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실이네 떡집 난 책읽기가 좋아
김리리 지음, 김이랑 그림 / 비룡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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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가 워낙 짜기 때문에 인세로 먹고사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들었다. 그런데 한 작품이 성공하고 그 작품이 시리즈가 되고 그 시리즈가 나오는 족족 잘 팔린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동화에서는 바로 이 책처럼 말이다.(모르는 말이라면 죄송^^;;;) 나도 이 시리즈 여섯 권을 다 읽었다. 한 권 빼고는 다 구입해서 소장하고 있다.

2014년에 3학년 담임을 하면서 <만복이의 떡집>으로 온작품읽기를 했는데, 그때만 해도 이 책이 그렇게 유명하진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너무 유명해져 있길래 살펴보니 바뀐 교육과정에서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었네! 그 해 이후로 3학년을 하지 않아서 몰랐었다. 이 책으로 온작품읽기를 하시는 선생님들도 늘어나서 이젠 3학년 공식 온작품읽기 책이 된 것 같다. 교과서 수록 작품이 모두 이렇게 선호되지는 않으니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 책을 왜 골랐었더라? 쉽고 재미있어서 모든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첫 번째였다. 게다가 주제도 너무 좋아. 교훈적인데 거부감이 없어! 그리고 아이들과 이런저런 활동할 거리도 많고 아이들 반응도 좋았다. 시리즈가 이렇게 줄줄이 나온 지금은 다음 책으로 이어가기 위한 첫걸음으로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이 시리즈 중 5,6권 <달콩이네 떡집>과 <둥실이네 떡집> 리뷰를 쓰려고 한다. 이 두 권의 공통점이 있다. 반려동물 이야기라는 점이다. 달콩이는 개고 둥실이는 고양이다. 달콩이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왔고 둥실이는 길고양이였다.

여섯 권 중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이야기가 3권 <소원 떡집>이라고 생각한다. 생쥐로 태어나 사람이 된 꼬랑지 이야기. ‘절대 편이 되어주는 절편’을 먹은 꼬랑지의 눈에는 슬프고 힘든 아이들의 마음이 보인다. 이후 4권부터는 꼬랑지가 이야기를 끌어간다. 주인공의 슬픔을 알아채는 것도, 떡을 만드는 것도 다 꼬랑지의 역할이니까 말이다.

5권 <달콩이네 떡집>에서 봉구는 유기견센터에 있던 말티즈 달콩이를 데려왔는데, 이 야속한 녀석은 마음을 주지 않고 말썽만 부린다. 참다못한 엄마가 다시 유기견센터에 데려다줘야겠다고 하셔서 봉구의 마음은 타들어가는데.... 이를 알아챈 꼬랑지는 어떤 떡을 만들게 될까?

6권 <둥실이네 떡집>의 둥실이는 길고양이다. 길에서 둥실이를 만나면 먹을 것을 주던 여울이는 어느 비오는 날에 둥실이를 집으로 데려와 버렸다. 내보내라던 엄마는 녀석이 새끼를 뱄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약해져 새끼를 낳을 때까지 데리고 있기로 한다. 무사히 아기고양이 세 마리를 낳았고, 입양도 잘 되었다. 그새 정이든 둥실이네 가족은 둥실이를 키우기로 한다.

해피엔딩인 달콩이 이야기와는 달리, 둥실이 이야기는 슬프다. 길고양이여서였나, 둥실이는 고칠 수 없는 병을 안고 있었고 이제 남은 날이 얼마 없다고 한다. 꼬랑지는 슬픔에 빠진 여울이를 도와주려고 소원 떡집 문을 연다. 떡은 여울이와 둥실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통이 사르르 사라지는 약떡’
‘봄바람에 살랑살랑 날리는 매화처럼 몸이 가벼워지는 매화떡’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가야할 운명을 거스르는 일은 동화에서도 없는 게 낫다. 마지막 떡은
‘마지막 소망을 이루게 해 주는 망개떡’
그 ‘마지막 소망’은 둥실이의 소망이었다. 둥실이는 마지막으로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

그런데.... 둥실이의 육신이 사라지고 집안은 우렁각시가 다녀간 모습. 내가 여울이라면 그게 더 슬펐을 것 같아. 흑흑ㅠㅠ 하지만 둥실이가 그게 좋다면 된 거지 뭐... 둥실아 잘 가. 편안하고 가볍게 갔으니 잘 되었어. 우리 서로 잊지 말자. 행복하게 기억하자.

