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 민음사 모던 클래식 36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여행과 작별에 대한 그 곡을 연주했다. 한 미국 사내가 연인 곁을 떠난다. 그는 줄곧 그녀를 생각하면서도시들을 지나간다. 한 도시, 또 한 도시, 한 소절, 또 한 소절, 피닉스 앨버커키, 오클라호마. 그는 차를 몰고 지나간다. 내 어머니로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식으로 사태를 뒤로하고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머니는 바로 그런 것을 생각하셨던 것이 아닐까. 슬픔을 그런 식을 지나칠 수 있다면 얼마낮 좋을까. - P38

이봐요, 스티브, 내 말 잘 들어요. 난 당신 아내가 돌아오기를 바라요. 정말로 그러면 좋겠어요.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그렇다 해도 당신에게는 전망이 생길 거예요. 당신 아내는 멋진 사람이겠지요. 하지만 삶이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 끝내기에는 너무 크답니다. - P209

지금 단계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건 누군 와서 당신의 연주를 들어 주는 거예요. 그 한 사람이 화요일 스무 명의 청중 속에 있었을 수도 있답니다. 내가 말하려는 건 지금은 청중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중요한 건 오직 한 사람이지요. - P220

당신은 아직 아주 젊어요. 하지만 감정으로 버리는 것과 버려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더군요. - P230

나는 인터내셔널한 소설을 쓰는 작가이고 싶다. 인터내셔널한 소설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세계 전역의 독자들이 모두공감할 수 있는 삶의 비전이 담긴, 그렇지만 상당히 단순한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대륙을 넘나들지만 세계의 어느 후미진 한구석에서도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는 인물들을 품고 있는 그런 소설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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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초에 논문을 서브미션 하고 어느새 7월 중순인데 시간은 금방 지나간 것 같으면서도 나는 그 사이 또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있었다. 논문을 내니 수정하라고 하고, 틈틈히 집안일을 돕고, 커피 브루잉 중급 시험을 통과하고, 글도 쓰고, 사람들을 만나도 등등 등등 등등. 특히나 지난주에는 나의 개인공간과 시간이 없는 인텐스한 4-5일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와 급한 일들을 시차없이 계속 해치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금요일 오후 무렵엔 거의 정신이 나갔다. 내리는 비를 피하려 신은 크록스 웨지힐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 굽있는 신발은 신지 말자 다짐하며, 지하철에서 쏟아지는 잠을 피하지 못해 노약자석에 앉아 끝없이 졸고 내릴 곳을 지나쳤다. 집에 겨우겨우 돌아가니 저녁 7시도 되지 않았던거 같은데 나는 바로 침대로 기어들어갔고 다시 눈을 뜨니 아침 8시였다. 형광등은 환하게 켜져 있었다. 더 대단한것은 그러고도 한참을 더 잤다는 것이다. 정오가 지나 몸을 일으키긴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골골 골골 골골 진통제를 두 알이나 먹고 하루를 완전히 휴식에 바쳤다. (누군가는 시간을 버렸다 할 것이다) 오늘 겨우 기력이 돌아오는 걸 느끼며, 내가 그렇게 힘들고 지쳤던 이유가 단순히 육체적 무리 때문은 아니라 생각했다. 쌓였던 정신적 스트레스가 내가 혼자 있을 공간과 시간을 확보하자 마자 댐이 무너지듯 쏟아져 나온게 아닐까 싶은. 혼자인게 이렇게 좋고, 밥을 먹지 않고 커피와 마카롱과 수박만으로 며칠을 보내고, 잠과 스마트폰과 책만 허락되면 만족하는 이 삶이 인간의 삶으로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이 과한 예민함은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하며. 초식동물에게 물어보고 싶어진다. 너도 이 정도니? 그래서 인간의 삶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갔니? 고향집 아기염소는 배가 고프면 우유를 내놓으라고 매애애 매애애 우렁차게 운다. 사람이 있으면 자기를 이뻐하라고 고개를 사람의 몸에 거의 부딪히듯 자기 머리를 들이민다. 차 뒷자석에 실어주면 만족하여 조용히 몸을 반쯤 일으키고 앉은 자세로 고고히 앞을 바라본다. 그걸 보면 사실 나는 초식동물보다도 못한, 초식동물보다도 더한 인간인지도. 어쨌든 돌아온 기력으로 또 다가오는 삶을 살아야한다. 인간의 수명이 염소보다 길어서 더 꾸역꾸역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나는 염소 방울이보다 더하고 못한 인간인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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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07-28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생 많았어요!!! 토닥토닥
크록스 웨지힐 비올 때 신으면 얼마나 미끄러운지 알아요!! (경험자~ ^^;;) ㅠㅠ 수정하라는 것은 다 했어요? 이제 끝난 건가요??? 아~ 제발!! 어쨌든 푹 쉬세요~~~.

