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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그림책
벤야민 고트발트 지음, 윤혜정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3년 12월
평점 :
으아니! 놀라운 그림책을 또 한 권 발견!! 이제까지 이런 그림책이 있었던가? 내가 그림책을 그렇게 많이 본 건 아니라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처음인 것 같다.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좋은 아이디어를 그동안 아무도 생각을 못했다니 말이 안 되는거 같은데? 만약 그렇다면 일종의 '콜럼버스의 달걀' 같은게 아닐까? 너무나 멋지고 재미있는 달걀이다.^^
'소리'를 표현한 그림책이다.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그림책> 그림책이 시끄럽다니? 어떻게 표현을 했길래? 너무나 궁금해진다. 책장마다 온갖 의성어들이 춤을 추는게 아닐까 짐작했다. 그러면서, 그걸 어떻게 번역했을까 궁금했다. 아 그런데 책장을 열어보니 이런 반전이! 글자가 하나도 없어! 엥 분명히 표지에 역자가 있었는데 뭘 번역하신 거여? 서문이랑 작가의 말 정도만 번역하셨나보다. 본 내용이 시작되면서부터 글자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의성어의 난무는 독자들의 몫인 것이다. 작가가 아니고.
작가는 그저 자신이 찾은 소리들을 모아 열심히 그려주었을 뿐이다. 작가의 말에 보니 160여 가지나 되는 소리를 모으느라 가족이나 친구들의 도움도 받으면서 애를 쓰신 것 같다. 그리고 '마치 그 소리가 들리는 듯한' 장면을 한 장 한 장 그리는데 공을 들였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림책 치고는 상당히 두꺼운, 164쪽이나 되는 그림책이 탄생했다. 그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림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 보세요.”
실제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다채로운 소리의 향연인 그림책.
이 책은 읽기만으로도 좋지만 아주 다양하게 활용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정에선 형제들끼리, 혹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놀이책으로도 활용 가능하고, 교실에서는 더욱 쓰임새가 많겠다. 누구나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쓰임새는 당연히 ‘의성어’다. 이 수많은 페이지의 어느 장면이나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개 짖는 소리는 항상 ‘멍멍’으로 들리지 않으며 매미 우는 소리 또한 ‘맴맴’이 다는 아니다. 전에 그런 수업을 하고 시로 써본 적도 있었는데, 그런 수업에 이 책을 활용하면 너무 훌륭한 시각자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 쓰기 뿐 아니다. 이야기 만들기로 이어갈 수도 있겠다. 이야기의 도입은 아주 중요한데 의성어로 시작되는 도입도 흥미진진한 방법 중의 하나다. 게다가 장면까지 있으니 서사를 만들기 아주 좋은 자료다.
바로 그런 발상을 바탕으로, 출판사에서 제작한 카드도 제공된다. 설명서에 의성어 말하기와 이야기 만들기, 이렇게 두 가지 놀이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24장이 살짝 아쉬운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펴보니, “더 재미있는 카드 놀이를 만들어 보세요.” 라는 안내가 되어 있다. 오! 좋은 생각이다. 미술활동 쪽으로 확장해도 좋겠다. ‘소리가 날 듯한 그림을 그려 보세요.’ 이것도 미술 시간의 좋은 아이템이 될 것 같다. 근데 그것과는 별개로 장수를 더해서 카드게임을 선택 부록으로 출시하면 어떠실까 싶은데.... 저작권 문제가 있으려나?^^;;;
17000원이라는 금액이 적은 것은 아니라 해도, 이 책을 보면서는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빼고 모든 물가가 좀 내려서 책의 가치가 그만큼 올라갔으면 좋겠다. 근데 실상은 장바구니 물가가 너어무 올라서 오히려 책은 웬만하면 사지 말자가 되어가고 있으니.... 안돼~~~ㅠㅠ 어쨌든 나는 이 책을 잘 활용해서 본전의 열 배는 뽑을 것이다. 그러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