7권도 나올까? 아마도 나올 것 같다. 왠지 6권에서 완결의 느낌이 들지 않아서 말이야. 작가님은 아직도 떡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계실 것 같다. 웬만한 떡은 이제 다 나왔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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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저편에 2022-12-13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선생님~ 최고예요
 
옥춘당 사탕의 맛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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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어머님 성함이 ‘정순’이다. 그 세대에 많았던 이름. 그런데 유튜브에서 뵌 작가님은 나보다 훨씬 젊어보이던데?^^;;; 이름이 소박하고 친근한 작가님. 하지만 이분의 감각과 역량은 친근하지 않다. 오히려 범접하기 어려워 보인다. 길지 않은 삶에서 어찌 이런 통찰과 깊은 감정의 바다를 갖게 되셨을까? 아직 이분의 작품을 많이 접하진 못했지만 대단한 작가인 것 같다. 그림책 외에 산문집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옥춘당. 제사를 지내지 않는 우리집에선 거의 볼 수 없는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게 되면 군침돌았던 기억이 난다. 그냥 설탕 덩어리에 색소를 입힌 것에 불과한데 말이다. 그걸 아는 지금도 뭔가 특별한 맛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예쁜 색에 뭔가 담겼을 것 같은 맛.

작가님에게 그것은 사랑과 추억의 맛이다. 조부모님의 사랑. 조부모님이 작가에게 주신 사랑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두 분간의 사랑이 더 지극하다. 평생동안 변하지 않은, 아니 더욱 깊어진 부부의 사랑.

그런데 슬픈 점은, 두 사람의 시간이 다르다는 것이다. 할머니의 입에 옥춘당을 넣어주던 자상하고 유쾌한 할아버지가 먼저 떠나셨다. 말없고 낯가리고 소심한 할머니에게 할아버지 없는 세상은 황량했다. 할머니에겐 치매가 찾아왔다. ‘조용한 치매’였지만 가족들은 지쳐갔다. 결국 할머니는 마지막 10년을 요양원에서 보내시고 할아버지를 따라가셨다.

한날 한시에 떠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니, 이왕이면 의존적이고 약한 쪽이 먼저 가는 편이 좋다. 두분 같은 경우 할머니가 먼저 가시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근데 어디 세상이 생각대로 흘러가던가. 끝까지 할머니를 지켜주실 것 같던 할아버지는 너무 일찍 가셨고, 할머니는 혼자 남은 세월을 20년이나 견뎌야 했다. 그날, 할아버지가 찾아와 할머니의 입에 ‘아~’ 하고 옥춘당을 넣어주시고 “가자.” 하고 손을 잡는다. 이제 두 분은 행복하시겠지. 너무 늦게 오시긴 했어도.

인생의 마지막이 어떠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정도면 보통의 마무리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두 분은 사랑했으니, 불행한 결말은 아니지. 그래도 보는 마음이 참 슬프고 힘들다. 치매에 걸려 동그라미만 그리던 할머니, 온종일 할아버지를 생각하던 할머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불쌍한 게 아닐 수도 있을텐데. 두 분의 사랑만 놓고 본다면 어느 사랑보다도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한편으론 아름다움은 개뿔, 책이니까 그렇지 현실에선 절대 겪고 싶지 않은 인생일 수도 있고. 하지만 내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인생인 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지금 할 수 있는 사랑을 하는 것이 맞겠지. 그 사랑이 설탕덩어리에 불과한 옥춘당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바꾸어 주듯이, 누구나 통과해야 되는 힘들고 어두운 터널을 견디게 해주는 것일지도.

이 책은 작가가 화자(손녀딸)인 실제 가족 이야기인 듯하다. ‘옥춘당’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할머니의 마지막 순간까지 긴 세월의 희로애락을 잘 담았다. 작가의 여러 장르 중에서 만화 작품이기도 하고. 작가의 살아온 이야기와 살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직 읽진 않았지만 작가의 산문들은 대부분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인 것 같다. 자신의 이야기로 작품을 쓰는 작가.... 그게 거짓이 아니라면 치열하고 진실된 삶을 추구해오지 않았을까. 그 이야기들은 아마도 나에게 부끄러움을 선사하겠지. 그것도 꽤 괜찮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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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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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4대의 이야기. 이런 서사를 젊은 작가가 써냈다는게 놀랍다. 6.25 이전 북쪽 땅에서부터(삼천, 개성) 시작된 이야기. 전쟁이 나고 대구로 피난을 내려오고, 다시 회령에 자리를 잡고, 끝 세대인 지연은 서울에 살다 이혼하고 회령으로 직장을 옮겨 윗 3세대 여인들의 삶과 마주한다.

