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괴물전 책콩 저학년 3
유순희 지음, 이영림 그림 / 책과콩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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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아줌마인 나는 이제 과자를 싫어하고 아이들이 과자 먹는 것을 자제시켜야 마땅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과자를 좋아하고 마트에 가면 꼭 과자를 몇 봉 사서 주방 수납장 한 칸에 넣어둔다. 그 중 절반은 내가 먹고 절반은 아들이 먹는다. 요즘은 사실 조금 덜 먹기는 하는데... 과자가 싫어져서 라기보다는 너무 비싸서다. 질소과자... , 여기서 그 얘기는 하지 말자.

 

과자 괴물전이라 하니 밥보다 과자를 좋아하는 아이가 등장하고, 과자 괴물이 나타나 어찌어찌하여 이 아이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했다. 처음은 비슷한 듯 했다.... 그러나 갈수록 나의 예상과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 난 이런 상황을 즐긴다. 나의 예상과 멀어질수록 높은 점수를 준다.^^

 

유순희 님은 신작이 나왔나 내가 가끔 검색해 보는 작가들 중 한 명이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 중 한 편이고 우주 호텔의 느낌도 참 좋았다. 이 책 또한 느낌이 좋다. 유순희 님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눈물겨운 그 느낌이 있다. 게다가 이 책은 아이들이 잘 아는 시중의 다양한 과자가 등장하고 재미 또한 뒤지지 않으니, 2학년 정도를 맡았을 때 감질나게 읽어주면 아이들이 졸졸 쫓아다니며 더 읽어달라 조를 것 같다. 특히 특정 과자의 맛을 묘사한 그 부분들에선 아이들의 눈이 스스르 감기며 고통을 참는 비명이 터져 나올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 말이다.

홈런볼을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서 먹으면 초콜릿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서 아주 맛있는데. 그걸 입에 넣고 혓바닥과 입천장으로 녹이면 단맛이 목구멍에서 가슴까지 퍼지는데.”

과자에 관한 한 작가가 나보다 고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이런 부분에서 해 본다. 난 이렇게까지 정성스럽게 과자를 먹어 본 적은 없는데.

 

이렇게 과자 맛을 음미하며 먹는 과자돌이 형제 금동이와 은동이는 별사탕을 구하러 땅 위로 나온 새끼괴물과 만난다.(새끼괴물은 의도치 않게 과자괴물이 되었다) 별사탕... 아주 어릴 때, 과자라곤 그거밖에 없었던 뽀빠이 과자에 몇 개 들어있던 별사탕... 그냥 설탕 뭉쳐놓은 거라 지금은 있어도 안 먹지만, 그래도 추억이 떠오르는 그 별사탕... 그 별사탕을 찾으러 온 새끼괴물의 사연이 참 눈물겹다.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도, 누군가와의 사연이 담기면 그에게는 특별한 맛이 된다. 그 맛을 아빠괴물은 요술 맛이라고 표현했다. “그 때 할머니의 눈은 달빛처럼 그윽하고 따뜻했지. 그 때의 별사탕 맛은 요술 맛이었어. 아무리 울적해도 별사탕만 먹으면 행복해졌으니까.”

작가는 후기에서 출산 때 밤새 끓여 새벽어둠을 뚫고 달려온 친구의 미역국 맛이 요술맛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난 갑자기 궁금해져서 남편과 아이들의 카톡방에 바로 질문을 올렸다. “만약 엄마가 죽든가 해서 없다면 어떤 음식을 볼 때 엄마 생각이 젤 많이 날까요?”

