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 초등학교의 꽃, 평생 제자를 만나는 즐거움
서준호 지음 / 지식프레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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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라는 이 책을 내가 꼭 읽을 필요가 있을까? 40대 후반인 내가 이번 학교에 와서 2년 연속 5학년을 했으니 이 학교에서는 6학년을 안할 것 같고, 다음 학교로 옮기면 50대로 접어드니 이제는 6학년을 안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얄팍한 계산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 나.
표지에 있는 "6학년은 졸업 후에도 평생 제자가 돼요" 라는 문구에 세상에서 젤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평생 제자? 그런게 왜 필요하지?"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나.

나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눈앞에서 사라지는 순간 깨끗이 잊고 새 아이들에 집중한다. 그러니까 나의 '최선'의 임기는 딱 1년이다. 그 이후는 없다. 몇년에 한번쯤 교육청을 통해 학교로 연락오는 옛 제자가 있는데 난 이들이 만나자고 할까봐 걱정한다. 다행히 그런 적은 없었다.^^ 하여간 평생제자 만들겠다고 6학년을 하는 건 나로선 이해를 할 수 없는 심리다.(내가 비정상인거지. 그건 인정 ㅎ)

그래도 혹시 몰라 라는 생각에 나는 이 책을 집어든다. 읽어보니 6학년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이 좀 줄어드는 듯도 하다. 그리고! 꼭 6학년이 아니어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특히 같은 고학년으로 분류되는 5학년 정도는 책의 내용을 거의 대부분 적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적용해보고 싶었던 건 '선생님 사용 설명서'와 '학생 사용 설명서'다. 전에 모임에서 그걸 보여주신 샘이 있었는데 그때는 왠지 내키지가 않더니 책을 읽으면서 효과를 이해하니 꼭 하고 싶어졌다. 일단 올해 말 아이들에게 선생님 사용 설명서를 잘 받아두어야 내년 첫날 나를 소개할 수 있고 그걸 참고로 학생 사용 설명서를 작성하게 할 수 있구나. 학생 사용 설명서는 학생 상호간, 교사학생간에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상담 때도 활용할 수 있겠구나. 잘 준비해 둬야겠다.

놀이연수를 진행하신 놀이 전문가 답게 놀이로 부드럽고 유쾌하게 학급을 이끌어가는 노하우도 담겨있다. 저자의 원격연수를 나도 들었는데 놀이에 의미를 부여하는 멘트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책에 그런 멘트들이 잘 나와있어 참고할 수 있다.

저자는 심리치료를 깊이 공부한 전문가이도 하다. 그래서 제2장 <학생파악하기>와 제4장 <문제해결 프로그램>에는 학생의 감정을 파악하고 다루는 세심한 방법들이 잘 나와있다. 또 진단할 수 있는 도구와 방법들도 다양하게 소개한다. 나로선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했거나 혹은 서툴게 적용하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보게 해주었다.

앞으로도 나는 할 수 없겠다 싶은게 있는데 그건 '사진'이다. 저자는 본인의 초등 때 사진이 없는게 아쉽다며 사진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수준높은 사진을 찍어 공유하며 인화까지 해서 나눠준다. 그반 학부모님은 얼마나 고마울까 싶으면서 우리반에게 살짝 미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사진이란 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나역시 초등 때 사진이 별로 없지만 있다고 해도 보고싶은 마음이 없다. 우리집 아이들 돌사진도 찍지 않았는데 하나도 아쉽지 않다. (추억이란 마음 속에 있으면 되고 잊혀졌으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을 평상시에 갖고 있다) 사진이란 건 교사가 시도할 수 있는 일 중에서는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축에 들지만, 그것도 교사가 의미부여를 못하면 불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나는 참 특이한 사람이구나 싶으면서 좀 미안하다 ㅎㅎ)
또 한가지는 학부모와의 소통방식이다. 내가 소통하는 방식은 주간학습안내와 특별할 때는 단체문자 정도가 고작인데 저자는 밴드를 권장한다. 내가 저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얼굴을 안보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고 굳이 양방향(때로는 다방향) 소통까지는 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피곤함을 감수하느니 주간학습안내에 최선을 담아 계획을 세우고 상세하게 안내하는 것으로 마음의 짐을 던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고마워하는 학부모님들이 있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도 이런 내용을 보게 되니 마음에 압박이 된다.ㅠ 내년에는 최소한 단체문자라도 좀 더 활용을 해봐야 될까보다.