최은영 작가의 명성은 <쇼코의 미소> 때부터 들었는데 읽지 못했고 이게 첫번째 읽은 작품이다. 소설을 읽고 잘 기억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잘 안읽게 된다. 시간이 많아야 겨우 잡을까말까 한데, 뭐가 바쁘다고 그러는지 시간이 많다고 느껴지는 날이 없으니 원. 이 책을 읽고보니 멈춘지 2년이 넘은 독서모임이 떠올랐다. 선배언니들인데, 모임 시작땐 모두 교사였지만 그중 절반이 지금 퇴직했다. 어느새 교육서적을 읽기가 좀 애매한 정체성을 갖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언제 다시 모일지는 모르지만.

지연을 기준으로 증조할머니에 해당되는 1세대 삼천이와 새비의 끈끈한 인연이 서사의 기둥이다. 워맨스라고 불러도 되나. 당장 죽을지살지 모르는 참혹한 시대에 그런 우정이 가능했을까. 아니 그런 시대였기에 더 가능했던 걸까.

삼천이의 딸 영옥이, 새비 아주머니의 딸 희자가 2세대다. 이 두 여인은 어린시절을 함께 했으나 이후 아주 다른 삶의 길을 걷게 된다. 지연이 회령에 내려가 만난 할머니가 영옥이다. 42년생 영옥의 삶 또한 험난했다. 북쪽이 고향인 남자와 아버지 뜻대로 결혼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중혼이었고, 딸을 그쪽 호적에 올려놓고 혼자 키워야 했다. 그 딸 미선이가 바로 지연의 엄마.

엄마도 상처가 많고 행복하지 않다. 지연과의 관계도 갈등이 많다. 똑똑한 딸에게 기대는 많이 했지만 온전히 편을 들어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딸이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했을 때까지도. 엄마가 30년간 밖으로 꺼내지도 못한 고통, 큰딸의 죽음은 지연에게도 큰 그늘이다. 어린 자매는 유독 다정했었고, 엄마의 고통에 지연은 언니를 잃은 슬픔을 드러낼 수도 없었으니.

회령에 지원해서 직장과 거처를 옮긴 지연은 그곳에서 할머니(영옥)를 만나 너무 가깝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며 1,2세대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어떤 인생은, 아니 모든 인생은 왜 이리 힘겹고 아픈가. 몰랐던, 그리고 잊었던 세대간의 연결과 이해는 서로에게 조금씩 딛고 일어날 힘을 준다.

그 많은 고통의 장면에서 내 눈물을 뺀 장면은 증조할머니와 할머니가 피난 내려올 때 두고온 개 봄이와 헤어지는 장면이었다. 봄이는 체념하고 가족들의 냄새를 한번씩 맡고는 돌아섰다. 그 장면이 얼마나 가슴아픈지. 근데 그건 더 큰 고통에 대한 체감이 내게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있는 슬픔은 그정도인 것이다.

지연 또한 회령에서 유기견 '귀리'를 집에 들였다가 병으로 금방 헤어지는 슬픔을 맛본다. 지연의 복잡한 마음을 나는 다 이해하진 못하고, 이 아픔은 상상이 간다. 사람은 다 자기 범위 안에서 남을 이해하는 것이다.

다른 세대를 살았지만 이해하고 공감하며 유대를 느끼는 이 여인들의 동지애에서, 감히 낄 수 없는 존재들이 있었으니 바로 남자들이다. 어찌 그리 하나같이 없느니만 못한 존재들인지.(새비 아저씨만 좀 나았음) 그녀들에게 행복이 있었다면 그들끼리 일구어온 것들이다. 나의 경우 좋은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의 존재감은 컸고 엄마는 지금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시지만, 이 이야기처럼 여성들만의 동지애로 지탱하는 인생들이 참 많은 건 사실이긴 하더라. 그 애정 중에 특히 인상적인 건 대구의 새비 고모님과 영옥의 관계였다. 피난살이 군식구였던 영옥에게 바느질을 가르쳐주고 무뚝뚝한 사랑을 보여줬던 고모님. 영옥네가 회령으로 떠나고 각자 사연많은 삶을 살아가는 중에도 영옥을 잊지 않던 그 어른의 사랑. 이런 사랑도 있구나 했다.

마지막으로, 책 넘기던 중 눈길이 머물렀던 두 구절을 적어본다. 하나는 남 돌볼 겨를 없는 극한의 피난길에 따라붙는 아이를 모질게 떼어내고서 느꼈던 영옥의 감정.
"별무리가 아주 낮게까지 내려와 밝게 빛났다. 그걸 보면서 할머니는 생각했다. 우리는 이런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167쪽)

