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적당한 야영지를 찾기 위해 서두르지 않았다. 알래스카의 법은 비행한 날에는 사냥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냥꾼들이 슈퍼 커브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윙윙거리며 동물들을 찾아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법률 조항이다.
"그런 건 사냥이 아니라 쇼핑이죠"
도니가 말했다. 법은 이런 행위를 밀렵으로 간주한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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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맨몸으로 뛰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바다를 헤엄치면서 보낸 고요하고 고독했던 시간들은 그의 정신을 개조해놓았다. 불편함이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다. 온몸이 들고 일어나 ‘이제 속도를 늦추라고, 뛰지 말고 걸으라‘고 충동질하는데도 끝내 굴복하지 않았던 시간들이었다.
"지구력 스포츠를 통해서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게 뭔지, 내 안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는 게 무엇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철인3종경기를 그만두고 나서도 도전 의식은 그대로 제 안에 남았습니다. ‘한계치에 도전해 나의 더 나은 부분을 찾아내고 싶다‘ 그런 욕구였죠." - P70

"연장자의 관점에서 통과의례라는 건 이런 개념입니다. ‘네안에 있는 잠재력을 총 발휘해서 시험을 통과해라. 이 시험을 통과하는 모습을 우리가 지켜보마.‘ 이런 과제들이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의 모든 사람을 여러 차원에서 이롭게 해줄 거라는 뜻이죠. 연장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우리는 네가 이미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지만, 너 스스로 깊이 파고들어서 너만의 것을 찾아야 해."
1909년에 반 제넵은 이러한 사례들을 모아 《통과의례 The Rites of Passage》를 출간했다. 그는 ‘통과의례‘라는 용어의 창시자다.) 통과의례는 오지를 돌아다니든, 케냐에서 사자를 사냥하든, 컬럼비아고원을 탐험하든, 그 밖에 어떤 도전적 모험을 수행하든 예외 없이세 가지 핵심 요소를 지니고 있다.
첫째는 분리 Separation다. 주인공은 자신이 속해 있던 사회를 벗어나 낯설고 거친 세계에 도전한다. 둘째는 전이 Transition다. 주인공은 기로에 서게 된다. 포기하라고 말하는 자연과 싸우고, 단념하라고 속삭이는 마음과 싸운다. 셋째는 통합 Incorporation이다. 주인공은 도전을 완수하고 향상된 존재가 되어 정상 세계로 재진입한다. 이것은 한 인간의 ‘컴포트존‘ 너머 세계에 대한 탐험이자 확장이다.
엘리엇은 정화수행도 똑같다고 말한다.
"정화수행은 육체적 도전을 가장한 정서적, 영적, 정신적 도전입니다." - P80

「평생을 보호 속에 살아온 사람들에 비해 역경을 겪은 사람들이정신적 안녕 지수가 높다는 것이 지난 몇 년에 걸친 연구의 결혼입니다. 생활 만족도가 더 높았고, 정신적, 육체적 증상을 겪는 일도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진통제를 처방받는 비율도 더 낮았고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는 비율도 낮았습니다. 고용 상태에 관한 질문에 장애인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종의 시련을 겪었지만 압도당할 만큼은 아니었던 사람들은내적 역량을 키웠고, 그로 인해 더 강인해졌고, 회복력이 높아졌다. 나아가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트레스에도 더 잘 대처할 수 있었다.
시어리는 자신이 엄청난 발견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통제된 환경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사람들을 연구실에 불러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힘든 일을 몇 번이나 겪었는지 물었다. 그런 다음 얼음물이 들어 있는 양동이에 손을 집어넣고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라고 요청했다.
"똑같은 상관관계가 보이더군요. 일생 동안 어느 정도의 역경을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고통을 더 약하게 느꼈습니다. 역경이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어야 하지만, 중요한 건 역경이 ‘제로‘여야 한다는 건 아니었죠.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이 부정적인 쪽으로 기우는 비율도 낮았습니다. 얼음물에 손을 넣고 있을 때나 손을뺀 뒤나, 부정적인 생각들을 덜했습니다.
나다. - P88

땡볕 더위 속에서 수행한 운동은 에어컨 빵빵한 초현대식 헬스장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 따위를 시청하면서 반복했던 이두근 수축 운동이나 러닝머신 달리기를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었던 효과가 있었다. 오리건주립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38도의 실내 공간에서 10일 동안 운동을 한 사람들은 냉방 시설이 있는 공간에서 똑같은 운동을 수행한 그룹에 비해 체력 성과 지표가 현저히 높다. 열기 속에서 감행한 운동은 ‘심장의 좌심실에 설명하기어려운 변화‘를 일으켰다. 이런 운동은 심장의 건강과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고온 운동은 ‘열 충격 단백질‘과 ‘BDNF (Brain-DerivedNeurotrophic Factor,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열 충격 단백질은 염증을 억제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BDNF는 뉴런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하는 화학 물질이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BDNF는 우울증과 알츠하이머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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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일
알래스카 순록 사냥의 출발

