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가까운 사이 (스노볼 에디션) - 외롭지도 피곤하지도 않은 너와 나의 거리
댄싱스네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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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었지만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내 이야기같고 공감가는 작가의 그림, 글들이라 언제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물흐르듯 읽은 작품이다. 관계라는 것, 인간이 태어나서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버릴 수 없는 생의 거창한 일부이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필요할 땐 과감히 던져버리고! 지금 가장 자신에게 소중하고 도움이 되는 인연이나 관계를 설정해가는 것도 《적당히 가까운 사이》의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애매하게 억지스레 ‘이 사람은 끊기가 아깝다‘라고 내 휴대폰 넘버링에 반강제적으로 남겨두기보다 새롭게 다가오는 인연에 독자 당신을 맡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것이 자신의 소중한 감정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작가의 그림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글을 읽고 확신하게 되는 작품 《적당히 가까운 가까사이》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작품이라 여겨진다. 이러한 그림과 담백한 글, 꼭 한 번 써보고도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적당히가까운사이#허밍버드#관계#인연#불편한관계버리기#거리두기#댄싱스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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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을숲 - 가상현실[VR]로 경험하는 우리나라 마을숲 여행 (천연기념물 편)
황동규.김동엽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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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숲이 있다. 신기한 시작이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풍속 같은 마을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엔 아픔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고유한 우리 것이 퇴물이 되고 환경의 변화로 인해 설자리를 잃어가는 시대에 맞게 제작된 책이라 더욱 눈이 간다. 출판물과 함께 영상 VR 작업까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작품이라니 우리 것을 보존함과 동시에 몰랐던 우리 선조들의 문화를 학습해보는 것도 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비대면 시대를 책으로 극복하며 책에 담긴 우리 마을숲을 탐방할 날들을 희망해본다. 특히 책에는 VR 영상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까지 링크 되어 있어 읽기와 보기까지에 이르는 입체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남해 미조리 상록수 잎으로부터 완도, 함평, 멀리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 숲, 보성 전일리의 팽나무 숲, 영덕의 도천리 도천숲까지 23개의 국내 천연기념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한국의 마을숲》은 시원한 사진과 간결한 숲의 역사. 설립 배경 등의 소개로 그간 답답했던 우리 몸과 마음을 뻥 뚫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그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주변 관광지까지 경험해 보고 싶은 흥미까지 불러일으킨다. 역사와 문화, 수려한 자연 경관과 식생구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더해 방콕 생활로 쳐진 심신의 윤활유 역할이 될 작품이라 여겨진다.


각 마을숲의 현황과 마을의 역사를 바탕으로 숲이 조성된 배경을 통해 각 지역마다 마을숲이 그 지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수십 년 혹은 그 이상 명맥을 이어 온 현재의 모습은 어떠한지 비교하며 읽어도 재밌을 책이다. 한 지역의 역사, 문화, 전통에 이르기까지 그간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 곳곳의 숨은 명소를 책으로 느끼며 대리만족할 수 있는 기쁨이 가득한 시간 속에 우리 것의 소중함과 변화의 흐름 속에 그 자취를 조금씩 잃어갈지도 모를 우리 마을숲 보호에도 힘쓰며 신경 써야 할 시기가 지금임을 느끼게 한다. 가상현실과 책으로 만나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쉽지만, 책을 통해서라도 경험해보기에 만족할 만한 내실 있는 정보가 담긴 지식 정보서《한국의 마을숲》이다.



*출판사 지원을 받아 개인적 소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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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의 철학 여행 - 소설로 읽는 철학
잭 보언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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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쓴 철학 입문서‘
라 철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겐 약간은 편한(?) 철학 독서의 접근일 수 있다. 그렇다고 아예 쉽다고 단정 지울 수 있는 작품도 아니므로 이 책은 시간을 두고 꼭 한 번 읽어보고 평가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흔히들 철학서란 일반 독자들이 읽고, 이해하거나 완독하기 힘든 주제가 많다고 한다. 단 이 책은 소설 형식으로 쓰인 작품으로 철학이란 고차원적인 장벽이라고 느끼는 일반인들에게 그 벽을 낮춰주는데 일조할 책이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면-지식부터 윤리와 도덕에 이르는 여행- 처음부터 순서대로 정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취향 혹은 관심사에 맞게 원하는 챕터를 여행하듯 읽어도 좋다고 설명한다. 전개 방식이 흥미롭고 추리 소설을 읽는 기분이라 집중해서 보는 방법도 이 책을 정독하는 훌륭한 팁이라고 한다. 반면 모든 부분을 읽어야만 이 책의 내용이 이해 가능한 작품은 아니므로 독자들 스스로 어렵고 이해 불가한 부분은 남겨두고 책을 읽는 법도 방법이라고 이 작품을 소개한다. 철학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해답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으로 책의 내용을 탐독하며 긴 시간 이언이 체험하는 철학과 소설 속 여행에 푹 빠졌으면 한다. 어렵다면 잠시 쉬어가는 독서, 깊이 빠지다 보면 철학의 구조와 매력에 유혹될 작품이다.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토론을 나누거나 철학의 교재 도구로 사용한다면 책을 통해 더 많은 결실을 얻을 수 있는 확장성이 생길 것이다. 논리와 철학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얻는 힘, 책의 부분, 부분을 통해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이언의 철학 여행》이다.


