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기술의 문화사 - 핵, 우주, 인공지능, 생명공학으로 본 야누스의 과학기술
김명진 지음 / 궁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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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기 기술의 문화사

 : 김명진

 : 궁리

읽은기간 : 2025/07/11 -2025/07/20


누군가 이 책을 추천해줬다. 추천해 준 분께 감사..

핵,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20세기에 급격하게 발전한 과학 분야에 대해서 시작과 경과, 그리고 본인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역사를 아는 데 유용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떤 이슈가 있었고, 앞으로는 어떤 부분에서 기대가 되는지 알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참 낙천적이다. 

지금 이슈가 있고, 문제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해결책을 낼 것이라고 생각하며 연구하는 사람들이 과학자다. 

사실 그 사이에는 이런 내용이 숨겨져있다. 그 해결책을 찾기전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이 있다는 것... 

이 책은 그 사이에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도 있다. 그래서 조금 더 반갑다. 

시간이 지나서 기술이 해결책을 만들어줄지, 아니면 멸종으로 가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서 기술이 가는 방향을 살펴보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p42 당시 이러한 의견에 동조했던 사람들은 소수였다. 오펜하이머를 비롯한 로스엘러모스의 과학자 대다수는 자신들의 과학연구의 성과를 알리고 싶은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책임진 그로브스 장군과 헨리 스팀슨 육군 장관은 2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예산 심의도 받지 않고 써버린 것을 의회에 변명하기 위해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제임스 번스 국무장관은 일본에 조속한 승전을 거두어 극동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각 원자탄 투하에 찬성했다.

p57 랜드 연구소의 전략분석가였던 허먼 칸은 열핵전쟁에 관하여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상상한다 같은 저서들을 통해, 설사 전면 핵전쟁이 발발한다 하더라도 선제공격을 통해 적의 보복능력을 파괴하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하면 피해를 최소화(대략 4천만에서 8천만 명의 미국인 사망)하고 전쟁을 승전으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악명을 떨쳤다.

p101 시대를 앞서나간 것으로 흔히 평가받는 세 명의 선구자들이 걸어갔던 길에는 흥미로운 유사성이 있다. 그들은 모두 어릴 때 쥘 베른, H.G. 웰스 같은 과학소설의 선구자들로부터 영향을 받았고 우주여행을 위한 이론적 기반을 닦고 이를 널리 알리는 데 몰두했으며,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 수단인 액체로켓에 관심을 갖고 직접 실험을 하기도 했다

p111 궁극적으로는 태양계 바깥의 지적 생물체와 접촉한다. 사용되고 있는 용어나 구체적 실천 과제의 측면에서 다분히 19세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이러한 기술 유토피아적 전망은 아직 로켓 기술이 초보적인 수준이었던 1930년대의 맥락에서는 다분히 허무맹랑한 공상에 가까웠다.

p139 그러나 원래 2002년으로 예저되었던 ISS의 완공은 협력 국가들의 내부사정과 기술개발 지연, 2003년 초 컬러비아호 사고 등으로 계속 미뤄졌고, 2001년 재검토를 통해 추정 예산 총액이 300억 달러이상(미국이 담당할 몫은 250억 달러)으로 재조정되었다. ISS의 건조에는 현재까지 대략 1천억 달러(미국 몫은 720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며, 건설과 유지를 위한 우주왕복선의 운행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액은 1500억 달러까지 치솟는다.

p155 기원전 3세기부터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아르키메데스, 크테시비우스, 헤론 등의 학자들은 후원자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공기압과 수력으로 작동하는 다양한 자동 기계들을 만들어냈다.

p173 공장에는 증기기관으로 가동되는 수백, 수천 대의 방적기와 방직기가 갖춰져 있었고, 그 속에서 노동자들은 실을 짓고 천을 짜던 가내수공업의 숙련을 잃어버리고 단순히 기계 돌보는 사람으로 격하되었다.

p178 이러한 저항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 서구 각국에서 효율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지상 명제로 부각되면서 테일러주의는 정치적 좌파와 우파를 가리지 않고 열렬한 수용의 대상이 되었다.

p181 이제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마치 기계의 부속품과도 같은 단조로운 작업을 하는 대신 높은 임금으로 이를 보상받고 소비나 취미 생활로써 만족을 추구하는 존재로 변모하게 되었다.당대의 대중문화 작품들은 이러한 계약에 내재한 소외와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포착했다.

p197 이 검사는 나중에 사람 한 명과 기계 한 대가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간소화되었고, 튜링 검사라는 명칭이 뭍었다. 만약 어떤 기계가 튜링 검사를 통과한다면 이는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에 이러한 의미의 인공지능은 강한 인공지능으로 밝혀지게 된다)

p223 소련 작가 예브게니 자먀찐의 우리들(1921), 영국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1932)와 조지 오웰의 1984(1948) 같은 소설 작품들은 모두 인간의 개성이 말살된 전체주의적 악몽을 묘사하면서 이를 첨단기술(감시기술, 재생산기술, 선전 및 세뇌기술)이 떠받치는 양상을 그려냈다.

p260 그들은 DNA 재조합의 위험을 과학자들이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유전공학이 가져올 수 있느 ㄴ장밋빛 미래를 그려내 대중과 의회 의원들을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p268 이상에서 본 것처럼 유전공학의 초창기였던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반에 크게 선전되었던 유전공학의 가능한 응용분야들은 상당부분 실패를 맛보거나 적어도 애초 기대되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미 1980년대 중,후반이 되면 월가의 투자가 줄어들고 실망과 환멸의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p297 리처드 스몰리 같은 일부 나노과학자들은 분자 나노기계에 대한 드렉슬러의 전망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함으로써 이처럼 과장된 수사를 가라앉히려 애썼지만, 정작 나노기술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들 역시 유사하게 과장된 전망에 호소했던 것이다.

p302 과학언론은 흔히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극적 사건이니 혁명이니 하면서 당장에라도 큰 일이 생길 것처럼 호들갑을 떨다가 애초의 약속이 실현되지 않거나 해당 기술의 위험성이 부각되면 이내 그림의 떡이었다는 둥, 일장춘몽이었다는 둥 하면서 태도를 180도 바구는 널뛰기식 보도 행태를 흔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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