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에 관심없다 보니 연말마다 서점에서 책구경할 때 걸리적거리는 게 많다. 유명했던 책 홍보 매달매일매시매분매초 봤는데 연말 총결산으로 광고 짱짱한 책들 제목 표지 추천사, 굳이 또 봐야 하나? (책에는 불만 없음. 정말 좋아서 유명해졌을 한 두권의 책 저도 소중하게 생각하고요.) 친구가 나한테 올해의 책 뭐냐고 했는데 난 그걸 못하고ㅜ 그냥 매달 “오 이 책 넘 좋은데? 내 마음 속 올해의 책 감이야!!! 1월부터 이래도 될까?”라며 새해벽두부터 수없이 호들갑을 떠는 사람인데다가, 신간을 잘 안보니까 뒷북일 경우가 많다 ㅋㅋㅋ “다들 좋다더니 이럴 줄 알았다. 왜 난 지금 읽은 거야. 흑흑”거리며 주접떠는.. 책 추천으로 늘 은혜를 베푸는 친구가 물어봐주었으니 올해 좋았던 책 꼽아보는 중이긴 한데 그건 나중에 얘기하고.

암튼 그러던 중에 예스24 책아 미안해 이벤트가 눈에 들어왔다. (알라딘에 이런거 써도 되는 거죠?) 안 팔린 책들(증쇄되지 않은 책들..ㅎㅎ) 편집자분들이 자기 책한테 편지(무려 손편지) 쓴 건데.. 되게 눈물겨움 ㅜㅜㅋㅋ 너(책)는 좋은 앤데, 내가 못 팔아서 그래. It’s not you. It’s me……. 구남친스러운 내가 잘할게부터 해서 책제목 n행시 쓰고 출생의 비밀 밝히고 자기 객관화-분열 사이를 오고 감 ㅋㅋㅋ 파주 물류창고에서 책들 얼어죽을까 걱정하고..ㅜㅜㅜㅋㅋㅋㅋ 근데 필력이 쩔어서 그런 와중에도 편지가 넘 웃김 ㅋㅋ 예의상 여기에 링크 붙이진 않겠슙니다. 이 쫄보.. 알라딘 애용하고 있슙니다. ㅋㅋ “30쪽만 읽어보세요”이것도 넘 와닿았다. 꾹 참고 30쪽만 읽어 보면 시작되는 뉴월드 다들 그거 찾아 헤매는 거 아닌가.

아무튼 내가 이걸 적는 이유는 책 리스트 만들려구.. 알라딘에다 해도 되나 고민했는데 책을 어디서든 사든 보든 할거니까 여기에 읽고싶어요 리스트 만들어놓으려고 한다. 교보 몇년전에 통곡의 리스트했다던데 그거 새삼 궁금하다 ㅋㅋ 알라딘도 오열의 굿판 한번 짜보는 게 어떠신지..

리아의 나라도 읽는 중이고, 리스트 보기 전부터 읽어봐야겠다 싶었던 책도 많았지만 페이퍼 적게 된 이유는 저 편지 때문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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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2-08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 당장 저기 옆동네 구경가봐야겠어요. 내가 잘할게.... 너무 웃기네요.
우리의 출판 현실 생각할 때 웃으면 안 되는데... 아... 웃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2-12-08 13:04   좋아요 0 | URL
웃으면 안되는데 웃게 될 때 할 수 있는 것은 공유겠다는 마음에 ㅋㅋ 언급하지 않은 편지도 재밌죠 단발님 ㅋㅋㅋ

수이 2022-12-08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리스트를 적어줘야 더 잼나죠 유수님아 ㅋㅋㅋ 근데 막 가슴이 찢어진다 웃으면서도 ㅠㅠ

유수 2022-12-08 13:05   좋아요 0 | URL
아니 북플 제가 사용이 서툴긴 한데.. 페이퍼에 열권 밖에 안올라가는 거예요…. 그래서 읽고 싶어요로 저장했는데 그럼 리스트가 안 묶이자나요… 흑흑흑

수이 2022-12-08 13:48   좋아요 1 | URL
글 쓸 때 책 정보를 넣어야 함~ ❤️

다락방 2022-12-08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 보고 예스 갔다 왔어요. 리스트 중에 제가 이미 산 책들이 보여 뿌듯하네요? ㅋㅋㅋㅋㅋ(읽지는 않음)

유수 2022-12-08 13:06   좋아요 0 | URL
그럼 저는 다락방님 페이퍼를 기다리며 야금야금 읽어야겠구만요.ㅋㅋ

붉은돼지 2022-12-08 1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 이거 또 시장을 뒤흔들겠구먼...했는데....나만 재밌었나 봐....유감이야... ㅜㅜ
(거의 모든 안경의 역사 - 유유 손편지)

유수 2022-12-08 13:07   좋아요 0 | URL
읽으셨군요.. 그 구절도 저를 뒤흔들었죠. 나몰라라 한국엄마 그 편지 정말 웃겼어요 ㅋㅋㅋㅋ 반갑습니다 붉은돼지님!!
 

