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사용법 -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작 신나는 책읽기 33
김성진 지음, 김중석 그림 / 창비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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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없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금요일에 쓰러져 잔 탓에 토요일 새벽에 눈을 떴고, 일어나 동화책 리뷰를 한 편 쓰고 독후활동지를 만들었다. 그러고 밥을 해서 점심을 차려 먹었다. 노트북과 원드라이브를 쓰지 않을 때는 깜깜해질 때까지 학교에서 일하고 집에서는 학교 관련 일은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토요일에도 일을 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 좋은 일일 순 없겠다^^;;;)

 

오늘 만든 독후활동지는 <엄마 사용법>이라는 책이었다. 다음주부터 동학년과 학급당 1종의 책을 사서 온작품 돌려읽기를 하려고 하는데, 옆반 선생님이 고르신 책이다. 나는 이 책이 나왔을 때 분명히 읽었었다. 그런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도 나한테는 책이 별로였고, 그래서 리뷰를 쓰지 않고 넘어갔고, 그래서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책이 선정되었으니 다시 읽었다. 여전히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물론 나쁘지도 않았고. 하지만 내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수많은 좋은 책들 중에서 이 책을 굳이 고르진 않았을 것 같다.

 

나는 왜 이 책이 아주 좋진 않을까? 생각해보는데, 그것도 확실히는 모르겠고 그냥 별로 안끌린다가 정답일거 같다. 굳이 말로 한다면 뭔가 명쾌하지 않아서?” 주제를 설교하는 책을 아주아주 싫어하는 내가 명쾌하지 않다는 이유로 싫어하다니 너무 까탈스러운 거 아니야? ‘생명장난감’, 말하자면 로봇인 엄마에게서 진짜 엄마를 찾아가는 아이가 애잔하기만 할 뿐 스토리에 몰입되지 않았고 반전의 해피엔딩에도 썩 기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단정하기에는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별로 와닿지 않았다. 아마도 내게 엄마라는 문제의식이 별로 없어서인가.... 이렇게까지 해서 만들어내는 엄마가 의미있을까 하는 회의 때문일까. 아니면 생명장난감’(로봇)이라는 소재에 대한 경계심이 커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생각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여기에서 로봇이라는 건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그건 내 사정이고 어쨌든 아이들과 읽어야 하니 천천히 독서수업 과정의 활동지를 만들었다. 만들다보니 다른 책들보다 내용확인 쪽으로 활동이 많이 흘러갔다. 그 와중에 아이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을 가끔 넣었다. 예를 들면 생명장난감을 팔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에 대한 찬반과 그 이유라든지, 이야기 중 악역(같은 반 태성이)이 말하는 엄마의 역할에 대한 의견이라든지, 우리도 현수와 같은 상황이라면 배달된 <엄마>가 어떤 엄마였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생각이라든지, 결말에 대한 예측이라든지 등등.... (쓰는 내용만 너무 많아서 마지막에 그리기 활동도 하나 넣었다ㅋ)

 

만들면서 머리를 쥐어짜다보니 조금 기대가 생기기도 한다. 내가 명쾌하지 않다고 느낀 부분은 아이들에게 열려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고, 나는 엄마가 절실하지 않지만(엄마에게 너무 충분히 받아서) 아이들은 그렇지 못할지도 모르고, 나에게는 얼기설기해 보이는 스토리가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다. 내가 아이들과 책을 읽은 년수가 아무리 오래됐다 해도 반응은 예상 밖인 경우가 아직도 많다.^^

 

그럼 뚜껑 열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기대하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 것. 가장 원하는 바는 아이들이 다음 장을 궁금해하는 것이다. 이야기의 생명은 거기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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