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있어서 명곡입니다 - 「반짝반짝 작은 별」에서 「엘리제를 위하여」까지, ‘짱언니’가 들려주는 명곡 뒤의 이야기
장금 지음 / 북피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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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가 있어서 명곡입니다. 

 : 장금

 : 북피움

읽은기간 : 2025/10/14 -2025/11/06


음악의 배경과 뒷이야기를 엮어서 음악에 대한 유쾌함을 전해주는 곡.

에피소드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잘나체할만한 내용이 많고, 음악가들도 천재라기보다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인간임을 많이 보여준다. 

잘 알려진 이야기들도 많지만 나에겐 처음 듣는 이야기들도 꽤 있어서 흥미로웠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 되면 친근해지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바흐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계속 나와서 더욱 좋았다.

역시 바흐이야기가 최고다.. 

다시 읽고싶은 책이다 


p88 바로크 시대의 또 다른 용어가 통주저음의 시대일 정도로 통주저음은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 통주저음은 크게 두 가지를 의미한다. 주어진 베이스라인 위에 나머지 성부를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관슴을 의미하기도 하고, 베이스라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p101 흔히들 연주여행이라고 하면 초청받은 곳에서 환대 속에 연주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하지만, 둘의 여행은 달랐다.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바이마르였는데 수중에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한 역에서 다른 역으로 넘어갈 때마다 경비를 마련해야 했다. 빈 음악원에서 공부한 인재,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따위의 스펙이 현실 앞에서 참으로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화이었다.

p106 브람스는 레메니에게 받았던 값진 레슨과 무명에 불과했던 자신을 가는 곳마다 열렬히 홍보해주었던 데 대한 고마운 마음을 위대한 헝가리음악으로 차고 넘치게 보답했다.

p122 아르누보의 핵심 모티브 역시 아라베스크였다. 다만 곡선을 바탕으로 하되 기하학적인 느낌이 없다는 점이 아랍 예술과 다르다. 아르누보의 아라베스크는 자유와 해방에 대한 은유였다. 이는 전통 음악과 비평으로부터 자유롭고자 했던 드뷔시의 간절한 염원과도 일치한다.

p132 이 둘이 추구하는 바는 모두 모호함에 있다. 3:2의 리듬, 2박의 강세, 독립적으로 흐르는 선율 등 드뷔시의 음악적 장치들은 일관되게 모호함을 끌어내는 매개체이다.

p154 녹턴은 형식이 아닌 분위기와 멜로디가 지배하는 장르다. 낭만적 서정이 가득한 밤과 어울리는 차분하고 감성적인 분위기의 곡, 이것이 녹턴을 규정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p160 쇼팽의 작품에서는 극강의 온화함 속에서도 비통함이 발현된다면서 곱고 예쁘기만 한 필드의 녹턴과 분명한 차별점을 두었다. 그 저의가 무엇이었을까? 이는 두 명의 녹턴 대가가 모두 세상을 떠나고 없는 시점에 자신의 소중한 친구 쇼팽에게 녹턴의 왕자를 주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그랬다면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p200 베토벤 이전까지는 작곡가와 연주자의 경계가 매우 불분명했다. 연주자들을 작곡했으며, 작곡가들은 연주했다. 다시 말해, 작곡된 작품은 작곡가의 손을 통해 연주되는 게 관례였다. 바흐나 모차르트의 건반 음악에 세세한 지시어가 결여된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어차피 작품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작곡가 자신이 연주할 것이기 때문에 악보에 특별한 지시어를 기입하는 것은 불필요했다.

