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무게 신나는 책읽기 60
심순 지음, 심보영 그림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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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학년용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3학년쯤 되어야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른들이 읽고 나누어도 할 이야기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편의 단편이 담겨있다.

 

표제작인 비밀의 무게에는 남산타워가 소재로 나오는데 처음에는 참 뜬금없다는 느낌이었다. 아니 멀쩡한 남산타워가 왜... 어느날 밤 남산타워와 교감한 찬이의 방에 남산타워가 진짜로 나타났다. ‘진짜로라는 건 원래 있던 자리에선 없어졌단 뜻이다. 세상은 그 희한한 일로 시끄러워졌고 그 비밀을 안고 있는 찬이는 입이 근지러워도 참는다. 나만 알고 있는 그 비밀은 한편으론 설레고 뿌듯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비밀의 무게는 찬이를 딴사람처럼 바꿔놓았다. 예전처럼 말썽을 피울 수도 없었고 까불지도 않았고 말수도 적어졌다. 그러겠다고 결심해서가 아니었다. ‘무게때문이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뜬금없게 느껴졌던 소재에 대한 이질감이 점점 없어지고 몰입된다.

 

반면 남산타워는 찬이 방에서 뒹굴면서 아무 생각이 없는 듯 좋아라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찬이는 몇 번이나 결심했던 말을 삼키지만 결국은 하게 된다. 이제 돌아가라고.... 남산타워는 서운해하는 듯했지만 고마웠다는 인사와 포옹을 남기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 언제 사라졌었냐는 듯 태연히 불을 밝힌다. 다시 멀리서 교감하는 그들의 마음이 애틋하다. 그리고 찬이에게서 씻은 듯 사라진 그 무게가 많은 의미를 남긴다. 작가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비밀의 소중함을 말하는 것 같은데 나는 그보다도 거리제자리의 소중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인간의 해석은 다 자신의 성향과 가치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남산타워가 찬이의 작은 방에서 잠시의 일탈을 즐겼을 때, 둘은 행복한 비밀을 간직했지만 그게 영원할 순 없었다. 결국 자신의 존재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법이다. 아쉽고 힘들어도.... 세상 모든 것들 사이에는 적당한 사이가 있고 그 사이가 잠시 좁아질 순 있어도 적당한 순간에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상황이 망가진다. 찬이의 방에서 함께 있을 때도 좋았지만 멀리서 교감하는 지금이 좋다. 무엇보다도 마음이 편해서.

 

두 번째 작품의 제목은 다 사정이 있어첫 번째 작품도 그랬는데 제목에 의미를 내포하는 작가의 작명 솜씨가 탁월하신 것 같다. 사정 때문에 일주일동안 와계셨던 친척 할머니와 유나의 이야기다. 객관의 눈으로 할머니는 치매 환자시다. 하지만 유나에게는 요정들의 세상을 알려주는 친구였다. 그리고 요정들에게도 다 사정이 있다는 것까지.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유나의 책가방 속에 온갖 쓸데없는 물건들을 넣어놓는데, 결국 그 물건들이 의미를 찾아가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고 기발하다, 정 의미를 찾지 못한 경우에는 사정이 있을 거야로 이해된다. 불평할 것 없고 시비 걸 것 없는 따뜻한 세상이다. 도끼눈을 뜨고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런 세상이 필요하다. 요즘 내 상태가 좀 그랬다. 다시 되뇌어 보자. “다 사정이 있어.”

 

마지막 세 번째 작품 가장 귀한 눈물에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온다. 생계에 매달려야 하는 딸을 대신해 손자를 맡으신 외할아버지. 조부모, 더구나 할아버지가 이와 같이 돌봄 노동에 시달리는 경우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하긴 우리 아들도 할아버지가 많이 키워주셨다. 지금은 같이 살지만 합치기 전에 몇 달간 아들을 아버님께 맡긴 적이 있었다. 아들은 그때를 행복했다고 회상한다. 그게 쉬운 일일까? 얼마나 애쓰셨기에 손자에게 그런 기억을 남길 수 있었을까? 이 책의 할아버지도 그런 할아버지다.

 

이 작품에서도 요정이 등장한다. 눈물요정. “세상에서 가장 귀한 눈물을 나에게 주면 네 소원 하나를 들어줄게.”라고 승모에게 제안한다. 우는 거야말로 승모의 특기. 별별 일로 다 울어제끼지만 할아버지를 힘들게 할 뿐 눈물요정에게 통과받지는 못한다. 그럼 눈물요정에게 인정받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눈물은 누구의 어떤 눈물이었을까? 그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탐욕의 눈물, 분노의 눈물이 가득한 세상에서 귀한 눈물을 보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나 또한 귀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있던가? 이 짧은 이야기가 담은 메시지에 가슴이 먹먹해 왔다. 이 책을 그저 저학년용 이야기책이라고만 분류할 수 없었던 이유다. 물론 어린아이들도 그들의 수준에서 충분히 재미를 맛볼 수 있겠고 감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이 더 귀하게 느껴졌다.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이라는데 그럴 법 하구나 하고 완전히 인정! 동화에도 충분히 인생의 진리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책들 중에 한 권으로 꼽을 수 있겠다.

