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인류가 AI와 결합하는 순간
레이 커즈와일 지음, 이충호 옮김, 장대익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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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 레이 커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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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8/13 -2025/08/23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우리동네 도서관은 2주를 대여해주는데 책의 두께도 있고 내용도 어려워서 2주내에 읽느라 좀 힘들었다. 

결론만 말하면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시대가 왔고, 인간보다 뛰어난 AI와 어떻게 교류하고 소통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내용이다. 

예전에 봤던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나타났다고 보면 될까?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낙관론자인것 같다. 현재 오류가 많고 이슈가 있어도 결국 기술이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이고 인류는 번영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설령 문제가 잘 해결되고 인류가 번성을 이루어도 시행착오기간동안 살아간 인류는 그 시대가 좋다고 여길까?

후손들이 평온하고 번성하니 그 고통을 받아들이라고 하는게 옳은 걸까?

이 책은 그런 질문에 답을 하지는 않는다.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는 답을 안하는 게 과학자들이라 그럴까?

어쨋든 인류보다 뛰어난 AI시대는 도래했고, 싫든 좋든 그 시대에 적응해 살아가야겠지. 

나도 우리 아이도 쉽지 않은 세상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물론 그 과실을 먹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p7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p12 만약 인공 지능이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슬픔을 느끼고, 희망을 품는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노예로? 동료로? 신으로? 카즈와일은 여기에 답을 주지 않는다. 그는 질문을 우리 무릎 위에 살짝 얹어놓을 뿐이다

p13 이 책에서는 기술의 승리 외에 다른 이야기는 주변으로 밀려 있다. 예컨대,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간극, 기술 독점의 위협, 초지능의 통제 불능 가능성과 같은 주제들은 가느다랗게 흘러갈 뿐이다.

p20 특이점은 수학의 특이점(함수에서 0으로 나눌때처럼 정의할 수 없는 점을 가리킨다)과 물리학의 특이점(블랙홀 중심에 있는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점을 가리키는데, 이곳에서는 정상적인 물리학 법칙이 모두 무너지고 만다)에서 빌려온 용어이다.

p29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다는 것은 AI가 사람과 같은 수준의 언어와 상식적 추론 능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앨런 튜링은 이 개념을 1950년에 내놓았지만, 그 테스트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는 자세하게 기술하지 않았다.

p39 일반 문제 해결사는 훨씬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공리를 가지고 시작해 이런 종류의 계산을 할 수 있다. 결국 이것은 인간 수학자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기계는 답을 찾기 위해 기본적인 공리를 결합하는 경우의 수를 모두 다 검토할 수 있다는(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p49 훈련 시험에서 내놓은 답이 모두 정확하지 않더라도 신경망 훈련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이것은 내재적 오류율을 포함하는 실제 세계 훈련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p55 1969년에 퍼셉트론이 나오고 나서 2016년에 민스키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산의 가격 대비 성능은(인플레이션을 감안해 보정했을 때) 약 28억 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AI에서 가능한 접근법의 풍경이 확 바뀌게 되었다.

p59 소뇌는 수억 년 동안 뇌에서 핵심 영역이었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나가는 데에는 더 유연한 신피질이 주도적 역할을 함에 따라 우리가 생존을 위해 소뇌에 의존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p60 소뇌가 주도하는 동물의 행동을 고정 행동 패턴이라 부른다. 이것은 관찰과 모방을 통해 학습하는 행동과 달리 태어날 때부터 같은 종의 구성원들에게 새겨져 있는 행동 패턴이다. 심지어 포유류의 경우에도 상당히 복잡한 행동 중 일부는 선천적인 것이다.

p62 신피질은 비교적 단순한 반복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반복 구조는 약 100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모듈들은 패턴을 배우고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다. 이 모듈들은 또한 스스로를 계층적으로 조직하는 법을 배우는데, 더 높은 단계에 있는 것일수록 더 복잡한 개념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반복적인 하우 ㅣ단위를 피질 소기둥이라 부른다.

p72 심층 강화 학습은 단지 이런 게임을 마스터하는 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불확실성이 개재하고 상대방에 대한 정교한 이해가 필요한 스타크래프트2나 포커 게임을 할 수 있는 AI도 최근에 모든 인간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주었다.

p80 요리책이 음식을 설명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에 대해 설명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은유는 이전에 어느 곳에서도 나타난 적이 없었지만, 레시피는 케이크의 속성을 완전히 설명하지 않는다는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의 은유를 새롭게 변형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다윈이 진화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 것과 정확하게 같은 종류의 유추이다.

p85 정답을 앵무새처럼 으류조리는 것은 교사가 원하는 목적이 아니다. 일관성 있는 추론을 단계별로 이어감으로써 더 깊은 이해 능력을 입증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p89 그것 중 대다수는 실제로는 관련이 없는 것이지만, 장 전체나 책 전체의 맥락을 단순 무식하게 일일이 기억하려는 노력은 금방 통제불능 상태에 빠지고 만다. GPT-4가 대화 도중에 앞에서 들은 내용을 잊어버리는 것은 이 때문이고, 일관성 있고 논리적인 구성으로 소설을 쓰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p105 AI가 이렇게 강력한 버전의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그 AI는 이미 언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인지 테스트에서 인간을 능가했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p106 AI의 언어 이해 능력이 인간 수준에 이르면, 지식은 단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갑작스러운 지식 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AI가 전통적인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려고 한다면 실제로는 자신을 멍청하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p119 이 회의 결과로 ‘의식에 관한 캐임브리지 선언’이 나왔는데, 이 선언은 의식이 인간의 전유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선언에 따르면, “신피질이 없다고 해서 그 동물이 감정 상태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선언에 서명한 사람들은 “의식을 만들어내는 신경학적 기질”을 “모든 포유류와 조류, 그리고 문어를 포함해 그 밖의 많은 동물”에게서 확인했다.

