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동무씨동무 선정, 2017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7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바람어린이책 5
윤여림 지음, 김유대 그림 / 천개의바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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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스승의날이다.
세상이, 아니 교직이 일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오긴 했다고 본다. 20여년 전 내가 처음 발령났을 때 스승의 날에는 책상위에 손수건, 스타킹 등 선물이 잔뜩 쌓이곤 했다. 그중에는 부담스러운 립스틱이나 커피잔 같은 것도 있었다. 멋모르고 발령난 나는 그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맸다. 몇년이 지나며 조금 제정신이 든 나는 스승의 날이 가까워지면 알림장을 통해 이런 안내를 했다. 어찌보면 무척 거칠고 무례한 멘트였다.
"저는 스승의 날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스승의 날을 상기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스승의날을 빙자한 교실내 소란행위를 엄금하며 꽃 한송이도 받지 않으니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퉁명스러운 멘트에서 보이듯, 나의 이런 행위는 뭔가 정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10년이 넘도록 이 멘트를 고수했다. 특히 언론에서 5월만 되면 교사들을 애들 코묻은 선물이나 바라는 거지떼들로 묘사하는 걸 보며 이 멘트는 더욱 견고하게 굳어갔다. 그래서 우리반은 옆반 아이들이 일찍 와서 풍선으로 교실을 꾸미고 칠판편지로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릴 계획을 꾸밀 때 아무것도 하지 못해 입이 댓발 나왔고, 그날은 괜히 더 날카로워져서 아이들을 다그치곤 했다.

다행히 작년부터는 김영란법이 생겨 이정도로 단도리를 하지 않아도 꽃한송이 안보고 지나갈 수 있다. 나도 멘트의 수위를 조절했다.
"5월 15일은 스승의날입니다. 스승의날은 교사의날이 아닙니다. 스승은 평생 잊지 못할 인생의 가르침을 주신 분을 일컫는 말이고 현재의 담임과는 무관합니다. 스승의날을 본교 교사와 연관지어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김영란법의 학교 적용에 민망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20년전 책상위에 스타킹 손수건 화장품 더미가 쌓이던 상황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상담때 빈손으로 오지 못해 들고온 다과 종류를 다시 들려 보내자니 미안하고 먹자니 체할 것 같던 그 난감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이 편이 훨씬 마음 편하다. 이것이 오직 교사들의 자정 노력에 의해 된 것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신속히 단호하게 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어어 떠밀려온 경향도 있음이 아쉬울 뿐이다. 정이 없다는 둥 하는 염려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정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학교는 직장이고 나는 전문 직업인으로서 월급값을 다하려 애쓰고 있다. 그거면 (일단) 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일단)이 나의 발목을 잡는다. 여기까지는 교사의 언어다. 스승의 언어는 그것이 아닐 것이다. (나는 스승이 되겠다는 욕심 같은 것은 없지만, 왠지 아이들한테 약간은 미안한 마음이 있다)

이런 마음으로 복잡한 스승의날 전 주말에 나는 선생님이 주인공인 책을 읽었다. 여기에 나오는 콩가면 선생님은 나랑 좀 비슷한 점이 있다.(주로 단점이?ㅎㅎ) 하지만 내가 닿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페북에서 경이롭게 구경하는 스타선생님들에 비하면 훨씬 나와 닮았다. 친근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이 제목을 보여주고 나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할 것 같다. "얘들아, 제목을 보니 이 선생님은 평소에 잘 웃으시는 것 같니? 안 웃으시는 것 같니?"
웃지 않는 무표정 선생님. 일단 마이너스 아닌가? 친절이 얼마나 중요한데.
나 또한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애정표현을 주로 구박으로 한다. 다음해에 찾아와 교실 문밖에서 서성이는 아이들은 주로 구박덩이들이다. 과장된 칭찬도 잘 하지 않는다. 이런점이 닮았다면 닮았다.(단 이 선생님은 구박도 잔소리도 잘 안한다)

첫번째로 등장하는 동구라는 아이는 숙제만 하려고 하면 엉덩이가 간지러운 '숙제병'에 걸린 아이다. 그런데 선생님은 "매일 숙제를 내주겠다"고 하신다. 그리고서 이어지는 말. "숙제해 왔다고 상주는거 없고 숙제 안 해 왔다고 벌주는거 없다."
와, 이거 내게 매우 흥미진진한 상황이다. 상도 벌도 없는 교실에서 과제가 어떻게 이행될까?
처음에 글쓰기 숙제를 반 정도 아이들이 해왔는데 그 이후 숙제를 해오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더니 마지막엔 숙제병 동구까지도 해오게 되었다. 그 비결은.... 아주아주 단순하지만 어려운 거다. 한 수 배웠다.