 

웬 남산타워? 하고 뜨악해 했던 첫인상을 지나, 나에게 아주 따뜻하고 깊이있는 인상으로 마무리된 동화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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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용법 -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작 신나는 책읽기 33
김성진 지음, 김중석 그림 / 창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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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금요일에 쓰러져 잔 탓에 토요일 새벽에 눈을 떴고, 일어나 동화책 리뷰를 한 편 쓰고 독후활동지를 만들었다. 그러고 밥을 해서 점심을 차려 먹었다. 노트북과 원드라이브를 쓰지 않을 때는 깜깜해질 때까지 학교에서 일하고 집에서는 학교 관련 일은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토요일에도 일을 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 좋은 일일 순 없겠다^^;;;)

 

오늘 만든 독후활동지는 <엄마 사용법>이라는 책이었다. 다음주부터 동학년과 학급당 1종의 책을 사서 온작품 돌려읽기를 하려고 하는데, 옆반 선생님이 고르신 책이다. 나는 이 책이 나왔을 때 분명히 읽었었다. 그런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도 나한테는 책이 별로였고, 그래서 리뷰를 쓰지 않고 넘어갔고, 그래서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책이 선정되었으니 다시 읽었다. 여전히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물론 나쁘지도 않았고. 하지만 내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수많은 좋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굳이 고르진 않았을 것 같다.

 

나는 왜 이 책이 아주 좋진 않을까? 생각해보는데, 그것도 확실히는 모르겠고 그냥 별로 안끌린다가 정답일거 같다. 굳이 말로 한다면 뭔가 명쾌하지 않아서?” 주제를 설교하는 책을 아주아주 싫어하는 내가 명쾌하지 않다는 이유로 싫어하다니 너무 까탈스러운 거 아니야? ‘생명장난감’, 말하자면 로봇인 엄마에게서 진짜 엄마를 찾아가는 아이가 애잔하기만 할 뿐 스토리에 몰입되지 않았고 반전의 해피엔딩에도 썩 기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단정하기에는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별로 와닿지 않았다. 아마도 내게 엄마라는 문제의식이 별로 없어서인가.... 이렇게까지 해서 만들어내는 엄마가 의미있을까 하는 회의 때문일까. 아니면 생명장난감’(로봇)이라는 소재에 대한 경계심이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생각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여기에서 로봇이라는 건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건 내 사정이고 어쨌든 아이들과 읽어야 하니 천천히 독서수업 과정의 활동지를 만들었다. 만들다보니 다른 책들보다 내용확인 쪽으로 활동이 많이 흘러갔다. 그 와중에 아이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을 가끔 넣었다. 예를 들면 생명장난감을 팔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에 대한 찬반과 그 이유라든지, 이야기 중 악역(같은 반 태성이)이 말하는 엄마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라든지, 우리도 현수와 같은 상황이라면 배달된 <엄마>가 어떤 엄마였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생각이라든지, 결말에 대한 예측이라든지 등등.... (쓰는 내용만 너무 많아서 마지막에 그리기 활동도 하나 넣었다ㅋ)

 

만들면서 머리를 쥐어짜다보니 조금 기대가 생기기도 한다. 내가 명쾌하지 않다고 느낀 부분은 아이들에게 열려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고, 나는 엄마가 절실하지 않지만(엄마에게 너무 충분히 받아서) 아이들은 그렇지 못할지도 모르고, 나에게는 얼기설기해 보이는 스토리가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다. 내가 아이들과 책을 읽은 년수가 아무리 오래됐다 해도 반응은 예상 밖인 경우가 아직도 많다.^^

 

그럼 뚜껑 열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기대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것. 가장 원하는 바는 아이들이 다음 장을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야기의 생명은 거기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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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하품 나는 맛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신채연 지음, 임미란 그림 / 책속물고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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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꾸밈새가 귀엽고 맛있다’. 맛있는 건 배경이 분식집이라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고. 김밥, 떡볶이, 순대, 튀김.... 그중에서도 특히 난 떡볶이 국물에 찍어먹는 김말이를 좋아한다. 그게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김마리.

