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때론 급진적인 때도 있으나 서서히 흐름에 따른 변화가 가장 적확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 의미에서 레베카 솔닛의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란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문학 비평가이자 사회 운동가로 두루두루 활약해 온 그녀의 신작에 마음이 들뜬다. 그간의 그녀가 살아온 삶, 사회의 흐름 변화, 역사적 사건 등을 총망라해 미래를 새롭게 재편하고 예견하듯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녀로부터 시작해 이 책을 읽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이 이 변화의 조용한 주인공이 되었으면 한다.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죽이겠다고 협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야기가 실은 옳을 수도 있기에, 아니 그것이 사실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위의 글처럼 그간 진실을 어쩔 수 없이, 삶의 위협을 느끼리만큼 공포에 젖어 있던 이들에겐 말할 수 없는 비밀로밖에 간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진실은 밝혀지고, 세상은 그녀가 살아온 우중충했던 시대에 비해 맑아지고 있다. 말할 수 있을 때 힘을 낼 수 있는 진실의 힘이 '미투" 운동을 전 세계에 뿌리내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강도 높은 제안을 제시할 수 있고 함께 변혁해갈 수 있는 시대를 도래시킨 것이란 생각을 할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두렵지 않으리라 본다. 혼자 조심스럽게 하던 나눔이 손에 손을 잡고, 입을 모아 모두에게 공표하듯 정당성 있는 일이자 운동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그 어떤 살해 위협도 허용되지 않는 사회로 변모하는 시기가 지금 이 사회이다. 사회 운동가 '레베카 솔닛'도 그 중심에서 말과 글로 함께 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세상 앞으로 전진할 시기만 남아 있다.