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9
앙드레 지드 지음, 오현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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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La Porte étroite, Strait is the Gate)

                                                                    

                                                                    앙드레 지드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이 소설은 지드가 1909, 40세에 발표한 작품으로, 작가가 두 살 연상인 자신의 외사촌 누나 마들렌을 사랑하면서 기독교 계율로 인하여 겪은 심적인 갈등을 투영하여 쓴 자전적 소설이다.


 마태복음 71314,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의 구절에서 제목을 딴 이 작품은 내용 전반에 걸쳐서도 이 구절이 영향을 끼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제롬의 가족은 파리로 이사를 하였고 해마다 여름을 퐁그즈마르에 있는 뷔콜랭 외삼촌의 별장에서 보냈다.


 외삼촌의 집에는 두 살 위인 알리사와 한 살 아래의 줄리엣이 있었는데 제롬은

알리사를 사랑하게 되었고 줄리엣 역시 남몰래 제롬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어느 날 외숙모인 알리사의 어머니가 불륜 관계를 맺던 남자와 달아나버리자 맏이인 알리사가 어머니를 대신하여 집안일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은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그들 두 사

람이 장차 결혼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제롬이 알리사에게 청혼을 하자 알리사는 줄리엣을 핑계로, 또 아버지를 핑계로 제롬의 청혼을 피하기만 하는데......


 결국 이야기는 슬픈 결말을 맞게 되는데 그 결말이 그렇게 심각한 슬픔으로는 와 닿지 않는다. 아마도 진행되는 분위기 속에서 그런 결말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사랑에 앞선 희생, 사랑을 넘어서는 지고한 가치, 그리고 하느님에게로 향하는 궁극적인 열망 등이 스토리를 다소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들의 심리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


 작가의 종교적인 엄격함(?), 종교적 이상과 현실적 욕망 사이의 고민이 깊게 밴 작품이었는데,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기독교적 금욕주의의 허상과 위선을 비판했다고 한다.


 그러게, 어쩌면 나 같이 믿음이 없는 사람은 좁은 문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사는 것이 다행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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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9-17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설을 책을 거의 안 읽던 시절 그냥 읽게 되었습니다. 근데 은근히 재미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책이 재밌다는게 저에겐 신기한 현상 같았지요. ㅎ 지금은 어떨지 또 궁금해서 다시 읽어보고도 싶습니다.

하길태 2022-09-17 21:22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