그러자 아들의 즉답이 날아왔다. “난 곰탕!” 아들은 곰탕을 좋아한다. 며칠 동안 먹어도 물리지 않나보다. 그래서 사골 끓이는 거 무척 번거롭지만 밤새 거품과 기름 걷어가며 가끔 끓인다. 주로 웬수지간으로 지내는 모자 사이지만 내가 죽으면 곰탕을 보고 눈물 한 방울은 흘려 줄 건가 보다. “엄마가 주방 수납장 한 칸에 넣어놨던 과자라고 대답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달콤한 별사탕 맛으로 이 이야기는 끝이 났다. 이 이야기를 읽고 아이들이 과자가 먹고 싶다라든가 앞으로는 과자를 조금만 먹어야겠다라고 감상을 쓴다면 난 좀 실망할 것 같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한 번 읽어보겠다. 이 책은 좀 무식한 표현으로 안전빵이라서(아이들이 좋아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뜻) 목록에 넣고 잘 써먹어야겠다. 내 목록에 이렇게 한 권 한 권 책이 추가될 때마다 나도 별사탕을 먹은 듯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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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씹어 먹는 아이 - 제5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1
송미경 지음, 안경미 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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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없거나 아주 빈약하거나 교훈을 주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들여다보이는 동화를 읽으면 나도 이정도는 쓰겠다 라는 아주 말도 안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한다.(물론 쓸 수 없다. 그걸 몰라서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어떤 작가는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든다. 어디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진짜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재밌게 읽는 거로구나.....

송미경 작가는 내게 그런 작가들 중 한 명이다. 복수의 여신에서 그 맛깔스러운 문장과 상큼한 내용에 끌렸고 광인수술보고서에서 그의 실험정신과 주제의식에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이번 작품을 읽으며 드는 느낌은 이제 참신한 상상력을 넘어 기묘한 4차원의 세계를 보는 느낌이다. 이 작가에게는 어떻게 이런 게 보일까? 어딘가에 숨어 눈에 띄지 않거나 눈에 띌까 두려운 이런 내면들을 어떻게 들여다 보았으며 어떻게 이해했을까?


돌 씹어 먹는 아이 』라는 엽기적인 느낌의 표제작을 비롯하여 7편이 실린 단편집이다. 나의 경우에, 단편은 읽고 나면 다른 책들과 내용이 뒤죽박죽 되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내용이 짧은 만큼 여운도 짧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이 책의 단편들은 워낙 느낌이 독특해서 다른 작품들과 쉽게 섞일 것 같지가 않다. 그림작가 안경미의 독특한 그림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첫 작품 제목은혀를 사 왔지』다. 혀를 사다니, 소 혓바닥으로 뭘 해먹는단 소리는 들어봤지만 그 혀는 아닐 게 아닌가? 정육점은 아닐테고 어디서 혀를 판다는 거지? 

"시장에 갔어." 라는 간결한 문장으로 시작된다. "일 년에 한 번 삼일간 열리는 '무엇이든 시장'에 말이야." 화자인 시원이는 이 시장을 둘러보다 결국 건방진 당나귀가 파는 '혀'를 사 온다. "왜 하필 혀를 사 왔냐고? 난 혀가 없거든."

이 어린 아이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거나 말하고 싶지 않은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처럼 말하고 싶은 날도 있는 것이리라. 드디어 혀가 장착되었다. 속사포처럼 날리는 독설들은 상대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양심 없는 동네 빵집 아저씨, 늘 시비 걸고 괴롭히던 친구들, 어린 아들의 공부에 모든 것을 맞춰 놓은 엄마에게까지. 그리고 다음 날, 아이는 시장에 다시 간다. "나는 그곳에 돗자리를 펴고 내 책가방, 가방속 책들, 신발주머니와 실내화를 펼쳐놓았어. 마지막으로 나는 내 혀를 꺼내어 가장 앞줄에 놓았지."

하루의 속시원한 독설이 이 아이에게 가져다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는 왜 하루만의 독설에 만족하고 혀를 도로 팔았을까? 글쎄, 난 잘 모르겠다. 속 시원한 말이 단지 속 시원하지만은 않은 사람도 있는 법... 그런 사람들은 그냥 갈구지만 않아도 착하게 살 수 있는데.... 착한 사람을 가만 두지 않고 괴롭히는 이 사회는 참 몹쓸 사회다. 시원이가 혀 아닌 더한 것을 사오려 하기 전에 제발 가만히 놔두길 바란다. 많은 걸 요구하는 게 아니다. 그냥 가만히 놔두기만 하라고.


