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왜 안 좋아하세요? - 아는 만큼 들리는 나의 첫 클래식 수업
권태영(탱로그) 지음 / 빅피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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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 왜 안좋아하세요

 : 권태영

 : 빅피시

읽은기간 : 2025/07/20 -2025/07/24


초보자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클래식 입문서. 

내용보다는 작곡가들의 그림을 너무 잘 그려서 작곡가 캐리커처를 한참동안 보게 됐다. 

요즘 나오는 클래식책들은 유투브를 QR코드로 연결해 놓는 책들도 많던데 이 책은 추천음악만 소개했다. 내가 듣고 싶은 연주자들을 찾아서 들으면 될 것같다. 


p31 연주자들은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할 때 “해석하기 어렵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음악을 해석해서 연주한다는 것은 베토벤의 생애와 곡에 담긴 복잡한 감정과 의도뿐만 아니라 음악의 구조적인 논리 등을 소리에 담아내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p52 살리에리의 행진곡이 반복이 많고 변화가 적어 다소 지루했다면, 모차르트가 편곡한 곡은 새로운 멜로디를 추가하고, 중간중간 반주 리듬이나 셈여림에 변화를 주어 상대적으로 덜 지루했지요. 이 장면을 통해 모차르트가 추구한 음악적 시도와 방향성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습니다.

p57 장난기 가득했던 모차르트는 로이트게프에게 선물한 악보에도 장난을 쳐놨는데, “당나귀 씨”, “대죄야” 양도 그 정도 트릴은 하겠다”와 같은 문구를 써놓은 것이죠. 나이를 초월한 두 사람의 우정이 표현된 호른 협주곡을 들을 때면 순수함과 긍정의 에너지를 받곤 합니다.

p72 드뷔시는 그에게 불어닥친 수많은 사랑의 풍경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열정적으로 그 순간에 충실했어요. 그의 음악을 들을 때 많은 사람이 곡에 빠져드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요?

p90 2악장을 들을 때면 마치 예쁜 찻잔에 담긴 차를 우아하게 음미하며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바흐의 연주 중 가장 추천하는 버전은 네델라드 바흐 소사이어티의 연주인데요. 실제 바로크 시대에 사용된 악기와 주법을 사용하여 연주했기 때문에, 시간 여행을 하며 연주를 감상하는 기분이 듭니다.

p103 그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때 만들어진 곡이 바로 헨델의 수상 음악 모음곡입니다. 약 50명의 연주자가 템스강 위, 조지 11세가 타고 있는 배의 주변에서 연주했기 때문에 수상 음악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p126 클라라가 죽음을 맞이할 당시 브람스는 이와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삶의 가장 아름다운 경험이었고, 가장 위대했던 가치였으며, 가장 고귀한 의미를 잃어버렸다”

p144 작품을 창잘할 때 단순히 여흥을 즐기기 위한 목적이 아닌 극도의 황홀함을 이끌어내어 청중들의 영혼을 고양시키는 데에 공연의 중점을 두었죠.

p174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을 발표할 당시 당국의 정당한 비판에 대한 소비에트 예술가의 창조적 응답이라는 부제를 붙였습니다. 이로써 권력자의 의도를 수용했음을 알렸죠. 이에 스탈린은 매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답니다.

p185 그의 첼로협주곡은 높은 테크닉과 음악성을 요구하기에 첼로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필수로 연주해야 하는 곡이기도 하죠.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1악장의 제2주제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사뭇 드러납니다. 특히 중후하고도 포근한 음색을 지닌 첼로 연주곡이기에 더 따뜻하고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p205 그렇게 묻히는 듯했던 첼로 협주곡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데 기여한 첼리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영국 출신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입니다. 이전까지 별로 연주되지 않던 이 곡을 그녀가 세계적인 무대에서 완벽하게 선보임으로써 다시 세상에 알리게 되었답니다. 이후 첼로 연주자들에게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필수 연습곡이 되었죠

p214 바르톨리는 비발디와 같이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성악가입니다. 비발디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로시니와 같이 어려운 기교가 요구되는 아리아를 풍부한 감정으로 가뿐하게 부르기로 알려져 있죠. 심지어 두 줄기의 바람이 휘몰아치고에서는 무려 74개의 음을 약 10초동안 한 호흡으로 노래합니다.

p225 엄청난 테크닉을 요구하면서오, 민요 특유의 가락과 멋들어진 시김새가 묻어나는 아리랑 변주곡을 처음 접한 오이스트라흐는 그의 연주를 격찬했고, 심지어 자신이 직접 가르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렇게 백고산은 오이스트라흐의 제자가 되어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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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기술의 문화사 - 핵, 우주, 인공지능, 생명공학으로 본 야누스의 과학기술
김명진 지음 / 궁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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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기술의 문화사

 : 김명진

 : 궁리

읽은기간 : 2025/07/11 -2025/07/20


누군가 이 책을 추천해줬다. 추천해 준 분께 감사..

핵,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20세기에 급격하게 발전한 과학 분야에 대해서 시작과 경과, 그리고 본인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역사를 아는 데 유용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떤 이슈가 있었고, 앞으로는 어떤 부분에서 기대가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참 낙천적이다. 

지금 이슈가 있고, 문제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해결책을 낼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구하는 사람들이 과학자다. 

사실 그 사이에는 이런 내용이 숨겨져있다. 그 해결책을 찾기전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이 있다는 것... 

이 책은 그 사이에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도 있다. 그래서 조금 더 반갑다. 