친구 왜 저에게 오백쪽짜리 재밌는 책을 선물로 주었죠? 멈출 수가 없다.

몽족 난민의 아이 리아가 미국에서 태어나 뇌전증을 진단받게 된다. 아기가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부모는 응급실에 달려가긴 하지만 샤머니즘적 세계관 때문에 뇌전증을 무속적 신내림 정도로 긍정적으로 인지하는 데다, 무엇보다 몽족에게는 서양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다. 리아가 위중한 상태로 응급실에 올 때마다 문화, 신념, 종교와 같은 여러 난관(언어는 아주 사소한 문제일 뿐)에 의료인들이 부딪히는 상황. 의학적 치료를 잘 따를 수 없다는(따르지 않는다는) 것 외엔 리아의 부모는 아이를 최선으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양육자다. 앤 패디먼이 이렇게 된 역사 사회 문화적 배경을 설명한다. (1/3 정도 읽음)

문화중개인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서문에 잠시 나왔던 것 같은데, 책을 다 읽을 때쯤엔 그에 대해 자세히 다시 다뤄주길 바라게 된다. 어린 아이의 건강과 안녕이라는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좋은) 양육자와 (좋은) 의료인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서구 문화(의료도 문화라는 걸 책 읽으면서 절감한다)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서 자란 동양인으로서 양측 다 이해되는 데다가.. 앤 패디먼이 꽉 짜인 조사를 바탕으로 유려하게 리아가 위치한 경계에 읽는 사람을 데려다 놓음.

그런데다..종이 잘 모르지만 나는 이런 얇기와 질감의 책 페이지가 좋더라. 만지작 만지작거림ㅋㅋ 문자 그대로 놓을 수가 없어.

“그러다 아이가 죽으면 의사의 책임이다. 그 경우 어떻게 책임을 지겠는가? 사람 목숨을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겠는가?

의사와 부모가 계속해서 협상을 한다면 서로 의견이 달라도 갈등은 신념 체계의 차이로만 그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이 불려 오고 법원의 명령을 받게 되면 차이는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차이는 더 이상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의사는 경찰을 부르고 국가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만 몽족에겐 그런 힘이 없다.“145

친구 이래놓고 이건 작년 올해의 책이고 올해 올해의 책은 에브리바디라고요? 알게써 알게써 ㅜㅜ 쫓아가기 바쁘넴..

"리아는 계속해서 발작 증세를 보였어요. 그렇다면 페노바비탈 농도가 충분하지 않아서였을까요, 아니면 페노바비탈 농도가 충분한데도 발작을 일으킨 것일까요? 부모가 우리가 처방한 대로 약을 주지 않았다면 이해하지 못해서였을까요, 원치 않아서였을까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훌륭한 통역자가 없다는 건 의사소통 문제의 일부에 불과했다. 닐은 나오 카오가 "돌담을 쳐두었으며 때로는 일부러 속인다고 느꼈다. 페기는푸아가 "아주 어리석거나 완전 바보인 줄 알았다. 통역을 정확히 해줄 경우에도 그녀의 대답은 말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두 의사는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 중 어느 정도가 의사소통이나 부모의 인격에서 비롯된 것이고 어느 정도가 문화적인 장벽 탓인지 알 길이 없었다.

"우린 그녀가 또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서 말했어요.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 수정이 가능한 마지막 난자 하나가 남아 있다가 수정됐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어요. 우린 이 아기는 또 어떻게 될까 겁부터 났어요. 다운증후군을 갖게 되진 않을까, 심장병을 타고나진 않을까 걱정이 됐지요. 만일 잘못되면 우리는 한 집의 아픈 아이 ‘둘‘을 봐야 하니까요. 리아의 엄마는 양수 검사를 거부했어요. 검사해서 아기한테 문제가 있는 줄 알아도 임신중단을 할 리 없었겠지만 말이죠."