p121 문제는 현실에서는, 심지어 원리적으로도, 다른 존재가 주관적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과학적으로 밝혀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p129 개개 세포의 통게적 표본 추출은 그 상태를 본질적으로 무작위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반면, 각 세포의 상태는 앞 단계로붜 결정론적으로 정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139 우리의 뇌는 몇 개월마다 거의 완전히 교체되는 셈이며, 우리는 얼마전의 자신과 비교하면 생물학적 버전의 두 번째 나이다. 여기서도 나의 정체성을 온전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은 정보와 기능이며, 특정구조나 물질이 아니다.

p146 GAN은 두 신경망이 서로 경쟁한다. 첫 번째 신경망은 여성 얼굴의 현실적 이미지 같은 표적 집단에서 한 표본을 만들려고 시도한다. 두 번째 신경망은 이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실제 여성 얼굴 이미지)를 구별하려고 노력한다. 첫번째 신경망은 두 번째 신경망을 속이는 데 성공하면 보상을 받고(이것은 신경망이 최대화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점수가 올라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 신경망은 정확한 판단을 내리면 보상을 받는다. 이 광정은 인간의 감독 없이 수많이 반복될 수 있고, 두 신경망은 점점 실력이 향상된다.

p164 수확 가속의 법칙이 정보 기술에서 그토록 큰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피드백 고리가 혁신의 비용을 편익보다 훨씬 낮게 유지해 진전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이다.

p171 피가 나면 주목을 받는다라는 경구는 이렇게 그릇된 인식의 주요 원인을 잘 표현한다. 사건은 광범위하게 보고되는 반면, 범죄 감소(예컨대 데이터에 기반해 작동하는 법 집행 기관 또는 경찰과 지역 사회 사이의 소통 개선 덕분에)는 아무 사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취급된다. 그렇기 때문에 범죄가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기사로 크게 다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p192 2030년대에는 급진적 수명 연장의 세 번째 다리에 도달할 텐데, 우리몸 전체에서 세포 수준의 보수 유지 작업을 지능적으로 수행하는 의료 나노봇이 그 주역이다.

p201 전체 분포에서 정확하게 딱 중간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을 나타내는 중앙값은 그만큼 빨리 증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보면 실질 소득 중앙값(모두 2023년 불변 달러로 환산한)은 꾸준히 증가했는데, 1984년에 2만 7253달러이던 것이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4만 2488달러로 늘어났다.

p247 수직 농업은 그 밖에도 중요한 이점이 여러 가지 있다. 농경지 유출수를 차단함으로써 수로의 주요 오염 원인 중 하나를 제거할 수 있다. 느슨한 토양을 경작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흙이 공중으로 날아가 공기의 질을 저하시키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p262 만약 생물학적 사망 후에 자신의 마음 파일을 복구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나 자신을 복구한 것일까? 제3장에서 논의했듯이, 이것은 과학적 질문이 아니라 철학적 질문이며, 오늘날 살아 있는 대다수 사람의 생애동안 우리가 붙들고 씨름해야 할 문제이다.

p269 실제로 2021년에 나온 OECD의 한 보고서는 최시 ㄴ데이터르 ㄹ바탕으로 자동화 위험이 높은 직업의 고용 성장률이 훨씬 느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p273 인구 중 초고소득자는 소수인 반면, 은퇴자와 학생, 살림하는 부모를 비롯한 그 외 비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p304 2018년 밴쿠버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 당시 TED 큐레이터 크리스 앤더슨과 나눈 공개 대화에서, 나는 선진국에서는 2030년대 전반까지, 대다수 국가에서는 2030년대 후반까지 보편적 기본 소득 또는 그에 상응하는 제도가 사실상 시행될 것이라고(그리고 사람들은 현재 기준으로는 그 소득으로 비교적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p308 일자리를 잃은 운전기사에게는 인류가 삶의 단계에서 위로 올라갈 것이라는 약속이 공허하게 들릴 수 있는데, 그 개인은 사실상 그러한 전환에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329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바이벨이 적절히 묘사한 것처럼, 이점에서 인간은 이류 로봇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모라백은 잘 이해했다. 이것은 생물학적 뇌의 능력을 최하고 완성하려고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완전히 공학적으로 설계된 신체의 능력보다 수십억 배나 느리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걸 뜻한다.

p336 SF작가 닐 스티븐슨은 이에 영감을 얻어 1995년에 휴고상 수상작인 다이아몬드 시대라는 소설을 쌌다. 이 작품에서 스티븐슨은 청동이 청동기 시대를, 철이 철기시대를 정의한 것처럼 다이아몬드 기반 나노기술이 문명을 정의하는 미래를 상상했다.

p371 스티븐 호킹, 일론 머스크, 마틴 리스, 노엄 촘스키처럼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들이 치명적 자율 무기를 금지하는 서약에 서명한 반면,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을 비롯해 군사 강대국들은 서명을 거부했다.

p377 우리는 오직 우리의 상상력에만 제약을 받는 광대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서 살아갈 것이고, 물론 상상력 자체도 크게 팽창할 것이다. 우리가 수백 년을 산다 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모든 지식이 소진되거나 소비할 수 있는 모든 문화가 소진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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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서울 사찰 여행 - 조선 불교 이야기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5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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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서울 사찰 여행

 : 황윤

 : 책읽는고양이

읽은기간 : 2025/08/11 -2025/08/23


우리나라 유물, 유적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황윤님의 2025년 책..