시간이 지나서 기술이 해결책을 만들어줄지, 아니면 멸종으로 가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기술이 가는 방향을 살펴보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p42 당시 이러한 의견에 동조했던 사람들은 소수였다.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로스엘러모스의 과학자 대다수는 자신들의 과학연구의 성과를 알리고 싶은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책임진 그로브스 장군과 헨리 스팀슨 육군 장관은 2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예산 심의도 받지 않고 써버린 것을 의회에 변명하기 위해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제임스 번스 국무장관은 일본에 조속한 승전을 거두어 극동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각 원자탄 투하에 찬성했다.

p57 랜드 연구소의 전략분석가였던 허먼 칸은 열핵전쟁에 관하여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한다 같은 저서들을 통해, 설사 전면 핵전쟁이 발발한다 하더라도 선제공격을 통해 적의 보복능력을 파괴하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하면 피해를 최소화(대략 4천만에서 8천만 명의 미국인 사망)하고 전쟁을 승전으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악명을 떨쳤다.

p101 시대를 앞서나간 것으로 흔히 평가받는 세 명의 선구자들이 걸어갔던 길에는 흥미로운 유사성이 있다. 그들은 모두 어릴 때 쥘 베른, H.G. 웰스 같은 과학소설의 선구자들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우주여행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닦고 이를 널리 알리는 데 몰두했으며,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인 액체로켓에 관심을 갖고 직접 실험을 하기도 했다

p111 궁극적으로는 태양계 바깥의 지적 생물체와 접촉한다. 사용되고 있는 용어나 구체적 실천 과제의 측면에서 다분히 19세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이러한 기술 유토피아적 전망은 아직 로켓 기술이 초보적인 수준이었던 1930년대의 맥락에서는 다분히 허무맹랑한 공상에 가까웠다.

p139 그러나 원래 2002년으로 예저되었던 ISS의 완공은 협력 국가들의 내부사정과 기술개발 지연, 2003년 초 컬러비아호 사고 등으로 계속 미뤄졌고, 2001년 재검토를 통해 추정 예산 총액이 300억 달러이상(미국이 담당할 몫은 250억 달러)으로 재조정되었다. ISS의 건조에는 현재까지 대략 1천억 달러(미국 몫은 720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며, 건설과 유지를 위한 우주왕복선의 운행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1500억 달러까지 치솟는다.

p155 기원전 3세기부터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아르키메데스, 크테시비우스, 헤론 등의 학자들은 후원자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공기압과 수력으로 작동하는 다양한 자동 기계들을 만들어냈다.

p173 공장에는 증기기관으로 가동되는 수백, 수천 대의 방적기와 방직기가 갖춰져 있었고, 그 속에서 노동자들은 실을 짓고 천을 짜던 가내수공업의 숙련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기계 돌보는 사람으로 격하되었다.

p178 이러한 저항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 서구 각국에서 효율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지상 명제로 부각되면서 테일러주의는 정치적 좌파와 우파를 가리지 않고 열렬한 수용의 대상이 되었다.

p181 이제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마치 기계의 부속품과도 같은 단조로운 작업을 하는 대신 높은 임금으로 이를 보상받고 소비나 취미 생활로써 만족을 추구하는 존재로 변모하게 되었다.당대의 대중문화 작품들은 이러한 계약에 내재한 소외와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포착했다.

p197 이 검사는 나중에 사람 한 명과 기계 한 대가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간소화되었고, 튜링 검사라는 명칭이 뭍었다. 만약 어떤 기계가 튜링 검사를 통과한다면 이는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에 이러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강한 인공지능으로 밝혀지게 된다)

p223 소련 작가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1921), 영국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1932)와 조지 오웰의 1984(1948) 같은 소설 작품들은 모두 인간의 개성이 말살된 전체주의적 악몽을 묘사하면서 이를 첨단기술(감시기술, 재생산기술, 선전 및 세뇌기술)이 떠받치는 양상을 그려냈다.

p260 그들은 DNA 재조합의 위험을 과학자들이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유전공학이 가져올 수 있느 ㄴ장밋빛 미래를 그려내 대중과 의회 의원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p268 이상에서 본 것처럼 유전공학의 초창기였던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에 크게 선전되었던 유전공학의 가능한 응용분야들은 상당부분 실패를 맛보거나 적어도 애초 기대되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미 1980년대 중,후반이 되면 월가의 투자가 줄어들고 실망과 환멸의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p297 리처드 스몰리 같은 일부 나노과학자들은 분자 나노기계에 대한 드렉슬러의 전망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이처럼 과장된 수사를 가라앉히려 애썼지만, 정작 나노기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들 역시 유사하게 과장된 전망에 호소했던 것이다.

p302 과학언론은 흔히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극적 사건이니 혁명이니 하면서 당장에라도 큰 일이 생길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 애초의 약속이 실현되지 않거나 해당 기술의 위험성이 부각되면 이내 그림의 떡이었다는 둥, 일장춘몽이었다는 둥 하면서 태도를 180도 바구는 널뛰기식 보도 행태를 흔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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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한 예술의 뇌과학
수전 매그새먼.아이비 로스 지음, 허형은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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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가 힘들땐 미술관에 가는게 좋다

 : 수전 매그새먼

 : 윌북

읽은기간 : 2025/07/06 -2025/07/13


제목에 낚인(?) 책..

뇌과학을 바탕으로 미술과 연관된 이야기를 하는 책인줄 알았다. 

책을 읽어보니 예술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뇌과학책이다. 

뇌과학책을 읽으려고 한 건 맞았는데 예술이 뇌에 어떻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과정이 나오는 책인줄은 몰랐다.

예상과는 다른 내용이었지만 뇌과학 연구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배웠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게 사람인것 같다. 

