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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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사라는 직업을 걸어오며 강원도 지역 인근 보건소 및 코로나 시국 지역 의료 파견을 바탕으로 기술한 저자의 작품이다.

가슴 따스하고 소소한 이야기들과 함께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진정성 있는 말들이 담긴 기록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전달한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위로할 수 있고 격려할 수 있는 온기를 이 책에서 얻길 희망한다. 이 말은 즉, 저자가 전하려는 책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하다.



총 세 가지 주제! 에피소드를 정리한 이 책은 정말 편하고 읽기 쉬운 소박함이 최대의 장점이다. 요즘 에세이의 특징이 그렇듯 이 책 또한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힐링 스토리, 혹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내가 겪어봄직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강원도 어느 지역, 왠지 모를 고즈넉한 분위기와 옛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의 향수도 느껴진다.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세요?', '마음 둔 곳', '작별'이란 주제별 제목들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만나면 헤어질 날이 꼭 오기 마련. 그래서 더 절절하고 가슴을 눈 녹듯 녹이는 문장들이 독자를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를 일이다.



약 값을 지불하기 힘든 일용직 노동자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만사를 때려치우듯 살아가는 아들을 둔 시각 장애인 어머니의 진료 이야기 등 의사라는 직업이 겪어야 할 다양한 직업군, 심리 상태를 쉽게 파악하기 힘든 분들에 이르기까지 예측 불변의 일은 넘쳐난다. 우리 모든 직업인들, 특히 의사라는 직업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완벽한 의료인이 되길 힘들지라도 약자를 보살피고, 선의를 나누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 어떤 사람도 질병 앞에서도 두렵지 않은 전문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보았다.

'사랑한다고 해주는 일, 당신 곁에 함께하겠다고 말하는 일'

저자가 위로의 단어를 다양한 문장들로 정리하는 내용 중의 위의 사랑이란 단어가 위로의 참뜻을 대변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고 말하고, 아픈 곳을 치유해 주며 진정 어린 마음으로 환자를 응대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의 위로, 그것이 사랑이란 걸 깨닫게 해주니 말이다.



보건소에서 일하며 아픈 곳을 치료하는 의원으로써 업무 외에 환자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 환자가 지닌 불편함'이란 것이 병을 치료하고 약을 처방받는 것 외에 각자의 사연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그들에겐 얼마나 중요한 순간이자, 상황이었는지 저자는 깊이 있게 깨우치고 있는듯했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의사나 상담가를 만나길 희망할 것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상대를 응대하고 말 한마디라도 따스하게 전해주는 우리의 일상, 그것이 아름다움이고 참된 세상의 사랑임을 깨우치게 해주는 글들이 《힘내라는 말 대신》에 담겨 있는 듯했다.

'내일도 한 마디 건네야겠다.

어르신, 어디 또 불편한 데 없으신가요?'

우리에게도 필요한 말이다.

저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또한 자발적인 봉사와 헌신이라는 목적으로 대구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텅 빈 객실, 마치 비현실적인 느낌의 당시 상황 속에서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감사함과 코로나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가장 객관적인 상황을 기록하고 이중적 잣대의 언론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던 것을 보면 의사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거짓이 섞이지 않은 진실만을 나누고자 했던 또 하나의 바람이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의사로서 파견 진료와 강원 지역 보건소에 근무하며 여러 사람들과 만나고 느꼈던 감정들, 그간의 열정과 소외가 담긴 글에서 의사라는 직업 이상을 뛰어넘어 약자를 보호하고 배려하려는 저자의 미래가 상상되는 것만 같다. 환자의 눈빛, 눈동자, 주름진 손마저 놓치지 않으려는 세심한 주의와 이를 글로 표현해 내려는 노력이 앞으로 기록될 그의 의료 일지, 또 다른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힘내라는 말 대신》 그저 상대의 바라보고 눈을 마주쳐 주는 것,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위로하는 것이 더 강한 힘이 될지 모른다는 참 된 의미를 이 책에서 만나보았으면 한다.

*출판사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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