예전에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처럼 이야기체로 글이 쓰여져 있어서 읽기 쉽고, 내용도 알차다. 

이번 내용은 서울의 사찰이야기다. 그것도 주로 조선시대 사찰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신각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동했었는지, 봉은사는 어떤 의미인지, 조계사가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해서 알게 됐다. 

생각보다 서울의 유적을 내가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가 다르다보니 불화나 부처님에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었는데, 책에서 꽤 자세하게 설명을 해줘서 나중에 부처님을 보러 가게 되면 삼존불이니, 삼세불이니 하는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교와 유교의 충돌속에서도 불교는 조선시대 내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신앙의 대상이 되었고, 그 결과물이 사찰과 불화로 나타난다는 것도 재미있다. 

과거 사람들과 대화하며 내가 사는 세상을 돌아볼 수 있어서 역사가 참 좋고 재미있다. 

좋은 책이다. 


p38 간경도감은 11년간 운영되다 친 불교 기관이라는 비판 속에 성종 2년인 1471년에 문을 닫았는데, 짧은 기간 동안 한문, 한글 불경까지 합쳐 무려 47권 이상의 책을 인쇄 출판하였다.

p51 성리학 근본주의에 빠지면 빠질수록 불교를 더욱 업신여기며 비판하곤 했다. 이와 달리 왕실, 특히 왕실 여성들의 불교에 대한 신앙은 계속 이어졌기에 왕의 입장에서는 난처한 경우가 종종 생겨났다.

p56 정확안 위치는 현재 명동성당이 자리 잡은 장소다. 그러다가 광해군 때 옛 종루 터에 종루를 짓고 종을 다시 옮겨왔으니, 앞서 보신각에서 이야기했듯 이때부터 사실상 보신각종이 된다.

p70 사실 이러한 조선 초 무덤 디자인은 불교가 국교였던 시절 조성된 고려 공민왕의 능을 모범으로 조성된 것으로 세종 시대를 기점으로 유교 의례가 강조됨에 따라 불교식 디자인은 점차 사라지게 된다.

p107 이르 ㄹ미루어 보 ㄹ때 연산군 말기부터 중종 초반까지 조선의 분위기는 1960-1970년대 중국에서 벌어진 문화대혁명과 유사했던 모양이다. 특히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파괴하는 반달리즘이라는 부분이 동일하다.

p120 18세기 후반부터 사대부들의 불교에 대한 관점은 조선 전기에 비해 상당히 우호적이었다는 사실.

p132 아미타불이 모셔진 장소는 극락전, 극락보전, 무량수전 등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면 사찰 여행 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p152 하나의 그림 안에 동일한 사람이 여러 번 등장하고 있으니, 이는 시간 순서에 따라 이어지던 여러 사건을 하나의 그림 안으로 묶어 표현한 스토리텔링으로 보인다. 즉 해당 그림은 석가모니 탄생때 벌어지던 여러 일을 묶어 한 폭으로 그려낸 작품임을 알 수 있다.

p209 석가모니 양 옆에 위치한 문수보살은 최고의 지혜를 상징하며 보현보살은 실천을 상징한다. 한마디로 최고의 지혜를 깨닫고 이를 실천해야 함을 의미. 이에 따라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에는 보통 석가모니의 오른편에는 문수보살을, 왼편에는 보현보살을 모신다. 아미타불 옆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함께하는 것과 유사하다고나 할까? 이를 협시보살이라 부른다.

p224 석가모니가 포함되어 삼신불 또는 삼세불이 구성되는데, 이에 따라 사찰에서는 하나의 전각 안에 1. 석가모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 삼신불을 모시기도 하고, 또는 2. 아미타불, 석가모니, 약사불 = 삼세불을 모시기도 한다.

p232 미를을 표현한 것으로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이 유명하며, 본인이 미륵이라 주장한 궁예, 고려 말 미륵 신앙에 기댄 이성계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더 자세한 미륵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일상이 고고학 : 나 혼자 국립중앙박물관을 참고하면 좋겠다

p232 흥미로운 부분은 자장보살에게 기도를 하면 설사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 이도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인해 조상에 대한 제사 문화가 남달랐던 조선 시대에 들어와 특별히 더 사랑받는 보살이 되었다는 점이다.

p237 은퇴한 왕실 여성들은 정업원 외에도 궁궐 주변의 궁가에 머물기도 했는대, 예를 들면 의빈궁, 자수궁, 혜빈궁, 신빈궁, 수성궁, 창수궁, 정청궁, 인수궁 등이 그것이다. 선왕의 후궁들이 머문다 하여 격을 높여 궁이라 부른 것인데, 궁궐 법도에 따르면 왕이 죽으면 왕비를 제외한 나머지 후궁들은 궁궐 밖으로 나가 살아야 했기에 이들의 거처가 따로 필요했다.