이렇게 기묘하게 진화되고 창조된 사람이라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내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오늘은 뇌가 힘드니 미술관에 가볼까나?


p15 미학적 사고방식이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면서 주변 환경에 감각을 곧누세우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감각 경험과 꾸준히 연결될 수 있으며, 예술을 창조하고 미학적 경험의 가치를 알아보는 문 또한 활짝 열린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우리를 변화시킨다

p23 후각 피질은 감정과 기억 전반에 작용하는 측두엽에 자리한다. 냄새가 즉각적이고 강력한 신체적, 정신적 반응을 유발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p29 전두엽은 계획 세우기, 주의 집중, 감정 처리 같은 집행 기능을 책임진다. 해마가 자리한 측두엽은 기억을 만드는 일을 주관한다. 두정엽에는 촉각이나 통증 가은 체감각 정보를 수용하고 해ㅓㄱ하는 체감각 피질이 있다. 후두엽은 시각 심상을 처리한다.

p33 릭의 설명을 듣다 보면 신경과학자 도널드 헤브가 시냅스 전달 과정을 처음 설명하면서 남겼다는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함께 발화하는 세포들은 한 다발로 배선된다.”

p34 릭의 말로는 바로 이 작용이 기억 생성을 조절한다. 돌출 경험이 강렬할수록 시냅스의 가소성도 강해지는데, 그 순간 다수의 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을 잔뜩 분비하고 시냅스 연접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p39 우리가 각자 즐기는 쾌락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음식이나 섹스같은 아주 원초적인 쾌락을 취할 때 동원되는 전반적인 보상계가 활성화됩니다. 어떤 예술 작품을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쾌락도 똑같은 원초적 반응을 촉발하지요

p45 그러니 DMN은 어떤 그림이나 음악 작품이나 자연 풍경이 자신에게 의미가 있을 때 그것을 처리하게 해주는 신경 저장소라고 볼 수 있다

p47 많은 이가 자신의 생체 작용이 말해주는 바와 가장 편하게 느낀다고 생각한 방이 불일치한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불일치의 이유는 눈이 번쩍 뜨이는 통찰을 제공한다. 바로 우리가 인지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생물할적으로 느끼는 것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p55 많은 이가 자신이 생각하면서 감정도 느끼는 존재라 여기지만, 신경해부학자 질 테일러가 온당히 지적했듯 사실 우리는 생각하는 감정적 존재다.

p62 도망치기 같은 행동에 대비하고자 혈당도 치솟았을 터다. 하지만 그는 도망갈 수 없었기에 방에 그대로 있었고 불편감이 점점 심해졌다. 이 모든 건 눈 한 번 깜빡할새에, 스스로가 반응하고 있음을 의식적으로 깨닫기도 전에 일어난 현상이다.

p65 소리 진동은 신체를 항상성 상태로 되돌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붙기 반응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힘이 있다. 소리굽쇠를 사용한 것도 말하자면 신체의 생리작용을 건드려 스트레스 주기를 단절시킨 것이다.

p66 우주의 비밀을 알고 싶으면 모든 걸 에너지, 주파수, 진동의 개념으로 생각해보게.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를 물리학의 근본 명제에 응축했다. E=mc2 모든 것은 에너지다.

p74 색칠하기가 외부 소음을 줄이고 집중을 가능하게 해주므로 뇌에서 명상과 비슷한 생리학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 다수의 연구에서 증명되었다.

p93 시 읽기는 긴장도를 낮추고 자신을 객관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엑서터대학교에서 이루어진 시 연구에서 시를 읽자 휴식 상태와 관련된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 fMRI 영상으로 확인되었다.

p135 춤은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타인의 신체 언어를 읽는 법을 가르쳐준다. 다름의 개념을 이해하게 해주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협동하도록 이끌며, 우리의 신체존중감을 향상시킨다.

p154 최근 연구자들이 문장에서 아니면을 없애고 00이자 00으로 대체하는 추세가 눈에 띈다. 예술과 과학도 양자택일 대신 융합을 선택하면 신체 건강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힘을 지닌 아주 강력한 양이 된다.

p156 오늘날 예술은 신체 치유에 최소 여섯 가지 방편으로 이용된다. 첫째는 예방약, 둘째는 에방약, 둘째는 일상적 건강 이상의 증상 완화제, 셋째는 질병, 발달 장애, 사고 등에 대한 처치나 개입, 넷째는 심리적 지원, 다섯째는 만성적 증상을 안고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도구, 마지막 여섯째는 생애 마지막에 위안과 의미를 제공하는 수단이다.

p212 춤 하나를 익히면 얼마 안 가 의식하지 않고 스텝을 밟을 수 있게 되는 것도 뉴런들이 수상돌기들과 결합해 시간이 흐르면서 습관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p224 우리의 기대가 전복되었을 때, 그러니까 농담에서 영리한 배경 스토리를 깔아놓은 후 제대로 펀치라인을 날렸을 때 감탄과 관련된 뇌 영역에 불이 들어온다.

p225 하지만 뇌는 유머를 좋아한다. 진심에서 우러난 웃음은 뇌가 수용된 정보를 분석해 그게 웃긴지 아닌지 판별하는 동안 관제탑이나 마찬가지인 전두엽부터 시작해 뇌의 수많은 영역에 스위치를 켠다. 그러면 전기 신호가 대뇌피질을 자극해 행동을 촉발하고 우리는 웃음을 터뜨린다. 이는 다시 뇌의 보상계 스위치를 켜 도파민과 세로토닌, 섹스와 음식과 운동에 반응해 분비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엔도르핀을 분출시킨다.

p258 신경생물학적으로 보았을 때 호기심이 뇌의 여러 영역을 활성화하긴 하지만, 사실 우리의 천성적 호기심을 가장 직접적으로 주관하는 부위는 해마에 있다. 탐구 끝에 답을 얻어 호기심을 충족시키면 뇌의 보상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몸에 퍼지고 행복감과 만족감이 느껴진다.

p272 친화적이고 접근 지향적인 감정들보다 회피 지향의 부정적 감정들에 훨씬 많은 뇌 부동산이 할애된다. 예를 들어 나쁜 기억은 좋은 기억보다 다섯 배 빠르게 생성되며 다섯 배 오래간다는 것이다.

