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트 클럽 메피스토(Mephisto) 1
척 팔라닉 지음, 최필원 옮김 / 책세상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파이트 클럽(Fight Club)

                                                                                           척 팔라닉

 

  나는 자동차 리콜 본부조사원이다. 나는 불면증이 있어서 암 환자들의 모임에 나갔고 그곳에서 가짜 암 환자 말라 싱어를 만났다. 타일러 더든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영화 영사 기사였고 시내 중심가 호텔의 연회 웨이터였다. 나는 우연히 누드비치에서 타일러를 만났다. 타일러가 나를 웨이터로 취직시켰다. 지역 출장에서 돌아오던 날 내 집에 폭발이 있었고 그날 밤 나는 고주망태가 되도록 술을 마시고 그를 세게 때리는 조건으로 타일러의 집에 함께 살아도 된다는 승낙을 받았다.

 

  싸움은 단 둘이서 한다. 한 번에 한 판만 한다. 셔츠와 신발은 벗는다. 싸움은 승부가 날 때까지 계속한다. 이것이 파이트 클럽만의 룰이다. 이트 클럽 회원들은 세상 밖에 나가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파이트 클럽은 술집 지하실에 있다. 매주 토요일 밤 술집이 문을 닫은 후 시작되는데 매번 나갈 때마다 회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검은 콘크리트 지하실에 전구가 깜빡이고 그 아래 우뚝 선 타일러가 외친다. “파이터 클럽의 첫 번째 룰은 절대 파이트 클럽에 대해 발설하지 않는 것” “파이터 클럽의 두 번째 룰은 절대 파이트 클럽에 대해 발설하지 않는 것” “파이터 클럽의 일곱 번째 룰은 만약 오늘 처음 파이트 클럽에 나온 회원이 있다면 무조건 싸워야 한다.”

 

  파이트 클럽에 나오는 건 여자들에 의해 길러진 남자들이다. 매일 체육관에 나가 운동하고,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손톱을 깔끔하게 손질하는 것도 다 파이트 클럽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지난 주, 나는 한 사내를 지목했고, 그와 한 판 붙게 되었다. 그동안 좋지 않은 일이 많았던지 사내는 내 두 팔을 머리 위로 꺾어 쥐고 내 머리를 콘크리트 바닥에 세차게 찍어댔다. 이가 입안 속살을 찢었고, 피가 뿜어져 나오는 눈은 퉁퉁 부어올라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려 나는 항복했다. 나는 사내의 손을 잡고 좋았다고 말하고 그는 다음 주에도 한 번 붙자고 말했다. 병원에 가면 혼자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와 타일러가 뒤엉켜 싸운 일요일 밤 이후 몇 주가 흐르고, 주차장에서 우리를 지켜봤던 이들이 술집이 문을 닫을 무렵 하나 둘씩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술집에서 지하실을 빌려주겠다고 흔쾌히 승낙을 해서 우리는 그곳에 아지트를 꾸몄다. 파이트 클럽에선 개인적인 감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타일러는 다음 주부터 선착순 50명만 클럽에 들어올 수 있다고 했다. 파이트 클럽에서 처음 만나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회의나 세미나에 참석하다 보면 낯익은 회계사나 신참 직원, 변호사들이 종종 눈에 들어온다. 코가 깨져 주저앉았거나, 눈 밑에 꿰맨 자국이 있거나, 턱이 빠져 고정 시키고 있거나, 그들은 모두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침착한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나는 벌써 한 달째 타일러와 살고 있고 키스 자국으로 뒤덮인 그가 말라 싱어와 섹스를 했다고 자랑하기도 한다. 직장 상사가 바지에 묻은 핏자국 때문에 나를 집으로 돌려보낸다. 뛸 듯이 기뻤다. 타일러가 내 일자리를 찾았다고 알려준다. 파트타임 연회 웨이터. 나는 타일러에게 비누 만드는 법을 배웠다.

 

  타일러와 나는 연회 웨이터로 일하면서 음식에다 재채기를 하는가 하면 음식 속에 오줌을 싸는 등 더러운 장난을 하기도 했다. 타일러는 흑설탕 세면비누 이백 개의 주문을 받고 큰 돈을 벌었다. 우리는 토요일 밤에 밖에 나가 마구 뿌려댈 돈을 모을 수 있었고 중고차도 샀다.

.

.

.

.

.

.

.

 

여러 주요 도시에서 파이트 클럽들이 생겨나고 타일러 더든은 파이터들의 우상이 된다.

 

 그러나 타일러 더든은 내가 만든 환영일 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유행열반인 2019-12-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는 거의 열 번 봤는데 그 정도로 좋아하는 이야기인데 책도 궁금해지네요 ㅎㅎㅎ

하길태 2019-12-0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