위의 두가지 나로선 잘 안되는 것, 이것은 사실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나는 이 책의, 또 저자 서준호 선생님의 가장 큰 강점이 '감정'을 다룰 능력이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위의 사소한 것들 말고 나의 사실상 큰 약점도 거기에 있다. 나는 감정에 백치는 아니다. 약간은 민감한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려워한다. 아니 피곤해 한다는 표현이 맞을까. 감정에 직면한다는 것, 그것은 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러다보니 적당히 모른척하고 살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차하는 사이 그것은 학급을 병들일 수도 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6학년(고학년)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며 따뜻하게 이끌어주기는 참 어렵다. 교사도 아이들도 상처받지 않는 교실. 이것은 장밋빛 꿈인 것만 같다......

그러나 우리의 모델이 될 만한 많은 선생님들은 이 가능성을 먼저 열어가며 앞서 걸어가고 있다. 저자 서준호 선생님은 그 대표주자라 하겠다. 그릇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나도 그 가능성을 따라가보고 싶다.

이 책을 한번 읽었다. 이런 종류의 책을 한번 읽고 바로 적용된 적은 없었다. 두세번 읽고도 수시로 필요한 부분을 다시 찾아보며 적용해야 한다. 6학년(고학년) 학급운영 노하우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도서실에도 준비해놓고 신규샘들께 광고 좀 해야겠다. 그러나 그들보다 코가 석자인 건 바로 나라는 사실. 다시 정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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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있으시죠? - 김제동과 나, 우리들의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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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김장날이라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났고, 무엇보다 책이 쉽게 읽혀서 다 읽었다. 나처럼 호흡이 길지 못한 사람들도 웃기도 하고 공감도 하며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좋다.

김제동씨는 전문 작가도 아니면서 책을 여러 권 냈다. 작가수업을 받은 것 같지도 않다.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은 아마도 '말'일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그것이 그의 본업이니) 이 책은 바로 그의 '말'이다. 그의 육성을 고대로 옮겨 놓은 것.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는 책에서 그의 외로움과 약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때로 우리 모두가 그의 소신있는 발언에 감탄하고 그의 용기를 칭찬할 때조차 그 그늘에서 떨고 있는 외로운 아이같은 자신의 모습을 우리에게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것이 느껴질 때 난 눈물이 났다. 두려움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불이익과 비난이 어찌 두렵지 않으랴. 하지만 그는 단순하게 간다. 그의 마음이 향하는 길로 간다. 그 반대로 가는 게 더 괴롭기 때문이다. "그게 다예요" 라고 그는 말한다.

김제동씨는 내가 보기에 상당히 노력하고 공부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지 않고 저런 내공과 뚝심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그는 겸손하고, 자신의 별볼일없는 모습을 감추지 않는다. 성경에도 "나의 약함을 자랑합니다. 이는 내가 약할 그때에 곧 강하기 때문입니다." 라는 사도 바울의 고백이 나오는데, 똑같은 맥락은 아니겠지만 제동씨의 강함도 어쩌면 거기서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가 외롭고 초라해졌을 때, 약한 사람들이 주었던 작은 위로를 잊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자신도 같은 위로로 세상 사람들과 어깨동무하려 한다.

"그럴 때 있으시죠?"
라는 말로 말이다.

주저앉은 무릎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사실 채찍질이 아니다. 이것을 잊고 살 때가 많다. 나는 오늘 제동씨에게 좀더 힘빼고 단순하게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그건 생각없이 산다는 말과는 다르다. 오히려 대단한 동력이다. 그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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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샘 2016-11-21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이들면서 가장 아쉬운 점은, 책을 읽다보면 앞의 내용이 가물가물해진다는 점이 아날까 싶어요.(저만 그러는지.....) 혼자 박장대소하며 웃다가, 눈가를 훔치기도 하고, 눈가가 붉어지고 콧등이 아려지던 기억과 더불어 가슴이 먹먹했었는데, 어느 대목에서 크게 웃었던가 싶은 기억의 아련함이 내자신을 쥐어박게 하네요.^^ 샘의 서평을 통해 다시금 책 속의 말들이 살아나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네요. 고마워요.^^ 앞으로는 채찍질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나도 그럴 때 있어요.˝ 라는 말로 아이들을 대해볼까 해요..^^
 