 

김마리 씨는 마리킴 분식을 운영하는 스물다섯의 여성이다. 동화의 주인공으로는 잘 나오지 않는 연령대다. 마리 씨는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한다. 좋은 재료를 공수하기 위해 새벽길을 나서는 건 예사다. 당연히 피곤할 수밖에.... 하지만 그녀에게는 금기가 있다. 바로 하품이다. 하품에 얽힌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스물 다섯이 된 지금도 엄마의 전화에 긴장해야 하는 마리 씨. 엄마는 어릴 적부터 최고를 강요해왔다. 온갖 학원을 보내며 최고가 되라 채찍질했으나 고작 가장 맛있는 파이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딸을 보고 한숨을 쉬다 목표를 수정한다. ‘최고의 분식 요리사가 되는 것. 그렇다. 마리 씨는 아직도 엄마가 정해 준 길로 걸어가는 중.

 

하지만 마리 씨는 노력하고 있다.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그래서 이런저런 상도 받았고 가게 벽에는 손님들이 붙여놓고 간 칭찬 쪽지들이 가득하다. 그녀는 힘들 때마다 그 쪽지들을 읽어보며 흐뭇해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하품이 터져나올 때는 아무도 보지 않는 그곳에서 재빨리 해결한다. 위에도 썼듯이 하품은 그녀에겐 금기이기 때문에.

 

그런데 말이다, 최고이길 지향하는 그녀의 분식에 대해 하품나는 맛이라고 평한 쪽지가 붙어있었다!! 하품이라니, 하품이라니.... 마리 씨는 그 아이를 찾아나선다. 수소문해서 알아낸 아이의 이름은 최고였다. 마리 씨는 그 아이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본다. 아니, 지금의 자신과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요된 강박. 그리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빈틈없는 일상....

 

최고가 다니기 싫어하는 학원이 바둑학원이고, 다니고 싶지만 엄마가 보내주지 않는 학원은 스포츠댄스학원이라는 데서 약간 전형적인 설정이 느껴지긴 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최고를 강요하는 두 어머니의 모습도 전형적이다. 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존재하는 정도가 아니라 꽤 많기도 하지.....

 

최고에게 하품은 무엇일까? 왜 마리 씨의 분식을 하품나는 맛이라고 평했을까? 그들에게 자유는 하품에서부터 출발하는지도 모른다. 숨겨야 했던 하품을 드러낼 수 있게된 때부터 마리 씨의 삶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 마리킴 분식의 문을 닫는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최고의 강박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롭게. 엄마의 평가, 나아가서는 남들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당당하고 즐겁게 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하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대략 그렇다) 날보고 최고가 되라고 채찍질한 엄마도 없었다. 나 자신도 최고를 추구하진 않는다. 하지만 남들의 평가에 민감한 면은 있는 것 같다. 나 스스로의 기준으로 나에게 만족할 수 없다고 할까. 남들이 잘했다고 해야 잘했나보다라고 생각하는 면? 조그만 지적을 태산같이 받아들이는 면? 그런 점이 있는 것 같다. 마리 씨가 벽에 붙은 칭찬 쪽지에서 하루의 보람을 찾았듯이, 한 장의 쪽지에 참을 수 없는 반응을 보였듯이.... 남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나도 지금보다 좀 더 주관적 기준으로 살아도 좋을 것 같다. 아니 이미 그러고 있는 건가? 자신을 아는 것 자체가 참 어렵다.^^;;;;

 

, 그러니 줌에서 입이 찢어져라 하품하는 그 녀석을 내가 못본 척한 것은 잘한 일이겠지?ㅎㅎ 우리 무례함이 될 정도로 발산하지도, 그렇다고 강박이 될 정도로 억누르지도 말고 살아요. 그 적당한 지점은 참 어렵쥬? 마리 씨와 최고가 찾은 지점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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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생각하는 분홍고래 20
줄리아 와니에 지음, 성미경 옮김 / 분홍고래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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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의 색감이 참 좋은 그림책이다. 들쥐는 빨강, 산토끼는 하양, 여우원숭이는 노랑. 그리고 주변의 땅이나 나무 색깔들도 수채화가 줄 수 있는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색과 붓터치만으로도 좋은 느낌을 주는 책.

게다가 중심 소재인 '열쇠'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열쇠는 말 그대로 잠긴 것을 '여는' 물건이다. 갇힌 데서 뛰어나올 수 있게, 속박에서 풀려나게 해주는 물건 열쇠. 그게 바로 이 책의 제목이다.

들쥐, 산토끼, 여우원숭이가 사이좋게 길을 간다. 어디엔가 도착한 그들은 땅에 묻힌 열쇠를 발견하고 힘을 합해 꺼낸다. 그리고 문을 발견하는대로 열쇠를 꽂아 돌려본다. 문을 열자 새들이 날아오르고, 얼룩말과 거북이가 몰려나온다. 호랑이도! 그곳은 바로 동물원이었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날듯이 달려 정원 문을 뛰어넘어가는 호랑이의 날렵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세 친구가 마지막으로 연 문에는.... 누가 있었을까?^^ 열쇠를 제자리에 돌려 놓으며 이책은 끝난다.