p278 연주자들이 건반으로 즉흥 악절을 연주하자 전전두피질의 상당 부분, 정확히는 외측 전전두엽 부위들이 잠잠해졌다. 그와 동시에 내측 전전두엽 부위들의 스위치가 켜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곳은 자기표현에 동원되는 영역이다. 이 부분이 활성화되면 그 순간 몰입이라는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p282 연습과 반복이 뇌를 재배선하는 것이다. 반복하는 패턴들이 뇌를 더 유연하게 만들고, 기운을 아끼게 하고, 잘 살도록 이끈다.

p303 개미, 꿀벌, 말벌, 흰개미와 더불어 인간은 지구상에 단 열아홉 종만 존재하는 진사회성 종입ㄴ디ㅏ. 바꿔 말하면 집단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협력하는 종이라는 겁니다. 개인의 생존을 초월한 집단 선택은 우리가 오늘날까지 갈고닦은 동정심, 공감력, 협동성 같은 인간의 핵심 자질과 더불어 발달해왔습니다. 일부 구성원이 전체의 이득을 위해 희생하는 것처럼 공동체를 이루고 지탱하는 데에는 이타주의가 필수적이었죠.

p330 인간 플레이어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자기에게만 공을 안준다고 생각하도록 유도당했다. 그리고 뇌 스캔결과, 게임에서 따돌림당했을 때 촉발된 느낌이 신체적 부상과 맞먹을 정도의 통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이 드러났다.

p342 뉴욕 현대미술관 선임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는 일찍이 예술과 디자인이란 곧 “테크놀로지, 인지과학, 인류의 필요, 그리고 아름다움을 결합해 세상이 놓치고 있는 줄도 몰랐던 것을 생산하는 르네상스적 삶의 태도”라고 적확히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예술과 건강 사업부 총괄인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이렇게 말했다. “예술은 우리가 느끼기는 하나 뭐라고 부를지 몰랐던 것을 가시화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줍니다”

p359 미술관과 박물관은 더 이상 스스로를 유물 저장고로만 보지 않고, 관람객이 예술과 미학과 교류하며 건강과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상호교감적 공간으로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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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는 순간 - 안희연의 여행 2005~2025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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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7/06 -2025/07/10


안희연님은 알쓸신잡에서 처음 봤다. 

시란 사람들에게 고통을 일깨우는 것이라는 말이 인상깊었다.

그래서 그 친구의 책을 골라서 읽었다. 시집이 아니라 기행문이라는 게 함정..

본인의 20년 여행를 모아 쓴 책이라고 한다. 

시인이 보는 여행장소와 느낌은 일반인이 내가 보고 느끼는 것과 확실히 달랐다. 

직접 찍었다는 사진의 뷰도 내가 찍었던 사진과 달랐다. 

그 다름을 표현하기에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의 양이 너무나 적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느낄 수 밖에.. 

느낌은 찰나에 지나가고 다시 복귀할 수 없어서 서글프다. 

느낌을 저장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풍성한 삶일텐데.. 

어쩌면 저장할 수 없어서 더 찬란하고 아름다울지도 모르겠다.

반면 시인은 그 느낌과 찰나의 감정을 시어로 담는다. 그래서 시를 읽나보다.

시인의 여행을 훔쳐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도 이런 기행문 좀 써야 할텐데...


p20 과거의 장면을 읽고 쓰면서 우리는 남은 날들을 채워갑니다. 때론 과거의 문장 한가운데에 취소 선을 긋고 새 문장을 적어넣으며 시간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실패했다가도 돌아오고 멀어졌다가도 가까워지는 과정을 여행이라 부르면서요

p36 모든 이별에는 떠나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있다. 나는 언제나 내가 남겨지고 버려지는 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의 등은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이를 악물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p42 그는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다. 선물이라고 했다. 나는 깜짝 놀라 값을 치르겠다고 했지만 그는 한사코 만류하며 “여행자의 행운!”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여행자의 행운… 곱씹을수록 달콤해지는 말이었다.

p99 바람이 분다. 살라야겠다는 시구로 단박에 나를 사로잡았던 시인. 그때것 그의 시를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 어쩐지 저 구절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110 그녀는 1965년 1월 10일에 죽었고 나는 지금 그 겨울로부터 한참 멀리 떨어진 여름에 도착해 있지만 우리가 다른 장소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p121 내게 페소아는 다른 존재가 되는 일에 열심인 사람이었고 자유분방하고 천진난만한 심성을 지닌 작가였다.

p129 이 이상한 느낌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녀의 작품을 흝어가던 중에 사쿤탈라를 만났다. 로뎅과 자신의 사랑을 조각한 것이라던 사쿤탈라 앞에 서는 순간 정수리 위로 거대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무릎이 꺾이는 느낌이었다

p144 그후로도 나는 수 년간 보들레를 원망해야 했으나(아내 내가 파리까지 가서 간청했건만 또 나를 떨어뜨렸단 말이냐!) 이제는 안다. 그가 나를 단련시켰던 것임을. 그에게 편지를 건네고 꼬박 육 년 뒤, 나는 정말 시인이 되었다. 그 후로 나는 언어의 주술적인 힘을 믿는다.

p155 최승자 시인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삼십세)고 했던가. 그렇게 참담한 기분까지는 아니었지만 아무쪼록 마음이 이상했다.

p170 그대 거기가 아닌 지금 여기 생생하게 다가오는 가슴 저린 역사의 현장에서 나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무기력함을 느꼈다.

p193 여주인공 머리가 바람에 흩날리기라도 하면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고 갑자기 스크린 앞으로 달려나가 춤을 췄다. 주인공들이 노래라도 부르기 시작하면 무려 떼창, 그렇다. 떼창을 하는 것이다.

