두루마리라 불리는 것이지만, 자주 최후의 심판 책이라고도 불린다. 마치 최후의 심판을 위한 것처럼 그 무엇 하나 빼지 않고 기록했다는 뜻이다.

p129 프랑스 노르망디로 여행을 한다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외 자수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저 유명한 정복자 윌리엄의 이야기를 새로운 눈길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p138 로마에서 하인리히 4세(당시 독일 왕이자 이탈리아 왕)에게 밀린 그레고리우스 7세 교황에게서 다급한 구조 요청이 왔다. 교황의 봉신이던 로베르는 아드리아해안을 버려두고 서둘로 로마로 달려가서 하인리히 4세를 쫓아내고 교황을 구출했다. 대신 그의 부하들은 로마를 잔인하게 약탈해서 교황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p143 매우 뛰어난 교육을 받고 당대의 기독교와 아랍 세계에서 좋은 점을 모조리 받아들인 로저2세는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통치자였으며, 서방에서는 예가 없는 하렘을 거느렸다.

p150 인기가 없는 교황이었다. 이 교황처럼 당대의 부자, 권력자, 왕 들과 대립하면서 그들의 권력을 제한한 개혁가가 고위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다. 다만 평신도들은 그의 개혁을 몹시 반겼다.

p165 로마카톨릭의 기틀을 세운 위대한 교황 그레고리우스는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살레르노에서 쓸쓸히 죽었다. 그의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다. 나는 옳은 일을 사랑하고 불의를 미워했다. 그래서 나는 유배지에서 죽는다

p182 마라트에서 한 행위는 아랍 세계에 이교도(기독교) 침입자들의 야만성과 잔인성을 알리는 예로 널리 퍼졌다고 한다. 오늘날까지도 아랍의 노래에는 "인육을 먹는 자들"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그 옛날 십자군 전쟁 시기에 쳐들어온 프랑크 기사들을 가리킨다고 한다

p196 프랑스 왕 필리프 4세는 이렇게 큰일을 벌여서 마련한 권력과 재물의 이점을 그리 오래 누리지는 못했다. 자크 드 믈레가 죽던 같은 해에, 극히 우유부단하던 클레멘스 교황도 죽고, 필리프 왕까지 죽었기 때문이다

p198 카페 왕조의 필리프 4세는 중세 프랑스의 왕권을 강력하게 만든 왕으로서, 교황청을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간 사건(아비뇽 유수, 1309~1377)과 성전기사단을 파괴한 일 덕분에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얻었다

p204 3차 십자군 전쟁의 마지막에 리처드가 귀국하다 같은 편에게 포로로 잡혔다는 사정은 십자군에 동참한 유럽 영주들의 개인적 이권이 기독교 공통의 전투라는 전체 이념과 동일한 것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p208 전 유럽에서 종교수호를 위해 모였들었다는 연합 군대가 성지 회복은 커녕 같은 기독교 도시를 공격하여 약탈하고 지배하는 깡패 집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미 한 번 시작된 약탈의 버릇은 더욱 고약한 방향을 잡았다

p213 프랑크 사람들은 황금 장식품의 약탈에 열성이었지만, 베네치아 공화국은 예술품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탐색조를 구성해서 가장 가치 있는 물품들을 베네치아로 가져갔다. 오늘날에도 베네치아의 총독궁전에 그때의 보물 일부가 장식 또는 전시되고 있다

p225 아키텐 공작 윌리엄 9세는 총 11편의 노래들을 남겼는데 이들이 모두 그의 작품인지 아주 분명하지는 않다. 어쨋든 그의 이름을 달고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p226 이런 모진 시험을 거친 끝에 여인들은 나그네가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 말도 전하지 않으리라 믿고 그가 마음에 들어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을 했다. 그러니까 목욕물을 마련하고 좋은 시간을 위한 준비를 했다. 그는 거기서 8일 이상을 머물며 그들과 188번이나 섹스를 했단다

p233 앞서 3차 십자군 전쟁 이야기에서 만나본 사자심장 리처드는 헨리와 엘레오노르 사이에 태어난 셋째 왕자다. 그의 이야기와 또 다른 유명한 전설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들 이야기의 상당수는 잉글랜드가 아닌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다

p238 베네딕트 수도원 노래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카르미나 부라나의 중세 필사본이 발견되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11,12,13세기에 쓰인 것들이다. 주고 (깨진) 라틴어와 중세 도이치어가 뒤섞여 있고, 많은 작품들은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소실되어 몹시 불완전한 형태다. 옛날 필사본에 적힌 작품들이 지닌, 피하기 힘든 운명이다

p246 역사적으로는 기독교도들끼리의 싸움이던 것이 서사시 <롤랑의 노래>에서 갑자기 기독교와 이교도의 전투로 바뀌었다

p258 중세 시대를 논하려면 정교와 카톨릭을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정교와 카톨릭이 중세 시대인 1054년에 나뉘기 때문이다.

p265 이교도 기사나 기독교 기사나 가리지 않고 중세 기사 이야기들은 판타지 요소를 띠게 되었다. 중세 문학의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판타지 요소를 지닌다는 점이다. 진지한 역사인 듯이 꾸민 이야기들에도 대부분 판타지 요소가 많이 섞여서 등장한다.

