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느낌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체내를 이루고 있는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는 느낌

배운 거는 확실히 복습해야지

내가 지금 뭐를 들은 거지?

아무리 피임약을 먹는다 해도 그렇게 말하다니

이런 말 해야 재미있다면서요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래도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아무래도 그녀에게 수업을 해 주는 게 아니었나 싶다

이건 수업이 아니라 고문의 일종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른 건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 나았다

잘 먹어야겠더라

그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 다리가 달달 떨렸다

얼핏 보면 금욕적으로 보이는 사람

그런 남자의 입에서 음탕한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항상 복습이 중요한 거 알지?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보충 수업이 필요할 수도 있잖아요

그럼 언제든지 이야기해.

수업이라고 하기에는 관계가 너무 잦았다

파트너라고 하기에는 그 분위기가 조금 더 무거웠다

어떻게든 사무실을 벗어나고 싶다

내가 봐도 예쁘네

그의 비서가 된 후에야 알았다

혼자서 그를 감당하는 건 생각보다 편했고 생각보다 힘들었다

단둘이서만 일하기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정말... 남자의 양기를 받아서 그런가

요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어서 그런가 봐요

그동안은 나 때문에 죽상이었다는 건가

이것이 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렸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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