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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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년 선생님 한 분이 이 책을 내밀며 "저번에 얘기하던 책이에요. 천천히 읽고 주세요." 하신다. 엥? 언제 이 책 얘길 했더라.... 기억이 없다. 정말 큰일이다. 어쨌건 저자가 꽤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고, 책도 재밌어 보여서 읽기 시작했는데 요즘처럼 바쁜 날, 자기 전에 읽다 자는 책으로는 드물게 3일만에 다 읽었다. 인내심을 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무척 고마운 책. 작가의 지론처럼 쉽게, 솔직하게 쓰였다는 점이 매력인 듯. 그러면서 누구나 가능하니 열심히 좀 써보라고 강렬히 선동하는 책이다.

글쓰기의 이론 책은 아니다. 작법다운 이야기는 마지막에 아주 잠깐 나온다. 대부분은 작가 자신의 글쓰기 역사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중 절반 정도는 실패담이어서 독자에게 묘한 위로(?)와 만족감(?)을 준다. 거의 셀프디스에 가까운 전반부는 자신의 첫번째 책에 대해 "자신의 글에 도취되어 있는 데다 쓴소리를 하는 친구마저 멀리한 결과는 훗날 <소설 마태우스>라는, 천하에 둘도 없는 쓰레기를 만들게 된다" 라고 비하하고 있다. 그 책을 본 적 없어서 정말 쓰레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는 이렇게 자신의 글쓰기 전반부의 실패를 솔직하게 까발린다.

사람이 아무리 솔직하다 한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글을 쓰진 않을 것이다. 저자의 후반부 글쓰기 인생에는 몇가지 성공 이유와 함께 저자의 자부심도 엿보이는데, 그 사이에는 저자가 '지옥훈련'이라고 표현한 10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점은 이것이다. 훈련을 해라. 그러면 분명히 나아진다.

저자는 그 10년간 무수히 책을 읽었고(놀랍게도 그 전에는 거의 읽은 책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 꾸준히 글을 썼다.(매일 하루 두 편씩 썼다고 하니 대단한 노력 맞다) 또 알라딘 서재에서 서평활동을 왕성히 했다. (나도 알라딘에 서재가 있긴 한데.... 하루에 두편은 커녕 한달에 두세편이 고작이니) 또 글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트와 펜을 끼고 다녔고, 종이신문을 꼼꼼히 읽었다는 비결도 나온다.

그 결과, 이후에 나온 책과 경향신문에 쓴 칼럼부터는 대중의 호평과 인정을 받게 된다. 자타가 인정하는 그의 글의 매력은 쉽고 솔직하며 유머가 있다는 점.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쓰지 말라"고 본인도 조언하고 있는데, '자신이 아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그것을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쓰는 것이 그의 글쓰기 비결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의 입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사회와 사람을 보는 건강한 시선. 그것도 중요한 요인일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그러나 말이 쉽지, 욕구가 얼마나 강렬해야 그가 말한 '지옥훈련'을 이겨내고 글을 쓸 수 있을까? 전업작가가 아닌 이상 바쁜 일상에 쫓기다 좀 틈이 나야 키보드에 손가락이라도 올려보게 되는 것인데 꾸준한 블로그와 서재 활동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요는 독한 결심과 잠을 줄이는 부지런함에 있을 것 같다. 저자 또한 본업을 내팽개치고 글쓰기 활동에만 몰두하지는 않았을 터. 보기보다(?) 굉장히 의지가 굳고 부지런한 사람일 거라 짐작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야 뭐... 책을 내거나 신문에 칼럼을 쓸 꿈을 꾸는 것까진 아니니까 조금은 편하게 저자를 흉내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떠오르는 소재를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 것,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은 길든 짧든 꼭 써놓는 것, 남의 글에 관심을 갖고 장점을 배우는 것,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갖고 나의 생각을 늘 정립하는 것 등이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상당한 장점이다. 나도 어떤 분야든 성공하려면 글을 잘써야겠구나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여기서 성공은 자신 안에 쌓인 것을 남에게 나눠주는 것을 말하는데 미술 분야에서 이주헌 씨라든지, 과학 분야에서 정재승 씨 이런 분들을 보고 문학 분야 종사자가 아니라도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이렇게 유익하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일반인들도 나름대로의 축적과 소통의 욕구가 있는 법이니 이 책의 조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당히 의미가 있겠다.