콩가면 선생님의 교실에도 보일듯말듯 관계의 문제들이 등장하는데 그 해결에 선생님은 보일듯말듯 관여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해결해주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고도의 기술이다. 나는 20년이 지났어도 이 기술을 익히지 못했다. 음 부럽다.

선생님이 학급의 외토리 비호감 성인이와 친해지는 과정도 흥미롭다. 성인이를 불쌍해하지도 봐주지도 않으면서 존재감을 살려주는 과정. 말투는 여전히 무뚝뚝. 와 정말 내 스타일.ㅎㅎ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제목과 같은 일은 그럼 언제 일어나는 걸까? 그건 바로 방학식날.
"무슨 선생님이 방학이라고 좋아해요?"
"선생님이니까 방학을 좋아하지. 말썽꾸러기 녀석들도 안보고 얼마나 좋아? 내일부터 늦잠 자야지!"
뭐 그게 끝은 아니다. 심통 부리는 성인이를 불러세워 함께 교실 문을 잠그고 짜장면 먹으러 가는 선생님. 선생님의 멋지고 즐겁고 보람된 방학을 나도 응원한다.^^

스승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마지막에도 스승 이야기를 해보겠다. 콩가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스승일까?
이건 우문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녀가 교사로서는 정말 괜찮은 교사라는 것이다. 비록 일년 내내 안웃다가 방학식날 웃는, 평소에 아이들과 부비부비도 하지 않는 무뚝뚝한 교사라 할지라도 말이다.
나는 더도말고 이정도만 괜찮은 교사이고 싶다.
욕심히 과하다고?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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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 그린 책 - 2020 볼로냐 라가치 상 COMICS Early Reader 대상 수상작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7
리니에르스 지음, 김영주 옮김 / 책속물고기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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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 그린 책이라 해서 실제 어린이가 쓰고 그린 책인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다. 이 책에는 어른과 어린이, 두 사람의 그림체가 나오는데 둘 다 작가의 것이다. 어른 그림체는 네모 틀 안에 갇혀 있으며 바깥 이야기(아이가 색연필을 선물받아서 기뻐하며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과정)를 이끌어 간다. 아이 그림체는 틀 밖에서 자유롭게 펼쳐지며 아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부럽다. 이렇게 맘껏 지어내고 맘껏 그릴 수 있는 아이의 상상력이.(아이가 아니라 작가가 그린 거라니깐! 그래도, 이정도 짜임새까진 못 갖추더라도 아이들의 이야기는 참 기발하고 그림은 대범하다. 물론 나보다 더 소심하고 끙끙대는 아이들도 없진 않지만.)

아이는 엄마한테 색이 많은 목색연필 한 갑을 선물받았다. "예쁜 무지개 조각을 가진 기분이 드는걸" 이라는 시적인 표현을 하는 아이. "아주 멋진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어." 라며 일단 제목과 표지를 완성한다. <모자 두 개를 쓴 머리 세 개 달린 괴물>
우와 대단하다. 괴물이라니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것이고, 머리가 세 개 달렸는데 모자는 왜 두 개인지 독자들은 궁금해할 테니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로 이어갈 수가 있잖아?(왜이래. 아이것도 작가가 쓴 거라고 했잖아.ㅎㅎ)

틀 안에 들어있는 어른 그림은 작고 단정하고 펜선이 섬세한데 비해 아이 그림은 크고 거친 선들이 그대로 드러난다.(내 눈엔 크레파스로 보이는데 색연필화가 맞나??) 어쨌든 아이가 만든 이야기를 보자. 깜깜한 밤, 무서워서 인형을 안고 잠을 청하는 에밀리아에게 무슨 소리가 들린다. 그러더니... 옷장에서 손이 튀어나오고 그 다음에는 머리가.... 이렇게 해서 괴물과 대면하게 된다.