p211 절의 예법을 하나도 알지 못하는 내게 “그간 여행하며 절집에 많이 다녔다면서 겉만 보고 다녔습니까. 그 안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구하는지를 봐야히죠” 하셨고, 옷을 얇게 입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모습을 보시곤 “그러게 왜 옷을 얇게 입습니까. 몸이 아프면 잘 돌봐주고, 옷도 입혀주고, 때 되면 밥도 먹여주고, 약도 먹여주셔야지요. 자동차를 잘 굴려야 길을 가지 않겠습니까, 애기 보살” 하셨다.

p241 사랑이 한 사람을 두 눈 속에 담는 일이라면 페와는 내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랑을 한 사람이었다. 그의 사랑은 만년설이었고 그에겐 눈꺼풀이 없으므로 눈을 감을 수조차 없었다.

p266 그렇게 나는 두번째 삶을 시작했다. 단순하고 순진했던 믿음을 깨부수고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믿음을 받아안았다. 달라질 게 없는 이곳에서 나아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없이 시를 쓰고 삼시 세끼 밥을 먹는다. 이 삶의 성공 여부 역시 알 수 없다. 오히려 더 허무하고 무기력할까봐 두렵다. 그렇지만 이런 건 어떨까. 믿음이 거세된 믿음, 무가치한 것을 쌓아 만든 견고한 성벽

p269 글 쓰는 거 힘들지? 원래 생각의 초입에서 흘러나오는 문장들은 대개 거칠고 성길 때가 많아. 그렇더라도 쓰는 행위 자체에 제동을 걸어선 안돼. 일단 한두 방울쯤 그냥 흘려보내는 마음으로 쓰는 거야. 그러다보면 필요한 문장들이 도착하는 순간도 오겠지.

p280 우리는 왜 예술을 하는 걸까. 세상 모든 창작물은 고정불변의 무엇이 아니라 일종의 가건물, 조립식 컨테이너, 철거 비계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부수고 쌓는 전 과정이 노래이고 춤이다. 그러니 미래를 가진 사람들이여, 무엇이 되지 않으면 어떠한가. 의미는 그다음 문제다. 일단 노래하라, 계수나무 바람에 흔들리듯이.

p315 시간이 흘러 이제 그런 여행은 예전만큼 즐겁지도 가능하지도 않게 되었다. 너무 많은 아름다움을 경험한 탓에 웬만한 장면에는 감동을 느끼기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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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서스 -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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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4/14 -2025/07/08


이렇게 오래 읽을 책은 아닌데 시간이 꽤 걸렸다. 

이 책은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점심시간에 읽었는데 회사에서 점심약속이 많다보니 읽을 시간이 부족했다. 

정보에 대한 빅히스토리같은 책이고, 인공지능의 위험성과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위험에 대해서 자세하게 기술이 되어 있다. 

인류를 능가하는 지능과 능력을 가진 존재의 출현은 당연히 두려울 수 밖에 없다. 

수많은 SF영화의 주제였으니까.. 

큰 문제가 없다면 인류는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제어하면서 더 풍요로운 삶을 살게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상태가 될 때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피해를 입는 인류가 나오겠지.. 

제발 내가 아니고 우리 가족이 그런 피해자가 아니길 빈다... 

크나큰 변화의 시기에 별일없이 사는게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p8 늙은 마법사가 돌아오자 제자는 도와달라고 애원한다. “제가 불러낸 영혼들, 이제 다시는 떨쳐낼 수 없군요” 마법사는 즉시 주문을 풀고 물난리를 멈춘다. 제자와 인류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통제할 수 없는 힘을 함부로 불러내면 안 된다.

p10 통제할 수 없는 힘을 물러내는 인간의 경향은 개인 심리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대규모로 협력하는 우리 종의 독특한 특징에서 비롯한다. 이 책의 핵심 논지는, 인간은 대규모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막대한 힘을 얻지만 바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그 방식 대문에 애초에 힘을 지헤롭게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p20 만일 21세기의 전체주의 네트워크가 세계 정복에 성공한다면, 그때 전체주의를 운영하는 주체는 인간 독재자가 아니라 비인간 지능일 것이다.

p21 AI는 스스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고 따라서 인간을 대신하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행위자다

p22 호모 데우스가 출간된 후 수년 동안 변화의 속도는 오직 가속화되었을 뿐이며, 힘은 실제로 인간에게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하고 있따. 예술을 창조하고 인간인 척 가장하는 알고리즘, 우리 삶의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우리에 대해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아는 알고리즘처럼 2016년에는 과학소설처럼 들렸던 시나리오들이 2024년에 이르러 일상이 되었다.

p27 직접 연구한 것만 믿으라는 말은 어뜻 과학적으로 들리지만 사실상 객관적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4장에서 살펴보겠지만, 과학은 개인적인 탐구가 아니라 제도적인 협업이다.

p31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은 현재의 정보 기술이 AI의 무엇이 새로운지, 그것이 과거의 인쇄술이나 라디오와 어떻게 근본적으로 다른지, 그리고 미래의 AI 독재가 어떤 면에서 우리가 과거에 본 어떤 것과도 완전히 다를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

p43 나는 순진한 정보관에 대해 많은 문제를 제기하지만, 진실이 현실을 정화하게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 책의 입장은 정보의 대부분은 현실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아니며 정보를 정의하는 기준은 완전히 다른 무언가라는 것이다.

p61 브랜드는 특정 종류의 이야기다. 상품을 브랜딩한다는 것은 그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뜻이다. 이야기는 상품의 실제 품질과는 거의 관계가 없지만 소비자들은 그것을 듣고 해당 상품을 떠올린다.