LAYLA 2020-07-29 16:10   좋아요 0 | URL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계속 했는데 이번엔 QR코드를 논문에 박아넣으라고 ㅠㅠ 중국은 논문에도 QR코드를 넣나봐요. 그래서 또 그 버전으로 수정해야 하네요. 오늘 다 해치우려구요!!!
 
더 해빙 -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
이서윤.홍주연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3월
평점 :
품절


시크릿의 새로운 버전. 한 줄로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이 책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아니라 이 책을 쓴 저자들일거에요. 메세지 측면에서 마음다스림이란 행위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누구나 300만 달러에서 700만 달러의 재물 그릇은 타고 나온다'는 혹세무민에 가까운 발언, 마음다스림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가 부자되기라는 등. 요즘 시대에 팔릴만한 컨셉을 그럴듯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너무 잘 갖다붙여놨어요. 또 누구나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쉽게 읽을 수 있게-그렇게 많이 팔아야 돈이 될 테니까- 동화책 수준의 문체로 써놨어요. 마케팅과 기획 측면에서는 대단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사회학과 나온 저자가 어떻게 누구나 35억쯤은 벌 수 있는 그릇을 타고 나온다는 소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지 당황스러웠고(누구나 운을 타고 나는데 부정적으로 살기 때문에 못 번답니다) 구루라는 분 인스타를 봤는데 음. 그 컨텐츠에 다시 한 번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미국 금광개발 시기에 돈을 번 건 금 찾으러 떠난 사람들이 아니라 청바지를 만들어서 판 사람들이라더니, 이 불황에 돈 버는 사람은 사람들의 힘든 마음을 위로하는 척 하며 말도 안되는 정신승리법으로 돈 버는 사람들이네요. 마음가짐, 수양 등이 그 자체로 허황된 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도 '돈 쓰니까 아깝다'생각하지 말고 '난 커피 사먹을 돈이 있구나(having)'에 집중하면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고 운이 들어오며 돈도 더 잘 벌리고 인생 잘 풀린다는 말이 말이 되나요? 전 모르겠어요. 이런 책이 잘 팔린다는 걸 보니 정말 다들 살기 힘들고 정신줄 제대로 붙들고 살기 힘들구나 싶을 뿐이에요. 이 책의 저자분들은 아마 목표했던 부자가 될 수 있겠죠. 영문판도 잘 팔린다니 인세로 수십억 벌 수 있을거에요. 30분-1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그냥 무조건적인 위안이 필요한 분들께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을거에요. 하지만 전 정말 모르겠어요. 인생과 시대의 혼란에 대처하는 방식이 이런 책을 읽는 것이어야 하는지. 


*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 관련해 추천수 많이 받은 리뷰, 별점평 작성자 클릭하면 이 책에 대한 리뷰만 작성한 고스트 계정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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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5-15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문판도 있고 그것도 잘팔린다니, 저자들‘은‘ 정말 돈 잘벌겠네요. ㅋㅋㅋㅋㅋ

2020-05-15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JHong 2020-05-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해빙 저자 홍주연입니다.
Layla님께서 써주신 리뷰에서 저자에 대한 언급이 너무도 많이 되었고 또 ‘사회학과 나온 저자’라고 저를 직접 찍어서 언급해주셨기에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특히 이 책을 좋게 읽어주시고 주변에 추천해주시고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주신 해빙 독자님들에게 누가 될 수 있는 표현들이 너무나 마음에 걸려 제 의견을 몇 줄 적겠습니다.