『나를 데리러 온 고양이 부부』에서는 능청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 고양이 부부가 지은이네 집에 들어와 자기네가 친부모라며 딸을 데려가겠다고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다. 엄마는 지금 혼자서 김장을 담그고 있는 중이라 입으로만 화를 낼 뿐 적극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 부부의 모습을 지켜보던 지은이는 정말 내가 저들을 닮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쿠키를 먹다 소파에서 잠든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간식을 먹은 후에 소파에 널브러져 잠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엄마는 늘 학교 다녀오면 곧바로 숙제와 학습지를 해야 한다고 하고 낮잠이란 있을 수 없지.... 평온하고 나른한 모습에서 동질감을 찾은 지은이는 고양이 부부를 따라나선다. 고양이 부모의 말들.

"우린 절대 바쁘지 않아. 가끔 사람한테 쫒기기는 하지만 말이야."

"우린 음식을 모아 두지 않아. 그저 좀 덜 먹는 날이 있긴 하지만. 대수롭지 않지." 

비교적 성실하게 내 일을 미루지 않고 사회의 상식과 규범에 맞추어 살아온 나는, 나와는 달리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인 아들을 이해 못해 끙끙 앓는다. 방학인 요즘 모처럼 새벽교회에 갔다가 이른 아침부터 도시락 두 개 싸들고 하얀 입김을 뿜으며 학원버스를 기다리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보고 들어온 날, 아직도 한밤중인 아들을 향해 거의 저주에 가까운 한숨을 뿜어낸다. 이 아이의 방학 하루 일과는 거의 백수들의 그것에 가깝다. 점심때 쯤 나가 한밤중에 들어온다. "시간대를 바꾼 것 뿐인데 엄마는 왜 한숨이냐"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사람이 쉬기도 해야지" 라고 뻔뻔스럽게 말하는 이 아이는 이제 고3이다. 분명히 내가 낳긴 했는데 영혼의 부모는 고양이가 맞는 것 같다. 고양이 엄마~ 당신이 얘 좀 책임져 줘. 밥은 내가 먹일게.


표제작인 『돌 씹어 먹는 아이』의 내용은 제목만큼이나 엽기적인데, 문학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이미 작가의 것이 아니라 했다. 해석의 자유는 독자들한테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걸 어떻게 해석할까 상상해보니 웃음이 나온다. 설마 조약돌 하나를 입에 넣고 살짝 깨물어 보려나?

"저는 돌 씹어 먹는 아이예요." 

라고 아이가 가족 앞에서 고백했을 때, 그 다음 장면을 감동적이라고 해야 하나, 갈수록 태산이라고 해야 하나, 블랙유머가 넘친다고 해야 하나.

"나도 네게 할 말이 있다. 나는 흙 퍼 먹는 아빠야."

오 마이 갓! 그만 했으면 좋겠다. 근데 작가는 그만 하질 않는다. 너무해!

가족들 몰래 얼린 못을 케첩에 찍어 먹는 걸 즐겼던 엄마, 지우개를 먹다 최근에는 더한 것을 먹기 시작한 누나... 그들은 울며 서로를 위로하다 뒤엉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4단 찬합에 도시락을 싸서 가족은 소풍을 떠났다. 4단 도시락에 들어 있는 메뉴를 이제 더이상 엽기적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자신의 메뉴를 권하거나 강요하지 않으면 모두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지구는 동그랗고』는 내게 너무 어려웠다. 그들을 실제 인물로 머리 속에 그려보니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모르겠다. 아마도 그건 작가가 바라는 바는 아닐 것이다. 나도 세상을 다 산 것은 아니어서 때로는 이해가 안되거나 별로 이해하고 싶지가 않은 상황이 있다.

『아빠의 집으로』를 읽을 때는 엄마의 심정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젤 가슴아픈 작품이었다. 걱정스러웠다. 앞으로 잘 살겠지?

『아무 말도 안했어?』에서 나는 작품의 전체 내용보다도 아무도 못 듣는데 병우만 듣는 그 '바보' 라는 소리에 꽂혔다. 수민이는 아무 말을 안했을 수도 있지만 병우의 감각은 분명히 그 소리를 들었던 거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억지를 쓴다고 다그치기만 할 게 아니라 얘기를 들어줘야 하겠구나. 얼마 전 읽은 교육서적에서 "인간은 소속감과 자존감을 느낄 때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끼는데 이것이 충족이 안되면 생존을 위한 행동(소위 어긋난 행동)을 하게 된다."라는 대목을 메모해 두었던 게 갑자기 생각났다. 이런.... 동화를 읽고 교육서적과 줄 긋는 이런 분석질은 적절치 못한데.... 하여간에 내 곁에 병우가 나타나면 일단 눈쌀을 찌푸리지 말자고 다짐을 해 둔다.