p68 2010년에 라스즐로 핸예츠가 1만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샀다. 그것은 비트코인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공식적인 상거래였고, 이제와 생각해보면 세상에서 가장 비싼 피자였다.

p73 마르크스주의 관점은 냉소적일 뿐만 아니라 틀렸다. 물질적 이해관계가 십자군 전쟁, 제1차 세계대전, 이라크 전쟁 등 인간의 분쟁들 대부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종교, 민족주의 자유주의 이상이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건 아니다.

p81 미국 헌법은 우리 합중국 국민은이라고 시작한다. 인간이 작성한 것임을 인정함으로써 수정할 권한을 인간에게 부여한다. 십계명은 “너희 하나님은 나 야훼다”로 시작한다. 즉 신적 기원을 주장함으로써 인간이 수정할 여지를 차단한다. 그 결과 성경 텍스트는 지금도 여전히 노예제를 지지한다.

p100 또한 관료들은 현실을 경직된 사람으로 나누는 데 급급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이 미칠 광범위한 영향은 고려하지 못하고 좁은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p102 진화는 관료주의적 도식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진화의 핵심은 종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므로, 각각의 종을 하나의 고정된 사람에 넣는다는 사실 자체가 생물학적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p116 대부분의 할리우드와 발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부채담보부증권을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21세기에도 대부분의 블록버스터는 사실상 영웅이 여자를 구하기 위해 괴물과 싸우는 석기시대 이야기다.

p140 미시나가 정경화되어 사본이 만들어지자마자 유대인들은 미시나의 올바른 해석을 두고 논쟁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미시나의 해석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 5,6세기에 세 번째 거룩한 책 탈무드로 정경화되었지만, 유대인들은 또다시 탈무드의 해석에 동의하지 못했다.

p1 마법에 대한 중세 교회의 공식 입장이 담긴 문서로 자주 인용되는 10세기 문헌 종교법령에 따르면, 마법으로 일컬어지는 것은 대부분 환상이며 마법에 대한 믿음은 기독교 교리에 어긋나는 미신이었다. 유럽의 마녀사냥 광풍은 중세적 현상이라기보다는 근대적 현상이었다.

p167 근대초 유럽을 휩쓴 마녀 광풍의 역사는 정보 흐름의 장벽을 없앤다고 해서 진실된 정보가 확산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짓과 환상이 확산되어 유해한 정보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도 그만큼이나 쉽다.

p179 과학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제도적 실수를 기꺼이 시인하는 태도 덕분이다. 일단 증거가 확인되면 정설로 인정되던 이론이 몇 세대 내에 폐기되고 새로운 이론으로 대체된다. 21세기 초 대학에서 생물학, 인류학, 역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은 한 세기 전에 배웠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p190 독재는 강력한 자정 장치가 없는 중앙 집중화된 정보 네트워크다. 반면 민주주의는 강력한 자정 장치를 갖춘 분산된 정보네트워크다.

p193 민주주의는 숫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민주적 네트워크에 필수적인 자정 장치 중 하나를 해체하는 것과 같다.

p197 정부가 누군가를 죽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살인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무정부 상태일 것이다

p203 포퓰리스트들은 표를 많이 받지 못해도 여전히 자신들만이 국민을 대변한다고 믿는다. 유사 사례로 공산당을 들 수 있다.

p205 그렇다면 누가 국민이고 누가 국민이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간단하다. 지도자를 지지하면 국민이다. 독일 정치철학자 얀베르나 뮐러에 따르면 그것이 포퓰리즘의 핵심이다. 즉 포퓰리스트는 자신만이 국민을 대변하며 의견이 다른 사람은 누구든 (국가 관료든, 소수 집단이든, 심지어 과반수의 투표자일지라도) 허위의식을 가지고 있거나 진짜 국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p232 2장에서 언급했듯이 건국의 아버지들은 노예제를 지지하고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등 엄청난 실수를 범했지만, 동시에 후손들이 이런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도구를 제공했다. 이것야말로 그들의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p236 전체주의는 전국의 모든 사람이 매일 매 순간 무엇을 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통제하려는 시도다. 심지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도 통제할 수 있다.

p244 전체주의의 세 부분은 병렬적으로 운영되었다. 민주주의가 서로를 견제하는 중첩되는 자정 장치를 둠으로써 유지되듯이, 현대 전체주의는 서로를 통제하는 중첩되는 감시 장치를 두었다.

p255 백해-발트해 운하 건설과 북극 지역 광산 개발 등 수많은 악명 높은 국책 사업이 수백만 죄수들의 노동력으로 달성되었는데, 그중 상당수가 쿨라크였다. 이는 역사상 가장 신속하고 큰 규모로 진행된 노예화 작전 중 하나였다.

p265 나는 2019년에 체르노빌을 둘러보러 갔을 당시 원전 사고의 원인을 설명하던 우크라이나인 가이드가 한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미국인은 질문을 하면 답을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라지만, 소련 시민들은 질문을 하면 곤란에 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랐습니다”

p273 스탈린주의는 연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으며 진실을 무자비하게 짓밟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 덕분에 거대한 규모의 질서를 월등히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p280 21세기에 정치가 분열된다면,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사이의 분열이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분열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실리콘 장막은 민주주의 체제를 전체주의 체제와 분리하는 대신, 모든 인류를 불가해한 알고리즘 지배자와 분리할 것이다.

p288 미얀마 인구의 90퍼센트에 육박하는 불교도들은 자신들이 쫓겨나거나 소수 집단이 될까봐 두려워했다. 이런 선전 공세가 없었다면, 조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ARSA의 몇 차례 공격에 전체 로힝야족을 겨냥한 총력전으로 맞대응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그런 선전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p290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의 뉴스 피드 상단에 무엇을 배치할지, 어떤 콘텐츠를 홍보할지, 어느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라고 추천할지 결정했다. p292 알고리즘은 수백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하면서 분노가 참여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간은 자비를 가르치는 법문보다 증오로 가득한 음모론에 더 끌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알고리즘은 사용자 참여도를 늘리기 위해 분노를 퍼뜨리는 운명적인 결정을 내렸다

p293 기계가 이렇게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는 것이 AI의 특징이다. 알고리즘의 책임이 단 1퍼센트라 해도, 이 사건은 비인간지능이 내린 결정 때문에 일어난 사상 최초의 민족 청소 운동이다.

