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쉘

(Bombshell :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감독 : 제이 로치

 출연 :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고 로비 등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데, 미국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로서

 2017년 뉴욕타임즈에 의해 30년 동안

 이나 저질러 온 성추행 전력이 드러나

 할리우드 여배우들로 하여금 미투 운

 동(Me Too)을 촉발시킨 장본인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경우보다 앞서 벌어진 사건으로, 제목에서 보듯이 폭스뉴스의 최고경영자 로저 에일스의 지속적인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 관한 폭탄 선언의 실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

 

  프로듀서 출신인 에일스는 196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미국 공화당의 정치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1996년 폭스뉴스를 창립하면서 CEO로 취임해 폭스뉴스를 이끌었다.

 

  그런데 그의 직장 내 성희롱이, 10여 년 동안 폭스뉴스 간판 앵커로 활약했던 그레천 칼슨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칼슨은 에일스가 성과 관련된 발언이나 성차별적 언행을 일삼았고 심지어 성적인 접근까지 시도했는데 자신이 이를 거절했다가 해고됐다고 주장하며 뉴저지 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 에일스는 그 직을 사퇴하였고 칼슨은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2천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에일스는 회사로부터 칼슨의 두 배에 해당하는 4천만 달러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에일스는 이듬해 지병으로 사망했다.

 

  영화 속의 메긴 켈리와 그레천 칼슨은 실제 인물이며 케일라 포스피실은 가상의 캐릭터라 알려져 있다. 영화 초반 도입부의 진행이 너무 빨라 호흡이 따라가기 숨가쁘다(번역 자막까지 좀 짜증스럽다).

 

 폭스뉴스의 화면들이 나타나고 루퍼트 머독이 임명한 폭스뉴스 채널의 책임자 로저 에일스의 활약으로 당선된 닉슨, 레이건, 조지 부시와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띈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의 안내를 따라 폭스뉴스의 사무실을 개관하고 그 뒤에서 실질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그들을 지배하는 로저 에일스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는 여성의 인식에 대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트럼프와 설전을 벌이고 화가 난 트럼프는 밤을 새며 트위트 공격을 퍼붓는다. 그리고 그 후로도 계속 비열한 공격을 가해 온다.

 

  그 무렵, 동료 앵커인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에일스 회장을 고소하기 위해 변호사를 만나고 같은 경우를 당한 많은 여직원들이 함께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앵커가 되기를 꿈꾸는 야심만만한 케일라 포스피실(마고 로비)이 에일스의 사무실로 찾아가자 에일스는 그녀에게 치마를 들어 속옷이 드러나게 하고 출세를 미끼로 충성심을 보여줄 방법을 알아보라고 말한다.

 

  트럼프는 1년 동안 계속하여 켈리에게 야비하고 저질스런 방법으로 인신공격을 계속하지만 그녀는 뉴스 앵커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그에게 계속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또 그것이 곧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문제와 결부되기 때문에 그로부터 받은 모욕을 참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칼슨은 쫓겨나고 에일스를 고소했다. 에일스는 흥분하여 날뛰고 법무팀은 비상이 걸렸다. 그런 중에도 헤일스를 개별적으로 만나고 온 포스피실은 앵커의 자리를 꿰찬다.

 

 에일스가 고소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켈리도 이전에 안 좋은 일을 당했지만 남은 경력 동안 그것이 자신을 따라다닐 것을 걱정하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을 상기했다.

 

 에일스는 칼슨의 고소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펄쩍 뛰며 그녀의 고소 이유를 정치적인 문제로 끌고 가서 희석시키려고 하는데......

 

 이 영화 속에서 보면 미국 사회의 직장 내 성희롱은 아주 일상화 되어 있는 것 같다. 자기 회사의 CEO가 피소되어 온 뉴스 화면을 시끄럽게 하고 있는 중에도 태연히 성희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회사의 절반은 그를 옹호하고 있다. 심지어 여자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서.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폭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영화는 기대 이상이며 분장과 연기 또한 일품이다. 특히, 메긴 켈리역의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가 압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여성 비하는 도가 지나쳐 그의 인성을 짐작케 한다.)

 

  우리사회에서도 최근에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과 성추행이 폭로되어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사회적인 규범 속에 생활하면서 도덕성을 키워서 그것이 본능을 적절히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도덕성이 현저히 결여된 짐승과 같은 종족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은 특히 권력을 가진 공직자로는 절대적으로 부적합한 사람들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서의 책임자가 되면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족 같이 느껴지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윤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결함이 있는 파렴치한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그를 옹호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궤변, 그와 그들의 행위에 침묵하는 여성, 인권 단체 등을 보면서 지금의 우리 사회가 너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음이 안타깝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일부의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언제까지나 모든 사람의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없을 것이다.

 

(!!! 그 자막 번역은 번역기로 돌렸는지 끝까지 보는 사람의 몰입도와 이해력을 저하시키게 하고 짜증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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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0-07-2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를리즈 테론의 연기가 너무 보고 싶어요. 저도 기대하는 영화랍니다. 더욱 기대하게 되는 리뷰네요.

하길태 2020-07-29 21:47   좋아요 0 | URL
blanca님! 반갑습니다.
실제 인물을 꼭 닮은 분장과 냉철한 연기가 샤를리즈 테론을 더 한층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즐감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