『종이 집에 종이 엄마가』는 사실 엄청난 이야기다. 어린 미솔이가 겪은 일의 10분의 1도 나는 이나이 될 때까지 겪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쿨하면서도 따스하다. 미솔이가 그 나이에 겪기에 너무 엄청난 일을, 그래도 따뜻하게 겪어서 참 다행이다. 


쓰다 보니 일곱 편에 대한 감상을 다 말해 버렸다. 작가의 의도와 다르거나 다른 이들의 느낌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이야기 주머니를 가진 작가가 부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위기철 님은 <이야기가 노는 법>이라는 책에서 동화작가는 억지로 되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그저 작가로 살게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야기가 이야기를 쓴다', '이야기는 살아있는 유기체이다' 이런 뜻의 말을 하기도 했다.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그런 것 같다. 살아있는 이야기가 작가의 이야기 주머니 속에서 꿈틀거릴 때, 또 맛있게 써서 내어놓으시길 기다린다. 이 책, 참 특별한 느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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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남동윤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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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의 새로운 경향을 한 가지 말한다면 예전에 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동영상 등을 동기유발을 위한 도입활동 뿐 아니라 본 활동에까지 끌어들여 감상이나 요약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예전이라면 영화를 보여주고 감상문을 쓰는 등의 활동은 2월 쯤 진도가 거의 끝나고 애매한 시기에, 그것도 약간 눈치를 보면서 해야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교과서에 들어와 버렸으니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국어교육(또는 독서교육)은 일단 시대의 흐름에 맞다고 본다. 


그 다양한 매체들 중 만화는 어떨까? 대답부터 하자면 "O.K!!"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남은 3주를 위해서 국어 한 단원을 남겨 두었는데 이 마지막 단원에 등장하는 매체가 바로 만화다. 평상시 아침독서시간이나 도서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이 만화를 읽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던 담임이 갑자기 "얘들아~ 너희들 만화 많이 읽어봤니? 이번 단원에서는 만화를 가지고 수업을 하자~" 이러면 아이들이 좀 적응이 안되는 표정으로 날 볼 것 같기도 한데....^^;; 하여간에 수업을 위해서이니 만화건 뭐건 찾아본다. 일단 도서실에 아이들이 읽을 만한 만화부터 골라보았다. 와이나 만화천자문 등의 학습만화 종류는 빼고 스토리 중심의 만화를 찾아보니 별로 없다. 내가 좋아하는 짱뚱이 시리즈가 있긴 한데 이건 나온지 오래되어 이미 너덜너덜하다. 도서구입 예산 자투리 조금 남은 걸 가지고 만화 몇 권을 골라 구입했다. 그 중의 한 권이 이 책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만화 읽는 걸 좀 자제시킨다고 해서 내가 어린시절 만화를 안 읽었냐 하면 그건 아니다. 나도 만화가게의 추억이 있는 몸이다. 그런 내가 이 만화에 주는 점수는 꽉꽉 채운 별 다섯 개다.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만화를 만났다~!!" 라고 호들갑을 떨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등장인물은 처녀귀신을 닮은 노처녀 강귀신 선생님과 16명의 4학년 1반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 12편의 이야기는 잘 짜여진 단편 동화 같은 탄탄한 이야기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유치하고 과장된 캐릭터가 아닌 것이 마음에 든다. 등장인물의 개성이 드러나긴 하지만 웃기기 위해 과하게 꾸며낸 캐릭터가 아니어서 더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코미디로 치면 유치한 몸개그나 말장난이 아닌 감동이 있고 여운이 남는 코미디라고 할까? 게다가 이 분의 그림 수준은 만화가 아닌 장르까지 손쉽게 넘나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편의 이야기 중 어떤 것은 웃기고, 어떤 것은 찡하고, 어떤 것은 섬뜩하며 어떤 것은 훈훈하고 어떤 것은 상상력이 넘친다. 한 편씩만 예를 들면