사실, 모든 능력이 그렇듯이 글쓰기도 모든 이에게 똑같은 능력이 주어지진 않았다. 노력으로 되는 부분을 넘어선 능력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긴 한다. 그러니 노력하되 너무 스트레스 받진 말기. 책을 낼 것까진 아니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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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읽는 영화 수업
차승민 지음 / 에듀니티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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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교육이라 하기엔 부족하지만 학기당 두 편 정도는 영화를 본다. 필독도서로 읽히는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보기도 하고, 사회과 주제와 관련된 영화를 보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확보가 만만치 않아서 전체를 한번에 쭉 보여주는 경우는 없다. 주로 행사를 하는 날 남는 시간 같은 때 보는데 그러다보면 영화 한 편을 가지고 대여섯번을 잘라서 보게도 되고 그 기간은 두 달을 넘기도 한다. 영화교육이라 이름 붙이긴 힘들겠고 그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한 영화보기라 하면 되겠다.

10년 전쯤에 어쩌다보니 영화감상부를 2년 정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창 비디오 가게가 사장길로 접어든 때여서 폐업하는 비디오 가게에서 싼 값에 비디오테잎을 사는걸 재미로 삼기도 했다.(이젠 재생할 기자재가 없어 얼마전에 다 버렸지만...ㅠ) 그리고 얼마후 난 차쌤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초등교사 커뮤니티에 영화수업 이야기를 하나 둘씩 올리기 시작하신 것이다. 이런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 참 신선하고 반가웠지만 영화감상부를 안하게 되자 원래 영화를 즐겨보지 않던 나는 더이상 차쌤의 글을 찾지 않게 되었다.

3년 전인가 차쌤의 첫번째 책이 나왔다. 저자명을 보고 반가웠다. 아, 커뮤니티의 그 쌤이구나! 바로 도서실에 구입하고 도서실의 비도서자료(DVD)도 그 책을 참고해서 구입했다. 선생님들께 호응이 꽤 좋았다.^^

이후 나온 차쌤의 저서는 영화와는 좀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선생님 사용 설명서, 학생 사용 설명서? 아 이분은 영화에만 관심이 있는게 아니었구나. 영화는 어쩌면 매개물이고 그것을 통한 소통과 이해에 이분의 진짜 관심이 있구나.
"영화수업은 자기중심적 사고에 머물러 있던 아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한걸음 물러서서 감정을 추스르는 능력이 생겼다. 자신있게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방법을 익혔다."(본문 33쪽)
이와같이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나와 다를지라도 존중하며, 나의 느낌과 감정을 공유하여 이해하고 이해받으며, 치유하는 과정을 저자는 중시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영화교육은,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처럼 자투리 시간에 보여주기 정도로는 부족하다. "알아서 보고 알아서 느껴." 이걸로는 안된다는 말이다. '막'을 '뚫고' 들어가는 수고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것에 전문가다. 그의 영화수업이 성공한 이유로 영화에 대한 지식과 안목 등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는 일단 텍스트로 선택한 영화를 깊이있게 봐야한다. 매우 집중해서. 감상 전 활동에서 어느 정도까지 내용을 소개해줄 것인지, 사전 질문은 어떻게 던질 것인지. 감상 중에는 어느 부분에서 멈추고 집중시킬 것인지. 감상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계획을 짜야 한다. 감상 중 아이들의 반응도 살펴야 하고 아이들의 대화도 주의해서 들어야 한다. 그 데이터는 잘 저장해 두었다가 이후 생활지도에 참고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영화수업은 교사에게 편한 수업, 잠시 공문처리를 해도 되는 수업이 아니다. 교과서로 공부하는 수업보다 훨씬 열린 수업이며 그만큼 교사의 역할과 노력이 중요한 수업이다.

에잉.... 그럼 책을 읽을 입맛이 떨어지잖아?^^;; 그렇게 힘들게까지 해서 굳이 영화를 보여줄 필요가 있어?
가끔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차쌤처럼 학급특색으로까지는 못하겠지만 학기에 두 편 보여주는 영화라도 차쌤 흉내를 내어 보여주고 싶다.

