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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김수용 감독, 김혜자 외 출연 / DVD Top / 2020년 4월
평점 :
만 추(晩 秋)
감독 : 김수용
출연 : 김혜자. 정동환. 여운계. 이대로 등
수상 : 1982년 제21회 대종상 영화제 시나리오상, 촬영상 수상
1981년에 제작된 영화로, 1966년에 제작되었던 동명의 이만희 감독 작품의 리
메이크 버전이다.
늦가을. 낙엽이 뒹구는 호숫가 벤치에 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혜림...... 그 사람은 꼭 올 것이라고 혼자서 되뇌어 본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바쁜 사람들 틈을 지나 쓸쓸히 동대구역사에 도착한 혜림은 여자 간수를 따라 영주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녀들의 좌석 앞자리에는 한 남자가 누워있었는데, 그
의 이름은 민기, 김민기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살인죄로 복역 중이던 혜림은 형기 2년을 남기고 모범수 특별 휴가를 받아 속초
의 어머니 산소에 가려고 열차를 탔다가 민기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데......
호숫가 벤치, 살랑이는 물결, 뒹구는 낙엽, 풍경도, 사람도, 마음도, 모두 늦가을
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이 영화는 원래 1966년 이만희 감독의 작품이 원작인데,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그 원작 필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1972년에 ‘약속’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일본판 버전이 있고 2011년에는 탕웨이, 현빈 주연의 영화가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아주 통속적이고 단순한 줄거리의 이 영화가 그렇게 인기를 끈 것이 신기하기도 한데 그런 것이 또 영화 예술의 묘미라고 생각한다면 관객 속에 뛰어들어 그들의 심리를 예측하고 그것을 화면에 담아내는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창조적인 능력
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모처럼 본 동대구역의 가락국수, 영동선을 따라 펼쳐지는 동해의 해변 풍경, 속초항과 아바이 마을의 옛모습, 갯배 등 옛날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