p224 성실한 바흐는 일과 연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완벽한 워라밸을 이뤄냈다. 이들의 연예 행각은 종종 교회 관계자의 눈에 띄어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경건한 신앙인의 표본인 바흐에게도 이렇게 반전 사건이 있었다니. 지나치게 신앙적인 이미지에 가려져 그 역시 피 끓는 청춘이었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을 잠시 잊었던 것 같다

p231 훗날 안나 막달레나는 그녀의 회고록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30년 가까운 결혼 생활 동안 그이는 제 남편이자 연인이었지요. 저는 남편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어요. 나를 그이의 팔로 두르고 푸가를 연주하던 그 저녁과, 라이프치히의 새 집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저를 번쩍 안아 문지방을 넘으면서 여전히 새색시 같다고 말해주던 남편의 모습은 죽는 순간까지 기억에 남을 겁니다 .

p248 환상곡이란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형식의 곡을 말하는데, 베토벤은 이 곡을 환상곡 풍의 소나타로 여겼다. 그래서 형식, 모티브의 구조적 발전보다 분위기 조성에 더 힘을 주었던 것이다 .

p273 그가 생애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냈던 라이프치히 시절 그의 직업이 칸토르였으며, 이때 그가 배출한 수많은 명작들은 칸토르로서 예배 음악을 작곡했던 직무 수행의 결과였다. 바흐가 대규모의 칸타타, 수난곡, 오라토리오 등과 같은 장르를 작곡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은 루터가 바꿔놓은 예배 형태, 즉 음악을 예배의 중심에 놓는 데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p276 장르를 막론하고 유명 선율들을 차용해 찬송가로 편찬했던 관습은 훗날 독일 찬송가집 편찬 전통에 그대로 남게 되었다. 독일 찬송가는 다시 다른 신교 국가들의 찬송가 탄생의 모차게 되었다. 여러 곳에서 선율을 가져오는 전통마저도 함께 말이다 .

p293 모차르트는 원래 있는 것으로 터키풍의 음악을 묘사했다. 자신과 가장 친한 악기인 피아노, a minor조성, 2/4박자 리듬, 논 레가토 기법 등 모차르트는 활용 가능한 친숙한 것으로 이국적인 정서를 만들어내는 기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p297 레슨 후 눈무범벅이 되어 떠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 특히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쇼팽은 모진 말도 서슴지 않았다. 믿기 힘들겠지만, 레슨 중 화가 나서 의자를 던져서 부서뜨렸다는 일화도 있을 정도로 쇼팽의 분노 게이지는 몹시도 격렬하게 오르락내리락거렸다.

p316 결혼행진곡이 삽입된 로엔그린의 내용은 비극이다. 결혼한 남녀가 곧바로 헤어지고, 급기야 죽음을 맞이하는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곡을 어떻게 결혼식에 쓸 수 있을까? 이것은 그야말로 난센스다.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복하는 이 즐거운 날에 아침에부터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어대는 것과 같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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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로마를 뒤흔든 낯선 종교 - 이상하고 위험하고 매력적인 1세기 그리스도인을 만나다
니제이 굽타 지음, 박장훈 옮김 / IVP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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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를 뒤흔든 낯선 종교

 : 니제이 굽타

 : IVP

읽은기간 : 2025/10/31 -2025/11/05


제목이 매우 매력적이어서 읽었는데 생각보다 학술적인 책이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취었는지를 문헌과 고찰을 통해 살펴보았다. 

수많은 신을 섬기고, 신전을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섬기고, 더구나 십자가에 죽은 신을 섬기는 그리스도인들이 특이할 것 같긴 하다.

신전도 없는 종교라서 더더욱 위험해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지금의 한국기독교와는 전혀 다른, 그러나 매력적인 그리스도인이었을 것 같다. 

국민들에게 총을 들이대는 사람을 흠모하는 한국기독교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과거에는 좋은 그리스도인들도 있었다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는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추억에 묻혀 사는 것 같다. 