두번째는 지연이 열차에서 자기에게 기대 잠든 여자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감이 좋았다. 나는 내게 어깨를 빌려준 이름 모를 여자들을 떠올렸다. 그녀들에게도 어깨를 빌려준 여자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이렇게 정신을 놓고 자나, 조금이라도 편하게 자면 좋겠다는 마음. 별 것 아닌 듯한 그 마음이 때로는 사람을 살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어깨에 기대는 사람도, 어깨를 빌려주는 사람도, 구름 사이로 햇빛이 한자락 내려오듯이 내게도 다시 그런 마음이 내려왔다는 생각을 했고, 안도했다." (300~301쪽)

지연이 외국에 정착한 희자할머니와 어렵게 연락이 닿아 편지를 받으며 이야기가 끝나는데, 난 끊어진 인연 굳이 다시 잇는 건 별로지만 이들의 연결이 인생의 아름다운 면을 다시 보게 하고 사람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 지겨운 것도 사람이고 사랑할 것도 사람인 인생의 모순. 인생이 단순하면 그 많은 드라마나 소설이 왜 나오겠냐. 그중에 이 소설은 위로의 힘이 있어 끝나는 느낌이 좋았던 소설로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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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공장 그림책이 참 좋아 90
유지우 지음 / 책읽는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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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대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데이비드 위즈너의 <구름 공항>이 떠오른다. 그 안의 인물들이 구름의 모양을 만들어 내보낸다는 설정 면에서 가장 그렇고, 글 없는 그림책이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러한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독자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소재와 주제 때문이다. 아, 그림체와 색감도... 구름 공항도 물론 멋지지만 이 책은 눈물샘까지 건드린다. 관련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영락없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 길만 다녀봐도 느껴진다. 그에 따라서 어린이책의 소재로도 무척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얼마 전 김리리 작가님의 떡집 시리즈 최근판을 읽어봤더니 최근 2권이 모두 반려동물 이야기였다. 이 책의 작가님도 반려견 ‘땅콩이’를 키우고 계신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담은 웹툰도 연재하고 계신다니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

‘구름 공장’ 이라는 발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보게 되나보다. 우리집 아이들이 어릴 때, 차 타고 지나가는 곳에 늘 연기가 무럭무럭 나오는 굴뚝이 보였는데 애들 아빠가 아이들한테 “저기가 구름 공장이야.” 라고 거짓말을 했었다. 딸은 믿는지 안 믿는지 미소만 짓고 있었고, 아들은 “우~와~~” 하면서 감탄하곤 했다. 되돌아오는 길엔 “아빠! 구름공장이야! 아직도 구름이 나오고 있어!” 아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때를 기억할까 모르겠다.ㅎㅎ

구름공장 안에선 구름들이 다양한 모양의 구름을 만들고 있다. 그러다 갑자기 당황한다. 구름이 나오는 기계가 말썽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전선을 누가 씹어놓았네? 문을 열어보니 거기엔 크림색의 복실거리는 개 한 마리가 앉아있다. 안으로 들어온 개는 공장 안을 종횡무진 뛰어다닌다. 나풀거리는 귀가 우리집 개랑 너무 닮았다. 천지분간 못하는 것도 똑같고, 우리 개도 어릴 때 토스트기 전선을 씹어놓아서 엄청 혼난 적이 있는데.^^

대장인 듯한 먹구름이 말썽을 멈추고 녀석을 붙들었다. 녀석의 목에는 ‘구름이’라는 목걸이가 달려있다. 그걸 열어본 먹구름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주인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구름이의 사진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먹구름은 모종의 지시를 내리고, 직원들은 힘을 모아 작업을 수행한다. 드디어 결과물이....

장면이 바뀌어, 작은 마을의 한 아이가 등장한다. 집에 들어서는 아이의 모습이 쓸쓸하다. 거실 한쪽, 아이의 슬픈 눈길이 머무르는 곳에 개 방석과 장난감이 있다. 얘야, 왜 치우지 못했니. 볼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려고....ㅠㅠ

그러다 아이의 눈이 화들짝 커진다. 창문을 힘껏 연다. 거기에는 구름이.... 구름이의 구름이... 그제서야 아이가 웃는다. 집 밖으로 뛰어나간다. 하늘을 보고 아이는 손을 흔든다. 구름이는 공장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다. 이제 구름이는 구름들의 배웅을 받으며 다리를 건너간다. 그것이 ‘무지개 다리’인가.....

살아생전 부족함 없는 사랑을 나누었을 아이와 개의 모습도 예쁘고, 그들의 이별을 위해 좋은 선물을 준비해주는 구름공장의 직원들도 감동이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그림책, 아니 슬픔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시키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글보다도 그림 읽기에 약점이 있어서 글 없는 그림책 중 어떤 것은 이해를 못하겠던데, 이 책은 바로 이해가 가서 참 고마웠다. 아 그런데 마지막 장면은.... 뭐지? 뭐 괜찮아. 이야기는 이해했으니까. 다시 보면 생각이 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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