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히말라야산맥이 침식되는 동안 대륙 이동 때문에 남극대륙은 남극점 위의 현재 위치로 옮겨갔고, 오스트레일리아와남아메리카는 북쪽으로 옮겨갔다. 이 때문에 남극 대륙은 나머지 대륙들과 고립되었고, 남극점 주위에 탁 트인 해로가 넓게 열렸다. 마치 남극 대륙이 거대한 해양 해자로 둘러싸인 형국이었다. 남극 대륙 주위를 빙 도는 강한 해류가 생겼는데, 이것은 적도에서 따뜻한 해류가 남극 대륙 해안으로 밀려오지 못하도록막아 남극 대륙을 냉각시키는 작용을 했다. 약 3500만 년 전에남극 대륙에 최초의 영구 대륙 빙하가 생기기 시작했다. 판들의 활동 결과로 다른 대륙들도 재배열이 일어났는데, 그결과로 대부분의 대륙들이 북반구로 옮겨간 반면, 지구의 나머지 남쪽 절반 대부분은 광활한 바다로 뒤덮였다(이 특징은 8장에서로어링 포티즈 Roaring Forties를 다룰 때 다시 살펴볼 것이다). 지난 3000만년 동안 전체 대륙 중 68%는 북반구에 있었고, 지구의 전체 육지중 3분의 1만 적도 아래에 있었다. 이렇게 육지가 많이 몰려 있는 북반구와 육지가 적은 남반구의 지형적 차이는 태양에서 받는 열의 계절적 차이를 증폭시킨다. 겨울철에 육지는 바다보다 훨씬 빨리 식어 두꺼운 대륙 빙하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런데 남반구보다 북반구에 육지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현재 남극점 위에는 대륙(남극대륙)이 자리잡고 있는 반면, 북극점 주변은 바다이다. 이것은 남극점이 북극점보다 훨씬 먼저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이유를설명해준다. 얼음이 바다에서 더 쉽게 녹는 북극점에서는 260만년 전에야 여름이 되어도 얼음이 녹지 않고 매년 쌓일 만큼 기후가 충분히 추워졌다. - P66
처음에는 남극점 주위에, 나중에는 북극점 주위에 두꺼운 얼음이 생기자. 밝은 흰색 표면이 더 많은 햇빛을 우주 공간으로 반사함으로써 지구 냉각을 촉진했다(과학자들이 피드백 고리라고 부르는 눈덩이 효과). 산맥 생성과 그에 잇따른 침식으로 일어난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 남극 대륙을 남극점 위에 고립시키면서 파나마 지협을만들어 해류의 패턴을 변화시킨 판들의 활동, 대부분의 육지를 한쪽 반구로 몰아넣은 대륙 이동. 이 모든 효과들이 합쳐져 지구를 얼음 저장고로 변화시키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260만 년 전에 북반구에 거대한 대륙 빙하가 생기는 단계까지 지구가 냉각된것이 결정적 문턱이었고, 그러자 지구 전체의 기후가 완전히 불안정한 상태로 돌입했다. 이제 밀란코비치 주기의 작용으로 북극점 부근이 약간 냉각될 때마다 두꺼운 얼음층이 유럽과 아시아와 북아메리카로 팽창해갔고, 대륙 빙하가 북반구의 이 거대한 대륙들을 두껍게 뒤덮었다. 하얀 얼음으로 뒤덮인 면적이 조금만 증가해도 더 많은 햇빛이 반사되어 냉각 효과가 더 커졌고, 그 결과로 폭주 과정이 시작되어 대륙 빙하가 더 넓게 팽창하면서 더 많은 바닷물을 얼음에 가두어 해수면이 낮아졌다. - P67
우리 몸의 각 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작은 구조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에너지를 만드는 생화학 반응이 일어난다. 세포의 발전소에 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에는 작은 고리 모양의 자체 DNA가 있다. 여러분은 수태될 때 미토콘드리아 DNA를 어머니의 난자로부터 물려받았지만, 아버지의 정자로부터는 전혀 물려받지 않았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로부터 딸로 모계를 따라 전달된다. 미토콘드리아 DNA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하고, 서로 다른 개체군들이 갈라져 나가는 데 걸린 시간을 계산하면, 그 개체군들이 수렴하는 곳-오늘날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의 어머니 조상에 해당하는 먼 과거의 특정 여성을 역추적할 수 있다. 이 공통모계 조상을 미토콘드리아 이브라고 부르는데, 그 여성은 약 15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 살았다. 만약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만전달되는 Y 염색체의 DNA를 살펴본다면, 공통 부계 조상을 역추적할 수 있는데, 이 사람을 Y 염색체 아담이라 부른다. 이 유전자 나무가 기원한 날짜를 추정하는 것은 훨씬 불확실하지만, 공통 부계 조상은 20만~15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에 오직 한 여성과 한 남성만 살았다거나 인류의 공통 조상에 해당하는 이 두 남녀가 서로 만났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살았다. 사실, 만약 여성 미토콘드리아 계통이 우연히도 남성 Y 염색체 계통과 같은 시기에 나타났다면, 그것은 아주 놀라운 우연의 일치가 될 것이다(이런 점에서 성경에서 따온 아담과 이브라는 이름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미토콘드리아 이브(그리고 Y 염색체 아담)가 지닌 유일한 중요성은 그녀가 딸들을 낳았고, 그 딸들이 다시 딸들을 낳고, 그것이 계속되어 오늘날 살고 있는모든 사람들까지 죽 이어졌다는 것이다. 우연히도 가계도의 다른 계통들은 모두 죽어서 사라지거나 여성 자손을 낳지 못했다. - P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