어렵지만 읽을만한 책이었다. 


p18 역사학자이자 신약학자로서 나는(종종 최악의 문화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 미국 기독교와 1세기 예수 공동체 사이의 대조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사도 바울과 관련되었던 교회들을 보면, 이보다 더 반대되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1세기 그리스도인들은 이상했다.

p134 이러한 이야기들이 로마인들의 기억 속에 있었기에, 로마인들이 제의용 신상들을 신 자체로 여겨 고급 의복을 입히고 화장실에 데려가거나 신선한 공기를 쐬기 위해 신전 밖으로 데려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p153 공식적인 사투르날리아는 12월 17일이었는데, 이날 원로원 의원들은 사투르누스 신전에서 집단 동물 제사를 지냈고, 그 후에는 모든 사람이 초대된 큰 연회가 열렸다. 나머지 한 주 동안에는 파티와 연회가 쉼 없이 이어졌다. 모든 상점, 법원,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일상적인 도덕적 제약이 완화되었고 모든 사람이 다양한 형태로 즐거움에 참여해 흥청망청 지내는 것이 용납되었다.

p181 고대철학자 플루타르코스는 이러한 호화로운 만찬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히 먹고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특정한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p237 로마인들은 평등이 아닌 협력을 중시했다. 공정함과 정의, 때때로 자비가 있을 수 있지만, 평등은 오직 혼돈으로 이어질 뿐이었다. 올림포스가 평평하지도 않듯, 로마도 그리하지 않을 것이다.

p243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라는 말은 민족성이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민족성이 하나님 나라에서 호의와 권력을 구분하는 경계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p250 나는 전반적으로 그들이 이상했으며, 최선을 다해 예수 왕국의 비전을 구현했을 때는 매력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교회들은 지금처럼 그때도 부족했다.

p258 예수님은 단순히 기독교의 중심이 아니었다. 그분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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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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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

 : 카를로 로벨리

 : 쌤앤파커스

읽은기간 : 2025/10/27 -2025/10/31


이론물리학자인 카를로님의 산문집(?)

책의 사이즈는 작지만 내용이 어려워 읽기가 쉽지 않은 카를로 로벨리의 책을 이상하게 계속 읽고 있다. 

이번 책은 기존의 이론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본인의 칼럼을 묶어놓은 듯한 책이다. 

연설하거나 기고한 내용을 묶어서 낸 책이라서 그런지 주제가 일관되지는 않는다. 대신 예전 책만큼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과학이야기는 어려웠다. 

의외로 서방과 미국을 비판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 양반 이렇게 미국을 비판하다가 미국입국 금지당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과학자로서 현실을 눈감지 않고 열심히 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p22 누구나 평화를 말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먼저 이겨야 한다고 말을 덧붙입니다. 평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그 말은 당연히 승리한 후의 평화를 원한다는 뜻입니다.

p33 사포, 알카이오스, 아리스토텔레스, 테오프라스토스. 서정시와 관찰과학은 모두 현실을 묘사하고 사고하는 예리한 방식입니다.

p47 음악은 악보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음파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뇌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일련의 과정에 있습니다.

p79 저는 가여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위한 합창에도 기꺼이 동참할 것입니다. 예멘인, 시리아인, 아프가니스탄인 등 피부색이 조금 다른 사람들을 모두 죽게 내버려두기보다 이 합창에 동참하기를 선택하겠습니다.

p99 냉정하게 따져보면 현실을 그 반대입니다. 막대한 군사력을 가진 서방이 국제적 불법의 편에 서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 사실을 좋아하거나 싫어할 수 있고,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도 있지만, 알고서 무시하는 것은 위선이며, 모르고서 무시하는 것은 심각한 판단 오류입니다.

p111 하늘에서 항상 같은 위치에 떠 있고, 스스로 돌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 지구의 30일만큼 긴 낮을 만들며 하늘에서 천천히 도는 태양, 미묘하게 크기가 달라지는 별 등등. 정확한 달 천문학의 무수한 세부사항이 놀랍도록 자세하게 표현됩니다. 30쪽도 되지 않는 이책에는 무려 223개의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엄청난 공을 들여 쓴 책인 것이죠.