괴물들의 사연을 듣고 나서 그들을 돕기 위해 옷장을 열었을 때, 옷장이 깊이를 알 수 없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 부분 뭔가 익숙한데? 나니아 연대기에서 모티프를 차용했구나. 하긴, 모방에서 창조가 비롯되는 것이니까. 이야기에서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은 상당히 중요한데 아이는 기존에 있던 '옷장'을 한번 더 선택했다. 하지만 그 이후(옷장 속)는 많이 다르다. 그 속에선 더 큰 괴물도 등장하고, 적절한 조력자도 등장하고.... 한마탕 모험과 추격전을 마친 후 방으로 돌아오는 일행. 그리고 모자를 찾아쓴 세 괴물은 에밀리아에게 선물을 주고 떠난다.

안쪽 이야기는 이렇게 서툰듯 재미있고, 바깥 이야기는 이야기를 만들 때 생각해야 할 점들을 적절히 짚어준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나도 이야기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 라고 할 것 같다. 아니, 솔직히 잘은 모르겠지만 어린시절의 나라면 그랬을 것 같다. 그땐 이런 책이 없어서.....^^;;;;

전에 다른 서평에서 자세히 쓴 적이 있는데, 나도 이야기 만들기 수업을 좋아해서 다양하게 시도해 보았다. 느낀 점은 어린 아이들이 더 잘한다는 것. 5,6학년 아이들보다는 2,3학년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가 훨씬 아름답고 재미있었다. 요는 아직 말랑말랑할 때 주물러 줘야 한다는 것. 어느덧 굳어있는 것을 발견한 후에는 잘 되지 않으니까.^^ 이 책을 보고 나서 하면 더더더 잘하겠다. 동기유발과 안내자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책이라서.

아이들이 상상과 창조 속에 빠져 있는 건 참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 행복에 빠뜨리는 게 교사의 역할 중 하나라면 한번 잘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불태워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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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소원을 들어주지 마세요 두뼘어린이 7
김태호 지음, 홍하나 옮김 / 꿈초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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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소원을 들어주지 마세요 / 김태호 / 꿈꾸는초승달>

이 작가의 <제후의 선택>을 재미있게 읽어서 신작이 나온걸 보고 바로 찾아 읽었다. 제후의 선택과 그 전작이 모두 단편이었으니 작가의 첫 장편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길이만 길 뿐 훨씬 편하고 가벼워졌다. 단편들은 고학년은 되어야 권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 작품은 3학년 정도면 권해줄 수 있겠다.

제목과 표지그림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무릎 꿇고 소원을 비는 듯한 아이 옆에 컸다가 점점 작아지는 "제발 소원을 들어주지 마세요"라는 제목은 마치 아이의 육성처럼 느껴진다. 아이들과 도서실 수업을 갔다가 이 책을 대출해서 나오는데 몇몇 아이들이 "응? 제발 소원을 들어주지... 마세요?" 라며 궁금해 한다.^^

첫번째 등장인물은 붕어빵 장수 황도사다. 한자리에서 30년을 버텨낸 업계의 지존이다.
두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은 세구다. 하루가 멀다고 찾아오는 초딩단골이다. 마침 황도사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의 황금붕어빵을 만들어낸 참이었고 세구는 첫 손님이었다. 먹는동안 소원을 빌라는 말도 잊고 세구는 그 다이나믹한 맛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삼킨 후에야 겨우 소원을 빌었다. 그 소원이란.....

세구네 선생님은 언제나 1등을 외치는 분으로, 매일 시험을 보고 등수도 발표한다. 꼴찌에서 두번째인 세구는 학교생활 자체가 수치고 고역이다. 그래서 황금붕어빵에게 빈 소원은 "반에서 1등이 되게 해주세요."

그러나 다음날 본 시험 점수는 20점. 역시 소원은 이뤄지지 않는 것인가? 그런데, 그 소원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엉뚱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구의 점수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세구 앞에 있는 친구들이 하나씩 전학을 가는거다. 오오오 그런 방법이 있었네. 하지만 섬뜩하지 않은가?^^