‘철학은-중략-우리가 일상적으로 믿고 있던 모든 것에 대해 반성적 물음을 던지고 거기서 ‘경이‘를 발견하고 그 경이를 풀기 위한 논리적 사유를 추구하는 능력의 행사 자체이다.‘ 박이문



이언이 떠나는 철학에 대한 모험과 시도가 독자들에겐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딱딱하고 볼품없는 질그릇을 아무 이유 없이 부여받아, 그 질감을 느껴가며 본질에 다가가 그 안의 진리와 필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차디찬 철학의 세계로 빠져들어 그 안에서 진실 된 영감을 찾아내는 길라잡이 역할을 이 책에서 찾아냈으면 한다. 우리 인간은 늘 사색하고 그 안에서 목적 달성을 위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므로 철학이 존재하고 인간 성찰의 도구로 이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는 이 작품 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설 형식의 구조가 이론서의 무미건조함을 상쇄시켜주며 물 흐르듯 읽어나갈 수 있는 장점의 철학 책. 그것이 긴 시간 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새롭게 출간된 작품의 힘이 아닌가 싶다. 인체 생물학을 전공하던 작가 잭 보언이 철학을 사랑하게 되고, 그 매력에 빠진 원인이 바탕이 되어 보다 많은 이들이 철학이란 주제에 접근 가능하도록 이 책을 창조해내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언과 노인의 철학 이야기, 다양한 주제로의 사색과 탐구가 독자들의 눈과 뇌를 자극할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긴 페이지를 부드러운 호흡으로 읽어가며 나만의 철학적 논거를 완성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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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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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마술사라해도 과언이 아닐 국내 유명 추리 소설가 정명섭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북한도 남한도 아닌 제 3의 도시 개성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헌병 수사관 출신의 '뉴욕 탐정 사무소' 탐정 강민규는 허름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10년 만에 만난 외삼촌 원종대와 딜을 맺는다. 그것은 바로!!! 원종대가 경영하고 있는 개성 공단의 섬유 업체 과장직으로 출근해 원자재와 생산품의 재고 차이를 파악하여, 생산품을 누가 어떻게 빼돌렸는지 문제를 파헤치는 미션을 받게 된다. 개성 공단이란 특수한 여건과 감시의 끈이 멈추지 않는 북한 땅에서 헌병 수사관 출신 강민규는 일련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갈지 시작부터 재미와 관심이 집중되는 작품이다.


강민규 탐정이자 과장이 처음 개성공단에 투입될 때부터 현지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눈초리는 예사록지 않았다. 원종대 사장의 낙하산 인사이기도 했고, 당시 그곳의 공장장이자 법인장 역할을 했던 유순태의 차가운 시선이 명목상 과장으로 부임한 강민규에겐 불편함 가득하게 느껴졌다.

이를 무시한 채 일주간 개성공단 내에서 숙식하며 왜 원자재와 생산품 사이에 차이가 나는 원인이 무언지 수사관의 눈초리로 상세히 조사하던 강민규는 누군가-유순태로 짐작 되는-의 소문으로 인해 국정원에서 파견 된 스파이가 아닌가라는 오해까지 받게 되고,

그 사이 잠시 다툼까지 있었던 법인장 유순태의 갑작스런 죽음 소식까지 듣게 된다.