p249 문정왕후의 400점 불화 조성은 왕실 여성이 지원한 조선 시대 불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p262 견성사는 성종의 능이 조성되자 이번에는 왕릉을 위한 능침사가 되었다. 대군의 원찰에서 왕의 원찰로 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선릉 동쪽으로 조금 이동한 후 견성상에서 봉은사로 이름이 바뀐다.

p287 금표가 세워지자 에전처럼 유생들리 사찰로 마음대로 들어와 행패를 부리는 것을 막게되었으며, 금표 내 모든 물자를 왕실의 재산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사찰과 왕실 간 상부상조가 이루어진 것이다.

p291 마륵대불 뒤편의 언덕쪽에서 코엑스를 바라보면 사찰과 코엑스 주변 건물이 함께하는 엄청난 뷰가 등장한다.

p303 1593년에는 사명대사를 당상관으로, 1594년에는 정3품 절충장군첨지중추부사로, 1602년에는 종2품 하계 가선대부 및 동지중추부사로 증진하였으며, 최종적으로는 1605년 종2품 가의대부에 이르게 된다.

p305 조선 불교는 임진왜란을 겪으며 호국 불교의 이미지로 다시 한 번 부활하였다. 그동안 매번 불교와 승려는 나라에 쓸모없는 존재라며 비판하던 유학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쾌거이기도 했다.

p310 이 판전은 김정희가 죽기 불과 사흘 전에 쓴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사실. 유배 생활이 완전히 마무리된 1852년부터 과천에서 지내던 그는 이 당시 아예 승복을 입은 채 봉은사를 다녔다고 하는데, 젊을 때부터 유달리 불교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나 힘든 유배생활을 거치며 말년에는 더욱 깊은 종교인이 된 듯하다.

p316 사실상 판전을 제외한 건물들은 근현대 것으로 보아도 큰 무리가 없다. 아쉬운 마음에 만일 임진왜란 때 피해를 받지 않았다면 봉은사에 얼마나 수준 높은 옛 작품들이 많이 있었을까 종종 상상해본다.

p332 이 일을 기점으로 정조의 옥불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식어버렸는지 어떠한 기록에도 더이상 관련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별다른 효험이 없는 불상으로 여겨지며 무관심 속에 사라진 모양이다.

p338 제목이 관음32응신도인 이유는 앞서 보았듯이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따르면 관세음보살이 부처님부터 집금강신까지 총 32가지 모습으로 등장한다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p342 제목은 수월관음보살도로 이때 달=영원불면한 불법, 물=불성을 뜻한다. 마치 하늘에 떠 모든 곳을 비추는 달처럼 불법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하고 있으니, 마음을 맑게 하여 자신의 불성을 깨닫는다면 맑은 물에 달이 비추듯 누구든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진리를 관세음보살이 알려주고 있는 장면이라 하겠다.

p363 참고로 불교 5대 명절은 석가모니 탄생일(음력 4월 8일), 석가모니 출가일(음력 2월 8일), 석가모니 깨달은 날(음력 12월 8일), 석가모니 열반일(음력 2월 15일), 백중(음력 7월 15일)이다.

p380 이러한 인식은 동시대 한반도 역시 마찬가지여서, 덕분에 우란분재 또한 점차적으로 지장신앙과도 연결되기에 이른다. 지옥에 빠진 이들을 구원하는 지장보살이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시점이 된 것이다.

p384 지장보살은 이전에 이야기했듯 미륵보살이 이 세상에 내려와 새로운 부처가 될 때까지 석거모니를 대신하여 여러 죄를 짓고 지옥의 고통을 받는 이들을 해탈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p390 사실 창빈 안씨의 묘가 현충원에 있는 이유는 이곳 현충원 영역의 대부분이 본래 창빈 안씨의 묘 영역이기 때문이다 즉 창빈 안씨 묘 영역에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현충원을 조성했기에 지금까지도 창빈 안씨의 묘가 이곳에 있는 것이다. 이 주변 땅의 원주인이니까

p397 우리가 전에 방문했던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흥천사는 명부적 이름을 지닌 건물 안에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는데, 그 주위로 사후세계를 관리하는 10명의 왕과 지옥 관리들이 함께 배치되어 있다

p400 뛰어나고 영험한 지장보살이란 무슨 의미일까? 이는 곧 49재를 마친 직후 가족의 꿈에 돌아가신 분의 모습이 너무나 평온하고 기분 좋아 보이는 경험이 많았음을 의미한다.

p410 달마사 도착 후 한강뷰를 바라본다. 기와지붕 사이로 펼쳐지는 한국 전통건축의 미와 현대 건축이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낸다. 여의도가 지척이라 63빌딩을 포함한 여러 높은 빌딩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걸. 특히 요즘 들어 서울에서는 한강뷰를 최고로 꼽던데, 그렇게 보면 최고의 한강뷰를 지닌 사찰이 아닐까 싶다

p421 한때 보천교의 중심 건물로 지어졌던 건물이 조계사 대웅전이라 하겠다.

p432 만일 조계사에 영산전이 만들어진다면 한정된 부지 내 건물뿐만 아니라 그안에 조성할 부처님 제자인 십육나한 조각과 불화까지 조성해야 하니 엄청난 불사가 필요하겠구나. 이렇듯 엄청난 규모의 사업이기에 쉽게 진도가 가가지 않는 듯하다

p436 이렇듯 조계사의 역사는 아직 채 100년이 안되었기 때문에 대웅전에서 만날 수 있는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근현대에 조성된 모습이다.

p439 감로도는 당대 풍속이 가장 아래 부분에 그려진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근대인 1939년에 그려진 흥천사 감로도에는 양복을 입은 사람이나 스케이트를 즐기는 모습, 도로 공사, 자동차, 코끼리가 등장하는 서커스, 근현대 전쟁 장면 등이 묘사되어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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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 클래식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시간
아리아나 워소팬 라우흐 지음, 고정아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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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저녁에 클래식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 아리아나 위소팬 라우흐

 : 다산초당

읽은기간 : 2025/08/10 -2025/08/22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하다가 활동을 접은 한 연주자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클래식에 대한 뒷이야기를 전해주는 방식이다. 