p114 훌륭한 교사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정말로 어려운 일은 새로운 것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고 옛것에서 벗어나도록 이끄는 일이죠. 이것이 바로 케플러가 꿈에서 하려는 일입니다. 무엇이 명백하고 확실한지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틀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p122 움직이는 배에서 배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움직이는 지구에서 지구의 움직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것은 그야말로 위대한 수사학적 예술입니다.

p127 물리학 기초를 관측 가능한 양으로만 제한해 과학적 탐구를 형이상학적 가정들로부터 최대한 자유롭게 하자는 생각은, 양자역학의 토대를 마련한 하이젠베르크의 연구에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p147 지노 스트라다의 한 번에 한 사람씩도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학교에서 꼭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솔직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파고들어 대처법을 간단하게 보여줍니다.

p223 과학은 우리의 힘이고, 우리가 발견한 최고의 도구이므로 소중히 여겨야 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크고 강하며 무심한 자연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연약합니다.

p239 좌파가 사회적 재균형을 보장하는 전통적 역할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사회적 불만을 이용하려는 우파의 유혹뿐입니다. 이는 결국 트럼프를 집권하게 만들고, 과거에 무솔리니를 등장시켰던 거대한 부와 정치적 사기의 동맹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p249 일반상대성 이론은 우리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두 실체가 실제로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이론입니다. 하나는 중력장으로, 전기장이 전기력을 전달하는 것처럼 중력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들어 있는 공간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시공간으로 실재가 살고 있는 집과 같은 것이죠.

p254 이 불확실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많은 과학자가 이를 자연의 실제 속성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즉, 작은 규모에서는 자연이 정말 무작위적으로 행동하고 과거가 미래를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p269 순수 과학은 대학이 존재하기에 탄생하고 유지되며 성장합니다 .여러 연구소가 존재하지만, 그중 최고는 대형 대학의 부속기관인 경우가 많습니다.

p289 우리의 내면이 복잡한 이유는 뇌가 복잡하기 때문이지, 양자적 마법 때문이 아닙니다.

p299 평화는 한 번도 미국의 목표였던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직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 즉 세계를 이끌 자신들의 신성한 권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합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실상 한순가도 전쟁을 멈춘 적이 없습니다.

p305 이 이론의 정신적 아버지인 덴마크 물리학자 닐스 보어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물리학은 세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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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한 신의 흔적들 - 고고학으로 보는 고대근동의 성경이야기
이삭 지음 / PCKBOOKS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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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굴한 신의 흔적들

 : 이삭

 : PCKBOOKS

읽은기간 : 2025/10/05 -2025/10/11


처음 제목을 보고 라엘리안 무브먼트 같은 UFO집단의 책인줄 알았다. 

책을 읽어보면 고대 이스라엘과 이집트 지역에서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고고학적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그렇다고 창조과학같이 성경의 내용과 유적, 유물을 두들겨 맞추는 그런 류의 책은 아니다. 

고고학은 항상 바뀐다. 땅속에서 새로운 유물이 나오면 그 유물에 맞춰 내용이 수정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유적이 나와서 성경의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면 성경의 역사성이 더 드러나니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고고학의 내용이 나와서 성경이 사실이 되는 건 아니다. 

어짜피 성경을 안믿고 싶은 사람에게는 또 다른 딴지를 잡을 수 있으니까.. 