1. 해빙 독자에 대한 모독
‘또 누구나(=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쉽게 읽을 수 있게-그렇게 많이 팔아야 돈이 될 테니까-동화책 수준의 문체로 써놨어요.’
‘이런 책이 잘 팔린다는 걸 보니 정말 다들 살기 힘들고 정신줄 제대로 붙들고 살기 힘들구나 싶을 뿐이에요.’
‘무조건적인 위안이 필요한 분들께 나쁘지 않은 선택’
위의 표현들은 더 해빙을 읽어주시고, 주변에 선물해주시고, 인스타와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에 셀 수 없이 많은 리뷰와 감상평으로 극찬해주신 수많은 소중한 독자분들을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정신줄 제대로 붙들고 살기 힘든 사람들’ ‘무조건적 위안이 필요한 분들’을 매도하는 글이 아닐 수 없습니다. 5000건이 넘는 인스타그램 #더해빙 해시태그나 수천 건이 넘는 네이버 블로그의 책 리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책을 좋아해주신 수많은 독자 분들은 평소 책을 많이 읽으시는 독자님들이십니다. 물론 이 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Layla님의 감상이 다를 수 있겠지요. 하지만 해빙 독자님들을 Layla님의 개인적인 판단과 잣대에 맞춰 근거 없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일반화 시키셨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위의 표현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2. 책 내용에 대한 지나친 단순화
’혹세무민에 가까운 발언’
‘미국 금광개발 시기에 돈을 번 건 금 찾으러 떠난 사람들이 아니라 청바지를 만들어 판 사람들이라더니 이 불황에 돈 버는 사람은 사람들의 힘든 마음을 위로하는 척 하며 말도 안되는 정신 승리법으로 돈 버는 사람들이네요.’
‘이 책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아니라 이 책을 쓴 저자들일 거에요.’
저희 책은 결핍 대신 ‘있음’에 집중하고 그 감정을 기쁘게 느끼면 그 감정이 자신의 무의식을 변화시켜서 행운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도와준다는 내용입니다. 제가 직접 겪은 내용을 체험기 형식으로 단계적으로 성실하고 자세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Layla님이 ‘커피마시며 있음을 느끼면 돈이 벌리고 운이 들어온다는게 말이되나요?’라고 쓰셨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제가 직접 배우고 경험한 사실을 제 이름을 걸고 쓴 책입니다. 그리고 ‘말이 되나요?’라는 질문을 듣지 않겠다는 목표로 그 과정과 근거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많은 독자분들이 저희 책을 읽고 ‘그동안 읽은 자기계발서가 모두 이해되고 정리된다’, ‘한 번 읽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좋은 평을 많이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Layla님께서 리뷰에 여러 번에 걸쳐 ‘돈이 될 테니까’, ‘저자들만 부자가 될 거다’ ‘말도 안되는 정신승리법으로 돈 버는 사람’ 등등 제가 벌 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리뷰에 쓰신 것처럼 저는 돈을 벌기 위해 혹세무민에 가까운 발언을 하면서 양심을 팔아가면서 책을 쓰지 않았습니다. 10년 가까이 일해온 기자 생활의 경험을 활용했고 저의 모든 열과 성을 다해서 책을 썼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회사를 관두었고 오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책을 쓰면서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좋은 영향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기울였고요. 물론 글솜씨가 부족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Layla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은 불순한 의도로 책을 쓰지 않았다고 제 양심을 걸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책을 좋아해주셔서 책이 대단한 인기를 얻었고 많이 팔린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수십억원의 돈은 아직 벌지 못했고 앞으로도 책을 통해 그 돈을 벌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더해빙을 읽고 실제로 돈을 버셨다는 이메일/인스타그램 글/네이버 블로그 글이 매우 많습니다. 아마 조금만 검색해보셔도 금방 나올 겁니다. 원하신다면 그 내용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때문에 ‘저자들만 돈 벌고 독자들은 돈을 벌지 못한다’고 쓰신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어주신 독자님들의 리뷰를 읽으며 많은 것을 소통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LAYLA 2020-05-21 18:44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홍주연님