p296 의식이 없는 페이스북 알고리즘도 더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질 수 있다. 그런 다음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의도적으로 퍼뜨리기로 결정할 수 있다.

p302 컴퓨터는 관료제에 능통해서, 자동으로 법안을 작성하고 법률 위반을 감시하고, 법적 허점을 찾아내는데 초인적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p314 단순한 비유로, 우리가 지금 인류가 축축한 점토에 막대기로 기호를 새기는 방법을 처음 생각해낸 지 80년이 된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 시점에 우리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성경의 히미, 소련 NKVD의 기록 보관소를 떠올릴 수 있었을까?

p317 앞선 논의에서 명백히 확인된 이유들 대문에 이제는 AI를 이질적인 지능의 약자로 간주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AI는 진화함에 따라 (인간 설계에 대한 의존도 측면에서) 덜 인공적이 되고 더 이질적으로 변한다

p320 2022년에 최고 기술 기업들은 미국에 로비하는 비용으로 거의 7,000만 달러를 썼고, 유럽연합 기관에 로비하는 비용으로 1억 1,300만 유로를 썼다. 이는 석유 회사와 제약 회사가 지출한 로비 비용을 앞지르는 액수다.

p327 컴퓨터 과학을 전공한 졸업생 중 제2의 오드리 탕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몇 배 많은 사람들이 제2의 잡스, 저커버그, 머스크가 되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민간 기업을 창업하고 싶어 할 것이다.

p340 오늘날 스마트폰은 때때로 그렇게 한다. 게다가 이오시페스쿠가 뉴스를 읽고, 친구와 잡담을 나누고, 먹을거리를 사는 것처럼 컴퓨터의 도움 없이 했던 활동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지금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네트워크는 우리가 뭘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훨씬 알아내기 쉽다.

p347 인간의 뇌 안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점점 실현 가능한 일이 되고 있지만, 그러한 데이터를 인간의 비밀을 해독하는 데 사용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p331 FBI는 차량 번호판이 찍힌 영상을 토대로, 뉴욕에 사는 한 남성이 1월 6일 아침 6시 6분 8초에 헨리 허드슨 브리지를 건건 순간부터 그날 밤 23시 59분 22초에 조지 워싱턴 브리지를 건너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동선을 정확히 파악했다.

p359 트립어드바이저는 카메라나 스파이웨어에 투자할 필요도, 고도로 정교한 생체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할 필요도 없다. 수백만 명의 인간 이용자들이 회사 운영에 필요한 거의 모든 데이터를 제공하고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한다. 트립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이 하는 일은 인간이 매긴 점수를 집계하여 웹에 게시하는 것뿐이다.

p362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점수화하기 위한 비화폐 시스템이 존재했는데, 이것은 명예, 지위, 평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사회신용 시스템의 목적은 평판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p364 사회신용 시스템은 전체주의적 통제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있다.

p370 양자역학에서는 아원자 입자를 관찰하는 행위가 입자의 행동을 바꾼다. 인간의 관찰 행위도 마찬가지다. 관찰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영향력도 커진다.

p372 관심을 놓고 경쟁하는 유튜버들은 거짓말로 가득한 터무니없는 영상을 올리면 알고리즘이 수많은 이용자에게 그것을 추천해주고 따라서 인기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대로 분노의 강도를 낮추고 진실을 보여주면 알고리즘은 그것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알고리즘이 이런 식으로 강화 학습을 제공한 지 몇 달 만에 많은 유튜버가 트롤로 변신했다.

p379 저울을 진실 쪽으로 기울이려면, 정보 네트워크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강력한 자정 장치를 개발하고 유지해야 한다. 이런 자정 장치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진실을 얻고 싶다면 반드시 그것에 투자해야 한다.

p381 인스턴트 아티클이 출시되자 “미얀마에서 하루아침에 낚시성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자극적인 흥미 유발용 콘텐츠를 만드는 레시피만 알면 페이스북으로부터 매달 수천 달러의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이는 평균 월급의 열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p386 나폴레옹은 기존의 구조를 해체하여 독일인들과 이탈리아인들에게 민족 통합의 경험을 맛보게 함으로써 의도치 않게 독일과 이탈리아의 최종 통합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p390 보스트롬이 지적하고 싶었던 점은 컴퓨터의 문제는 특별히 사악하다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강력하다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컴퓨터가 강력해질수록 우리가 컴퓨터의 목표를 정의할 때 궁극적인 목표에 정확히 부합하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p391 보스트롬의 사고실험은 컴퓨터의 경우 정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두 번째 이유를 강조한다. 컴퓨터는 유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도 떠오른 적이 없어서 우리가 미연에 방지할 수 없는 전략들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p392 목표는 B인데 A에 보상을 제공하는 것, 바로 이것이 정렬 문제의 본질이다. 사회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면, 이용자 참여를 극대화하는 행위에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다.

p394 컴퓨터 네트워크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사전에 합의하는 것이 왜 불가능한지 이해하기 위해 클아우제비츠의 전쟁론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합리성을 부합성과 동일시하는 그의 논리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클라우제비츠의 이론은 모든 행동은 궁극적 목표에 부합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그런 목표를 정의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전혀 제시하지 않는다.

