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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5~6학년군 - 악마의 게임에서 탈출하라 ㅣ 닮은 듯 다른 교과서 속 우리말
정유소영 지음, 박우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6년 7월
평점 :
작년에 같은 책 3,4학년용을 읽고 5,6학년용도 나왔으면 했는데 딱 1년만에 나왔다.
읽으면서 작가가 참 머리가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순수창작동화도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렇게 학습과 연계한 동화도 머리를 쥐어짜는 창작의 고통이 뒤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아닌가? 작가들에게 이정도는 껌인가?^^) 정유소영 작가는 전통문화를 소개해주는 <내가 원래 뭐였는지 알아?>에서도 이름을 봤다. 이야기와 학습을 연결짓는(막말로는 끼워맞추는) 스토리구성 능력이 대단하신 것 같다.
3,4학년용에서는 다의어와 동음이의어를 다루고 있는데 이건 5학년 교과서에도 나온다.(1학기엔 다의어, 2학기엔 동음이의어) 이 둘의 차이를 평소에 구분하지 않고 지냈기에 자칫하면 혼동해서 지도할 수도 있다. 교사들도 한 번 읽어보면 지도의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을만한 책이었다. 다의어나 동음이의어의 의미차이로 인해서 '무서운 이야기'가 '우스운 이야기'로 바뀌는 설정으로 전체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물론 특정 낱말들의 의미차이를 드러내는데 촛점을 맞춰야 하므로 이야기 자체가 완전히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그래도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그정도의 스토리 구성이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도 다의어나 동음이의어로 인한 생활주변의 개그상황(?)들을 간단한 만화나 역할극으로 만들어보는 수업은 어떨까도 생각해 보았다.
이번 5,6학년용에서는 받침에 따라 뜻이 다른 말(낫,낮,낯,낱 등), '-이'와 '히'의 올바른 표기, 비슷하게 쓰이지만 다른 뜻을 가진 말(껍질과 껍데기 등)을 다룬다. 주인공 승균이가 악마에게 잡혀간 할아버지를 구하려고 악마가 내 준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이 낱말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해 놓았다.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해서 교사들도 비슷한 게임을 창작해 수업에 활용힐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능력이 있어야 해서 나로선 그림의 떡...ㅠ)
읽어주기엔 좀 길고, 닡말을 눈으로 봐야 해서 책 그대로를 수업에 활용하기보단 아이들이 스스로 읽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우려되는 점은, 아이들은 학습적 요소에 눈이 머무르지 않고 스토리만 쫓아 갈 것이라는 점이다. 스토리가 너무 재밌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달까?^^ 그래도 세세한 건 기억 못하더라도 우리말의 재미를 알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는 되지 않을까 싶다.
승부는 아이디어에서 난다! 이 작가의 아이디어는 매번 훌륭하다. 나도 수업에 이런 아이디어가 흘러나온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 싶다. 뼈를 깎는 창작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릴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