친구들이 자기 때문에 떠나는 것도 괴로운데 붕어빵 황도사님도 천막을 접고 떠났다. 어찌할 바 모르는 세구는 표지의 저 제목과 같은 기도를 할 수밖에 없는데...... 세구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1등은 공부가 아니어도 된다는 거다. 급식먹기를 1등으로 잘해 칭찬받은 다음날, 처음 전학갔던 친구가 돌아왔다. 이 대목을 읽고 난 우리만 포실이가 생각나 웃었다. 우리반엔 식판을 싹싹 비우는 아이들이 몇 없다. 하지만 포실이는 언제나 1등으로 싹싹 비운다. 오늘 학급평화회의를 하는 날이었다. 특별한 안건이 없는 날은 칭찬과 감사 나누기를 한다. 먼저 한 명이 "저는 ~~~~한 것을 칭찬받고 싶습니다." 하고 마이크를 넘기면 다음 사람이 "~~~하시다니 정말 훌륭해요. 칭찬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바퀴 도는 거다. 시작 전에 포실이는 내게 다가와 "급식 먹은거 말해도 돼요?" 하고 물었다. "그럼~~ 아주 좋지." 그제야 안심하며 자리에 앉는 포실이. 하지만 자기 차례가 되니 머뭇거린다. "괜찮아. 어서해~" 했더니 "놀릴 거 같은데..." 라며 고인 눈물을 손바닥으로 쓰윽 닦아낸다. 다행히 다음 아이가 아주 센스있고 사려깊은 아이다. "포실님, 편식도 안하시고 급식을 잘 드시니 정말 훌륭해요. 저도 포실님처럼 편식을 안했으면 좋겠어요."
기특한 내새끼들. 그것도 모자라 다같이 박수를 짝짝짝. 포실이의 얼굴에 활짝 번지는 쑥스러운 웃음.^^

그래. 백인백색이듯 백인백칭찬이 있는 것이지. 세구도 찾아보면 1등할 것이 많다. 세구의 1등하기 대작전. 여기에 맞추어 친구들은 하나둘씩 돌아온다. 세구가 '우리 동네' 발표를 하는 장면이 아주 감동적이다. 30년 역사의 붕어빵집과 황도사님을 소개하는 내용.(여기에 특별히 감동받을 수밖에 없는 또다른 인물의 사연도 있다) 세구의 발표는 친구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는다. 내일이면 아마도 한 명 남은 친구도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황도사님도.^^

상징이 깊고 좀 무겁기도 했던 단편들과는 상당히 느낌이 다른 새로운 작품이었다.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우지 않는, 아니 줄을 설 필요가 거의 없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며 서로 칭찬하며 살면 좋겠다. 알흠다운 우리반 녀석들처럼.(하교지도할 때 서로 맨 앞에 서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인다는 것은 굳이 밝힐 필요 없는 비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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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가족 - 2018 북스타트 선정, 2017 전국학교도서관사서협회 추천, 2017 오픈키드 좋은 그림책 추천 바람그림책 49
윤진현 글.그림 / 천개의바람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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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족 단원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4년 전에 이 단원과 관련된 도서 목록을 40권 가까이 작성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에 나온 좋은 책들도 많이 눈에 띈다. 좋은 책들은 찾아보면 너무나 많이 있다. 찾을 시간이 부족하고, 활용할 시간도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일 뿐. 이 책도 보자마자 맘에 들었다.

 

아이들 앞에서 이렇게 읽어주는 상상을 하며 읽어나간다.

위대한 가족? 얼마나 대단하길래 위대한 가족일까?

일단 누구누구 있나부터 볼까? 아빠, 엄마, 큰형, 누나, 작은형 그럼 모두 6명인 가족이구나.

우리 가족은 저마다 위대하대. 어떤 점이 위대한지 보자.

위대한 아빠는 힘이 세대. (코 고는 소리마저도)

위대한 엄마는 슈퍼우먼이래. (잔소리도)

위대한 큰형은 권투선수래. (진 적이 없대. 모두를 주먹으로 날리고 있어.)

위대한 누나는 발레리나래. (춤출 때 집이 들썩들썩하네)

위대한 작은형은 화가래. (집안을 미술관으로 만든대.)

 

그런데 다들 너무 위대해서 함께 있는게 싫었대. (너희들도 함께 있기 싫은 가족이 있니?)

그래서 집에 있는 모든 것들을 끌어모아 각자 벽을 쌓았어.

벽이 점점 높아져서 다들 성이 되었네. (각각 누구의 성인지 한번 맞혀볼까?)

그런데 혼자 있다보니 아주 좋지는 않았대. 특히, 막내는 너무 심심하고 답답했지. 그래서 참다참다 마침내는.....“

 

막내가 한 일로 가족들은 벽 밖으로 나와 보게 되고, 한번 크게 웃고, 벽을 치운다. “우리 가족은 여전히 저마다 위대해요. 하지만 이제 알아요. 함께일 때 가장 위대하다는 것을요.”

