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강 유역에서는 기원전 3200년경에 히말라야산맥 기슭을 따라 죽 뻗은 골짜기 분지에서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문명과 함께 세계 최초의 3대 문명인 하라파 문명이 나타났다.
판들의 충돌은 높은 산맥(인도판이 유라시아판과 충돌하면서 생겨난히말라야산맥 같은)을 만들어내지만, 그 주변의 지각이 산맥의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서 침강하는 저지대 분지도 생겨난다. 히말라야산맥에서 흘러내려오는 인더스강과 갠지스강은 그 앞쪽에위치한 이 분지(전면 분지)를 지나가면서 산에서 싣고 내려온 퇴적물을 쌓아 초기의 농업에 유리한 기름진 토양을 만들었다. 따라서 하라파 문명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이 낳은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아라비아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섭입할 때 (104쪽 그림 참고) 생겨난 자그로스산맥의 무게에 짓눌려 침강하는 전면 분지 위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지나간다. 따라서 메소포타미아의 토양 역시 이 산맥에서 침식되어 내려온 퇴적물이 쌓여 매우 비옥했다. 아시리아 문명과 페르시아 문명은 둘 다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이 교차하는 이 지점 위에서 생겨났다.미노아 문명과 그리스 문명, 에트루리아 문명, 로마 문명도 모두 판들이 복잡하게 활동하는 지중해 분지 환경에서 판의 경계에 아주 가까운 지점에서 발달했다. 메소아메리카에서는 기원전2200년경에 마야 문명이 나타나 멕시코 남동부 대부분과 과테말라, 벨리즈 지역으로 뻗어나갔고, 코코스판이 북아메리카판과 카리프판 아래로 밀고 들어가면서 생겨난 산맥들 사이에 큰 도시들을 많이 건설했다. 후기 아즈텍 문명은 동일한 수렴 경계에가까운 지점에서 번성했는데, 아즈텍 사람들은 지진과 포포카테페틀산(‘연기가 나는 산‘이라는 뜻) 같은 화산에 큰 두려움을 느끼녀 살아갔다. - P45

*판의 경계 지점에서 초기 문명들이 나타난 이 패턴에서 벗어나는 대표적인 예외 두 가지는 이집트 문명과 중국 문명이다. 하지만 이집트 문명은 비옥한 퇴적물을 정기적으로 실어다주는 나일강의 범람에 큰 도움을 받았는데, 이 퇴적물은 판의 활동으로 생긴 에티오피아와 르완다의 지구대 주위에 위치한 산들에서 침식되어 흘러내려왔다. 그리고 중국 문명은 남쪽의 양쯔강 유역으로 퍼져가기 전에 황허강 평원에서 시작되었는데, 두 강 모두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솟아오른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해 흘러내려온다. 따라서 이집트 문명과 중국 문명은 판의 경계에 위치하지는 않았지만, 농업(그리고 부)의 발달은 판의 활동에 큰 도움을 받았다. - P47

 사람들은 충상 단층이 공급하는 물과 판의 경계를 따라 지나가는 교역로에 끌려 수천 년 전부터 이러한 충상 단층 위에 정착해왔다. 이곳에 발달한 오늘날의 대도시들은 이 지질학적 유산 때문에 특히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다.
우리는 판의 활동이 낳은 자식이다. 오늘날 전 세계의 대도시들 중 일부는 판의 활동이 만든 단층 위에 세워져 있고, 역사를통해 많은 초기 문명이 지각을 구성하는 판들의 경계 지점에 세워졌다. 더 기본적으로는 동아프리카에서 일어난 판들의 활동은 호미닌의 진화에 그리고 지능과 적응 능력이 특별히 높은 우리종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P50

셋째, 지구의 자전축이 약 2만 6000년을 주기로 뒤뚱거리며 도는 팽이처럼 원을 그리는데, 이 현상을 세차라고 부른다. 세차는 북반구와 남반구가 태양을 향해 기울어지는 시기에 변화를가져오는데, 따라서 계절이 찾아오는 시기도 변화시킨다(세차는분점 세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에서 분점은 춘분점과 추분점을 가리킨다). 현재 북극점은 북극성을 향하고 있지만(8장에서 보겠지만, 이사실은 항해자들에게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약 1만 2000년 뒤에는 지구의 자전축은 빙 돌아 새로운 북극성인 직녀성 (베가)을 향하게될 것이다. 그리고 북반구의 여름은 12월에 찾아올 것이다.
따라서 지구의 궤도 이심률, 자전축의 기울기와 그 흔들림은모두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며, 이것들은 시간이 흐르면서주기적으로 변한다. 이 주기적 변화들을 앞 장에서 짧게 언급한밀란코비치 주기라고 부른다. 이 우주적 주기성이 지구의 기후에 어떻게 변화를 초래하는지 설명한 세르비아 과학자 밀루틴밀란코비치 Milutin Milankovit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밀란코비치 주기는 지구가 일 년 동안 태양 주위를 도는 동안 지표면에 쏟아지는햇빛의 전체 양에는 아무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하지만 태양열이 남반구와 북반구에 분포되는 양상에 변화를 가져오며, 따라서 계절의 강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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