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저 녀석을 좀 주물렀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아,그건 녀석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서였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얘야, 네가 젊은 혈기에, 그리고 이 말을 해야겠다만, 조심하지 않아서 끝장을 냈던 것이지. 정말 안된 일이야."
"배신자들, 배신자들, 거짓말쟁이들." 내가 소리쳤지. 왜냐하면 지금 상황이 그전, 그러니까 이 년 전에 친구라는 놈들이날 그 야만적인 짭새들의 손에 넘긴 그때와 같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 아, 여러분, 이 세상 어디에도 사람에 대한 믿음이란 있을 수 없어, 내가 보기에는 말이야. 조존이 가서 ‘벽‘을깨우자 놈은 다짜고짜 신참을 심하게 때려서 그 잔인한 일을 저지른 게 바로 여러분의 겸손한 화자라고 우겼지. 간수들이오고, 또 간수장이 오고, 마침내는 교도소장이 몸소 왔을 때도 내 방 동무들은 모두 나를 가리키며 피범벅으로 자루처럼 바닥에 누워 있는 쓸모없는 변태를 죽이기 위해서 내가 어떻게 했나 시끄럽게 떠들어 댔어. - P148

단박에 누가 가장 중요한 인물인지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 놈은 무척 큰 키에 파란 눈을 가졌고 아주 근사한 옷을 입고 있었지. 진짜 최첨단 유행인 데다가 내가 본것 중에 가장 멋있는 양복이었어. 놈은 우리 불쌍한 죄수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진짜 우아하고 교양 있는 말투로 말하더군. "현 정부는 과거의 형벌 이론에 더 이상 관심이 없소. 범죄자들을 한곳에 몰아넣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시오. 결과는 집중된 범죄, 처벌을 받는 중 저지르는 범죄일 뿐이오. 곧우리는 정치범을 수용할 공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소." 이런말들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 하여튼 나한테 말한 게 아니었으니까 뭐 놈은 또 말을 이었지. "이런 불미스러운 무리(진짜 범죄자들이면서도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는 놈들로서, 물론 나를 포함하는 말이었지.)와 같은 일반 범죄자들은 순수한 치료 차원에서야 가장 잘 다루어질 수 있소. 범죄 생리를 없애 버리는것, 바로 그것이지. 일 년이란 기간 안에 완벽히 처리되지. 알다시피 처벌이란 저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소. 저들은 소위 자기들의 처벌을 즐길 테니까. 서로를 죽이기 시작할 거란 말이지." 그러더니 놈은 파란 눈으로 나를 근엄하게 바라보았지. 그때 내가 대답하게 나섰어.
"외람되게도 저는 지금 선생님 말씀에 완전히 반대합니다.
저는 일반 범죄자도 아니고 불미스럽지도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불미스러울지 몰라도 저는 아닙니다." 그때 간수장이 얼굴을 붉히면서 소리쳤어.
"염병할 주둥이 좀 닥쳐라. 이분이 누구신지 몰라?"
"됐소 됐어." 그 큰 놈이 말했지. 그러더니 소장을 향해 돌아서서 말하더군. "애를 첫 케이스로 삼으면 되겠어. 젊은 데다 대담하고 사악하니까. 내일 브로드스키가 얘를 치료할 것이니 가서 앉아 그가 하는 일을 보시오. 효과를 제대로 낼 테니, 걱정하지 마시오. 이 사악한 어린 깡패는 몰라보게 변하게 될 것이오."
여러분, 이런 고약한 말들이 내가 자유를 얻게 되는 시작이 된 거야.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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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에대해 나와있는 증거들은 깊이 잠들어 있을 때 신경계 활성이 예기치 않게 갑자기 분출함으로써 촉발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전기 충격은 뇌를 깊은 비렘수면이라는 지하실에서 각성이라는 펜트하우스까지 곧장 단번에 밀어 올리지만, 뇌는 그 중간의 어딘가에 갇히고 만다(원한다면, 13층이라고 해도 좋다). 깊은 수면과 각성이라는 두 세계사이에 갇히면서, 당사자는 깨어 있는 것도 잠들어 있는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의식 상태에 놓인다. 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뇌는 기본적이지만 연습을 많이 한 행동을 한다. 옷장으로 걸어가서 문을 열거나, 유리잔을 입에 갖다 대거나, 몇 개의 단어나 문장을 말하는 식이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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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여러분, 악의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느라 발톱을 물어뜯으면서 연구한다는 말은 나를 웃게 만들어 선의 원인은 밝히지도 않으면서 왜 그 반대쪽만 말하냐고. 만일 인간이 착하다면 그건 자기들이 원해서 그런 거니까 난 그런 기쁨을 방해할 생각이 없어. 그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야. 난그 반대쪽을 더 두둔하겠지만 말이야. 더욱이 악이란 자기 자신이 유일한 존재, 즉 한 개인으로서 너 또는 내가 책임지는것이고, 이때 자아란 하나님 또는 신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그건 신의 커다란 자랑거리이자 기쁨인 거야. 그러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으면 악이란 있을 수가 없지. 무슨 말인가 하면 정부 놈들이나 재판관들 또는 학교의 접장들은 인간의 본모습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악을 용납할 수 없는 거야. 형제여러분, 이게 바로 우리의 현대사, 바로 작지만 용감한 영혼들이 커다란 기계에 맞서 싸우는 역사이지 뭐야? 난 이 말을 심각하게 하고 있다고, 여러분. 난 내가 하고 싶기 때문에 어떤일을 하는 거야. - P84