저자는 굉장히 경쟁지향적이고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인 사람이다. 

재능도 있어서 쥴라오두 움대를 졸업하고 객원연주자로 활동도 했다. 

음악가의 활동이나 역사, 연주자에 대해 글을 썼는데 약간은 시니컬한 태도로 표현한다. 

자기가 연주자 생활을 그만둬서 질투가 나서 그런건지, 책을 재미있게 쓰고 싶어서 그런건지, 원래 그런 성격인건지 알 수는 없지만 재미있지도 않고 나는 그런 표현들이 불편했다. 

그렇지만 연주자로서 음악을 대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글은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음악이 즐겁게 들려야 할텐데 틀린음과 해석에 대한 평가만 하는 작가의 모습이 불쌍해보이기도 했다. 

아는만큼 들려야 하는데 아는만큼 비판한다고 해야 하나... 

나같은 막귀는 그저 좋기만 한데 연주자는 그 음악에서 틀린점을 자꾸 찾아내게 되니 힘들것 같기도 하다. 

연주자가 음악을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p13 베르사유 궁전의 왕실 요리사가 우리 시대로 와서 케이크를 만들어준다면 여러분은 “요즘은 호스티스사의 호호스 케이크가 있는데요”라며 거절할 텐가? 베르사유 케이크도 먹고 호호스 케이크도 먹는 게 좋지 않겠는가? 나라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이미 그렇게 했다.

p37 중세음악을 싫어하다 보니 토머스 탤리스의 작품에 담긴 천상의 울림 같은 소리는 더욱 마음을 밝게 해준다. 나에게 그의 음악은 천년의 고통 이후 처음 비쳐 든 희망의 햇살, 나뭇가지에 처음 움트거나 언 땅을 뚫고 돋아난 새싹처럼 느껴진다.

p40 바로크 시대의 전성기가 되면 특정 작곡 기법과 원칙들이 표준화된다(예를 들어 대위법이 있다. 이것은 두 개 이상의 강력한 성부를 특정한 화성 규칙에 따라 결합하는 방식이다) 작곡가들은 그것을 시험하고 확장한다. 바로크음악이 때로 수학적이고 거의 기하학적인 느낌마저 주는 이유 중 하나다(특히 바흐의 음악은 암호와 프랙털 같은 요소까지 있는 구조적 복잡성으로 유명하다)

p46 낭만주의 시대는 모든 것이 더 크고 많아진다. 작품들이 더 길고 시끄럽고 강렬해진다. 움직임이 커지고, 화성이 화려해지고, 앙상블이 대형화되며 다양화된다.

p61 여러분도 싫어할 것을 싫어할 권리가 있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찾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이 음악 중 일부를 싫어해도 된다. 그래도 좋아하는 곡을 찾는 일을 멈추지는 말기를.(하지만 모차르트를 싫어한다면 나하고는 친구가 되기 어려울 것 같다)

p68 나는 그에게 피부가 벗겨진 손끝과 활을 잡는 손 검지의 굳은살, 그리고 턱받침이 닿는 목 부분에 진물이 흐르는 채로 딱지가 앉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공연의 압박감을, 무대에서 토할 것 같은 어이없지만 벗어날 수 없는 공포를, 내 손가락이 연습한 지점에서 0.1밀리미터 어긋날 때마다 밀려드는 강렬한 자기혐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p70 그는 한 입학 지망생의 협주곡 연주를 끝까지 듣고 나서 학생을 똑바로 바라보며 “연습을 안했거나 재능이 없군”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p76 멘델스존 가족은 파니의 음악을 진지한 활동이 아닌 장식으로 여겼다. 그리고 사회적 압박 때문인지 내적 한계 때문인지, 파니 역시 남편감 사냥과 출산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460곡을 작곡했으니 장식치고는 엄청난 장식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p82 요요마는 네 살 반의 나이에 연주를 시작했기 때문에 흔히 신동이라고 하는데, 그가 일곱 살 때 자선 음악회에서 공연한 녹음을 들어 보면 솔직히 그때는 신동이 아니었다. 내 말을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물론 뛰어나기는 했지만 다섯 살의 나이에 견실한 전문 연주가 같던 장영주와는 달랐다는 뜻이다.

p92 구글과 스포티파이 덕분에 영화음악 감독들이 클래식 음악에 다른 곡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는지 이제는 꼰대스러운 장면의 플레이리스트가 확장되었다.

p113 그는 자신의 연주를 날이면 날마다 하루에 몇 시간씩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고, 이웃들도 그런 사람들이었다. 이웃들은 차라리 내 연주를 듣는 걸 선호했을 것이다.