남겨주신 코멘트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1. 저자분이 벌 돈에 대해서 자주 언급한 이유는 이 책에서 저자가 목표로 삼은 것이 부자가 되는 것이고 부자가 되기 위한 팁을 구루에게 받는 형식으로 책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돈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다 붙인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인세에 대해서는 국내 판매 순위 및 마케팅 문구에 기재된 ‘미국 선출간 전 세계 21개국 판권 계약‘ 등의 내용 및 ‘사람은 누구나 300-700만 달러의 돈을 벌 그릇을 타고 나온다‘는 본문 내용에 기반하여 적은 내용입니다. 저자분이 직접 말씀해주셨다시피 5000건이 넘는 해시태그 등 판매량이 상당히 높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 상식적인 인세수입 선에서 이야기한 것인데 해당 부분에 대해 아직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고 남겨주신 내용은 그대로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2. 사회학과에서 배우는 것이 개인의 의지를 압도하는 사회구조와 거시적 흐름에 관한 내용이고 (물론 이는 너무 플랫한 해석입니다만 책 내용과 관련하여 거칠게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는 것입니다) 기자로서 생활하시면서 노력하여도 돈이 넉넉하지 않은 한계를 느끼셨다고 했는데 마음먹기 하나로 300-700억을 벌 수 있다고 하다니 그 내용에 대해 독자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독자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대다수의 독자들은 사립대 학비를 내는 것도 정규직의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도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것도 여러모로 여의치 않은데 모든 조건을 갖춘 저자분에게도 힘들었던 그 허들-부자되기-이 마음가짐으로 극복 가능한지는 지금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돈을 벌었다는 독자분들의 후기는 더 해빙을 읽히고 해당 독자들의 수입과 소득수준에 관한 시계열 추적관찰을 통해 그 효과를 증명한다면 모를까 개인적 수준의 후기는 별로 의미있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고스트 계정이 작성한 리뷰들을 보고 실망한 개인적 경험의 영향도 있겠네요.

3. 저는 독자분을 매도한 적이 없습니다. 평소에 책을 읽지 않고 마음의 위안이 필요하고 절박하게 정신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사실 요즘 대다수의 현대인이 그런 상태이지요. 그걸 독자분에 대한 매도로 프레이밍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제가 글을 작성한 요지에 대해서는 위 두 꼭지를 통해 말씀을 드렸고 거기서 저는 독자분을 탓한 적이 전혀 없음을 말씀드립니다.

저자분의 글솜씨에 대해서는 제가 평할 위치는 아니지만 단순히 독자로서 말씀드리자면 책의 내용이나 컨셉에 비추어 보아 흠잡을 부분이 없었습니다. 저자가 저작물에 대해 애착과 프라이드를 가지시는 부분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해당 내용에 열광하는 팬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독자도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현재 알라딘 리뷰페이지에 노출되는 별점 5개 리뷰 (추천 많은 순) 모두 더 해빙 에 관련된 글 이외에는 하나도 없는 속칭 고스트 계정입니다. (작성자 -, hoonypark0102, 오연하, 김보경, olababies) 인터넷 서점의 리뷰란 다양한 독자들이 감상을 나누고 그걸 보고 다른 독자들이 구매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 순기능일 것입니다. 고스트 계정들의 글이 상단에 노출되어 있어 다양한 의견이 필요하다 생각하였고, 제가 느낀 솔직한 감상을 그대로 나누었을 뿐 특정 의도를 가지고 작성한 글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2020-05-22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6 0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6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8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JHong 2020-05-2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ayla님

제가 남긴 글을 읽어주시고 이렇게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신 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글을 보며 제가 글솜씨가 부족해서 담고자 한 내용을 책에 충분히 담지 못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제가 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가 또 다른 글을 쓰게 된다면 이 부분에서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정진하겠다고 마음먹게도 되었습니다. 부족한 제 자신을 채찍질해서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한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저의 글을 시간을 할애해 길게 답변해주신 점에 대해서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성의 있게 글을 올려주신 것만 해도 또 다른 의미의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책을 좋게 보시는 독자님들도 계시겠지만 또 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시는 독자분들도 당연히 계실 거라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자님들이 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신다면 그것은 작가인 제가 일차적으로 책임을 느껴야 할 부분일 겁니다. 작가인 제가 노력할 부분을 찾아서 자신을 부단하게 갈고 닦도록 하겠습니다.