고대 이스라엘에 대해 아직도 밝혀져야 할 사실이 참 많이 있구나 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p27 대략 기원전 1650년경 이방 땅들의 통치자들이라는 뜻을 가진 힉소스족이 이집트 원주민들을 나일강 상류로 쫓아내고 제15왕조를 수립했습니다 힉소스족은 100년 넘게 하부 이집트(나일강 델타 지역과 이남 지역)를 통치했지요. 이 시기, 나일강 하류 지역은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정체 체제를 확립합니다.

p41 최근 학자들은 호수 주변에서 발생하는 윈드 셋 다운이라는 독특한 자연현상으로 홍해의 갈라짐을 설명합니다. 윈드 셋 다운은 시속 100-110km에 달하는 강품이 장시간 불어 물이 해안에서 빠져 나가 해수면이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p87 기원전 1479년, 이집트 신왕조의 가장 위대한 파라오로 손꼽히며 이집트를 대제국의 지위에 올려놓은 투트모세 3세가 즉위합니다. 투트모세 3세는 고대 레반트,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으로 떠난 원정에서 카데쉬왕이 주도하는 가나안 연합군과 맞서 싸워 큰 승리를 거둡니다.

p110 가장 객관적인 측정 방법은 탄소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이지만, 실제 유적지 발굴 현장 지층에서 확보된느 탄화된 유물들이 순수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따라서 고고학자들은 연대를 측정할 때 주로 건축 양식과 토기 유형을 사용합니다.

p121 고고학은 지금까지 발굴된 자료들만을 토대로 역사적 가설을 제시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고고학자들은 그 기존의 가설을 뒤집는 새로운 유물이 나올 경우 그 이전 가설을 폐기 처분해 왔습니다. 역사의 실체를 갈구하는 고고학자들이기에 새로운 증거를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p138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의 신은 흔히 황소 위에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것으로 묘사되지요. 이것을 북이스라엘 종교에 적용해 본다면 금송아지나 금황소는 신의 의자 혹은 발판이나 발등상 역할을 감당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p177 베드로의 이 짧은 한 문장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로마 황제 숭배와 판 신 신앙, 팍스 로마나 시대 정신, 쾌락주의 가치관을 다 비판하는 급진적인 선언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반 로마 제국 사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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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알고 싶다 : 인상 카페 편 클래식이 알고 싶다
안인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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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래식이 알고싶다 - 인상카페

 : 안인모

 : 위즈덤하우스

읽은기간 : 2025/10/19 -2025/10/26


재미있는 클래식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안인모님의 세번째 책..

이번 주제는 인상주의 시대의 작곡가들이다. 

현대와 가깝기 때문에 이번 작곡가들은 녹음본도 있고 사진도 있다. 

유명한 사람들인데 녹음본도 들을 수 있으니 신기하긴 하다. 

그리고 그만큼 사료가 많아서인지 작곡가 한사람 한사람의 분량이 꽤 많다. 

책을 읽다보니 바그너만 나쁜 놈인줄 알았는데 드뷔시도 못지않게 나쁜 놈이었다.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르가 이야기했듯이 신은 왜 저런 난봉꾼에게 저렇게 아름다운 재주를 주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음악을 떼어놓고 생각한다 해도 음악을 들을 때마다 나쁜놈의 음악이 너무 좋네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반면 드보르작처럼 모든게 사랑스러운 작곡가도 있다. 프라하에서 드보르작 박물관도 가보긴 했지만 책을 통해서 알게된 드보르작은 더더욱 친근감이 들고 좋다.. 

이런 맛에 음악책을 읽는다. 

20세기까지 작곡가들 내용이 와서 다음번 책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상도 소개해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도 멋진 작곡가가 있다는 걸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p22 그가 칭찬한 음악가가 과연 있기나 할까요? 심지어 그는 살아 있는 작곡가에게도 악평을 쏟아냈어요. 브람스와 바그너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파이콥스키의 솜씨를 들어볼까요. “브람스는 무식해도 된다. 과대평가되었으니, 헨델은 삼류고, 베토벤의 현악 4중주는 혐오스럽다. 슈만을 존경하지만 그의 비평실력은 형편없다. 참. 바그너는 쓰레기다. 오직 모차르트만이 그의 우상이자 사랑이었어요. 결론은 모차르트 빼곤 다 쓰레기다였네요.