내가 보기에 몽족의 의료관은 미국의 일반적인 그것과는 정반대였다.
미국의 의료는 점점 더 협소한 하위 전문 분야로 핵분열을 했고 각 분야사이의 교류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이에 비해 몽족은 언제까지나 전체론을 견지했다. 내 서류철 중 상호 참조할 서류들의 관계도가 점점 더 복잡하게 얽혀갈수록 의료 문제에 대한 몽족의 집착이 삶에 대한 집착과 크게다르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죽음에 대해서도, 사후의 삶에 대해서도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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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2-06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백쪽짜리 책 선물해주는 친구 흔치 않죠.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하죠 ㅎㅎㅎ
이 책 참 좋네요. 저도 찾아봐야겠어요^^

유수 2022-12-07 00:27   좋아요 0 | URL
예이!! 같이 읽어요😍😍
 

뭐지 이거….맨날 지지고 볶고 싸우는 우리집 어린 사람들 휘어잡을 수 있을 거 같아. 넘 매혹적이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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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의 미친 여자> 10장은 다시 읽어도 재밌다. 다른 부분보다 쉽게 읽혀서 그렇게 느끼는 것 실토한다. ㅋㅋㅋㅋ

진짜 바이런은 로체스터가 아니라 제인 에어라는 점이 빅토리아 시대 평론가들을 화나게 한 이유라는 지적도 후련하고(600) 제인이 억압에 대처하는 방식은 자기 포기가 아니라 여전히 불처럼 반항하는 프로메테우스의 방식(615)이라는 규정 또한 “왜 페미니즘적 인식 이전부터 이 소설이 매력적이었을까”라는 개인적인 궁금증을 어느 정도 설명해주는 것 같다.
다만 마지막 결혼의 의미를 언급하는 부분에서 명쾌하게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았는데.. 저자들은 (펀딘 영지에서의) 결혼이라는 제인 에어의 선택은 ”제한되고 고립되어 있더라도 진정한 마음으로 결합“한 “길”(에밀리 디킨슨 재인용)이며 희망이라 평가하면서 브론테는 이후에는 이런 낙관주의를 벗는다고 분석한다. 653쪽

저자들은 버사를 어둡지만 진실된 자아, 제인 에어의 또 다른 화신이라고 힘주어 짚는데 제인 에어가 그런 버사가 죽고 나서 불구가 된 로체스터와 결혼하는 결말이 과연 “평등주의적 관계”를 그린 브론테의 낙관이라는 설명과 양립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제인 에어가 버사가 죽고 나서야, 사회적 위장이 벗겨진 로체스터와, 그것도 펀딘이라는 소외된 장소에서..결혼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다른 비극의 시작 같다고 하면 오바일까 ㅋㅋㅋ 본인의 기혼 상태에서 허덕이는 아줌마의 “으그.. 저거저거.. 내 동생(동생 없음)이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지(남 잘 못 말림)..”류의 오지랖인가ㅋㅋㅋ

에이드리언 리치는 책의 다른 여성들(템플 선생님, 다이애나)처럼 제인에어의 결혼도 삶의 완성이지만 적어도 구별되는 점은 이 결혼이 “단순 해결책이나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급진적으로 이해된 형태, 여성이 자신을 창조해나가는 과정의 연장선으로서의 결혼”이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76쪽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이거 읽고 나니 아, 나의 도시락 오지랖이 맞는 거 같다. 빅토리아 시대니, 집안의 천사니, 이런 말이 무색하게 지금도 “여성이 자신을 창조해나가는 과정의 연장선으로서의 결혼” 같은 것은 아득하지 싶은데. (제가 못한다는 거고 그렇게 하고 계시는 분들께 존경을..) 동일한 말로 결혼의 환상을 조장, 압박하는 세태는 여전하지만 말이다.

제인 에어를 다룬 리치의 비평, 부제는 어머니 없는 여성의 유혹이다. 읽어보면 고아 여성이 “들게” 되는 유혹인 셈인데 여기서 리치는 제인 에어를 설화로 정의하면서 그동안의 비평을 다시 구조화하고, 이 설화의 관심사가 “인간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주어진 것의 영역과 인간의 통제 밖에 있는 운명적인 것의 영역 사이”에 있다고 말한다. 글에 따르면 제인 에어가 빠지는 세가지 유혹은 1. 피해자성의 유혹(숙모 리드 부인 저택) 2. 자기 혐오와 자기 희생이라는 유혹(로우드 학교) 3. 낭만적 사랑과 굴복이라는 유혹(손필드 저택)

