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싶은 책 목록들. 

[사라다 햄버튼의 겨울]. 문학동네 카페를 통해 만나봤던 고양이 사라다 햄버튼. 과연 어떤 사연을 갖고있을까?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의 장은진 작가님의 쌍둥이 자매, 김희진님의 [고양이 호텔].(장은진 작가님의 본명은 김은진!ㅋㅋ)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으로서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모여있을지 엄청엄청 궁금!!! 

박민규 작가의 [더블]. 개인적으로 박민규 작가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책은 꼭꼭 사본다..ㅋㅋㅋ 아무래도 박민규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열폭....때문인 것 같다..ㅋㅋㅋ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오묘한 매력의 작가..ㅋㅋㅋㅋ 솔직히...글은 잘 쓰는...계속 성장중인. 부러운 작가. 역시 이 작가분도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매력적임!!! 

[퀴르발 남작의 성]. 많은 정보는 없지만, 역시 문학동네 카페에서 두루두루 평이 좋은 책.  문학동네가 젊은 작가 발굴하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듯!!! 기대 안할래야 안할수가 없지. 

 이렇게 딱 50,400 원!! 

이번엔 꼭 됐음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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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 천사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작가 데뷔를 한 아사다 지로는 여느 일본작가들처럼 무척이나 다작을 한 편이다.

특히, 아사다 지로의 경우엔 단편도 꾸준하게 집필했기 때문에, 단순히 책의 권수만으로 그의 작품세계의 스펙트럼을 가늠할 수 없다.

늦은 나이에 데뷔를 해서였을까? 아사다 지로는 초기작들부터 담담하게 어린시절을 추억하는 듯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의 작품세계를 통틀어, 가장 명징한 주제의식을 담고있는 인물은 주로 '아버지' 이다.

아버지나, 할아버지. 다시 말해서, 그의 작품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가 바로 '부성애' 라는 점이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철도원' 부터 엄청난 두께감의 볼륨을 자랑하는 장편인 '칼에 지다' 까지, 그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뤄진다.

 

아사다 지로의 최근작인 소설집 [저녁놀 천사] 는 기존의 그의 작품들에 비해 보다 경쾌하고 즐거운 느낌이다.

소설집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저녁놀 천사' 부터 기존의 아사다 지로의 작품치고는 뭔가 미스테리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원래 인생이 미스테리한거거든!"

이라고 말한다면 반박할 말은 없지만, 작품이 한 편 한 편 넘어갈 수록 그런 느낌은 더욱 강해진다.

특히 작품집의 후반부를 장식하는 '호박' 을 시작으로, '언덕 위의 하얀 집' 은 마치 히가시노 게이고와 '퓨전' 을 한 느낌까지 들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좀 더 원숙해져서, 문장안에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담을 수 있게 되면, 그런 작품이 나올 것만 같다고나 할까??

이야기 전체를 뒤덮는 따뜻한 시선속에,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반전으로 가벼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나무바다의 사람' 은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를 연상케 하는 관념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차있다.

역시, 아사다 지로만의 따뜻한 문장들 속에서 몽환적인 느낌들이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느낌을 안겨준다.

 

내가 '일본 문학' 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작가들이 몇 명 있다.

나쓰메 소세키와 아사다 지로, 가 그 둘이고,

온다리쿠와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 다음 둘이다.

나쓰메 소세키가 일본스러운 담백하고 절제된 감정을 다루는 문장에 익숙하다면, 아사다 지로는 역시 담백하면서도 감성이 풍부한 문장이 매력적이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건조하고 딱딱하며 기계적인 묘사에 강하다면, 온다리쿠는 아사다 지로와 비슷하게 감성이 풍부한 문장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든다.

 

아사다 지로도 어느덧 환갑을 넘어섰다.

그래서인지, 그의 문장들은 더더욱 담백해졌지만, 그의 문장들은 더욱 절절해졌다.

거칠 것 없이 감성을 쏟아낸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정들이 단어마다, 묘사마다 듬뿍듬뿍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조금 다른 시도를 하는 듯 해 보여서 괜히 기분이 좋다.

