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칸 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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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내가 싫은 거야

난 네가 싫다는 그 비슷한 말만 해도 하루 종일 우울할 것 같은데

이렇게 너와 난 다르다

그걸 또 실감해 버렸다

답도 없이 멍청하게 굴고 있는 건 나

대답은 그녀의 몫이 아니었다

아이가 말한 보라색 밥은 뭘까

임신한 길고양이를 돌보던 그의 모습이 동시에 겹쳐왔다

밥 대신 브런치 괜찮지?

알아 달라고 떼쓰는 것도 아니고

나를 뭐라고 설명할까

내가 너의 가족을 대면한다는 건 꽤 어렵고 복잡한 일이었다

얘 눈에 예뻐 보이는 거면 진짜 예쁜 거 알지?

아이의 순수함에 기대 웃고만 싶었다

그는 원체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끊임없이 확인받는 기분

너는 정말 네 이야기를 안 해서 서운하다고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이 이상을 바라는 건 그녀의 욕심이었다

언니는 원래 그렇게 예뻤어요?

넌 왜 아무 말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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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느낌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체내를 이루고 있는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는 느낌

배운 거는 확실히 복습해야지

내가 지금 뭐를 들은 거지?

아무리 피임약을 먹는다 해도 그렇게 말하다니

이런 말 해야 재미있다면서요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래도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아무래도 그녀에게 수업을 해 주는 게 아니었나 싶다

이건 수업이 아니라 고문의 일종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 나았다

잘 먹어야겠더라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다리가 달달 떨렸다

얼핏 보면 금욕적으로 보이는 사람

그런 남자의 입에서 음탕한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항상 복습이 중요한 거 알지?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보충 수업이 필요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언제든지 이야기해.

수업이라고 하기에는 관계가 너무 잦았다

파트너라고 하기에는 그 분위기가 조금 더 무거웠다

어떻게든 사무실을 벗어나고 싶다

내가 봐도 예쁘네

그의 비서가 된 후에야 알았다

혼자서 그를 감당하는 건 생각보다 편했고 생각보다 힘들었다

단둘이서만 일하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정말... 남자의 양기를 받아서 그런가

요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그동안은 나 때문에 죽상이었다는 건가

이것이 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렸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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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하든 모든 것을 하나씩 시도해 봤다

어쨌든 나는 완벽한 자살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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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벽을 세운 세운 사람처럼 거리감까지 느껴졌다

그녀는 원래 자기 감정을 시시콜콜 늘어놓는 여자가 아니었다

애초에 이런 관계가 그는 처음이었다

갑작스레 진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대로 그녀가 어디로든 날아가 버릴까 초조했다

무미건조한 눈동자에 생기가 좀 돋을까

그 정도쯤은 바라도 되는 것 아닌가

아직 초콜릿도 못 줬는데 옷 한 벌은 받아 주려나

여자 친구가 보이는 이상기류. 원인은 남자에게 있다

너 어제부터 좀 이상해. 알지?

이제는 상처 안 받기로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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