이책의 백미는 사용설명서 시리즈의 저자 차쌤의 특기가 가장 잘 드러난 제4장 <영화를 통한 마음 읽기>인 것 같다. 이미 페북을 통해 일상의 생활 속에서 아이들의 심리를 읽는 차쌤의 통찰력에 여러번 감탄해 본 터이다. 이 장의 '차쌤의 조언'을 읽으니 그때의 느낌이 다시 떠오른다. 나도 아이들의 마음을 '읽는' 훈련을 많이 해봐야 되겠다. '껍질'을 '깨고' 들어가는 수고는 감수해야 할 터. 음... 쉬운 건 없으니까.

마지막 장은 주제별 영화 목록이다. 재미있는 영화, 가치로운 영화, 가족과 관계된 영화, 친구와 관계된 영화 등 12가지의 주제별로 몇편씩의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줄거리 소개, 눈여겨볼 지점, 좋은 질문, 가능한 활동 등을 소개해 놓아서 교사의 수고를 확 줄여 주었다.

나는 방학이면 연수도 많이 받지만 꽤 많은 시간 아이들 책을 끼고 방바닥을 뒹구는데 이것을 '교재연구'라 부르는데에 양심의 가책을 전혀 받지 않는다. 실제로 그 독서는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한 독서이고 유용한 텍스트를 찾기 위한 독서이기 때문이다. 이번 겨울방학엔 교재연구를 하나 더 추가하기로 하겠다. 이 책에 나온 영화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기껏해야 컴퓨터 모니터로 봐야되는 우리집 영화 환경이 좀 아쉽긴 하지만.... 우와, 새로운 숙제가 재밌는 숙제라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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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5~6학년군 - 악마의 게임에서 탈출하라 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정유소영 지음, 박우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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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같은 책 3,4학년용을 읽고 5,6학년용도 나왔으면 했는데 딱 1년만에 나왔다.

읽으면서 작가가 참 머리가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순수창작동화도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렇게 학습과 연계한 동화도 머리를 쥐어짜는 창작의 고통이 뒤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닌가? 작가들에게 이정도는 껌인가?^^) 정유소영 작가는 전통문화를 소개해주는 <내가 원래 뭐였는지 알아?>에서도 이름을 봤다. 이야기와 학습을 연결짓는(막말로는 끼워맞추는) 스토리구성 능력이 대단하신 것 같다.

3,4학년용에서는 다의어와 동음이의어를 다루고 있는데 이건 5학년 교과서에도 나온다.(1학기엔 다의어, 2학기엔 동음이의어) 이 둘의 차이를 평소에 구분하지 않고 지냈기에 자칫하면 혼동해서 지도할 수도 있다. 교사들도 한 번 읽어보면 지도의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만한 책이었다. 다의어나 동음이의어의 의미차이로 인해서 '무서운 이야기'가 '우스운 이야기'로 바뀌는 설정으로 전체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물론 특정 낱말들의 의미차이를 드러내는데 촛점을 맞춰야 하므로 이야기 자체가 완전히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그래도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그정도의 스토리 구성이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도 다의어나 동음이의어로 인한 생활주변의 개그상황(?)들을 간단한 만화나 역할극으로 만들어보는 수업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다.

이번 5,6학년용에서는 받침에 따라 뜻이 다른 말(낫,낮,낯,낱 등), '-이'와 '히'의 올바른 표기, 비슷하게 쓰이지만 다른 뜻을 가진 말(껍질과 껍데기 등)을 다룬다. 주인공 승균이가 악마에게 잡혀간 할아버지를 구하려고 악마가 내 준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이 낱말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해 놓았다.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해서 교사들도 비슷한 게임을 창작해 수업에 활용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능력이 있어야 해서 나로선 그림의 떡...ㅠ)

읽어주기엔 좀 길고, 닡말을 눈으로 봐야 해서 책 그대로를 수업에 활용하기보단 아이들이 스스로 읽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우려되는 점은, 아이들은 학습적 요소에 눈이 머무르지 않고 스토리만 쫓아 갈 것이라는 점이다. 스토리가 너무 재밌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달까?^^ 그래도 세세한 건 기억 못하더라도 우리말의 재미를 알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는 되지 않을까 싶다.

승부는 아이디어에서 난다! 이 작가의 아이디어는 매번 훌륭하다. 나도 수업에 이런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 싶다.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릴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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