웃기다:<우리 선생님은 귀신>-이 작품에서 젤 극대화 된 캐릭터는 선생님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냥 캐릭터 만으로도 웃기다. 처녀귀신을 닮은 외모에 모태솔로, 감정기복이 심하고, 특기는 아이들 말 무시하기, 학부모님들 만나는 걸 젤 싫어하고 가장 좋아하는 날은 방학이라 방학식날 아이들보다 더 좋아한다. 그래도 이 학급, 1년동안 알콩달콩 잘 지낸단 말이다. 마치 40대 아주머니라기엔 너무 유치한 내가 아이들 데리고 1년을 그럭저럭 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교사에게 너무 심한 인격을 요구하지 말라고. 아이들과 마음만 맞으면 이 정도 인격으로도 추억 돋는 일년을 잘 보낼 수가 있다고!(아, 말하다보니 저 깊은 곳에 감춰놨던 본심이 나와버렸다...)


찡하다:<꼬마 저승사자>-꼬마 저승사자가 소혜를 데리러 왔다. 소혜는 교통사고를 당해서 의식을 잃고 병원에 누워있다. 소혜는 저승에 가기 전에 집을 한번 돌아보겠다고 부탁한다. 그 길에 소혜를 걱정하고 눈물 흘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혜는 늘 보던 일상의 물건들 앞에서 추억과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 이 어리버리한 저승사자의 표정이 점점 변한다. "울보야, 나중에 보자." 그 이후는?^^


섬뜩하다:<소시지 더 주세요!>-급식 시간에 소시지를 다 먹자 더이상 밥 먹을 의욕이 없는 아이들. 비듬나물 한 줄기를 입에 넣고 거의 구역질을 하는 아이들. 센과 치히로의 한 대목을 보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진심 섬뜩하더라.


훈훈하다:<주인찾기 대작전>-소민이가 길에서 만원을 주웠다. 신 나하는 소민이에게 만원짜리의 세종대왕님이 주인을 찾아주라고 말씀하신다. (작가는 만원짜리를 여러 번 그리느라 고생하셨을 것 같은데, 거기에 세종대왕님의 표정까지 매번 바꿔 그리셔야 했다는) 소민이와 세종대왕님이 합심하여 열심히 주인을 찾는다. 찾아낸 주인은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줍는 할아버지였다. 만원은 할아버지가 며칠 일해서 번 돈이었고. '주인님'을 찾자 안도의 눈물을 흘리시는 세종대왕님. 흐뭇한 소민이.


상상력 넘친다:<토끼와 함께>-동식이는 상현이네 집에 갇힌 토끼를 풀어주었다. 토끼와 함께 동식이가 간 곳은 달나라 떡집이었다. 달나라엔 진짜 떡방아 찧는 떡집이 있었던 것이다.(얼떨결에 간 동식이 역시 열심히 떡방아를 찧어야 했다) '지구인이 떡방아를 찧어서 더 찰지고 맛있는' 떡은  날개 돋힌 듯 잘 팔린다. 상상력 치고는 참 고전적이지만 그러면서도 신선했다. 


한 편씩만 소개해 봤는데, 읽는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고를 작품이 다 다를 것이다. 버릴 작품 없이 다 재미있다. 작가는 어릴 적에 특이한 상상과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고 한다. 

"어느 날, 하늘에서 물이 떨어졌다. 외계인 오줌인 줄 알았다. 걱정이 되고 또 걱정이 되었다. 내가 외계인으로 변하면 어쩌지? 무서워서 며칠 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이런 일기를 쓰던 아이는 커서 만화가가 되어 이런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엉뚱할 때도 있고 뭔가 특별히 뛰어난 것도 없지만 그 아이들이 꾸려 가는 세상이 참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남은 교직생활 중 귀신 선생님보다 특별히 나을 게 없는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런 아이들을 품에 안고 있다 보내주고 싶다. 뭔가 특별한걸 가르치겠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지 않고 아이들의 꿈을, 상상력을 인정하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아이들의 따뜻함에 함께 행복해하다 때가 되면 웃으며 보내주고 싶다. 기억에 남는 선생님 같은 것 별로 바라지 않는다. 그냥 일상이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서로를 할퀴지 않고 상대방의 부족함에 분노하지 않고 내게 남는 돌 슬며시 꺼내어 빈 자리 괴어주며 살아가면 좋겠다. 