 그래서 나는무시무시한 짭새 차 소리를 들으면서 현관으로 서둘러 가서 겹겹으로 된 자물쇠와 쇠줄과 다른 보호 장치를 푸느라고 낑낑댔지. 문을 열자 현관 앞에는 바로 딤 놈이 있었고, 내 동무라는 다른 두 놈들은 서둘러 도망치고 있더군. "뛰어, 짭새 놈들이 오고 있어." 내가 딤한테 외쳤어. "너는 남아서 그놈들을 만나야지." 나는 딤이 그 말을 하면서 체인을 꺼내 드는 것을 보았지. 놈이 그걸 쳐들자 뱀처럼 쉭 소리가 났어. 놈은 내 눈퉁이 부근을 예술적으로 우아하게 맞혔는데, 난 용케 제때에 눈을 감을 수 있었어. 내가 엄청난 고통 속에서 울부짖으며눈을 뜨려고 버둥거렸을 때 딤이 말했지. "난 네가 했던 일들이 싫었어, 동무. 그렇게 나한테 덤벼든 것은 잘못한 거야, 이자식아." 그리고 놈이 커다란 부츠로 땅을 울리며 어두운 놈들 속으로 하하 웃으며 사라지는 소리가 들렸어. 그 후 단 7초만에 무슨 미친 동물이 킁킁대듯이 더럽게도 큰 소리를 내면서 짭새 차가 멈추는 소리도 들었지. 나 또한 울부짖으면서 비칠대다가 현관 벽에 머리를 꽝 하고 부딪혔고 눈물이 줄줄 흐르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정말 고통스러웠어. 짭새들이 도착했을 때 나는 복도에서 그렇게 더듬대고 있었던 거야. 물론 놈들을 볼 수는 없었지만 들을 수 있었고 그 자식들의 냄새를진짜 가까이서 맡을 수가 있었어. 곧 그 자식들이 나를 거칠게 밖으로 끌고 가면서 팔을 뒤로 꺾는 것을 느꼈지.  - P113

 난 그 구린내나는 침대 위에 누워 매우 지치고 피곤하고 상처받은 채로 잠을 잤어. 그러나 그건 잠이 아니라 기절하듯이 더 나은 다른 세상으로 가 버리는 것이었지. 나는 이 더 나은 세상에서 온갖 꽃과 나무가 자라는 커다란 벌판 위에 서 있었는데, 거기에는 피리를 부는 사람 낯짝을 한 염소도 있더군. 그리고 루트비히 판이 폭풍 같은 낯짝에 크라바트를 맨 채 거친 바람 같은 소리를 내면서 태양처럼 솟아올랐어. 그때 난 9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을 들었는데 가사들이 좀 뒤죽박죽이었지. 가사들 스스로 그래야 하는 것을 아는 듯이 섞여 있었는데, 꿈이라서 그랬을 거야.

"소년이여, 천상의 떠오르는 상어여,
천국의 살해자여.
불타는 마음으로, 고양되고 황홀에 빠져,
우리는 너의 주둥이를 때리고 너의
구린내 나는 엉덩이를 차 버리리라." - P123

"그래, 뭔데?" 내가 웃으면서 말했지. ‘죽도록 때리고 침 뱉고 또 몇 시간이나 계속해서 지은 죄를 고백하게 만들고는 미친놈들과 냄새나는 변태들이 우글대는 더러운 감방 속에 집어넣은 것이 성에 차지 않았나 보지? 뭐 새로운 고문이라도 찾았냐. 이 자식아?"
"그 일이 네 양심을 고문하게 될 거야. 그 일이 네놈을 고문해서 미치게 해 달라고 신께 기도하마." 놈이 심각하게 말했지.
그때 놈이 말하기도 전에 난 그게 무슨 뜻인지를 알았어.
그 고양이를 가진 할멈이 시내 병원에서 더 나은 세상으로 가버린 거야. 아마 좀 너무 세게 팼나 봐. 그래, 그게 끝이었지. 우유를 달라고 야옹거리지만 아무것도 얻어먹지 못하는 고양이들을 생각했어. 적어도 그 흉물스러운 주인으로부터는 말이야. 그게 끝이었어. 난 일을 저지른 거야. 아직 열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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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뇌에는 감정신호, 특히 얼굴에서 보이는 신호의 가치와 의미를 읽고 해독하는 일을 맡은 영역들이 있다. 그리고 그 영역들은 렘수면이 밤에 재조정을 하는 뇌 영역들의 핵심 집합, 즉 망이기도 하다.
이 추가 역할을 이야기할 때는 렘수면을 피아노 조율의 대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밤에 뇌의 감정 악기를 완벽하게 다시 조율함으로써,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면 뻔히 드러나거나 미묘하게 감추는 미세한 표정까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렘수면 꿈을 빼앗기면, 뇌의 감정 조율곡선이 예리하게 정확히 맞추어지지 못한다.
서리 낀 유리창을 통해 보거나,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을 보는 것처럼, 꿈을 못 꾼 뇌는 얼굴 표정을 정확히 해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왜곡하게 된다. 적을 친구로 착각하기 시작한다. - P308

