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에게 꺼지라고 말하지만 않았어도.......'
오빠인 얀은 이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후회한다. 심한 말을 들은 안나는 엄마와 장을 보러 가려던 순간부터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모래 놀이터에도, 미래를 약속한 안나의 남자 친구 메르텡의 집에도 말이다. 일대의 소동이 어린 소녀의 외출 아닌 가출로 인해 시작되는 순간이다. 마치 우리가 어린시절 엄마, 아빠의 꾸중을 듣거나 형제들과 피 튀기는 듯한 말싸움을 하고 장렬히 물러섰을 때 어디론가 도피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처럼 말이다. 안나에게는 항상 오빠를 우선시하는 마음에 서운함이 없지 않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오빠였던 얀의 말 한마디도 상처가 되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