문제는 힘을 빼는 것은 힘을 주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데 있다. 살짝 힘을 뺀 이 만화책을 읽으며 참 행복했다. 나도 모르게 과도한 힘이 들어갈 때, 아이들이 쓸데없는 거에 목숨걸며 핏대 올릴 때, 다시 꺼내어 같이 읽을 수 있게 책꽂이에 잘 꽂아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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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학교 저학년 읽기대장
송언 지음, 허구 그림 / 한솔수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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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작가까지 따져가며 동화책을 읽지는 않는다. 그런데 예외적이고 독보적인 작가가 있으니 바로 송언 선생님이다. 송언 선생님의 신작을 소개해 주며 "얘들아, 송언 선생님 알지? 마법사 똥맨이랑 김배불뚝이랑 꼼지락 공주랑... 지으신 분 말이야." 하면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고, 학급문고에 넣은 그 책은 금방 손때가 묻는다. 3년 전인가 학교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월별로 작가별 작품읽기 행사를 했었는데 그때 참가자가 가장 많았던 달의 작가가 송언 선생님이었다. 올해 독서교육을 맡으신 선생님은 작가초청행사를 위해서 아이들이 만나고 싶은 작가를 설문조사하셨는데, 예상한 대로 송언 선생님이 압도적인 표차로 1위를 차지했다. 하여간 송언 선생님의 인기는....^^ 작가를 굳이 따지지 않는 아이들에게서조차 지명도가 이리 높은 비결이 뭘까?    


일단은, 재미있어서일 것이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웃겨서.... 어느 작품에나 빠지지 않는 웃음코드는 다음 작품을 또 기대하게 만든다.

다음으로, 악동의 출연이다. 교실을 맘대로 휘젓는 악동녀석과 늘 뒷골 잡으면서도 그녀석을 미워하지 못하는 할아버지 선생님의 이야기. 악동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도 이런 이야기를 즐기는 것을 보면 뭔가 심리적 해소 효과를 느끼는 모양이다.


근래 나온 작품들 중에 이런 악동-할아버지 선생님 구도의 책들이 많았다. 나오는 작품마다 읽다보니 이제는 그 작품이 그 작품 같은 느낌도 솔직히 좀 들었었다. 이 작품의 제목 또한  <내 맘대로 학교>. 표지에 그려진 당돌해 보이는 한 아이와 그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털보 선생님의 모습에서 여전히 이어질 동일한 구도의 내용을 예상했다. 그런데......

일관적인 흐름이 있긴 했지만 느낌이 새로웠다. 주인공 만세는 엉뚱하고 자유롭긴 하지만 적극적인 악동은 아니다. 단지 즐거운 학교를 다니고 싶을 뿐이다.


일요일 저녁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와 여동생은 호호거리고 있지만 아빠와 만세는 우울감에 빠져 있다. 이유가 뭐겠는가? 아빠는 출근, 만세는 등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요일 저녁의 우울감... 이거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공감하는 감정 아니겠는가? 그래도 아직 세상에 체념하지 않은 만세는 "재미있게 학교를 다니기로" 결심하고 잠자리에 든다. 


월요일 아침, 지각대장 존 한테서 일어날 법한 사건이 등교길에 일어난다. 학교길에 못보던 연못이 있고 거기서 개구리들이 신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만세는 이제 재미있게 학교 다니기가 가능해졌다.^^


나도 일요일 저녁 우울증에 빠진 만세 아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근데 이걸 어쩌지? 나한텐 게다가 직장이 학교인 걸. 학교에는 늘 즐겁고 싶은 아이들이 있는 걸. 나도 즐거운 학교에 다니고 싶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 아이들이 불행한 학교에서 교사가 즐거울 수는 없다. 아이들의 웃음이 교사의 보람이고 활력소다. 아이들하고의 좋은 관계가 좋은 수업의 전제조건이 된다. 그러니 만세가 어떻게 즐거운 학교를 다녔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체육시간-줄 서서 차례로 뜀틀을 넘는 수업에 아이들은 지루해 한다. 만세는 선생님께 뜀틀을 갖고 더 재밌는 놀이를 하겠다고 제안한다. 아이들은 뜀틀을 분해해서 모래성도 만들고, 남생이 놀이도 하고, 기차놀이도 한다. 신나는 자유놀이 시간이 된 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각자의 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순환활동을 하게 된다.