왠지, 작품을 통해 "인생은 60부터!" 라고 외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아사다 지로의 작품은 언제나 나이도 더 먹고, 경험도 더 풍부해졌을때 와닿을 것이라고 생각했더랬다.

난 고작 20살때 '철도원''백중맞이' 같은 작품을 보면서 기찻길의 정경과 가난한 탄광촌의 장면들을 읽으며 아련한 향수를 느꼈지만 말이다.

(그래, 솔직히 난 아주 조숙한 편이었다.ㅋㅋㅋ)

하지만, 이 작품집이라면 보다 어린 독자들에게도 쉬이 다가갈 수 있을 듯 하다.

'아사다 지로의 작품은 너무 잔잔해서 좀 지루해.' 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만 하다.

 

젊은 작가가 나와 함께 성장하면서 보다 뚜렷한 색채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읽는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작가가 늙어가면서도 보다 부드럽고 유연해지는 것을 발견하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정확히 두 부류로 나뉜다.

보다 편협해지고 완고해지던지, 보다 부드러워지고 유연해진다.

'아사다 지로' 라는 사람의 인격이나 됨됨이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의 작품세계는 확실히 보다 부드럽고 유연해졌음은 확실하다.

지금부터 그가 만들어갈 새로운 문학세계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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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벌써 나왔다!!!  

얼렁 사야지, 이건!!! >.<  

 

 

 

 

 

 

 

잉잉~~~ㅠㅠ 메시아 컴플렉스랑 월드 워 헐크보다 이걸 먼저 샀어야 되는데... 

얼렁사러가자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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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의 역사 100년 고려사 5부작 100년 시리즈 1
이수광 지음 / 드림노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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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역사' 를 다루는 책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철저하게 고증과 기록을 중심으로 쓰여진 '역사서' 이다.

역사서의 저자들은 수많은 고서들을 조합해 역사의 흐름 자체를 책에 담기위해 노력한다.

기록과 기록 사이에 공백이 있는 부분은, 저자의 책 안에서도 공백으로 남는다.

저서 안에 수많은 인용문들이 들어있고, 시간의 흐름 보다는 시대의 중심적인 인물 위주로 저술된다.

이것은 이미 아주 옛날, 사마천이 '사기' 에서 썼던 방식이다.

 

두번째는 고증과 기록을 기저에 깔아두고, 그 밖의 것들은 상상력에 의존하는 '역사소설' 이다.

역사서와 마찬가지로 엄청나게 많은 고서들을 통해 '기록' 들을 발췌하고, 당시 시대에 실제 '있었을 법한' 배경과 환경들을 상상하여 책 속에 담는다.

기록과 기록 사이에 공백이 있는 부분은, 논리적이면서 인과적으로 충분한 개연성을 가진 상상력으로 채워진다.

저서 안에 인용문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고, 작가나 작중 인물이 화자가 되어 시간의 흐름대로 저술된다.

우리가 잘 아는 조정래, 김훈, 김연수 작가등의 작품을 떠올려 보면 된다.

 

'굴욕의 역사' 의 저자 '이수광' 작가는 전자에도 능하고, 후자에도 능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 나는 조선의 국모다' 는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다룬 역사소설로서 작가의 능수능란한 스토리 텔링을 경험할 수 있고,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같은 작품을 보면,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역사적 기록들을 객관적으로 짜맞추는데도 대단히 능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의 경우는 딱딱하고 별 이야기 같지도 않은 단순한 기록들을 계획된 연출과 기획속에 일사불란하게 짜맞추면서 역사서와 역사소설의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굴욕의 역사' 는 완벽하게 역사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총 5부작으로 기획된 고려사 500년의 역사 중 최후의 100년을 다루었는데, 이 또한 이수광이라는 작가의 참신한 기획력이 돋보인다.

최후의 100년부터 시작해서, 고려의 건국까지 거꾸로 100년씩 저술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저서에는 몽골에 항복한 왕 고종부터 고려 최후의 왕 공민왕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려사는 조선사에 비해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지 않다.