잠을 못 잔 참가자들은 보통은 밤에 렘수면의 재조율 솜씨를 통해제공되는 그런 예리한 감정 파악 능력이 사라지자, 두려움쪽으로 치우쳐 있는 기본 설정 상태로 빠져들었다. 온화하거나 좀 다정해 보이는 얼굴조차도 위협적이라고 믿게 되었다. 뇌에 렘수면이 부족할때, 바깥 세계는 더 위협적이고 피해야 할 곳이 되었다. 믿을 수 없는곳이 되었다. 잠을 못 잔 뇌의 <눈>에는 현실과 지각된 현실이 더 이상같은 것이 아니었다. 참가자들의 렘수면을 제거함으로써, 우리는말 그대로 자기 주변의 인간사회를 읽는총명한 능력을 제거했다.
이제 경찰관과 군인, 의사, 간호사, 구급 요원처럼 수면 부족을 요구하는 직업들을 생각해 보자. 궁극적인 형태의 돌보미 일을 하는 이들, 즉 갓난아기의 부모는 말할 것도 없다. 모두 중요한, 심지어 목숨이 걸린 판단을 내리려면 남의 감정을 정확히 읽어야 하는 역할들이다. 무기를 써야 할 만큼 진정으로 위험한지 알아차리거나, 진통제처방 용량을 바꾸어야 할지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감정 불안이나 고통 수준을 평가하거나, 위로를 해야 할지 단호하게 훈계를 해야 할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 렘수면과 뇌의 감정 나침반을 재설정하는 그능력을 접하지 못하면, 주변 세계를 사회적, 감정적으로 부정확하게 파악하게 될 것이고, 부적절한 판단과 행동을 함으로써 심각한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다. - P310

비렘수면때 깨우면, 참가자는 그다지 창의적이지 않아 보였다. 단어 맞추기 퍼즐을 거의 풀지 못했다. 그러나 렘수면때, 꿈꾸는 단계에서 깨웠을 때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전반적으로 문제 푸는 능력이 급상승했다. 참가자들은 비렘수면 단계에서 깨웠을 때나 깨어 있는 낮에 풀었을 때에 비해 렘수면 단계에서 깨웠을 때 퍼즐을15~35퍼센트 더 잘 풀었다!
게다가 참가자들이 렘수면에서 깨어난 직후에 문제를 푸는 방식은비렘수면에서 깨어났을 때와 낮에 깨어 있는 동안 문제를 푸는방식과 달랐다. 한 참가자가 내게 한 말을 그대로 쓰자면, 렘수면에서깨어난 직후에는 정답이 그냥 <튀어나왔다. 사실 그들은 당시에는 렘수면 단계에서 깨어났다는 것을 몰랐다. 뇌가 꿈꾸는 잠의 잔영에 잠겨 있을 때에는 정답이 더 수월하게 떠오르는 듯했다. 반응 시간을토대로 판단할 때, 렘수면에서 깨어나면 정답이 더 즉시 나왔다. 같은 사람이 비렘수면에서 깨어나거나 낮에 깨어 있는 상태에서 문제를 풀 때에는 그보다 더 느리고 곰곰이 생각한 끝에 정답이 나왔다. 렘수면의 잔류 증기는 더 유연하고 여기저기로 뻗어나가는 <열린>정보처리 상태를 제공하고 있었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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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는 PTSD 환자의 수면, 특히 렘수면이 교란된다는 것을알고 있었다. 또 PTSD 환자의 신경계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이 정상보다 더 많이 분비됨을 시사하는 증거도 나와 있었다. 렘수면 꿈이 야간요법이라는 우리의 이론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들을 토대로, 나는 그 이론을 PTSD에 적용한 후속 이론을 내놓았다.
뇌의 노르아드레날린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정상적인 렘수면 꿈에 빠지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이 차단되는 것이 PTSD에 기여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이라는 이론이었다. 그 결과 그들의 뇌는 밤에 정신적 외상 기억에서 감정을 제거할 수 없다. 스트레스 호르몬농도가 너무 높은 환경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PTSD 환자들이 악몽을 반복하여 꾼다고 말한 점이었다. 그 병의 진단을 내리는 데 쓰일 만치 너무나 일관되게 나타나는 증상들 중 하나였다. 우리 이론은 뇌가 정신적 외상을 겪은 뒤 그날 밤에 기억에서 감정을 분리하지 못한다면, 그 다음 날 밤에도 기억에서 감정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기억에 <감정의 꼬리표>가 여전히 너무 강하게 불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도에도 실패한다면, 다음 날 밤에도, 그 다음날 밤에도 똑같은 시도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다. 망가진 레코드판이 튀는 것처럼. PTSD 환자들이 정신적 외상의 악몽을 계속해서 꾸는듯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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