고민 :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자유 놀이를 시켜도 될까? 즉, 수업의 내용(활동)을 아이들에게 정하게 해도 될까? 아이들에게 자유활동을 시키는 것은 교육내용을 구성하고 지도할 교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그러다가 누군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실제로 자유활동 시간에 아이들이 이렇게 구조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은 별로 없다.


음악시간-피아노나 리코더 없어도 교과서로 이마를 치는 걸 리듬반주 삼아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아, 뭐.... 아이들이 즐겁게 노래를 부르기만 한다면 나도 이정도는 봐 줄 수 있다. 전에 '고물 밴드 이야기'라는 뮤지컬을 본 적이 있었는데, 주변의 모든 물건이 악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체험하는 것은 상당히 창의적인 교육이다.


읽기시간-동화 읽고 뒷이야기 상상하기 수업인데, 아이들이 교과서 동화가 재미없다고 불평한다. 그 때 개구리 아저씨가 나타나 재미있는 개구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과서의 재구성은 나도 늘 염두에 두던 바라서 이건 좀 고개를 들고 말할 수 있다. 근데 내가 개구리가 될 순 없어서 그게 좀 고민이긴 하다.


과학시간-아이들이 모둠별로 씨앗을 심었다. 화분에 물을 주자 잭과 콩나무처럼 순식간에 싹이 트고 자라 교실은 무성한 덩굴로 뒤덮였다. 당황하는 선생님을 두고 아이들은 숲 속으로 들어가 '곰 잡으러 가자' 놀이를 신나게 하다가 종이 치자 교실로 돌아온다. 바로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 속에서 즐거울 수 있다. 종이 치자 제자리로 돌아오는 이 아이들은 무진장 건강한 아이들이다.


일요일 저녁 장면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일요일 저녁 장면으로 끝이 난다. 이제 만세는 일요일 저녁이 우울하지 않다. 하지만 아빠는 아직 그게 안된다. "만세야. 어른들의 세계는 그리 간단하지 않단다. 개구리 연못 뿐 아니라 용이 사는 연못이라도 가보고 싶어. 하지만 아빠는 갈 수가 없단다. 왜냐하면 말이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란다."


나도 어른이고, 아빠의 고백이 나의 고백에 가깝다. 하지만 어떻게 즐거운 수업을 할까? 라는 즐거운 고민 속에 있을 때, 출근이 늘 고역이지만은 않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이들의 즐거움 안에 교사의 보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맘대로 학교> <신 나는 학교> 거기에 나의 설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 맘대로>가 방종은 아닌 것을, 아이들이 아직 모르는 <신 나는>공부는 어떤 게 있는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사람이 나라면 좋겠다.


(송언 선생님! 책들이 늘 재밌었지만 이번 책은 특별했습니다. 선생님과 동업자(?)라는 것을 실감하고 맘이 든든했어요. 선생님의 고민이 저의 고민이네요. 앞으로도 선생님의 작품 속에서 우리 교실을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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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 초등학생을 위한 초등학생을 위한 100명의 위인들
장현주 지음, 마이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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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 포장을 풀고는 '에잉?' 했다. 책 표지가... 검은 바탕에 흰 글씨 뿐.... 태백산맥이나 한강 류의 대하소설이나 장편 만화에서나 봤음직한 표지여서 좀 의아했다. 급히 책을 넘겨보니 본문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삽화가 풍성한데.... 에잉, 그리시는 김에 표지에도 좀 그리시지. 아이들이 책을 잡을 때 표지도 한 몫 하는데.... 하지만 그건 나의 생각과 취향이고, 책을 만드신 분들의 어떤 의도가 있었다면 그걸 이해하고 싶다.