p404 동성애는 자연 질서에 위배되며 인간을 인간답지 않게 만든다는 견해는 아이히만 같은 나치가 강제수용소의 동성애자들을 살해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동성애자들은 동물보다 낮은 수준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인간을 살해하며 안 된다는 칸트의 보편 법칙은 동성애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p417 이 시스템은 친사회적 행동과 반사회적 행동을 정확히 어떻게 정의할까? 만일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외국 문헌을 읽거나, 소수 종교를 믿거나, 종교가 없거나 저신용자들과 어울릴 때마다 신용 점수를 차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p418 안타깝게도, 수많은 연구는 컴퓨터도 대개 뿌리 깊은 자체 편향을 가지고 있다느 ㄴ사실을 보여주었다. 컴퓨터는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며, 의식도 없지만, 디지털 마음과 비슷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일종의 상호 컴퓨터 신화도 가지고 있다.

p423 불행히도 실제 회사들이 이미 어떤 종류의 편향에 물들어 있다면, 아기 알고리즘은 이런 편향을 학습하고 심지어 증폭할 것이다. 예를 들어 실제 데이터를 통해 좋은 직원의 패턴을 찾으며 학습한 알고리즘은 다른 조건이야 어떻든 사장의 조카를 채용하면 된다는 결론에 이를지도 모른다. 사장의 조카가 지원하면 대개는 채용되며 거의 해고되지 않는다는 것을 데이터가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p433 신기술의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보다 클지라도, 해피엔딩에 이르는 길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따른다. 새로운 기술은 종종 역사적 재앙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그 기술이 본질적으로 나빠서가 아니라, 인간이 그것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p436 인류 문명의 생존도 위태롭다. 우리가 생태적으로도 지속 가능한 산업사회를 건설한 능력은 아직 없어 보이므로, 지금의 인류 세대가 그토록 자랑하는 번영은 다른 생명체와 미래 인류 세대의 희생이라는 끔직한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이다.

p449 설거지나 간호가 영원히 자동화될 수 없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2050년에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은 지적 능력 못지 않게 운동 능력과 사회성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p457 트럼프 지지자들은 기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으므로 그것을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처음부터 새로 건설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설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이 옳든 그르든, 이는 보수주의가 아니라 사실상 혁명이다. 보수의 자멸에 진보는 경악했고, 미국 민주당 같은 진보 정당들은 구질서와 기존 제도를 수호하는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

p464 COMPAS 알고리즘은 노스포인트사의 사적 자산이었는데, 회사는 알고리즘의 방법론이 영업 비밀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어떻게 그 결정을 내렸는지 모른다면 루미스나 판사가 그 알고리즘이 편향이나 오류가 없는 신뢰할 수 있는 도구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p467 너무 이례적인 수라서 이세돌은 응수하기까지 15분이나 걸렸고 심지어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에서 걷기까지 했다. 통제실에서 지켜보던 우리는 그 긴장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실수처럼 보였던 수가 결정적인 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p483 화폐 위조에 적용되는 원칙이 인간을 위조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정부가 화폐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한다면, 인간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똑같이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p490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등장했다. 이 기술이야말로 전 세게의 스탈린들이 기다렸던 것인지도 모른다. AI는 기술적으로 힘의 균형을 전체주의에 유리하게 기울일 수 있다. 실제로 정보가 밀려들 때 인간은 압도되어 오류를 범하는 경향이 있지만, AI는 효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AI는 정보와 의사 결정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p496 일전에 체르노빌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가이드가 내게 말했듯이, 전체주의 국가의 국민은 질문하면 고난에 처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란다. 하지만 ‘질문하면 곤란에 처한다’는 원리에 따라 알고리즘을 훈련한다면 알고리즘이 어떻게 학습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p498 위대한 지도자는 감시 및 안보 알고리즘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부여한 결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알고리즘을 믿지 않으면 국방 장관에게 암살당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알고리즘을 믿고 국방 장관을 숙청하면 알고리즘의 꼭두각시가 된다.

p508 카타르 같은 다른 소규모 국가들은 지정학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카타르는 인구가 겨우 30만 명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중동에서 야심 찬 외교 목표를 추구하며 세계경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아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텔레비전 네트워크인 알자지라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p514 이스라엘은 이를 이용해 이스라엘 군이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사용할 레드 울프, 블루 울프, 울프팩 같은 앱들을 개발했다. 이란에서는, 고양이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이 히잡 법 집행을 위해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자동 인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활용되었다.

p531 나는 생활과 관계의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옮김으로써, 중력에 의해 활동을 제약받고 불완전한 육체에 시달려야 하는 유기적 세게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계의 무한한 가능성을 누릴 수 있다. 이곳은 생물학 법칙과 심지어는 물리 법칙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p545 2010년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의료 예산이 국방 예산보다 많다는 사실이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행동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결과였으며, 이전 세대에게는 불가능한 이야기로 들렸을거다

p551 냉소적인 사람들은 탄 슈웨와 네타냐후가 역사적 사실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모종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실을 고의적으로 왜곡하고 있었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적 목표야말로 역사에 대한 깊은 신념에서 나온다

p556 세금 기록, 거룩한 책, 정치 선언문, 비밀경찰 파일 들은 강력한 교회를 만드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런 강력한 정보 네트워크는 왜곡된 세계관을 가지고 권력을 남용하기 쉽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로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마녀사냥이 극성을 부리기 싶다.

p560 정글의 법칙이 신화인 것처럼, 역사의 호가 정의를 향해 휘어진다는 생각도 신화다. 역사는 여러 방향으로 휘어져 매우 다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철저히 열려있는 원호다

p568 하라리의 가장 큰 걱정은 이런 낯선 지능이 우리의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p571 하라리는 흥미진진한 글로 독자를 몰입시키지만, 정작 자신은 세속적인 생활과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매일 두 시간씩 명상하며, 매년 한 달 이상 수행하며 침묵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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