통일신라가 결과적으로는 지역간의 완벽한 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어이없이 소멸되자, 그 뒤에 난립한 후삼국을 통일한 왕건은 고구려의 기상을 받든 '고려' 라는 나라를 세운다.

고려는 초~중반까지는 고구려의 기상 그대로 강한 외교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극동의 강국으로 송나라, 요나라 등과 대등한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후반에 들면서 무신의 반란으로 인한 어지러운 내부정세와 중국대륙을 휩쓴 몽골족의 침입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애초에 침략과 약탈에 능한 유목민이었던 몽골에게 약 30년간이나 유린당한 끝에, 고려 왕조는 몽골에 무릎을 꿇고 몽골이 세운 원나라의 신하가 되고 만다. 고려왕은 원나라의 번왕이 되고, 고려는 원나라의 식민지가 된 셈이다.

몽골의 침략부터 원나라가 멸망함으로서 자연스레 속국신세를 면하게 되는 기간이 약 100여년에 이르니, 일제시대는 그 절반에 불과하다.

 

이 시기는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같은 권력투쟁만이 횡행했던 시기이다.

끊임없는 모함과 이간질, 권력을 잡기위한 처절하고 치졸한 모략과 음모, 좋은 줄을 잡기 위한 신료들간의 끊임없는 아전투구의 시기였다.

보는 내내 어이없고 짜증이 날 뿐 아니라, 사실 우리 민족의 정치수준은 이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카더라' 식의 어처구니 없는 비방과 상대의 허물 들추기, 각종 지저분한 추문과 꼬리를 무는 폭로전 등, 정치판은 예나 지금이나 다른게 없지 싶다.

 

고려의 황혼기는 이렇게 더럽고 굴욕적이었지만, 사실 고려는 이름 그대로 고구려의 기상을 계승한 나라였다.

앞으로 나올 나머지 400년의 기간들에는 보다 자랑스럽고 떳떳한 이야기들이 훨씬 많이 실릴 것이다.

아- 일단 바로 다음에 나올 무신정치의 시대는 더 지저분하고 더러운 정치판 이야기들이 나올테니, 그 부분 역시 짜증을 감내하고 봐야 할 듯 하다. 이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왕보다 큰 힘을 쥐기 위한 무신들의 치졸한 음모와 배신, 모략들이 등장할테니 말이다.

 

과거는 언제나 현재의 거울이고, 미래의 예언이다.

자랑스러운 것만이 우리의 과거가 아니다. 굴욕 또한 우리의 과거이다.

굴욕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닥쳐올 굴욕을 이겨낼 방법을 배우고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동북아의 정세는 예나 지금이나 시끄럽기 짝이 없다.

북한은 여전히 긴장을 조성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을 집어 삼켜서 동북공정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시진핑 부주석은 6.25 전쟁이 미국의 침략이었다며,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야욕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결국은 형제국, 우방국으로 언젠가는 집어 삼키겠다는 의도이다.

 

고려가 원나라에 갖은 굴욕을 당하고 있을때, 왜구는 끊임없이 한반도의 남해안을 집적댔다.

일본은 그때와 다름없이 독도를 끊임없이 집적대고 있다.

 

어쩌면 '굴욕' 은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고려의 100년은 굴욕이라는 운명에 굴복했던 시대였다.

그리고, 시대는 우리에게 또다시 너무나 어려운 문제를 눈 앞에 내놓고 있다.

운명에 굴복할 것인가, 당당히 맞서 이겨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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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김은정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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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작가의 첫 작품이었기에, 그렇게 큰 기대를 갖지는 않고 책장을 넘겼다.

서른을 목전에 둔 평범한 여성의 소소한 일상들이 적절하게 펼쳐져갔다.

지나친 미사여구와 너무너무 남용된 묘사들이 감정이입을 방해했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서른을 목전에 둔 최순자와 그녀가 몸담고 있는 변호사 사무실의 정경. 그리고 지난 연애들에 대한 회상이 가볍게 흘러갔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나이에 민감하다.

일단 기본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외모에 민감하다.