동물원에 대하여 의문을 던지는 책임을 책장을 몇장 넘기다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동물원 논란. 이제 꽤 확산된 것 같다. 6학년 국어교과서 토론 단원에도 아예 도입 논제로 나와있을 정도다. 그때 활동했던 패들렛에 다시 들어가보니 아이들이 이런 의견들을 남겼다.

"동물원은 자유를 구속하는 것도 있지만 동물을 보호해 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 멸종위기종 이런 동물들은 특별히 보호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물원이 없다면 아이들에게 실제 동물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교육을 완벽하게 할 수 없습니다." (찬성측 의견)

"원래 넓은 초원에서 살던 동물들이 사람들을 위해서 그 좁은 우리에 갇히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사람들이 동물원에 가서 행복해 하고 실제 동물도 구경할 수 있겠지만 저는 그것보다 동물들의 건강과 행복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반대측 의견)

토론을 시켜 보면 동물원 반대 쪽의 근거가 좀더 설득력 있다는 느낌을 늘 받는다. 인간의 필요보다 앞서는 것이 생명체의 권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동물원의 순기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동물권을 지켜 주는 동물원'을 모색해 보는 것이 필요할까?

가능만 하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명체의 자유와 본능을 극도로 제한하고 인간의 볼거리를 위해서만 살아가게 하는 동물원은 없애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렸을 때 동물원에 가봤고 내 자식들을 데리고도 가봤지만, 굳이 그렇게 동물을 보지 않아도 괜찮다.

이 그림책을 보며 자란 아이들이 성장하며 세상은 좀 바뀌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인간의 편의가 최우선되는 세상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세상으로. 뒷면지에 도약하는 호랑이의 뒷모습을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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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혼나는 기술 그래 책이야 38
박현숙 지음, 조히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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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 작가님 책 리뷰 쓸때마다 하는 말인데 대형 국수기계인가.... 무슨 이야기가 끊임없이 초스피드로 좔좔좔 뽑아져 나오는지.... 나오는대로 다 읽진 못하지만 가끔 한권씩 읽어보면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재미는 다 보장한다. 이 책도 그러했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궁금했다. 어느정도 예상 가능은 했지만....^^

그건 바로 '진정성'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그게 아니라면 가치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까. 물론 '잘 혼나는 기술'이 있는 건 사실이다.ㅎㅎ 나도 그 기술을 구사해 봤던거 같고 교사로 살면서는 그 기술에 많이 당해보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면 아무것도 아니겠지.^^

3학년 오도룡은 늘 억울하다. 자기만 많이 혼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도룡이에게 조언을 해준 사람은 어른이 아니라 친구였다. 도룡이보다 혼날 짓을 더 많이 하는 수용이. 그런 주제에 "내가 볼 때 오도룡 너는 문제가 많아." "너는 혼날 때 '나 좀 더 혼내 주세요, 혼내 주세요.' 이런다는 말이야." 하고 충고를 한다. 결국 '잘 혼나는 기술'을 전수해준다.

여우짓이긴 해도, 현실에서 볼 때 이거라도 갖추었으면 싶은 아이들이 있긴 하다. 수용이가 전수한 그 기술인즉 첫째 세상에서 가장 반성하는 표정 짓기, 둘째 귀 틀어막기(상대방 말에 발끈하지 않는단 뜻), 셋째 1분에 한번씩 죄송합니다 말하기. 일리가 없진 않다. 적반하장인 태도에 상대방은 더 화가 나기 마련이니까. 이 단계까지만 가도 중간은 간다. 적반하장 곰일바엔 여우가 낫다.

하지만 사람은 마음이 전달되는 존재. 기술이 다는 아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태도는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상대방의 마음까지 움직일 순 없다. 진정성의 힘이 있어 세상은 조금이라도 공평해지는 것이다. 도룡이의 뜻하지 않은(?) 진정성에 엄마의 시야도 넓어지고, 무서운 교감선생님과도 특별히 가까워지게 됐다.

이왕이면 그 '기술'도 어느정도는 장착하면 좋다. 그 기술이란 게 별게 아니고 '눈치'다. 눈치만 발달한 사람 참 별로지만 눈치가 너무 없어도 곤란해!ㅎㅎ

어른인 내게는 '잘 혼내는 기술' 책이 필요할 것 같다. 이미 숱하게 나와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쪽 책은 잘 안 읽어서.... 혼내고 혼나는 거 어쩔 수 없는 일상인 바, 뒤끝없고 성장의 기회로 이어지는 게 가장 아름다운 길 아닐까. '혼나기'. 생각해보니 참 중요한 소재라는 생각이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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