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찾기 대소동 상상놀이터 15
안네마리 노르덴 지음, 원유미 그림, 배정희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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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과 안나는 누구나 그렇듯 사이좋은(?) 남매이다. 모래놀이를 하면서도 서로를 돕기 위해 대화를 나누며 부족한 점들을 채워 나간다. 하지만 서로 각자 우위에 서려는 눈치 싸움은 계속되는 듯싶다. 결국 모래 놀이터는 다툼의 장이 되지만, 어른아 엄마의 중재로 전쟁터가 아닌 놀이터로 또다시 전환된다. 그것도 잠시뿐이다. 각자 억울함을 호소하던 얀과 안나의 태도에 엄마는 폭발하고 만다. 서로 돕겠다는 의도가 각자의 공간을 침해하는 듯한 뉘앙스로 변한 것은 아이들에겐 큰 방해처럼 느껴진다. 엄마는 늘 그렇듯이 오빠 대신 동생 안나를 방으로 들여보내고, 억울한 마음을 눈물을 간신히 삼키던 안나는 집 안 소파 밑에서 슬퍼하다 스르르 잠들고 만다.


'안나에게 꺼지라고 말하지만 않았어도.......'

오빠인 얀은 이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한다. 심한 말을 들은 안나는 엄마와 장을 보러 가려던 순간부터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모래 놀이터에도, 미래를 약속한 안나의 남자 친구 메르텡의 집에도 말이다. 일대의 소동이 어린 소녀의 외출 아닌 가출로 인해 시작되는 순간이다. 마치 우리가 어린시절 엄마, 아빠의 꾸중을 듣거나 형제들과 피 튀기는 듯한 말싸움을 하고 장렬히 물러섰을 때 어디론가 도피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처럼 말이다. 안나에게는 항상 오빠를 우선시하는 마음에 서운함이 없지 않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오빠였던 얀의 말 한마디도 상처가 되었을지 모른다.


얀은 '꺼져'란 말을 되뇌며 엄마의 허락을 받고 교사 야유회로 텅 빈 어린이집에 혹시 있을지 모를 안나를 찾아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여기서 만난 안나의 친구 '사람 찾는 도사'라 불리는 토비가 합세해 안나를 찾기 시작한다. 지하철역, 슈퍼마켓, 레만네 신발 나라 등 곳곳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안나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토비는 마치 장난꾸러기처럼 얀의 맘을 헤아리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얀은 토비를 토비의 집으로 데려다주며 그의 엄마에게까지 인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간다. 토비 또한 마치 형 따르듯 얀을 따라 그가 사는 집으로 향한다. 과연 기적은 이뤄질까? 안나는 정말 마치 꿈나라에 꿈속의 공주가 된 것처럼 슬픔을 머금고 어딘가에서 숨바꼭질하듯 쉬고 있는 것인지......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말을 뱉어 놓고 후회한들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늘 있기 마련이다. 아이의 말이든, 어른의 언어든 말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고 독이 되는지 교훈을 던져주는 에피소드의 동화《동생 찾기 대소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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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 미투 운동에서 기후위기까지
리베카 솔닛 지음, 노지양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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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때론 급진적인 때도 있으나 서서히 흐름에 따른 변화가 가장 적확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 의미에서 레베카 솔닛의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란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문학 비평가이자 사회 운동가로 두루두루 활약해 온 그녀의 신작에 마음이 들뜬다. 그간의 그녀가 살아온 삶, 사회의 흐름 변화, 역사적 사건 등을 총망라해 미래를 새롭게 재편하고 예견하듯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녀로부터 시작해 이 책을 읽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이 이 변화의 조용한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야기가 실은 옳을 수도 있기에, 아니 그것이 사실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글처럼 그간 진실을 어쩔 수 없이, 삶의 위협을 느끼리만큼 공포에 젖어 있던 이들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로밖에 간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진실은 밝혀지고, 세상은 그녀가 살아온 우중충했던 시대에 비해 맑아지고 있다. 말할 수 있을 때 힘을 낼 수 있는 진실의 힘이 '미투" 운동을 전 세계에 뿌리내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강도 높은 제안을 제시할 수 있고 함께 변혁해갈 수 있는 시대를 도래시킨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으리라 본다. 혼자 조심스럽게 하던 나눔이 손에 손을 잡고, 입을 모아 모두에게 공표하듯 정당성 있는 일이자 운동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그 어떤 살해 위협도 허용되지 않는 사회로 변모하는 시기가 지금 이 사회이다. 사회 운동가 '레베카 솔닛'도 그 중심에서 말과 글로 함께 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세상 앞으로 전진할 시기만 남아 있다.