p272 크레티앵의 작품들은 1190년 무렵부터 활발해지는 중세 도이치 궁정 기사소설의 내용과 형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도이치 소설 내용의 일부가 다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작품인 에다에도 스며든 만큼, 크레티앵을 전성기 중세 유럽 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선구자라고 부를만하다

p279 그들의 사랑은 처음부터 간통 이야기인데, 그들은 죽을 때까지 자기들의 사랑을 보존할 뿐만 아니라 죽은 다음 두 사람의 무덤에서 자라난 나무들까지도 서로 뒤엉켜서 굳건히 하나가 된다. 성직자 계층의 작가가 이런 간통 소설을 쓰고, 게다가 그 사랑을 찬미한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야말로 이상하고 이해하기 힘든 일이기는 하다

p284 오늘날 우리는 종교가 지배한 중세 시대 유럽 여성을이 억압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물론 억압을 받았지만) 중세 전문가 르 고프에 따르면 중세 시대는 전반적인 생활이 후세보다 훨씬 불편한 상황에서도 여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평등한 사회였다고 한다. 물론 완전한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이다.

p286 운문 에다의 시편들은 대략 800년대부터 130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긴 시간 동안 스칸디나비아반도와 아이슬란드의 여러 시인들이 쓴 시편들을 수집하여 새로 정리한 것들이다. 여기에는 40편 이상의 장시가 들어있다. 그중 16편까지가 신들의 노래이고, 그 뒤는 영웅들의 노래다

p291 대부분 젊은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낭만주의 작가들은 고대 그리스 로마와는 다른, 게르만 언어와 문화의 뿌리를 중세 문헌에서 찾으려 했다. 그리고 야코프 그림의 열혈 제자 하나가 에다 문헌을 번역해서 스승에게 헌정햇다

p292 잔인하고 난폭한데도 여전히 점잖고 게다가 죽지 않는다는 그리스 신들에 비해, 게르만 신들이 지닌 그로테스크한 야만성은 현대인이 가상 세계에서 폭발시키는 난폭함과 코드가 잘 맞는 모양이다. 어쨋든 이들 게르만 신들과 수많은 중세 이야기들은 현대의 판타지 세계에서 기묘한 모습으로 부활했고, 또한 각종 변형까지도 경험하는 중이다

p296 페스트는 1347년에 시칠리아와 제노바를 거쳐 유럽 대륙에 상륙했다. 이듬해에는 벌써 피렌체, 베네치아 등 북부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이보다 몇 해 앞서서 인도와 중국에서 수많은 사람이 괴질로 쓰러졌다는 기록이 나타난다

p305 언제나 큰 재앙의 시기에는 생각 없는 인간들이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고 싶어 하는데, 이 또한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덕분에 인간이 손쓸 수 없는 두려운 상황에다가 인간의 불필요한 잔혹 행위까지 더해져서 전염병 시대의 삶은 더욱 끔찍해진다

p308 많은 이들이 좋은 것들을 소중하게 아끼고 간직했으나, 전염병이 닥치자 즐기지도 못한 채 죽거나 도망쳐야 했다. 내일을 위해 비축해 둔 것이 아무 소용 없음을 거듭 목격하고 보니, 차라리 지금 이 순간을 과도하게 즐기자는 생각이 든 것도 이해가 된다

p320 그녀는 푸아티에에서 3주에 걸쳐 성직자와 고위직 인사들의 신뢰성 검사를 통과하고, 시녀들이 수행한 처녀성 검사도 통과했다

p321 2차 종교재판에서도 그녀는 다시 이단 판정을 받은 끝에 1431년 5월에 루앙의 시장에서 화형에 처해졌다. 사후에 추종자들이 그녀를 순교자로 여겨 숭배할 성유물이 나올까봐 불에 타고 남은 재는 센강에 뿌려졌다

p340 이런 사유의 맨 앞장에 선 인물이 페트라르카다. 그는 섬세한 감수성을 소유했던 듯하다. 자연에 대한 미적 안목을 지니고 풍경과 자연을 즐기면서 그런 즐거움을 글로 남겼거니와, 유적지나 고전 서적에 대해서도 특별한 애착을 느꼈다

p348 출신을 가리지 않고 뛰어난 재능을 후원했다는 것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다

p350 르네상스 시대 전제군주들은 학자들과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일을 놓고 서로 경쟁을 벌였다. 이런 경쟁 상황에서 특별히 유명한 통치자 집안들과 통치자들이 나타났다. 이들이 인문주의자와 작가들을 후원했고, 학자와 작가들은 그들의 업적을 기록하고 찬미하며 후세에 남겼다. 다만 그들이 행한 악행의 기록들도 비교적 상세히 남아있다. 자기 힘을 과시하기를 좋아한 통치자들이 건축가, 조각가, 화가 등 예술가들을 후원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p364 15세기 초에 태어난 마사초는 원근법을 거의 창안하다시피 하면서 미술에서 완전히 새로운 표현의 길을 열었다. 그때까지의 그림들이 2차원 화폭에서 2차원적인 표현만이 가능했다면, 28살에 요절한 이 젊은 화가는 그림에 깊이와 축을 만들어내면서 3차원의 모습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p384 이들 부부 카톨릭 왕들은 교황의 칙서에 따라, 통합된 에스파냐 왕국에 종교재판 제도를 도입했다. 그들의 뒤를 이은 에스파냐 왕들은 유럽에서 가장 지독한 종교재판과 이교도 및 이단 탄압 정책을 계속해서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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