p36 그가 누비고 다닌 도시의 숫자보다 놀라운 건 여행길에 그가 써낸 곡들이에요. 차이콥스키는 작곡이 끝나자마자 짐을 싸서 여행을 떠났다가 공연할 때 돌아왔고, 공연이 끝나면 바로 작곡에 돌입했어요.

p64 라흐마니노프는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말아요. 그날 밤, 눈물 젖은 손으로 꾹꾹 눌러 쓴 슬픔의 트리오는 12년 전 차이콥스키가 니콜라이 루빈시테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쓴 피아노 3중주와 연결됩니다.

p90 우리는 종종 거장을 평범한 우리와는 전혀 다른 존재로 떠올리곤 하지요. 하지만 그 위대한 이름 뒤의 그는 손녀 앞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양복 단추를 세심하게 고르고, 연습실 한편에서 몰래 불안에 떨기도 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위대한 음악가이기 전에 반전 매력이 넘치는 인간적인 사람이었어요.

p119 음악원에서 공부하던 말러는 이 감정을 음악에 담아내기 시작해요. 그 결과, 합창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칸타타 탄식의 노래가 탄생해요. 말러는 직접 가사를 쓰며 이 곡은 나의 슬픔이 맺은 열매다라고 고백했어요.

p129 교향곡 1번을 완성한 후 말러는 한 악장짜리 교향곡을 작곡해 교향시 장례식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사에 보내지만 거절당해요. 이 곡은 결국 교향곡 2번 1악장의 옷을 입게 됩니다. 실패조차 자신의 음악 세계로 흡후해버리는 말러다운 방식이었죠.

p133 1893년 오스트리아 슈타인바흐의 아터제 호수에서 휴가를 보내던 말러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오지 작곡을 위한 작은 오두막을 짓기로 합니다. 마치 개인 독서실처럼 최소한의 공간과 도구만 갖춘 이 작곡 오두막은 말러에게 이상적인 창작 공간이 됩니다.

p145 그는 타고난 지휘자였어요. 말러가 손을 대면 오케스트라는 전혀 다른 소리를 냈지요. 해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소리를 만드는 능력은 대단히 탁월했어요. 리허설을 팽팽한 긴장감으로 공포 그 자체였어요. 누구도 감히 말러의 카리스마를 뚫고 분위기를 흐뜨러뜨리는 행동을 할 수 없었지요.

p155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불협화음과 반음계를 독창적으로 사용해 음악사에 혁명을 일으킵니다. 마틸데 베젠동크와 열열한 사랑에 빠진 바그너는 자신의 사랑을 오페라의 비극적 사랑에 대입합니다. 말러는 이 오페라의 전주곡에 등장하는 사랑의 시선의 주제를 자신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와 5악장에서 재현합니다.

p173 산다는 것은 죽음을 목격하는 동시에 죽음을 짊어지는 일입니다. 가족의 죽음뿐 아니라, 빈 음악원의 천재 음악가들의 이른 죽음까지도 지켜봐야 했던 말러, 그는 그 죽음의 짐을 음표로 풀어냅니다.

p193 그는 요제피나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연가곡집 사이프러스에 담아 그녀에게 바쳐요. 18개의 곡의 노래에는 첫사랑의 설렘, 갈망, 불안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사이프러스는 음악으로 고백한 그의 사랑이자, 끝내 닿지 못한 낭만적인 사랑의 일기장이었어요

p204 런던음악협회는 드보르자크를 지휘자로 초청하고, 드보르자크는 답례로 교향곡 7번을 작곡해요. 이 곡이 성황리에 초연되자 영국에서는 드보르자크를 다시 초청하고, 또 그는 새로운 곡으로 응답합니다. 그렇게 무려 8년간 영국과 드보르자크는 사랑에 빠진 연인처럼 부르고 답하는 관계를 이어가요.

p223 그를 추모하는 문구는 아무리 봐도 생소합니다.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행복하게 살았던 위대한 음악가를 찾기란 꽤 어렵거든요.