일단 이러한 책을 만드시게 된 착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너무 늦게 나왔다는 감이 있을 정도다. 이 노래가 회자되기 시작한 지 어언 몇년이던가? 그 동안에 충분히 나왔음직한 책인데, 지금이라도 나오게 되어 무척 반갑다.


위키백과에서 이 노래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니 이렇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韓國을 빛낸 百名의 偉人들)은 박인호 (박문영)가 작사, 작곡하여 1989년최영준, 노사사 의 노래로 발표한 노래이다. 한국역사인물을 주로 수식문과 함께 나열한 가사로, 대한민국에서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한국 역사의 진행에 맞추어, 고조선을 시작으로 삼국 시대(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남북국 시대(신라, 발해), 고려조선을 거쳐 대한제국일제 강점기,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의 위인을 대략적인 연대순으로 5절에 걸쳐 수식과 함께 나열했다. 인물이 아닌 단체도 있으며 허구의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음절상의 문제로 인물명이 로 대체되어 있기도 하며 양쪽 다 병기된 경우도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노래는 불린 지 20년이 넘었으며, 그동안 인원이 100명이 맞니 안맞니, 누구는 왜 들어갔으며 누구는 왜 안들어갔느니 등의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불만이 있는 사람은 가사를 새로 쓰고 노래를 새로 만들면 될 것이다.^^ 일단 이 가사의 내용부터 이해해 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그동안 무심코 아이들과 이 노래를 틀어놓고 목청껏 부르곤 했었는데,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다. 이왕 부르는 거면 아이들에게 정확히 설명해주고 불렀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이런 부분이다.


죽림칠현 김부식-죽림칠현이 뭔지도 잘 모르는데다가 다른 가사의 구조로 볼 때 그것이 김부식의 수식어인 줄 아는 경우가 많다.

지눌국사 조계종 의천 천태종, 주리 이퇴계 - 조계종과 천태종이 뭔지? 사람 이름인지? 모르는 아이들도 많다. 주리 이퇴계의 주리도 대부분 모른다.

홍길동, 임꺽정-소설 속 인물로만 아는 경우도 많은데 소설 속에 나오는 초인적 능력을 가지진 않았지만 실재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대쪽같은 삼학사-이 부분도 삼학사가 사람 이름인 걸로 오해하는 경우, 무슨 내용인지 모르는 경우 등 이해도가 많이 떨어진다. 척화파로 청나라게 끌려갔다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죽어서 대쪽같다고 하는데, 다시 조명해보면 다른 평가가 내려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서화가무 황진이-'서화담은 황진이'라고 되어 있는 가사도 있다. 천하일색 황진이도 서경덕은 유혹하지 못한다는 일화가 있어서 나는 그걸로 이해하면서도 뭔가 찜찜했었는데.... 서화가무였네?

이수일과 심순애-이들이야말로 허구의 인물이다. 조중환의 장한몽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다.


위의 예 외에도 초등학생 정도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 책을 갖고 있으니 아이들이 잘 모르는 부분만 뽑아서 한 장씩 읽어 주어도 흥미있겠다. 학급에 한 명 정도는 뭔가 새롭게 알게 되었을 때 "아~~ 그런 거였어요~~??" 하면서 오버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 반응을 기대해 본다.^^


다 이해하고 나면, 가사에 대한 비평을 해 볼 수 있겠다. <한국을 빛낸>이라는 제목에 비추어봤을 때 이 인물은 적합하지 않다. 대신 이 인물이 들어가야 한다.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등등... 역사란 어차피 객관적일 수 없다. 서술자의 시각으로 보는 것일 뿐이다. 이 노래 가사도 마찬가지다. 작사가가 고른 인물일 뿐이다. 가사를 고치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지만 비평은 할 수 있다. 아, 흥미진진하겠다.^^*

 

마지막으로, 부록이 완전 고맙다. 워크북은 아이들과의 활동에 많은 아이디어를 준다. 그리고 체험학습 책은 정말 유용하다. 일단 지도에 표기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분포를 볼 수 있고, 그 뒤에 하나하나 설명과 위치, 연락처 등을 실어 놓아서 쓰임새가 높다. 이렇게 유용한 책의 기획은 교사로서 학부모로서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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