Layla님이 써주신 글 중 제가 쓴 것과 다른 의도로 해석된 부분이 있어서 몇 마디 더 첨언하려고 합니다.

1. 제가 쓴 글은 수십억 원을 벌지 않았다고 해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혹세무민과 정신승리법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은 작가 뿐이다’라는 지적에 대해 저는 양심을 걸고 그런 의도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하려는 의도입니다. 저는 혹세무민을 할 의도도 그럴 능력도 되지 않는 사람입니다. 물론 판단은 독자 분들의 몫일 겁니다. 이 부분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해빙독자에 대한 멘트: 해빙 독자분들을 탓한 적이 없다고 말씀하신 부분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에 장문의 댓글을 쓰게 된 이유도 독자 분들을 ‘평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무조건적 정신적 위안이 필요한 분들’이라고 정의하신 것이 너무나 마음에 걸려서였습니다.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하셨지만 원글을 보면 충분히 그렇게 읽힐 수 있는 맥락입니다. Layla님이 먼저 언급하신 것처럼 이 책에 대해 공감할 수 없는 독자들도 계시지만 또 이 책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써주신 글을 보았을 때 Layla님은 다양한 의견의 소중함을 잘 아시는 분인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따라서 이 책을 좋아하시는 독자분들에 대해서도 존중해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언급하신 댓글들은 구매독자님들의 댓글이던데요. 그걸 ‘고스트 계정’이라고 의견을 주신 부분은 Layla님의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제가 첨언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그 외에 저의 개인 신상과 직업, 유학 경험 및 대학 전공 등에 대해서 Layla님이 판단하고 그에 따라 적어주신 부분도 잘 보았습니다. 그 부분 역시 Layla님의 개인적인 의견이기에 여기서 제가 맞다 틀리다 적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상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께서, 책을 좋아하시지 않는 독자님께서 이렇게 많은 관심과 비평을 보여주신 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또 열린 마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Layla님의 블로그와 하시는 일에도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소망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20-07-26 22:34   좋아요 1 | URL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하면 되겠네요.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판돈은 저자의 몫으로 ! 책에 대한 평가는 백인백색이면 가지각색일 텐데, 알라딘에서 거의 소수 의견이라해도 무방할 이 리뷰에 대해 빼액하시는 것을 보면 긍정적 소양을 조금 더 키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자님.

2020-06-03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동주 2020-06-04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엔 저자분의 해명이라는 것도 거칠게 말하면 ‘판단은 독자몫이고, 좋게 봐주는 독자가 있으니까 상관없어‘라는 거네요.

사브레 2020-11-2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보니 저자조차 해빙이 모자라네요 ㄷㄷㄷㄷ장님이 인도하는 격이군요.
 



논문 작성 중 설문조사 데이터가 필요해서 수집하고 있어요.

3분만 시간내어 참여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http://cuhkbaf.qualtrics.com/jfe/form/SV_erMuTk2rxnwh7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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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설문에 참여해 주세요!
    from 라로의 서랍 2020-05-08 13:20 
    제가 넘 좋아하는 레일라 님이 논문 준비로 설문조사를 합니다.설문 조사 논문은 자료가 충분해야 하는데 그 자료는 바로 많이 참여해야 연구 결과가 더 정확해질 수 있습니다.제가 설문에 참여했는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고 재밌어요. ^^;;아래의 링크를 누르시면 자동으로 연결이 됩니다.아니면 먼댓글로 레일라 님의 서재 글을 연결했으니 거기에 가셔서 참여하셔도 됩니다. ^^http://cuhkbaf.qualtrics.com/jfe/form/SV_erMuTk2
 
 
라로 2020-05-08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일라 님, 제 서재에 이 링크 걸어서 알릴게요. 괜찮아요??
대답 기다릴 시간이 없으니까 그냥 합니다.
미워해도 어쩔 수 없어요. ㅠㅠ