p234 어느 날, 교실에서 드뷔시가 좋아하는 화음을 멋대로 연주하자, 화성악을 가르치는 에밀 뒤랑 교수가 피아노 뚜껑을 세게 닫으면 물었어요. “자네는 화성의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선생님의 화성 원칙은 모르겠지만, 제 스타일과 음악은 이해합니다”

p244 로마의 부적응자 드뷔시는 결국 4년의 유학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2년 만에 로마를 떠납니다. 2년 후에 개최된 졸업식에도 참석하지 않지요. 그는 그렇게 제도 밖으로 걸어 나옵니다. 그 자유 속에서 드뷔시라는 이름이 음악사에 선명히 새겨지게 됩니다.

p255 문제는 당시 드뷔시가 가비와 결혼식만 안 했을 뿐, 부부와 다를 바 없었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드뷔시는 가비와 동거 중인 상황에서 테레즈에게 청혼한 거죠. 이보다 더 나쁜 남자가 떠오르지 않네요.

p258 드뷔시는 자신에게 큰 도움을 준 쇼송에게도, 그리고 미망인에게도 조의를 표하지 않았어요. 6월 15일 거행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지요. 6월 12일부터 14일까지 드뷔시는 친구의 죽음 앞에서 조의를 표하기보다는 거짓말과 구걸을 택하며, 세상 민항한 3일간의 에피소드를 남깁니다. 이 짧지만 강렬한 3일은, 우리가 알던 위대한 작곡가의 뒷모습에 잊을 수 없는 한 페이지가 되었네요.

p275 드뷔시의 음악 세계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실마리는 바로 문학, 그중에서도 상징주의 시입니다. 드뷔시의 음악은 인상주의보다는 상징주의에 가까워요. 보들레르와 말라르메 등 상징주의 시인들긔 감각적 언어에 큰 영향을 받았지요.

p295 라벨이 음악원에서 쫓겨난 건, 실은 음악원장 뒤부아가 라벨을 너무나 싫어했던 게 원인이었어요. 랄로와 뒤부아 원장에게 혹사당하며 라벨을 지쳐갑니다.

p346 사티의 눈에 교회 건물들이 들어옵니다. 예배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넋을 놓고 보며 중세의 건축과 역사, 그리고 신앙에 깊이 빠져들어요. 도서관에서 먼지가 수북이 쌓이 중세 시대 문서를 탐독하곤 했지요. 그리고 마치 사제가 된 듯 금용적으로 살기 시작해요. 모든 사리사욕이 없어진 사티는 파리의 무소유시스트가 되지요.

p348 사티의 대표곡이 된 짐노페디는 3박자의 아주 느린 곡으로, 두 번째 박을 좀 더 강조한 사라방드 풍이에요. 명상적인 선율 아래에서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진동하는 분위기를 풍깁니다. 단순한 반복으로 한없는 여백이 느껴지는데요.

p376 드뷔시! 라벨! 인상주의 스타일! 이젠 지겹지 않은가? 바다며 물의 요정이며 구름, 파도 다 지겹다. 하지만 사티는 사람들이 밟고 걷는 음악을 썼다. 단순성은 가장 큰 대담성이기도 하다.

p380 사티는 드뷔시의 장례식에도 가지 않았어요. 훗날, 사티는 드뷔시와 끝내 화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엘레지를 작곡해 조용히 그를 추모합니다. 예술가 사이의 질투와 동경, 사랑과 원망이 얽힌 이 이야기는 결국 1등은 한 명인 음악 세계의 잔혹 동화 같아요

p390 드뷔시는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도 라벨과 사티의 성공을 달가워하지 않았어요. 그들의 삼각관계는 어딘가 뒤틀려 있어요. 나의 성공이 기쁘지 않은 친구와는 날을 세우며 절연하고 말지요. 그들도 자존심과 인정이 중요한 보통 인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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