축치해 Chukchi Sea에 면한 북극권에서 32킬로미터 위쪽에 자리잡은 알래스카주 코체부Kotzebue. 지금 나는 인구 3,000명인 이 마을의 바람 부는 아스팔트 위에 서 있다. 내 앞에는 비행기 두 대가 서 있다. 한 대는 곧 알래스카 북극 깊숙한 곳에 나를 떨어뜨릴 예정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하고, 가장 외지고, 가장 가혹한 곳이라고들 하는 곳. 불안하다. 코앞에 닥친 북극 원정을 이제 피해갈 수 없다. 나는 결코 비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특히 나를 실어 갈 비행기가 이렇게 생겨먹은 경우에는 말이다. 단발 엔진에 앞에 둘, 뒤에 넷이 앉을 수 있는 고릿적 철물. 한마디로 빈 통조림깡통에 날개를 붙여놨다고 보면 된다. - P17

모든 상황이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는 것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이것이 요점이다. 요즘 사람 대부분은 자신의 ‘컴포트존 Comfort Zone‘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는 나날이 편안해지는 거처와 냉난방이 조절되는 멸균의 장소에서 도전이라고는 일절 없는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고 과식하며 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사람들은 시인 메리 올리버 Mary Oliver가 말한 "야성적이고 소중한 삶의 경험을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에 쏟아진 증거들은 옛날 옛적 조상들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불편함을 경험하면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나은 상태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육체적으로 튼튼해지고, 정신적으로 강인해고, 영적으로 건강해진다. 학자들은 불편함이 우리를 수많은 육체적·정신적 문제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속속 밝혀내고 있다. 비만, 심장병, 암, 당뇨병, 우울증, 불안은 물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도 포함된다.
생각해보자. 일부러 불편함을 경험해서 이득을 얻는다고 했을때, 쉬운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 쉽게 적용해서 몸과 마음과 정신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 말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제안하는 여정은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우리 삶에 포함시키라고 권하는 ‘처방‘의 ‘극단적인 끝‘에 있다. 야생으로의 회귀이며, 부분적으로는 사고방식의 재구성이다. 그리고 그 혜택은 측량할 수조차 없이 전방위적이다. - P20

이로써 레버리는 사람들이 전 인류를 압도한다 할 정도로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음에도 기어코 문젯거리를 찾아내고야 마는 이유를 알아냈다. 우리는 끊임없이 기준의 골대를 옮겨놓고 있다. 이른바 제1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라는 것에는 이처럼 과학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다.
레버리는 말했다.
"저는 이것이 인간 심리의 저차원적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뇌는 상대적인 비교를 하도록 진화했다. 자신이 보거나 경험한 모든 상황을 기억하는 것보다 상대 비교를 하는 것이 뇌의 에너지를 훨씬 적게 소모하기 때문이다. 뇌 메커니즘 덕분에 초기인간들은 더 빠른 결정을 할 수 있었고 환경을 더 안전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오늘날의 세계에도 적용될까?
"상대적 판단이 반복되면 동일한 대상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갈수록 떨어지게 됩니다."
잠식 현상은 현대인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에서도 볼 수 있다고 레버리는 말한다. 이것을 ‘편안함에 의한 잠식 comfort creep‘이라고 해두자. 사람들은 새로 등장한 편안함에 적응하면 이전의 편안함을 더는 수용하지 못한다. 즉, 오늘의 편안함은 내일의 불편함이 된다. 그러면서 편안함의 새로운 기준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 P44

새로운 편안함이 등장하면서 예전에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여겼던 불편함의 골대가 한참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사람들의 ‘컴포트존‘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레버리는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일이 무의식중에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끔찍할 정도로 두려워한다. 편안함이 자신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채는 것을. 이런 상황에서 눈을 가리고있던 뿌연 안개가 걷히고 ‘편안함에 의한 잠식‘의 정체가 똑똑히드러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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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는 삶이 느려지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남편의 기력도 약해질 그 나이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라고, 그 후로 이십 년쯤이 더 지나 아무 모자나 마음 내키는 대로 쓰고도 바보처럼 보일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바보처럼 보인다고 말할 남편조차 없게 될 그 나이도 즐겁게 기다린다고, 미첼에게 말했다.
친구 미첼은 그녀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녀는 사실 그때가 오면, 나이와 함께 잃어버린 다른모든 것을 모자와 그런 자유가 보상해주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이제 소리 내어 이런 이야기를 하고 보니, 어쩌면 그런 자유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조금도 즐겁지 않은 것 같았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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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나는 모든 것에서 어두운 면만 보았다. 부자들은 미웠고 가난한 사람들은 역겨웠다. 아이들 노는 소리는 거슬렸고 노인들의 침묵은 불편했다. 세상을 혐오하며 돈의 보호를갈망했지만 내겐 돈이 없었다. 주위에서 여자들이 온통 비명을 질렀다. 나는 시골의 평화로운 은신처 같은 곳을 꿈꿨다.
나는 계속 세상을 관찰했다. 내게는 두 눈이 있었지만 더는많이 이해할 수 없었고 더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느끼는능력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내 안에는 더 이상 설렘도, 더이상 사랑도 없었다.
그러다 봄이 왔다. 나는 겨울에 너무 익숙해졌던 터라, 나무에 돋아난 잎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

나는 이제 상태가 좋아졌으니, 치료가 곧 끝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급해졌고, 궁금해졌다. 치료는 어떻게 끝나는 것일까? 다른 것들도 궁금했다. 이를테면, 나를 데리고 하루를 지나 또 다른 하루로 넘어가는 데만 온 힘이 필요한 이 상황이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까? 그 질문에는 답이 없다. 치료에도 끝이 없거나, 아니면 치료를 끝내길 선택하는 사람이 나는 아닐것이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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