p172 나쁜 인토네이션을 고치고 싶다면, 먼저 그 소리에 혐오감을 느껴야 해. 바이올린에서 음이 맞고 틀리는 것은 0.1밀리미터 차이다. 혐오감을 느끼지 않으면 그처럼 미세한 문제를 가지고 씨름할 집중력, 인내심, 끈기를 키울 수 없다는 게 그 선생님의 주장이었다.

p194 론도는 대개 밝고 경쾌한 음악에 쓰이고 흔히 마지막 악장에 나타난다. 단순한 구조는 깊고 진지한 명상보다는 가벼운 축하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p224 그의 매력적인 진지함이 그 자체로 나를 무장해제시켰고, 그가 음악가가 아니라는 사실도 그랬다. 그에게는 나와 같은 트라우마도집요함도 없었다. 그의 귀는 훈련되지 않았고, 음악에 대한 사랑은 오염되지 않았다. 그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 상상해 보니 내 인식 속에서 무언가가 탁 풀렸다.

p227 우리가 샤넬이 살아 돌아와서 제발 입어달라고 애걸복걸하가며 만든 드레스를 입고 무대 중앙에 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신 자기 소리를 집단의 소리에 합치고 팔과 어깨를 검은 정장으로 가리게 될 것을 안다면, 그 많은 생일 파티와 나들이와 놀이 등 건강한 유년을 이루는 데 필요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연습만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p246 실제로 음악 페스티벌이나 실내악 시리즈 공연 때에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연주자들이 공연이 있는 그 주에 처음 만나서(물론 각각 자기 파트를 따로 연습한 뒤에) 며칠 동안 호흡을 맞추고 공연하는 일도 많다. 때로는 그 결과가 아주 훌륭해서 관객들에게 짜릿하고 고급스러운 난교 파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p250 현악기 연주자는 뒤로 숨을 두터운 화성도 없고(예외는 내가 만들어낼까 걱정하는 화성뿐이다) 피아노의 많은 음정이 일으키는 잔존 공명도 없다. 그리고 악보를 기억하게 도와주는 외부의 힌트도 없다. 오직 연주자와 악기, 그리고 공연 내내 연주자 머릿속에서 아무 도움 안되는 비판을 날려대는 내면의 평론가뿐이다.

p275 이 소나타의 세 번째 악장에는 그의 가곡 비의 노래의 주제가 담겨 있는데, 클라라는 여러 편지에서 이것이 자신의 주제라고 말했다. 브람스에게서 그 소나타의 악보를 받은 클라라는 즉시 극 곡을 연주해 보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답장을 보냈다. 우리는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관계가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관계였던 것은 분명하다.

p286 나는 모차르트의 편지를 보면 그게 맞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머 감각이 아주 유치했다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그런 유치한 방식에 매달려서 스스로의 성숙을 가로막았다고. 그러자 총리는 말했다. “내 말을 듣지 않은 것 같네요. 모차르트가 그랬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랬던 게 맞다.

p315 20대때 나는 너무 망가진 나머지 렉스의 연주가 만들어낸 아름다움과 기쁨을 인식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음악은 연주하는 법을 배우면서 음악을 듣는법, 음악에 감동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말핬다.

p352 가슴이 부풀고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리지는 않았다. 집요함도 원망도 커리어에 대한 불안도 없었다. 나는 그저 음악을 듣는 사람이었다. 어쩌다 보니 동시에 연주도 하게 되었을 뿐이다.

p358 에이다 팬과 피터 위소는 제가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말의 절반과 모든 수입의 상당 부분을 희생하고, 거기다 수많은 학생 공연을 견뎌주었습니다. 두 분의 오랜 희생을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제가 결국 연주자의 길을 포기했을 때 두 분은 화도 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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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옷의 세계 - 조금 다른 시선, 조금 다른 생활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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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옷의 세계

 : 김소연

 : 마음산책

읽은기간 : 2025/08/05 -2025/08/10


시인의 글은 읽기가 어렵다. 문장과 문장의 간격, 단어와 단어의 간격을 따라가기 버거울 때가 종종있다. 

제목이 재미있어서 읽었는데 잘 넘어가지지가 않아서 좀 고생했다.

다만 각 챕터마다 시인이 맘에 들어하는 시들이 실려 있는데 시들은 참 좋았다. 

어딘가 필사해놓고 외워보고 싶은 글들이 참 많았다. 

시인들의 상상력과 시어를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 문외한이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닌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시인들의 글과 시를 읽다보면 느낌이라도 있지 않을까?

그때까지는 시인분들의 책이 나에게 와서 박하게 평가를 받을 것 같다..

시인님.. 소리.. 


p27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을 우연히 읽었을 때, 믿음이 그저 의심하지 않음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믿음은 좀 더 다른 차원의 것을 볼 줄아는 능력에 가까웠다.

p33 별이 반짝일 때 어둠 / 여인들의 옷이 가벼워지자마자 봄 / 세상 사람들 모두 한 가지 소원으로 향기를 발한다 / 진정 평화로운 마음으로 나는 물고기 / 릅상로르찌 을지터그스 ‘나는’에서

p43 과학 없이도 이미 과학이 되곤 한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지난 여름, 오랜 세기 전의 바닷속을 나는 산책했다. 티베트의 남초 호수에서 짠맛을 느끼며, 오랜 세기 전의 바닷속에 서 있다고 표현해도 좋다. 히말라야의 산등성이에 올라서서, 인도 판과 유라시아 판이 충돌했던 엄청난 굉음을 만나고 있다고 표현해도 좋다.