책은 이야기한다. 불평등, 불합리, 부도덕. 항상 그간 강자의 편에서 그들을 변호하려던 언론은 살인자마저도 그들의 장점, 강점에 대한 연민을 찾아내려 한다. 독자들의 애정(?) 어린 호소, 아니면 구독수 증가를 위한 목적일지도 모른다. 뉴욕 하면 떠오르는 우디 앨런 감독의 성폭행 사건은 명망 있는 감독의 안타까운 그간의 역사와 과오를 설명하는데 집중한다. 또한 2015년 콜로라도 한 가족병원의 무차별적 총격 사건의 살인자는 "내성적인 독거남"으로 포장돼 사회의 무관심을 유발해내려 한다. 또 하나의 사례는 2018년 밸런타인데이에 학교 동급생 열일곱 명의 총기 난사 사건의 살인자를 둘러싼 변명도 한몫을 했다고 한다. "그에게 한마디라도 더 붙여줬더라면, 좀 더 친절했더라면......"이라는 망자가 들었다면 상상 그 이상의 울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 사회,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언론이 바라보는, 혹은 인간 개개인이 바라보는 사회는 아직까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차별과 평등이란 단어가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것을 알리기 위해 레베카 솔닛은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 책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가 독자들 앞에 출간된 것이다. 그 책임 또한 크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입을 비롯해 여성들의 용기 어린 행동도 세계 곳곳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것이 책에서 언급한 미투 운동을 비롯한 동등한 입장의 남녀평등의 시작이며 이는 2018년 미국 할리우드의 여성 배우, 감독, 제작자 등이 성폭력 및 성차별에 대응하는 단체 '타임스 업'이 하나의 상징성을 띌 수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여성들의 감춰진 진실, 어둠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는 발단을 마련해 가고 있다. 이 외에 시대가 변해도 바뀌기 힘들었던 남성 우월주의와 임신 중지에 따른 법률 제정 등 아직까지 수많은 장벽과 난관은 산재하다.

또한 남녀의 대립, 선 긋기가 아닌 올바른 진실, 당연해야 할 남녀 간의 평등과 평화가 그 원칙 아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레베카 솔닛'을 비롯해 독자들 하나, 하나의 말과 행동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힘이 모두의 희망이 될 때까지, 세상은 끊임없이 가치 있는 변화를 추구하는 역동성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 기본기에 충실한 지침서가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가 시작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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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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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내 안의 '나르시시즘'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간 나 자신을 타인보다 덜 사랑하고 작은 관심을 외에는 나란 삶을 타자의 관점에 두고 살아간 분이라면 이젠 나 자신에 공감하고, 스스로의 영혼부터 다독이는 일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다소 낯설고 어색하게 다가오는 용어일 수 있으나 나를 먼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밑바탕에 깔고 세상을 바라보는 삶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순간이다. 이를 극복한다면 아마 내 안의 외로움은 저절로 사라지고 나에 대한 다독임과 나르시시즘이 적절히 분배될 것이다. 그렇게 되며 자신을 더 소중히 대하는 나와의 관계 형성이 향상될 것이란 확신에  다가서는 날도 멀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내 안의 나르시시즘은 내 인생을 사랑으로 디자인하는 기본기를 확립시켜준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이 올바른 길의 척도가 되듯 적절한 '나르시시즘'은 내 삶의 변화에도 큰 영향력을 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나르시시즘과 사랑, 관계, 일상이 하나로 융합되는 변화가 내 안의 나르시시즘을 적확히 활용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이 설 수 있다.  2장 내 안의 외로움. 살아가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인간은 없다. 자신을 통제하기보다 사랑으로 나를 감싸고 사랑의 강도를 조절해 그것이 오만함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전한다. 차근차근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다 보면 외로움도 여유, 사랑으로 내 마음을 단단히 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나 더하기 외로움, 관계 더하기 외로움, 가족 더하기 외로움, 사랑 더하기 외로움의 의미를 파악하고 내 안에 내재된 외로움을 날 사랑하는 '나르시시즘'으로 극복 가능한지 고민해 보자. 결국 마음이라는 심리는 내가 어떻게 이러한 삶의 교훈을 인생에 접목시키느냐의 방법이다. 차근차근, 저자의 경력과 노하우, 지식 적용 사례 등을 내 인생에 끼워 맞춰 사랑이 극대화되는 경험 앞에 당당히 서는 순간을 기대하자. 어느 순간 외로움과 공허함은 사라지고 오롯이 내 영혼을 사랑으로 채우는 나날이 지속되리라 확신한다. 그것이 나와 타자, 나와 나의 관계 회복, 심리적 안정을 가져올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까지 인정하는 나르시시즘은 실행력과 적극성을 부여해 주위의 인정과 사랑을 끌어내기도 한다 위기를 극복힌고 절망을 이겨내는 유용함도 나르시시즘에서 나온다. 나르시시즘에는 마력이 있다.' ​