물론 사회가 여성에게 외모를 중시하게끔 하는 풍조가 생겨나긴 했지만, 이 사회가 남성중심이 아니라 여성중심 사회였다고 하더라도, 여성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방향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지금 여성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외모는 결국 남성들이 좋아하는 취향이지만, 여성중심 사회였다면 여성들은 스스로 여성들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외모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은 여대를 가보면 알 수 있다.

공대의 남학생들 사이에 있는 홍일점 여학생보다, 미대나 여대의 여성들 사이에 있는 여성들이 훨씬 더 화려하고 예쁘게 꾸미고 다닌다.

아마 무인도 한가운데에 여성 한명을 던져놓고, 전신거울을 하나 함께 보내준다면, 아마 그 여성은 외모를 꾸미고 싶다는 충동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여성들에게 외모의 가장 큰 적인 바로 '나이' 일 것이다.

 

여성들이 나이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게도, 스스로의 외모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남성에 비해, 거울을 보는 횟수가 많다.

즉,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일매일 스스로의 외모가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그것은 스스로가 매일매일 나이를 먹어간다는 사실 또한 관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현실에 만족한다 하더라도, 나이를 먹어가는 얼굴. 늘어가는 주름살들, 윤기를 잃어가고 화장이 잘 안먹기 시작하는 피부를 발견한다면, 과거 - 어린시절로 돌아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반면, 여성에 비해 거울을 자주 보지 않고, 화장도 잘 하지 않는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가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쉽게 깨닫지 못한다.

게다가 생리나 임신같은 신체의 리듬이 뒤바뀌는 경험도 하지 않기때문에 신체의 변화 또한 쉬이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남성은 여성보다 나이 먹는데에 민감할 수가 없게 된다.

 

이 작품의 초~중반은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여성에 대한 심리와 환경을 적절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궂은 삶을 살아왔지만, 그것들을 잘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최순자라는 여성의 삶이 비교적 좋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물론 위에 언급했던 지나친 묘사가 목에 턱턱 걸렸다. 마치 트왈라잇의 최순자 버전인 듯 할 정도였다.

솔직히 책의 반은 그런 불필요한 묘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단순하게 넘어가는 문장이 단 한줄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소설에서 묘사는 일종의 조미료다. 문장을 맛깔나게 만들고,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지게 하는 것인데, 이 작품은 지나치게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 음식 본래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된 요리와 같다.

 

게다가, 중반부를 접어들면서 이야기는 판타지로 급반전된다.

이렇게 저렇게 개연성을 짜맞추려 노력을 한 흔적은 보이지만, 말도 안되고 생뚱맞은 사건으로 갑자기 디테일이 사라져버린, 만화 같다고 한다면 오히려 만화에 대한 지대한 모독이 될만큼 어처구니 없이 이야기가 반전된다.

 

차라리 만화적 상상력을 담았으면 좋았을 정도로 디테일도, 개연성도, 설득력도 없는 사건이 벌어진다.

 

초~중반은 비록 전개가 조금 산만하고, 지나친 묘사들이 발목을 잡았지만, 적어도 캐릭터에 대한 디테일과 사건의 개연성으로 인해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단 한줄로 급반전되는 후반부는 너무 설득력이 떨어져서 이야기의 흐름조차 놓칠 정도였다.

 

작가의 욕심이 큰 화를 부른경우로 보여진다.

 

애초에 이런 만화적 발상을 했다면, 그 과정역시 만화적인 상상력에 의존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디테일도, 개연성도 없는 어처구니 없는 반전이 작가의 재기발랄한 발상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셈이다.

 

이런 판타지가 여성들에게는 어느정도 '치유' 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마 나는 남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겠지만, 과연 이런 이야기가 이런 스토리텔링이 먹힐수도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애초에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에게 '달콤한 나의 도시' 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웠다.

 

이야기의 개연성이나 디테일, 설득력 따위를 신경쓰지 않는 여성 독자에게라면 얼마든지 추천한다.

적어도, 꿈꾸던 '판타지' 정도는 채워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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