p44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도종환 ‘단풍 드는 날’에서)

p61 사랑은 나를 버리고 그대에게로 간다. / 사랑은 그대를버리고 세월로 간다 /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는 환하다 / 환하고 아프다 (허수경 ‘공터의 사랑’에서)

p68 마르크 드 스메트가 쓴 침묵 예찬의 첫 페이지에는 수피교의 계율이 적혀 있다. 그대가 입 밖에 내는 말이 침묵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니거든 말을 하지 말라.

p76 이거 왜 움직여요? 바람이 불어서 꽃이 춤을 추는 중이라고, 어른들의 상투적인 표현으로 내가 설명을 하자,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큰 목쇠로 말한다. 바람이 좋아서 이래요? 바람이 분다는 것과 꽃이 춤춘다 사이에 좋아서란 말이 매개가 되니 바람과 꽃에게 생기가 생기는 듯하다.

p91 친구는 잃었다는 상실감이 충격이 될 만큼 무엇을 가진 적이 있던 사람이고, 나는 아무것도 제대로 손에 쥔 적이 없어서 잃을 것도 없지만 온통 잃어버린 것투성인 것 같은 사람이다.

p111 문학은 그런거다. 소풍길의 대오에서 불현듯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저혼자 질문하고 대답하기 위해 잠시 대오를 이탈하는 일. 혼자만의 방에서 정연해지지 못하는 생각들을 기록해보는 일.

p119 불빛 하나 없던 공원, 안내원과 뱃사공, 나무집 한 채, 한 시간 거리에 주차장을 둔, 방문객의 편리함을 전혀 배려할 생각이 없던 그 오만한 공원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밧딧불이들의 경이로운 군무를 누구도 목격할 수 없었을 것이다.

p176 미적인 완성에 이르는 방법적 길은 비교적 간단하다. 안나푸르나 정상에 오르는 이유처럼 말이다. 비미적인 완성에 이르는 길은 너무나 다양한다. 비미를 향한 미적 태도는,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용감하게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p190 봄날에 내렸던 어이없는 폭설도 극렬한 투쟁임을, 아스팔트의 균열 사이를 비집고 나온 잡풀도 투쟁하는 중임을, 엉뚱한 행동, 기괴한 상상력, 불편한 공간, 까칠한 성격등도 실은 투쟁의 산물이다.

p204 나에게 시를 배우는 시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물었다. 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인지요. 어린 후배들에게도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대답을 한다. 비경제적 비사회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p207 갓 시인에 대한 열망을 품은 나에겐 이런 풍문이 좀 억울했다. 몰락한 종갓집의 맏며느리로 팔려가는 기분이었달까. 몰락에라도 가담한다면, 시의 문을 연 첫 시인이 어차피 못될 바에 시의 문을 닫는 마지막 시인은 될 수 있겠지 싶은 이상한 포부로 시인의 세계에 입성했다.

p228 죽지 않은 지 / 참 오래된 것 같은데라는 두 행은 시간 개념을 교묘하게 거스르고 교모하게 재조립한다. 죽는 날이란 미래의 어느 지점일 텐데, 시인의 문장을 받아들이자니, 과거의 어느 날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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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과학자의 인문학 필사 노트 - 인문학을 시작하는 모든 이를 위한 80 작품 속 최고의 문장들
이명현 지음 / 땡스B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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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방과학자의 인문학 필사노트

 : 이명현

 : 땡스 B

읽은기간 : 2025/07/27 -2025/08/10



이정모 관장님이나 이명현님의 과학교양책은 웬만하면 읽어보는 편이다. 

필력도 좋고, 설명도 좋고, 무엇보다 초보자인 내가 이해하기 쉽게 책을 쓴다. 

초보자에게 과학을 설명하는 분들가운데 이분들만큼 쉽게 설명하는 분들이 없다. 

그런 이명현님이 특이한 책을 냈다. 

필사노트라니.. 요즘 유행에 한숟갈 얹는건가?

좋은 책들을 모아서 글을 올리고, 본인의 생각을 얹은 것은 참 좋은데, 필사하기에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결국 필사는 포기하고 내용만 읽기로 했다. 

과학책도 있고, 문학책도 있고, 에세이도 있다.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다 모아온 것 같다.

덕분에 이명현님의 독서편력을 잠시 엿보는 즐거운 기분이었다. 

좋은 책들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9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내 기억이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책의 내용을 다르게 기억하거나 두 권의 내용이 뒤섞이기도 했고, 마치 처음 읽어보는 듯 생소했던 책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만들며 행복했다

p17 표상과 으로서의 세계라는 구절에 매혹되었다. 말하자면 지적 허영심에 빠진 것이다. 책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 이미지의 매력에 빠졌다고나 할까. 솔직히 지금도 이 책에서 말하는 표상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26 아이들이 무언가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정말이지 보통 일이 아니다. 나는 오늘도 내 올챙이 적 시절을 일깨워주는 그 말을 마음에 되새기고, 마음이 조급해질 때마다 아이에게 맞는 학습 속도가 있음을 떠올리며 아이 스스로 목표를 끝마칠 때까지 기다리려 노력한다.

p28 말은 쉽다.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자꾸 다짐하고 결심하는 것 아닌가. 메타인지를 갖추고 그것이 필요한 순간 작동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사실 하나밖에 없다.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도록 습관화시키는 방법이다.