무엇보다 정당하고 적절한 나르시시즘의 활용이 나와 상대와의 관계에도 효율적인 방법이라 한다. 그래야만 나라는 아집과 독단이 사라지고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넓어진다는 책의 내용처럼 나와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립을 지킨다는 것. 그것을 유지하는 객관적 삶의 자세를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 지나친 자기애를 제어하는 것도 나 자신이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도 나를 존중하는 나르시시즘의 기본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기억했으면 한다. 이것이 모두와의 관계 증진, 나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나를 제대로 알고 관계를 돈독히 하며 마음을 단단해 하는 힘은 결국 나 자신이 시작이란 것이 답이다. 물론 그 중심에 '사랑'이란 단어가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저자의 말처럼 외적인 강력한 객체와 부딪침뿐만 아니라 자신의 어두운 잠재의식과의 충돌도 피하지 말아야 한다. 그 결과물로 내 영혼의 나르시시즘은 더 강력해지고 나뿐 아니라 주변의 관계 형성에도 투명함과 뚜렷함이 더 선명해질 수 있다. 이는 즉, 더 많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더 강력한 자아를 단련시킬 수 있다.라는 저자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는가? 진정한 자아를 찾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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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도시 -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
방준호 지음 / 부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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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머물러 살며 회사란 일터에 몸담고 있는 이들을 직장인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며 도시에 위치한 기업에 종사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만약에 이 도시가 죽은 도시, 실직 도시가 돼버린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마 쉽게는 뭣 같겠고, 좌절, 낙담, 혹은 대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것이다. 예를 들어 대우조선의 거제시가 그러했고, 이 책의 주요 거점 장소인 군산도 마찬가지이다. 저자 방준호는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고, 정리 잘 하는 기자 출신의 르포 작가이다.

실직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펜 끝으로 예리하게 정리한다. 노동자들이 실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상황이 궁금해진다. 딱 맞는 시기에 출간된 이 책을 읽다 보면 궁금증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리라 여겨진다. 우린 다양한 해고, 실직, 직장 폐쇄 등의 기사를 수시로 듣는다. 하지만 무엇인 명확한 진실인지 뉴스 보도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작은 도시나 농촌에 거대 기업이 들어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은 자본주의의 논리에 당연한 사례이자 기업으로서의 몫이기도 하다. 그렇게 되면 도시 인구는 늘어나고 거대화되어 살기 좋은 도시로 뉴스에 포장된다. 반대로 그런 도시의 기업이 도산하거나 지역 이전을 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일차덕 피해는 대부분 실직 노동자들과 그들 가족이 껴안게 되는 부채이다. 이 책의 중점 지역은 산업 도시 군산이다. 절대 쉬지 않을 것 만 같은 기계들이 멈추고 공장 노동자들은 거리에 내몰리게 된다. 그 실상을 파악하고 배우는 것, 함께 공감하는 것은 독자들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 의식이자 도덕적 윤리라는 판단까지 서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일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지 《실직 도시》에서 조금이나마 가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시작은 초라했다. 실직자 대책을 마련키 위한 노사와 정부 부처 간의 회의 기간이 남북 정상회담이 겹쳐진 이유도 컸다. 실직자로 몰리게 될 노동자들의 운명은 '생과 사'를 오가는 위태로운 상황이었음에도 국가의 이벤트란 이름의 남북 정상 회의에 가리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 책의 저자 방준호 작가는 이날 노동자 측 대표로 나오게 된 김성우(가명)와의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것이 전부였다.