리치가 마지막에 이르러 제인 에어의 결혼을 저렇게 높이 평가한 이유는 이 세 가지에 대한 대안이 소설 속에서 연결되면서 “가부장제 개념을 버리고 로체스터의 고난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독자에게 제시한다는 것 때문인 듯하다. “이 여성에게 어떤 종류의 결혼이 가능한가”라는 리치의 질문은 결국 사회는 어떤 여성성을 수용하는지, 그 폭에서 사회가 얼마나 나아졌는지를 돌아보게 만들고 다시 나는 기분이 별로…ㅋㅋㅋㅋ

<다락방의 미친 여자>로 돌아가서.. 로체스터에 대한 평가 보고 섬뜩했다. “로체스터가 제인의 주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주인이기 때문이라거나, 매너가 왕자답기 때문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그녀와 동등하기 때문에, 또 그녀의 미술과 영혼을 알아보는 유일한 비평가이기 때문에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책에서 말하듯 남성과의 독점적 인간 관계에서 헤녀가 빠지기 쉬운 함정이고, 얼마전에도 친구랑 나를 알아보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않기가 어려웠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 비슷한 얘기했던 게 떠올랐다. 그러면서 내가 당시에 의미있다고 생각했던 바보다 훨씬 더 가치있었고 힘있게 나를 떠받쳐준 사람들과의 관계, “두 사람 다 어떤 의미에서는 제인에게는 어머니다.”614 문장에서처럼 어머니같은(!!) 우정들을 생각했다.

앞으로 브론테의 다른 작품을 읽을 때 염두에 두려고 리치의 문장을 통째로 옮겨둔다. “샬럿 브론테는 인간관계란 꽤 다른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한 게 틀림없다. 이 작가에게 인간관계란 ‘고통스러운 수치심이나 풀죽은 굴욕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거래, 그리고 누구도 타인에게 이용 가능한 대상이 되지 않는 거래를 말한다.”(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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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2-12-05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앗!! 유수님 글 너무 좋네요!
근데 저는 이런 결말이 651쪽의 문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부장제 억압이라는 문제에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그릴 수 없었던 브론테....

저는 브론테가 생각하는 제일 근사한 대답이 동등한 상태에서 재산권을 가진 개인으로서 제인과 로체스터의 결합,이었을거라 추측합니다. 낭만적 사랑의 결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거의 불가능한 시대였으니까요. 다만 제인이 로체스터의 아내이자 간호사가 되어 갖은 돌봄노동으로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고요.

아.... 유수님 글이 많이 노출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이제 막 읽었거든요. 앞으로도 우리 같이 읽어요!!

유수 2022-12-06 11:28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651을 읽었는데 책도 더 보고 브론테도 더 봐야 판단력이 생기려나 봐요. 지금 시대에 그릴 수 있는 해결책은 뭘지도 궁금해지고요. 댓글 넘 감사합니다. 단발님💜 불씨를 이어가보아요.
 

“광고주들이 노렸던 것은 여성의 자유를 언급하는 기업에 대한 잠재적 소비자들의 지지였다. 여성의 자유를 언급하는 광고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성적 대상화에 대해서는 미처 비판적 시각을 갖지 못한 사람들, ..”

… 미국 최초의 여성 인권 집회가 열렸습니다. 여성의 투표권 획득을 위한 혁명이 역사적인 첫 발걸음을 뗀 순간입니다. 이제 당신은 여성운동사의 이정표가 된이 날을 기념하고, 그 집회에 참석해서 여성 투표권을 주장했던 용감한 사람들의 신념과 의지를 되새길 수 있습니다. 당신이 ‘퍼스트USA 은행의 기념일 시리즈 플래티넘 마스터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여성 인권을 찬양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당장 신청하세요."
1998년 퍼스트USA 은행이 신용카드 홍보를 위해 여성의 참정권 획득과여성이 빚을 질 자유를 연결시킨 것은 굉장히 뻔뻔한 행동이었다. 자본주의에 봉사하기 위해 페미니즘의 언어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퍼스트USA 은행은그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사람들이 첫 결제를 하면 ‘여성 연감‘을 무료로 보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 P23

… 그래서 1974년 신용기회평등법 Equal Credit Opportunity Act의 의회 통과는 여성해방이 실현된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그 후로 은행에서는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혼인 여부를따지지 않게 됐다. 여성들은 그들의 돈으로 언제든지 상품을 구매할 권리, 그리고 남성들과 똑같이 빚을 질 권리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상품을 구매하고 소비할 수 있는 권리가 페미니즘과 연결될 때, 그것은 시장 페미니즘이라는 새로운 사조의 핵심 교리와도 연결된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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