이렇듯 이야기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말아야 할 개성공단에서 얘기치 못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이야기는 갈수록 험란한 행로처럼 꼬이고 만다. 그럴수록 독자들의 추리력은 상승되고, 작가가 전개해나갈 추리 장르의 상상력은 배가 되기 마련이다. 헌병 수사관 출신의 강민규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될 것인지, 아니면 사건의 해결사로 갈증을 단 번에 해결해 줄 것인지,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긴장감은 더해지고 궁금증이 증폭되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극적인 흐름이 추리 소설의 특징인 것처럼 당시 살해 된 유순태 법인장의 지근 거리에는 강민규와 회사 동료  두 명, 식당의 이말자 여사 한 명이 숙소에 남아 있던 게 전부였다. 북조선 당국은 북한 직원들이 대한민국 직원들이 거주하는 숙소에 드나들 수 없음을 전제로 유순태의 살인 용의자로 강민규를 체포하게 된다. 며칠간 개성공단 호위 총국에 구금 된 그는 살인자로 지목 되 심문을 받게 되고, 개성공단에서 추방 되 남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위기에 처한다. 졸지에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강민규는 다행히 평양 호위 총국에서 파견 된 오재민 소좌의 도움으로 남한 추방 2~3일전 유순태 법인장을 살해한 진범이 누구인지 찾기 위한 마지막 탐정 놀이를 시작한다. '뉴욕 탐정 사무소'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의 대표자'로서 졸지에 또래의 친구가 된 북한 호위 총국 오재민 소좌와 함께 하는 남북 수사 공조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시각적 효과까지 만끽할 작품이다. 복잡미묘하고 어디로 흘러갈지 모를 대한민국 대표 추리 작가의 최신작《제3도시》!

가깝고도 먼 도시 개성에서의 살인 사건, 남북의 미래를 좌우할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에 빠져보길 바란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인 소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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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들이 사는 나라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강나래 외 그림 / 끝없는이야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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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출간된 신형건 시인의 재 출간작! 표지가 확실히 바뀌어 느낌마저 더 새롭다. 동시집의 느낌을 안고 있지만 지금 어린이 도서의 대세처럼 아이와 부모님들이 함께 읽기에 좋은 시집이다. 10살 아이가 40살 아버지가 되어 아이들과 다시 동시를 나누는 시간이 더 아름답기만 하다. 90년대의 정서, 그 당시의 실화 같은 이야기들이 시로 승화되어 공감대를 전한다. 둘리와 가족을 소재로 한 동시 '둘리에게'는 부모와 아이의 정서를 동시에 전한다. 우리 부모 세대에겐 둘리, 아이 세대에겐 '뽀통령 뽀로로'처럼 과거와 현재로 대화를 오고 간다면 더욱 흥미롭고 교육적인 동시집이다.


아이의 순수한 감정을 낙서 말로 전달한 시 '낙서' 왠지 가슴 뭉클하고 어린 시절의 감정이 송두리째 소환되는 느낌이랄까? 험담의 틈바구니에서 꽃말 같은 사랑 고백의 달콤한 낙서. 누가 볼까 봐 아주 작게 많은 낙서의 틈새에다 기록하며 영이가 바라봐 줄까 봐 두근두근했을 그 순간이 상상된다.

어른 작가의 눈에서 지켜본 아이의 김정이 부드럽게 마음에 와닿았던 시구절이었다.


아! 가위, 그 가위가 아니라 가위눌림이었구나. 하지만 그 가위와 실제 사용하는 가위라는 단어의 의미가 시에 적절히 담겨 있다. 언어유희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아이가 나쁜 꿈을 꾸지 않게 가위를 베개 밑에 넣고 잠을 청하겠다는 문장이 재치 넘치다. 이것이 아이의 마음, 엄마의 걱정이 동시에 담긴 뜻이 아닌가 생각 들었다. 순수한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들, 거인이란 어른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순수함, 떼 묻지 않음을 시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어른들을 잠시만이라도 거인국으로 보내자'라는 아이들의 바람이 시인의 글로 전해질 때 마음 한구석이 찔리기도 했다. 이래서 아이의 눈높이란 말이 나온 것인 거구나, 좀 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 어른의 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 아이들, 아이들도 어른이 된다. 그 순수함과 처음이란 마음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30여 년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자, 아이의 눈에 비춘 세상의 진실됨을 글로 형상화한 시인 신형건 님의 작품을 새로운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어 마음이 따스해진다. 가끔씩 우리 어른들이 거인국의 나라로 가서 아이들의 마음을 평생 이해하는 시간들이 지속되길 희망한다.

아이들과 《거인국이 사는 나라》를 소리 내어 읽어보며 같은 높이의 어깨 나눔, 눈을 마주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한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인 생각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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