이후 저자는 김성우를 비롯해 그의 해직 동료들을 만나고 그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몇 십 년간 근무했던 일터를 떠나는 심정, 새로운 자격증과 일에 도전하는 삶의 애환을 기록하며 있는 그대로의 사실, 부족한 지면에 필요한 말만을 세상에 알리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작은 시작이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낯선 다른 세계와 익숙한 내 세계의 관계를 다시 밝히도록 애써야 한다'라고 마음먹은 시작이 되었다. 옛 것의 영광이 지나가고, 다시 한번의 격동을 치른 후 상흔만이 남은 도시, 그리고 사람들. 지금 이 순간이 암울하게 머물고 있는 군산의 현주소가 생동감 있게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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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1-0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알림이 왔습니다! ˝웃는식˝님께서 <실직도시> 리뷰를 작성하셨다고!^^ 이제 막 읽으려는 <노동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들>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웃는식 2022-01-31 09:37   좋아요 1 | URL
아이구 감사합니다!!!^^저도 킵해둘게요
 
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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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사라는 직업을 걸어오며 강원도 지역 인근 보건소 및 코로나 시국 지역 의료 파견을 바탕으로 기술한 저자의 작품이다.

가슴 따스하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함께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진정성 있는 말들이 담긴 기록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전달한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위로할 수 있고 격려할 수 있는 온기를 이 책에서 얻길 희망한다. 이 말은 즉, 저자가 전하려는 책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하다.



총 세 가지 주제! 에피소드를 정리한 이 책은 정말 편하고 읽기 쉬운 소박함이 최대의 장점이다. 요즘 에세이의 특징이 그렇듯 이 책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힐링 스토리, 혹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내가 겪어봄직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강원도 어느 지역, 왠지 모를 고즈넉한 분위기와 옛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의 향수도 느껴진다.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세요?', '마음 둔 곳', '작별'이란 주제별 제목들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만나면 헤어질 날이 꼭 오기 마련. 그래서 더 절절하고 가슴을 눈 녹듯 녹이는 문장들이 독자를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를 일이다.



약 값을 지불하기 힘든 일용직 노동자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만사를 때려치우듯 살아가는 아들을 둔 시각 장애인 어머니의 진료 이야기 등 의사라는 직업이 겪어야 할 다양한 직업군, 심리 상태를 쉽게 파악하기 힘든 분들에 이르기까지 예측 불변의 일은 넘쳐난다. 우리 모든 직업인들, 특히 의사라는 직업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완벽한 의료인이 되길 힘들지라도 약자를 보살피고, 선의를 나누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 어떤 사람도 질병 앞에서도 두렵지 않은 전문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보았다.

'사랑한다고 해주는 일, 당신 곁에 함께하겠다고 말하는 일'

저자가 위로의 단어를 다양한 문장들로 정리하는 내용 중의 위의 사랑이란 단어가 위로의 참뜻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아픈 곳을 치유해 주며 진정 어린 마음으로 환자를 응대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의 위로, 그것이 사랑이란 걸 깨닫게 해주니 말이다.



보건소에서 일하며 아픈 곳을 치료하는 의원으로써 업무 외에 환자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 환자가 지닌 불편함'이란 것이 병을 치료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 외에 각자의 사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그들에겐 얼마나 중요한 순간이자, 상황이었는지 저자는 깊이 있게 깨우치고 있는듯했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의사나 상담가를 만나길 희망할 것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상대를 응대하고 말 한마디라도 따스하게 전해주는 우리의 일상, 그것이 아름다움이고 참된 세상의 사랑임을 깨우치게 해주는 글들이 《힘내라는 말 대신》에 담겨 있는 듯했다.

'내일도 한 마디 건네야겠다.

어르신,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신가요?'

우리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또한 자발적인 봉사와 헌신이라는 목적으로 대구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텅 빈 객실, 마치 비현실적인 느낌의 당시 상황 속에서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감사함과 코로나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가장 객관적인 상황을 기록하고 이중적 잣대의 언론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을 보면 의사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거짓이 섞이지 않은 진실만을 나누고자 했던 또 하나의 바람이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사로서 파견 진료와 강원 지역 보건소에 근무하며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느꼈던 감정들, 그간의 열정과 소외가 담긴 글에서 의사라는 직업 이상을 뛰어넘어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려는 저자의 미래가 상상되는 것만 같다. 환자의 눈빛, 눈동자, 주름진 손마저 놓치지 않으려는 세심한 주의와 이를 글로 표현해 내려는 노력이 앞으로 기록될 그의 의료 일지, 또 다른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힘내라는 말 대신》 그저 상대의 바라보고 눈을 마주쳐 주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위로하는 것이 더 강한 힘이 될지 모른다는 참 된 의미를 이 책에서 만나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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