p38 정서적 공감이 따뜻한 감정의 힘이라면 인지적 공감은 따뜻한 사고의 힘이다. 아무리 감정이 불꽃처럼 일어나도 차분히 사고하지 않으면 상대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다. 이 이해가 없이는 상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힘들다.

p77 이 글에도 나오듯 과학자들을 비롯해 많은 조선인이 자신의 자리에서 현대 과학을 공부하고 과학 운동을 했던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해방 후에 조국으로 돌아온 과학자들이 많은 학생을 길러냈다. 오늘날 한국의 과학과 기술은 그들에게 많은 빚을 졌다. 어떤 분야든 그렇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행동한 사람들이 있어서 오늘이 있는 것이다.

p84 우리는 혜성이 지구에 충돌했었고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혜성의 정체와 충돌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지금, 우리는 두려움이 있어도 어떻게 참사를 막을지에 대한 궁리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다.

p86 이휘소는 결코 불행하지 않았다. 그를 잃은 세계 물리학계가 불행한 것이다.

p102 사랑을 가장한 유전자의 책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바로 남녀가 사랑에 빠졌을 때다. 사랑에 빠진 인간의 뇌회로에 작동하는 신경전달물질은 마치 마약처럼 작동하며, 중독과 같은 자기만족은 성관계라는 궁극적인 쾌락에서 그 절정을 맞게 된다.

p126 지구가 궤도에 있는 한 이 맹렬한 불은 한결같이 지구를 양육하고, 따뜻하게 해주고, 보호해준다.

p140 인간은 눈으로 아주 제한된 정보만을 인지할 수 있지만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인지능력을 확장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p152 그러나 이 말은 틀렸다. 지구 생명체의 멸종이라고 해야 한다. 더 좁혀서는 인간을 비롯한 현재 최고 포식자들의 멸종이라고 해야 명확할 것이다.

p190 과거에는 돼지 껍질을 혐오식품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으나 껍질에 콜라겐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미용과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제는 애호식품이 된 것처럼 말이다

p192 과학적 사실은 기존의 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인식으로 유턴을 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좋은 핑계를 제공해준다. 전향이 필요할 때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것이다.

p203 문학작품의 미덕은 유한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확장된 인간으로서의 길을 열어준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상황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른 인생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확장된 자유를 경험할 수 있다.

p208 나이가 든다는 말은 생물학적으로 늙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때 결코 물러설 수 없었던, 가장 중요하게 여기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 달라진다.

p228 존재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실존적인 의미 때문일 것이다. 죽을까 말까 하는 생사의 문제에서 어떤 삶과 죽음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넘어가는 듯하기 때문이다.

p234 그때 실종자의 얼굴이 마스크 위로 천천히 올라왔습니다. 마스크를 지나쳐 올라가지도 않고 다시 내려가지도 않은 채, 얼굴과 얼굴을 마주 보듯 멈췄습니다. 눈을 꼭 감은 채 잠을 자듯 평온한 표정이었습니다. 이 평온한 표정을, 진도에서 간절히 기다리는 유가족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280 이 글은 2차원 세계에 살고 있는 평면 생물(소설에서는 3차원에 살면서도 2차원이라고 인식하는 존재로 나온다)에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묘사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삼각형 생물도, 사각형 생물도, 원형 생물도 모두 직선으로 보인다.

p287 요리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의 글에 공감하기에는 나의 미식 감각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어떤 것들이 그로 하여금 그토록 집착하게 만드는지 이해하고 인지적인 공감을 할 수는 있다. 물론 나는 결코 그런 삶을 살 수 없다.

p290 여름날 왕성한 힘을 자랑하는 호박순도 계속 지켜만 보고 있으면 어느 틈에 자랄 것이며, 폭죽처럼 타오라는 꽃이라 한들 감시하는 시선 앞에서 무슨 흥이 나겠는가. 모든 것이 은밀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p320 루카치의 이 문장은 한때 나를 지탱하는 등대였다. 별빛이 제시하는 지도를 따라서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시대를 꿈꾼 적이 있다. 나도 혁명의 시대를 산 청년이었으니 이 문장에 열광할 수밖에. 그러나 절대적인 가치가 소멸하고 다원화된 이 시대에도 이 문장이 여전히 유효할까.

p330 교양을 쌓았다는 것은 이런저런 책을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전체 속에서 길을 잃지 않을 줄 안다는 것, 즉 그것들이 하나의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고, 각각의 요소를 다른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p340 책을 번역하면서 홍승수는 칼 세이건을 존경하게 되었고 자신이 그토록 경멸하던 학문 외의 일도 기꺼이 나서서 하게 되었다. 일반인들을 위한 강연을 하고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무엇이든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이었든 부정이었든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이 깨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가 싶다.

p344 소설은 여전히 가능성의 시공간이고 해석의 시공간이다. 잠복되어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캐내는 것이야말로 적극적인 책 일기 방법이다.

p350 1억 5,000만 킬로미터 밖의 태양과 약 38만 킬로미터 거리의 달이 만나 검은 태양이 되고 세상은 갑자기 지구가 아닌 세계가 됩니다. 이 극적인 천문 사건은 인간의 미약함과 우주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일깨워줍니다.

p362 그간 내 힘으로 이뤘다고 착각했던 많은 것의 시작이 운 좋게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데서부터였다. 실제로 크게 노력해서 성취를 이룬 사람일수록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 노력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은 본인의 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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