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5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9월
구판절판


대충 말고 철저하게 살자. 부드럽게 말고 단단하게 먹자. 음식에서도 생활에서도 견고함을 추구하자. -10쪽

육식 대 채식

9.비윤리적이다.
"어떻게 그런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나요?"
시카도 도살장에서 겁에 질린 방문객이 도살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도살자는 "선생을 대신해 우리가 더러운 일을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방문객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동물을 직접 죽이지 않고 고기를 먹는 사람은 누구나, 도살자에게 그 일을 의뢰하고 있는 셈이다. -67쪽

우리는 조상들이 몰랐던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찾아내려고 애를 쓰다가, 결국 전혀 모르는 질병들을 얻게 되었다.

- 닥터 M.L 레머리
모든 종류의 식품에 관한 논문,1745-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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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3-19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시네요^^
 
나의 삼촌 브루스 리 2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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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지 않은 생에 대해 어쩌면 이렇게 설득력 있게 써낼 수 있을까? 재능을 타고 난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 생각하였는데 천명관은 재능을 뛰어넘어 글을 써야만 하는 운명과 업보와 팔자를 모두 타고 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이 행복한 이야기를 그리지 않을거란 건 책날개에 쓰여진 작가의 말로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어쩌면 모든 소설은 결국 실패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것이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하더라도, 그리고 구원의 길을 보여주진 못하더라도 자신의 불행이 단지 부당하고 외롭기만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래서 자신의 불행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나는 언제나 나의 소설이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가 되기를 원합니다."


뒷 부분 '누군가의 불행을 통해 자신의 불행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인 줄 몰랐는데 책을 읽고나니 이해가 된다.


이 책은 삼촌의 불행한 인생에 대해, 왜 그가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언제나 더 큰 불행을 자초하였는지 소상히 한치의 틈도 없이 이야기하지만 '내가 저것보단 낫지' 식의 천박한 자기위안을 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독자들은 그의 불행에 같이 가슴아파하고 그가 불행할 걸 알면서도 제발 거기서 멈추길 기도하고 마지막까지 먹먹한 가슴으로 그의 남은 행복을 간절히 바라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작가가 의도한 '불행에 대한 이해'였던 것이다. 엄청난 비극에 대해 인간은 어느 지점에서 냉소하게 되고 어느 지점에서 삶이 고통 그 자체라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는지, 그 갈림길이 어디인지 한낱 독자인 나는 감도 오지 않는데 그걸 의도하여 그려낸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독자를 홀린다는 점에서 그의 글은 귀기가 어린것 같단 생각마저 든다. 삼촌의 이야기는 가슴 아프지만, 동시에 따뜻하다. 


무슨 긴 말이 필요할까. 모국어로 이런 좋은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데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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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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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현실이 되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야.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 꿈이 너무 간절하지만 막상 그것을 이루고 나면 별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거든. 그러니까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창히한 일이 아니야. 정말 창피한 건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게 되는 거야. 그때 내가 원한 건 네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거였어. 그래서 너를 홍콩에 보내줬던 거야.-107쪽

아영은 매사에 계산적이어서 반드시 준 만큼 돌려받고 무엇에든 다치지 않을 만큼 충분한 거리를 두어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서울 깍쟁이였다. 대신, 자신이 신세를 진 만큼 반드시 갚아주려는 자존감과 자신의 영역에 속해 있는 것에 대해선 철저히 사랑하고 통제하려는 소유욕을 가진 여자였다. 그 영역 안에는 물론 나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녀가 보기에 내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형이 변호사라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그런 속물적인 면에 가끔 실망도 했지만 그녀의 매력과 애교는 그런 실망감을 능히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녀가 가진 최고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생에 대한 의심없는 열정과 자신이 인생에 쏟아붓는 노력만큼 반드시 보상을 받겠다는 확고한 의지였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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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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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칫밥을 먹는다는 게 그런 거였을까?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면 절대 그 맛을 알 수 없는 그것은 누가 달리 눈치를 주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깨닫는 순간, 매일 먹던 밥이 갑자기 거칠게 느껴지고 매일 마시던 물이 쓰디쓰게 느껴져, 한솥밥을 먹어도 같은 맛이 아니었는지 형과 나는 한창 농사일이 바쁠 때 어쩌다 아버지가 들에 데려가려는 눈치가 보이면 미꾸라지처럼 재빨리 빠져나가 나중에 경을 치기 일쑤였는 데 비해 삼촌은 집안의 농사일이 마치 자신의 일이라는 듯 솔선해서 나서곤 했다.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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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은 겉보기엔 다른 사소설들하고 딱히 다를것 없어 보이지만 읽어보면 아 이것은 언니의 글이로구나 느껴지는 그런 파워가 있다. 에쿠니 가오리 등 요즘 잘나가는 일본여성작가들의 글이 결국엔 젊은 여자가 쓴 젊은 여자의 이야기이기에, 어슷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의 허접한 인생에 대해 돌아가며 투정을 부리는 느낌이라면, 다나베 세이코의 글은 표면적으론 젊은 여자의 이야기이지만 이미 그 시절을 이미 지나쳐본 사람만이 그려낼 수 있는 어떤 확신같은 것이 담겨있다. 인생의 어려움 모두 지나갈 것이고 젊은 건 참 좋은 것이여. 이런 분위기랄까?


이 소설도 스토리만 보자면 황당하리만치 비현실적이고 3류 드라마 스럽지만 (재벌2세와 이혼한 여주인공이 소녀감성으로 작가생활하며 싱글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내는데 재벌 2세를 비롯한 주변남자들은 그녀를 공주님처럼 아낀다) 심리묘사나 캐릭터에 대한 묘사에 작가의 연륜이 묻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론 여주인공의 전남편 '고'의 캐릭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주인공이 소설의 여주인공이 되기 위해 현실감 없는 캐릭터로 설정되었다면 전남편은 재벌 2세라는 것 빼고는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할만한 캐릭터다. 천박하고 솔직하고 멍청하고 순진하고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쎈척하지만 툴툴거리면서 해달라는 건 다해주는 남자. 


사랑스럽고 순진한 여자가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남자는 달래어 준다는 상투적인 라인에 작가가 경험한 약간의 삶의 진실을 더해서 볼만한 이야기가 완성된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 브리지트 바르도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단 훨씬 괜찮은 여자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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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2-03-17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제목이 멋지군요. 그런데 나 하나 동의 못함. "천박하고 솔직하고 멍청하고 순진하고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쎈척하지만 툴툴거리면서 해달라는 건 다해주는 남자"가 어떻게 실제로 존재할 수가 있어요? -_- 엄청 어려운데!

LAYLA 2012-03-18 00:16   좋아요 0 | URL
아...네꼬님 말씀듣고 보니 급반성..싹싹싹 ㅠ,ㅠ 용서해 주쩨요 뿌잉뿌잉

신지 2012-03-18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저는 남자여서인지) 현실감 있는 남자 캐릭터인 것 같은데( ")그나저나 요즘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이여서 밑줄과 리뷰가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