2020-05-09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홍콩
마가파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누나에겐 결혼 후 5년 동안 총 다섯번 한밤중에 친정으로 달려온 씁쓸한 기록이 있다. 고부 사이가 좋지 않은데 남편이 늘 어머니 편을 드는 바람에 부부 싸움이 잦았다. 누나는 2대1로 싸우다가 도저히 못 견디면 친정으로 달려왔고 그때마다 매형이 데리러 올 때까지 사나흘씩 친정에서 지냈다. 나도 그럴 때마다 누나에게 이혼을 권했다. 그냥 헤어져. 마작을 쳐도 둘이 짜고 치면 무슨 수를 써도 못 이겨. 빨리 포기하고 손 털고 나와. 평생을 잃고 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알아. 이번 판은 졌지만 좀 쉬다가 다른 테이블로 옮기면 지금까지 잃은 걸 만회할 수도 있어. 허관걸 노래에도 이런 가사가 있잖아? ‘인생은 도박판, 잃을지 얻을지는 아무도 몰라.‘제일 실패한 노름꾼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노름꾼이야. 패배를 인정해야 최후의 승자가 될 기회가 있지. - P14

"자유롭다고 꼭 즐거운 건 아니야. 중요한 그 자유를 가지고 뭘 하느냐지." - P15

인생이란 게 그래. 첫 발을 내딛기 전엔 두 번째 걸음을 어디로 내딛게 될지 몰라. 두 번째 걸음을 내딛고 나면 또 자기도 모르게 세 번째 걸음을 내딛게 되고. 우린 다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 중요한 건 그 순간 내가 행복한가, 그거야. - P16

먹고사는 건 세상이 태평할 때도 중요하지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더 중요한 법이다. 혼자 먹는 것보다는 여럿이 함께 먹을 때 그래도 이 세상에 내 자리 하나는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 P84

중국이든 서양인이든 남자라면 모두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포부가 있다는 걸 록박초이도 알고 있었다. - P101

어렵게 동생을 만났으니 록박초이도 광저에 정착하기로 했다. 어차피 고향에는 가봤자 의미가 없고 홍콩에는 갈 수가 없었다. 사람은 강호를 떠다니며 산다고 했다. 강江도 호湖도 모두 물이고 물결이다. 물결이 데려다주는 대로 흘러가면 그만이다. - P163

마음 속에 귀신이 있으면, 세상 어딜 가든 귀신이 있는 법이다. - P301

몇 주 동안 강제로 문을 닫았던 도박관가 유곽이 다시 문을 열었다. 사람들은 저쟁 때 받았던 고통을 전쟁 후에 보상받으려는 듯 돈이 없으면 외상으로라도 노름을 하고 매춘을 했다. 너는 내게 빚을 지고, 나는 그에게 빚을 진다. 이건 낙관적인 기대를 품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의 모든 고통이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며 너도, 나도, 또 그도 그날이 올 때까지 살아남을 거라는 믿음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 P391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 또는 아직 떠나지 않은 사람들은 사고팔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사고팔았다. 그날그날이 한평생이고, 내일의 윤회는 내일의 인과응보일 뿐 오늘은 그것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듯했다. - P397

뻐드렁놈이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남초이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한겨울 들불에 그을린 논바닥처럼 새까만 얼굴 위에 우뚝 솟은 콧대가 논 가운데 서 있는 고목처럼 스산하고 처량했다. 뻐드렁놈은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입을 꾹 다물고는 놀란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록남초이가 옆얼굴을 뻐드렁놈에게 향한 채 한참동안 침묵했다. 속눈썹이 속절없이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흐느낄 힘도 없이 슬퍼하는 까마귀 같았다. 오랜 침묵 끝에 록남초이가 몸을 일으켜 벽 귀퉁이로 다가갔다. 벽 귀퉁이에 갑자기 문이 생겨 도망치기라도 할 것처럼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보이지 않는 얼굴을 쓰다듬듯 조심스럽게 벽을 만졌다.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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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01: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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