 

그림이 아주 익살스럽고 흥미를 끈다. 각 가족을 표현한 동물 캐릭터도 재미있다. 아빠는 사자, 엄마는 코끼리, 큰형은 캥거루, 누나는 하마, 작은형은 원숭이, 막내는... 스컹크...?

현실의가족들도 저마다 높고낮은 벽이 있을테지만 작은 계기로도 그 벽이 쉽게 무너지는 것이 바로 가족 아니겠는가. 물론 너무 견고해져버리기 전에 그런 계기를 만들어봐야 하겠지만.

 

교과서 활동 중에 우리 집과 가족을 소개해 봅시다라는 활동이 나온다. 그다지 동기가 유발되지 않는 밋밋한 활동일 수 있다. 이 책으로 수업을 시작하면 재미있겠다. 그리고 같은 제목의 작은책을 만들어 보는 거다. “너희들의 위대한 가족을 소개해 봐. 각 가족을 동물 캐릭터로 표현해도 좋아.”

위대한이 한마디에 담긴 효과는 꽤 크리라 예상한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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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통신문 소동 노란 잠수함 1
송미경 지음, 황K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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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기대되는 송미경 작가의 신작 저학년 동화다. 얼핏 읽어서는 현실성이 너무 없다.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보냈던 학부모이자 초등교사이기도 한 나의 눈에 비친 내용은 허무맹랑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나는 그 문제의식에 주목하려고 한다.

1. 첫째는 가정통신문의 무용성이다. 많으면 하루에 대여섯장씩도 배부되는 가정통신문 중에 정말 가정에서 유용한 정보는 반도 안된다. 나머지는 그저 '안내해야 해서' 내보내는 것들이다. 학교는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하는 곳이라서. 때로는 "읽었음"보다도 "안내했음"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요즘에는 '학교종이'라는 앱을 사용하는 학교들도 있다고 한다. 종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신청이나 취합도 자동으로 된다고. 우리 학교도 사용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종이는 학교에서 다 쓴다"는 말도 있다. 인쇄실 가보면 그 쌓여있는 종이들이 장난 아니다. 그게 허물어지는 속도 역시 장난이 아니고.

2.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과 그 질이다. 새로 오신 이상한 교장선생님은 가정통신문을 도통 보내지 않다가 어느날부터 주말마다 엉뚱한 가정통신문을 보내는데(나중에 보면 여기에는 반전이 있지만 어찌됐든) 가족이 함께 하는 주말과제 같은 것들이었다. 놀이공원 다녀와서 인증샷 내기, 만화나 영화 보고 학부모 감상문 내기, 컴퓨터 게임하고 진 사람이 소감문 내기 등등.... 부모님들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열심히 과제를 해냈고, 그 과정에서 조손가정이던 리지네도 다른 가족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아주 좋은 내용인데 실제로 현실성이 가장 없는 부분이다. 이런 과제를 3주 연속 내주고도 교장실 전화통에 민원전화로 불이 나지 않을 학교는 대한민국에 없다. 그 과제의 결과가 위와 같이 훈훈하리라는 보장도 절대 없다. 하지만, 동화니까 뭐.^^

3. 학교에서 교장의 역할이다. 새로 오신 교장선생님이 주로 하시는 일은 집게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거나 화단의 벌레를 잡는 일이다. 물론 교장도 고유의 업무가 있으니 이것만 하시고 교장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자처하시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교장이 위엄있는, 지시적인 자리에서 내려와 학생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크고 중요한 사안에서 학생 상담과 생활지도, 학부모와의 연락 등을 교장이 담당하는 역할의 전환도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아까 말한 반전 이후에 교장 선생님이 하셨던 일을 보니 아이들을 관찰하고 아이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가정으로 연결하는 일들을 하셨던거다. 너무 바라는 게 많은가?^^;;

이야기의 뒷부분은 '아이들이 저지르고, 교장샘이 다듬고, 학부모들이 참여한' 동네잔치 이야기다. 가히 '마을이 학교다'의 전형이라 하겠다. 실제로 이렇게 바보같도록 순하고 긍정적인 학부모들은 거의 없으며, 아이들이 친 사고를 긍정적으로 수습하여 마을행사로 연결시키는 교장선생님도 없다. 말하자면 동화같은(!) 이야기라 하겠다. 하지만 난 그 동화에서 몇가지 현실의 문제와 소망을 본다. 아이들은 어떨까? 알게 뭔가. 자기들이 느끼고 싶은 걸 느끼겠지. 그럼 된거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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